상황이 이렇게 된 이상 차우미도 내일 말하려고 했던 일을 오늘에 말할 수밖에 없다.하선주는 차우미가 꼭 나상준의 편을 들 거라는 성격을 알기 때문에 방법이 없다. 그리고 딸이 이성적이라 예의상 나상준을 손님으로 대접하는 것을 알지만 엄마로서 마음이 아프다.필경 차우미를 슬프게 한 일이다.차우미는 시종 자상하게 말하며 눈가에 조금의 슬픔도 보이지 않았다. 하선주는 방법없이 응했다.“그래, 그럼 얘기해. 얘기하고 일찍 쉬어 알았지?”“알았어.”하선주도 나상준에게 딱히 할 말이 없어 방으로 들어갔다.차우미는 방문이 닫히는 소리를 듣고 앞에 무덤덤하게 앉아 있는 사람을 봤다.“우리...... 나가서 얘기할까?”“응.”나상준은 찻잔을 내려놓았고 눈빛은 여전히 고요했고 어떤 감정도 보아낼 수 없었다.차우미는 나상준과 나갔고 두 사람은 밖에 복도에서 있었다. 어두운 불빛이 두 사람을 감쌌고 웜톤의 빛과 정적이 두 사람 사이에서 흘러갔고 마치 칠팔십 년대의 낡은 옛 사진처럼 길고 멀게 느껴졌다.차우미는 눈앞의 사람을 봤고 나상준은 그녀보다 많이 큰 관계로 항상 올려다봐야 했다. 그 이유로 그녀는 항상 그의 진한 눈빛을 볼 수 있었고 마치 모든 것을 장악하고 일사불란할 것이라는 눈빛이다.나상준과 함께한 삼 년은 차우미는 불안한 적이 없었고 마음속으로 주혜민의 존재를 알고 있을지라도 조금도 당황하지 않았다.왜냐하면 차우미는 그가 나쁜 짓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차분하고 이성적이고 침착한 나상준은 절대로 당황해 어찌할 줄 모르는 사람이 아니다.차우미는 웃으며 낮게 말했다.“엄마가 우리 이혼한 거에 대해 편견이 있어서 그래 너무 신경 쓰지 마.”그녀의 눈매는 다정했다. 빛 때문이 아니라 그녀는 원래 그런 사람이고 항상 차분하다.나상준은 그녀의 차분함을 지긋이 바라봤다.“괜찮아.”그 대답은 예상대로였고 나상준도 정말 괜찮은 것이다.나상준은 이유를 알기 때문이다.차우미는 편하게 말했다.“오늘 밤 룸에서 상준 씨가 하 교서
차우미가 머리를 들자 눈빛이 진지했다.말을 맞춘 이상 차우미도 문제없고 나상준이 다른 일이 없으면 된다.그러나 차우미의 말이 끝나자 갑자기 조용해졌다.모든 소리가 멈춘 듯하다.차우미는 눈초리를 깜빡였고 그저 잠깐 느꼈고 그저 스쳐 지나가는 느낌에 그녀도 더 깊게 생각하지 않았다.왜냐하면 중요한 일이 아니기에 그녀도 신경 쓰지 않았다.차우미는 눈앞에 사람을 똑바로 쳐다보며 시선을 회피하지 않고 엄청 진정성 있게 대답을 기다렸다. 고요한 밤, 불빛도 한 점 더 어두워지고 고요함이 퍼져갔다.복도가 조용해지자 이 순간 세상도 고요해졌다.나상준은 말이 없다.그는 차우미를 보며 눈빛이 그윽해지고 조금도 속내가 보이지 않았다.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차우미는 그를 재촉하지 않았고 말을 계속 이어가지 않았다. 지금 그의 생각도 알려고 하지 않고 그저 인내심 있게 기다리고 있다.그러나 너무 조용해서인지 너무 늦어서인지 졸음이 몰려왔다. 차우미는 무의식적으로 하품을 하고 손으로 입을 막았다.나상준의 진한 눈빛이 흔들렸고 입을 열었다.“일찍 쉬어.”차우미가 살짝 멈칫하고 그를 올려다봤다.할 말이 없는 건가?나상준은 맑은 눈을 바라봤고 방금의 하품으로 맑은 눈이 몽롱해졌으며 불빛으로 인해 눈이 더 영롱해 보였다.그녀는 매우 피곤해 보였다.이 시간 때는 이미 평일 그녀의 휴식시간을 많이 벗어났다.나상준이 돌아서 가버렸다.차우미는 정말로 졸렸는지 혹은 너무 갑자기라 생각 못 했는지 자리에 서서 반응하지 못했다. 그러나 돌아서는 뒷모습을 보고 무의식적으로 말했다.“바래다줄게.”나상준의 발걸음이 멈칫했고 나지막하게 답하고 아래로 내려갔다.차우미가 뒤따라 갔고 어두운 불빛을 빌어 내려갔다.전에 계단을 오를 때도 조용했고 지금 내려갈 때도 매우 조용하며 조금의 소리도 없이 두 사람의 발걸음 소리만 들린다. 고요한 밤이라 더욱 발걸음 소리에만 집중이 갔다.차우미는 다른 생각을 하지 않았고 졸음으로 가득 차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다.
진짜 피곤해서 인지 원래도 반응 느리던 차우미가 더 반응이 늦어졌다. 그녀는 자리에 서서 그의 한마디로 한참 반응하지 못했다.나상준도 말을 끝내고 차 안으로 들어가 문을 닫았다.펑 하는 소리가 크지 않았고 차 앞 깜빡이가 켜져 차우미를 비췄다.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빛을 가렸고 눈을 희미하게 떴다.나상준은 시동을 켰고 빛에 비춰진 그녀를 보고는 운전대를 돌리고 차를 돌렸다.불빛이 차우미를 비켜고 눈부신 불빛이 사라지자 차우미가 눈을 뜨고 바라봤다.차가 동네를 나가고 시선에서 사라졌다.차우미의 눈은 여전히 희미하게 떴고 잠이 깨지 않았다.이번 이벤트를 말한 건가?그런 거겠지? 아니면 그를 찾을 일이 뭐가 있을까?없다.차가 떠나는 것을 보고 차우미가 하품을 하며 돌아서 올라갔다.진짜 피곤하고 눈 두덩이가 감길 것 같았다.나상준은 후시경으로 달빛 아래 가녀린 몸에 청아한 그녀를 봤다. 마치 남편을 바래다주는 와이프같이 계속 그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것 같다.시선을 돌리고 앞을 보며 엑셀을 밟았다. 차가 큰소리를 내며 어둠 속에서 사라졌다.그 시각 어두운 밤이 그의 눈매처럼 점점 더 깊어져갔다.차우미가 집으로 돌아와 씻고 바로 침대에 누웠으며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잠들어 버렸다.그녀가 금방 잠들었는데 핸드폰이 진동하고 카톡이 왔다.차우미는 미세하게 들었지만 너무 졸려 반응하지 못했다. 그리고 안방은 조용했다.밤의 고요함이 퍼져갔다.이때 안평시 가원 빌라.달이 높게 걸려 있는 진한 새벽이다.빌라 주민들 집의 불빛이 다 꺼지고 한 창문에만 불빛이 여전히 비치고 있다. 어두운 밤에 한줄기의 빛이 되어준다.불 켜진 방의 주인은 다름 아니라 온이샘이다.금방 일이 끝나 아직 자지 않았다.이치대로라면 졸릴 텐데 졸리지 않았다.그는 핸드폰을 들고 문자를 보냈고 계속 보고 있었다.온이샘은 차우미가 잤을 가능성이 있는 걸 알지만 여전히 톡을 보냈다.무언가를 확인하려는듯했고 보내지 않으면 잠을 청할 수 없었다.그러나 이 톡을 보내고 더
차우미의 생물적 시계는 매우 정확하다. 전날 밤에 늦게 잤더라도 이튿날 제때에 일어난다. 그저 오랜만에 늦게 자 다크서클이 진할 뿐이다.너무 티 나지는 않는다.하선주와 차동수는 다크서클을 봤고 머라 하고 싶었지만 말을 꺼내지 못했다.특히 하선주는 몇 번씩이나 말을 꺼내려다 말았다.하선주는 딸이 어젯밤 꼭 서운한 일을 겪었고 그들이 걱정할까 봐 아무렇지 않은척하는 거라고 생각한다.그들은 매우 걱정하지만 딸이 더 속상할 가봐 말을 꺼낼 수가 없었다.그러나 차우미는 부모님의 표정을 보고 무슨 생각 하는지 알았다. “아빠, 엄마. 내가 삼 년 동안 나씨 가문에서 고생하고 나상준이 나한테 잘하지 않아 힘들게 살았다고 생각하겠지만.”“그런 거 아니야.”“나상준이랑 결혼하고 밖에 살았지 시부모님이랑 살지 않았어. 시어머니도 자주 오지 않았고 나한테 뭘 하라고 요구하지도 않았어 나상준도 그렇고.”“그 사람 평일에 업무가 바빠 잘 돌아오지 않았어. 그리고 밖에서 문제되는 짓 한 적없고 나한테 미안할 짓 하지 않았어. 할머니도 나를 이뻐하셨고 나를 데리고 자주 친구들 보러 다녔어. 그리고 나한테 나상준이 바빠서 내가 고생이 많다고 미안해하셨어.”“나씨 가문에 나를 괴롭힌 사람 없고 나한테 미안할 사람 없어. 다 나를 존중해 줬고 이혼도 내가 하자고 했는데 누구도 원망하지 않았어. 순조롭게 이혼했고 그걸로 충분해.”“우리가 이혼했지만 두 가문이 관계가 있으니 우리는 여전히 친구고 단지 그것뿐이야.”“나도 엄마 아빠가 뭘 걱정하는지 알아. 그래도 나 믿어줘. 엄마 아빠 딸이 그렇게 바보 아니야. 누구 때문에 어떤 일 때문에 힘들어 못 살고 그러지 않아.”“당신들 딸 그런 사람 아니야.”담담하고 침착한 말이 부모님의 귀로 들어갔고 두 분이 걱정도 내려놨다.하선주는 머리를 끄덕이며 눈에 눈물을 머금고 말해다.“내 딸 장하다.”차동수도 눈을 깜빡였고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는 머리를 숙이고 차우미에게 만두 하나를 짚어줬다.“먹어. 엄마 아빠도 걱정 안 할
이때 안평 대학.백 년 역사의 학교가 아침 햇살에 물들고 참새가 나뭇가지에서 춤추고 있으며 새싹이 천천히 피고 산들산들 바람과 함께 새로운 하루가 시작되었다.화이트 포르쉐가 학교 주차장에 주차되어 있고 온이샘은 차 시동을 끄고 핸드폰을 켰다.7시 20분.어젯밤 차우미에게 톡을 보내고 이미 일곱 시간이 지났지만 그녀는 답장이 없다.어젯밤 그는 거의 잠들지 못했고 아침까지 업무를 하고 시간이 되자 학교로 왔다.그리고 계속 답장을 기다리고 있다.차우미가 깨났는지 그의 톡을 확인했는지 모른다.하지만 그동안 차우미에 대한 이해로는 그녀는 이미 깨났고 톡을 확인하고 답장을 했어야 한다.하지만......온이샘은 더 생각하지 않고 핸드폰을 꼭 쥐고 차 키를 들고 차에서 내렸다.여가현은 온이샘에게 차우미가 이미 그 사람과 아무 사이 아니라고 얘기해 줬다. 그들은 이혼하고 이제 친구도 아니고 헤여지면 정말로 헤여진거라고 차우미가 말했다고 전했다. 여가현은 온이샘에게 걱정 말고 마음껏 좋아하라고 했다.온이샘은 여가현을 믿었고 차우미도 믿었다.때문에 겁내지 않고 급해 하지 않는다.침착하게 차우미가 온이샘의 톡에 답장하기를 기다리면 된다.차 문을 닫고 온이샘은 핸드폰과 파일을 들고 교무 청사로 들어갔다.바로 그때 손에 쥐고 있던 핸드폰이 진동했고 온이샘의 발걸음이 멈췄으며 재빠르게 핸드폰을 확인했다.차우미 [선배 미안해. 어제 잠들어서 톡을 못 봤어. 지금 바빠? 안 바쁘면 답장 줄 래?]온이샘은 계단에 멈춰 그 톡을 보고 있었고 눈에 웃음이 가득했다.그의 손이 빠르게 움직였고 몇 초 후 전화를 걸었다.온이샘이 급한 일이 있을까 차우미는 톡을 보내고 핸드폰을 내려놓지 않고 답장을 기다렸다.그리고 핸드폰이 빠르게 울렸으며 온이샘의 전화다. 온이샘이 바쁘지 않은 걸 확인하자 차우미가 한숨을 셨다.전화를 받고 차우미가 말했다.“선배”그녀의 청아한 목소리가 평소와 같이 변함없이 들려왔다. 그러자 온밤을 걱정한 온이샘의 마음이 놓였다.“아침 먹었어
”어젯밤에 한 어르신이 회성에서 이벤트 한다고 했잖아. 너도 가?”온이샘의 목소릭 들렸고 무심하게 물은 듯 했다.차우미는 생각도 안 하고 바로 대답했다.“아마 갈 거야.”온이샘의 눈빛이 살짝 흔들렸고 말했다.“그러면 손 많이 주의해. 너 손 아직 회복하고 있잖아. 방심하지 말고.”차우미는 온이샘이 이렇게 말하는 것이 자신을 걱정해서 임을 알고 웃으며 말했다.“알았어. 선배 걱정하지 마.”“응”두 사람은 잠깐 통화하고 차우미가 전화를 끊었다.온이샘은 통화가 끊긴 소리를 듣고 폰을 내려놨다. 그리고 마음이 놓였다.어젯밤 차우미는 온이샘에게 대체적인 상황을 말해줬고 온이샘도 그의 말에서 이벤트가 나상준과 상관있음을 알았다.나상준이 있을 수 있다.의외지만 정말 우연인지 의도인지 알 수 없다. 하지마 그의 직감은 방심하면 안 된다고 알려주고 있다.때문에 차우미가 회성에 가면 온이샘도 간다.온이샘은 차우미를 놓지 않는다.온이샘은 이미 차우미와 삼 년을 놓쳤기에 더 놓칠 수 없다.그 시각 온이샘은 핸드폰을 꼭 쥐고 굳건한 시선으로 앞을 보고 있다.......차우미와 온이샘의 통화가 끝났고 하선주에게 말을 하고 집을 떠나 박물관으로 갔다.박물관은 겨울에 아침 아홉시에 출근하지만 4월부터 아침 8시 반에 출근한다.차우미는 일찍 기상하는 것이 습관이라 습관적으로 일찍 도착한다. 때문에 그녀는 여덟시 십분에 도착했다.하지만 어젯밤 하 교수님을 환영하기로 했기 때문에 직원들도 다 도착했고 문 앞에서 하 교수님을 기다리고 있다.차우미는 따라서 뒤에 섰으나 진정국은 그녀를 앞으로 불렀고 모두들 그를 앞에 서게했다.하나는 어젯밤 식사 자리에서 모두들 그녀와 나상준의 부부관계가 깨지지 않았음을 알았고 또 하나는 목각 디자이너 중에 가장 젊은 사람으로 나상준이 말한 것처럼 뭐니 뭐니 해도 그녀가 제일 적합하다. 때문에 그녀가 앞에 서는 게 맞다.차우미는 사람들의 뜻을 알고 미루지 않았으며 조용히 진정국 옆에 섰다.여덟시 반, 차 몇 대가 박물관
딱 보름날이라서 하늘이 별이 빛나고 달이 높게 떴으며 불빛이 눈부시게 빛난다. 안평시의 밤하늘은 마치 한 폭의 성중월야도 같다.하 교수님은 내일 아침 일찍 회성으로 돌아가기에 오늘 밤에 다들 파티하기로 했다. 때문에 진정국은 일찍부터 하 교수님을 데리고 영우마을의 제지공업을 참관 했고 저녁에 영우마을에서 식사를 하기로 했다.영우마을의 생선이 일품이다.차우미가 계속 함께했다.“하 교수님, 이번에 떠나시고 다시 돌아오시려면 한동안 걸리시겠습니다.”다들 배불리 먹고 진정국이 아쉽게 말을 꺼냈다.그는 하 교수님이 안평시에 남아 한동안 지냈으면 한다. 하지만 하 교수님이 일이 많아 평성시에 오래 있지 못한다.이 다섯 날이 최선이다.하 교수가 하하 웃으며 말했다.“괜찮아, 이곳을 이미 잘 알아서 여러분들이 매일 같이 안 있어도 돼. 나 혼자서도 볼 수 있어.”“어떻게 그러나요? 많은 곳들을 아직 못 가 보셨습니다. 다음에 또 오시면 저희가 같이 다녀요. 제가 안 돼도 차우미가 있습니다.”“하하하, 좋아!”식사 자리에 웃음이 피었고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저녁 식사를 잘 마쳤다.여덟 시가 지나자 밤이 어두워지고 개구리 소리가 들려왔다. 사람들은 룸을 나와 차 밖에 있었다.기사님이 차 문을 열었고 하 교수가 진정국을 보며 말했다.“정국아, 그동안 수고했어.”“아닙니다. 교수님이 제일 수고하셨죠. 이 일로 직접 뛰어다니시고 너무 고생하십니다. 저희도 너무 존경합니다.”하 교수가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이 생에 온 거 의미 있는 일을 많이 해야 억울하지 않지.”“그렇습니다.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아니야. 지금처럼 하면 충분해.”예의를 다 갖추고 하 교수가 차우미를 자상하게 바라봤다.“우미야, 회성 아직 못 가봤지? 이번 이벤트를 기회로 너랑 상준이 한번 와서 놀아.”회성의 이벤트는 이미 기획이 끝났고 공사를 시작할 위치를 정하고 있다. 차우미, 진정국 그리고 몇몇 선생님들 모두 회성으로 갈 예정이다.시간도 이미 세날 뒤로 정했다.
노란 가로등 불빛 아래 스크린의 이름이 한눈에 들어왔고 차우미가 흠칫했다.나상준이 전화할 줄을 몰랐다. 차우미는 그들이 다시는 연락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고 교점이 있어도 회성에서 있을 줄 알았다. 그럼에도 차우미는 그들이 연락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하 교수의 차가 떠나는 방향을 보며 차우미가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어두운 밤 까만 벤츠가 주행하고 가로등이 빠르게 스쳐 지나가며 슥슥 하는 소리가 들린다. 마치 시간의 흐림이 내는 소리 같다.나성준이 핸드폰을 들고 파일을 보며 핸드폰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듣고 있다.“어디야?”나성준이 시선을 돌려 파일을 보고 있고 안색이 바뀌지 않았다.마치 금방 출장 다녀와 바쁘고 난 뒤 그녀에게 전화를 하는 것처럼 매우 평범한 통화다.차우미는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낮은 목소리와 파일을 넘기는 소리 그리고 자세히 들으면 차 소리도 들었다.그는 여전히 바쁘게 지내고 있었다.하지만 나상준이 전화한 이유는 아마 하 교수님 일을 물어보려고 하는 것이다. 필경 하 교수님이 내일 아침 일찍 떠나야 한다.차우미가 말했다.“지금 영우마을에 있어. 하 교수님이 금방 저녁 드시고 가셨어.”그에게 상황을 알려주면 나상준도 속에 숫자가 생긴다.하지만 도리라면 그는 알고 있었을 거고 그녀에게 전화할 필요가 없다.차우미는 마음속에서 의문이 생겼지만 깊게 생각하지 않았다.그는 아마 다른 일이 있겠지.“응.”낮은 소리로 알았다고 한다.그러나 자세히 들으면 그는 하 교수님의 상황을 알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차우미의 속눈썹이 움직였고 고민하다 말했다.“무슨 일 있어?”“거기서 나 기다려.”“응?”차우미가 흠칫했다.기다리라니? 무슨 뜻이지?차우미가 깊게 생각하기도 전에 나상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자세한 주소를 보내줘.”말이 끝나자 통화가 끊켰다.차우미는 한참을 멍 때렸다.나상준의 뜻이 오겠다는 건가? 지금?하지만 하 교수는 이미 갔는데, 왜 오지?차우미는 생각하고 그래도 자신의 위치를 그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