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우미가 머리를 들자 눈빛이 진지했다.말을 맞춘 이상 차우미도 문제없고 나상준이 다른 일이 없으면 된다.그러나 차우미의 말이 끝나자 갑자기 조용해졌다.모든 소리가 멈춘 듯하다.차우미는 눈초리를 깜빡였고 그저 잠깐 느꼈고 그저 스쳐 지나가는 느낌에 그녀도 더 깊게 생각하지 않았다.왜냐하면 중요한 일이 아니기에 그녀도 신경 쓰지 않았다.차우미는 눈앞에 사람을 똑바로 쳐다보며 시선을 회피하지 않고 엄청 진정성 있게 대답을 기다렸다. 고요한 밤, 불빛도 한 점 더 어두워지고 고요함이 퍼져갔다.복도가 조용해지자 이 순간 세상도 고요해졌다.나상준은 말이 없다.그는 차우미를 보며 눈빛이 그윽해지고 조금도 속내가 보이지 않았다.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차우미는 그를 재촉하지 않았고 말을 계속 이어가지 않았다. 지금 그의 생각도 알려고 하지 않고 그저 인내심 있게 기다리고 있다.그러나 너무 조용해서인지 너무 늦어서인지 졸음이 몰려왔다. 차우미는 무의식적으로 하품을 하고 손으로 입을 막았다.나상준의 진한 눈빛이 흔들렸고 입을 열었다.“일찍 쉬어.”차우미가 살짝 멈칫하고 그를 올려다봤다.할 말이 없는 건가?나상준은 맑은 눈을 바라봤고 방금의 하품으로 맑은 눈이 몽롱해졌으며 불빛으로 인해 눈이 더 영롱해 보였다.그녀는 매우 피곤해 보였다.이 시간 때는 이미 평일 그녀의 휴식시간을 많이 벗어났다.나상준이 돌아서 가버렸다.차우미는 정말로 졸렸는지 혹은 너무 갑자기라 생각 못 했는지 자리에 서서 반응하지 못했다. 그러나 돌아서는 뒷모습을 보고 무의식적으로 말했다.“바래다줄게.”나상준의 발걸음이 멈칫했고 나지막하게 답하고 아래로 내려갔다.차우미가 뒤따라 갔고 어두운 불빛을 빌어 내려갔다.전에 계단을 오를 때도 조용했고 지금 내려갈 때도 매우 조용하며 조금의 소리도 없이 두 사람의 발걸음 소리만 들린다. 고요한 밤이라 더욱 발걸음 소리에만 집중이 갔다.차우미는 다른 생각을 하지 않았고 졸음으로 가득 차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다.
진짜 피곤해서 인지 원래도 반응 느리던 차우미가 더 반응이 늦어졌다. 그녀는 자리에 서서 그의 한마디로 한참 반응하지 못했다.나상준도 말을 끝내고 차 안으로 들어가 문을 닫았다.펑 하는 소리가 크지 않았고 차 앞 깜빡이가 켜져 차우미를 비췄다.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빛을 가렸고 눈을 희미하게 떴다.나상준은 시동을 켰고 빛에 비춰진 그녀를 보고는 운전대를 돌리고 차를 돌렸다.불빛이 차우미를 비켜고 눈부신 불빛이 사라지자 차우미가 눈을 뜨고 바라봤다.차가 동네를 나가고 시선에서 사라졌다.차우미의 눈은 여전히 희미하게 떴고 잠이 깨지 않았다.이번 이벤트를 말한 건가?그런 거겠지? 아니면 그를 찾을 일이 뭐가 있을까?없다.차가 떠나는 것을 보고 차우미가 하품을 하며 돌아서 올라갔다.진짜 피곤하고 눈 두덩이가 감길 것 같았다.나상준은 후시경으로 달빛 아래 가녀린 몸에 청아한 그녀를 봤다. 마치 남편을 바래다주는 와이프같이 계속 그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것 같다.시선을 돌리고 앞을 보며 엑셀을 밟았다. 차가 큰소리를 내며 어둠 속에서 사라졌다.그 시각 어두운 밤이 그의 눈매처럼 점점 더 깊어져갔다.차우미가 집으로 돌아와 씻고 바로 침대에 누웠으며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잠들어 버렸다.그녀가 금방 잠들었는데 핸드폰이 진동하고 카톡이 왔다.차우미는 미세하게 들었지만 너무 졸려 반응하지 못했다. 그리고 안방은 조용했다.밤의 고요함이 퍼져갔다.이때 안평시 가원 빌라.달이 높게 걸려 있는 진한 새벽이다.빌라 주민들 집의 불빛이 다 꺼지고 한 창문에만 불빛이 여전히 비치고 있다. 어두운 밤에 한줄기의 빛이 되어준다.불 켜진 방의 주인은 다름 아니라 온이샘이다.금방 일이 끝나 아직 자지 않았다.이치대로라면 졸릴 텐데 졸리지 않았다.그는 핸드폰을 들고 문자를 보냈고 계속 보고 있었다.온이샘은 차우미가 잤을 가능성이 있는 걸 알지만 여전히 톡을 보냈다.무언가를 확인하려는듯했고 보내지 않으면 잠을 청할 수 없었다.그러나 이 톡을 보내고 더
차우미의 생물적 시계는 매우 정확하다. 전날 밤에 늦게 잤더라도 이튿날 제때에 일어난다. 그저 오랜만에 늦게 자 다크서클이 진할 뿐이다.너무 티 나지는 않는다.하선주와 차동수는 다크서클을 봤고 머라 하고 싶었지만 말을 꺼내지 못했다.특히 하선주는 몇 번씩이나 말을 꺼내려다 말았다.하선주는 딸이 어젯밤 꼭 서운한 일을 겪었고 그들이 걱정할까 봐 아무렇지 않은척하는 거라고 생각한다.그들은 매우 걱정하지만 딸이 더 속상할 가봐 말을 꺼낼 수가 없었다.그러나 차우미는 부모님의 표정을 보고 무슨 생각 하는지 알았다. “아빠, 엄마. 내가 삼 년 동안 나씨 가문에서 고생하고 나상준이 나한테 잘하지 않아 힘들게 살았다고 생각하겠지만.”“그런 거 아니야.”“나상준이랑 결혼하고 밖에 살았지 시부모님이랑 살지 않았어. 시어머니도 자주 오지 않았고 나한테 뭘 하라고 요구하지도 않았어 나상준도 그렇고.”“그 사람 평일에 업무가 바빠 잘 돌아오지 않았어. 그리고 밖에서 문제되는 짓 한 적없고 나한테 미안할 짓 하지 않았어. 할머니도 나를 이뻐하셨고 나를 데리고 자주 친구들 보러 다녔어. 그리고 나한테 나상준이 바빠서 내가 고생이 많다고 미안해하셨어.”“나씨 가문에 나를 괴롭힌 사람 없고 나한테 미안할 사람 없어. 다 나를 존중해 줬고 이혼도 내가 하자고 했는데 누구도 원망하지 않았어. 순조롭게 이혼했고 그걸로 충분해.”“우리가 이혼했지만 두 가문이 관계가 있으니 우리는 여전히 친구고 단지 그것뿐이야.”“나도 엄마 아빠가 뭘 걱정하는지 알아. 그래도 나 믿어줘. 엄마 아빠 딸이 그렇게 바보 아니야. 누구 때문에 어떤 일 때문에 힘들어 못 살고 그러지 않아.”“당신들 딸 그런 사람 아니야.”담담하고 침착한 말이 부모님의 귀로 들어갔고 두 분이 걱정도 내려놨다.하선주는 머리를 끄덕이며 눈에 눈물을 머금고 말해다.“내 딸 장하다.”차동수도 눈을 깜빡였고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는 머리를 숙이고 차우미에게 만두 하나를 짚어줬다.“먹어. 엄마 아빠도 걱정 안 할
이때 안평 대학.백 년 역사의 학교가 아침 햇살에 물들고 참새가 나뭇가지에서 춤추고 있으며 새싹이 천천히 피고 산들산들 바람과 함께 새로운 하루가 시작되었다.화이트 포르쉐가 학교 주차장에 주차되어 있고 온이샘은 차 시동을 끄고 핸드폰을 켰다.7시 20분.어젯밤 차우미에게 톡을 보내고 이미 일곱 시간이 지났지만 그녀는 답장이 없다.어젯밤 그는 거의 잠들지 못했고 아침까지 업무를 하고 시간이 되자 학교로 왔다.그리고 계속 답장을 기다리고 있다.차우미가 깨났는지 그의 톡을 확인했는지 모른다.하지만 그동안 차우미에 대한 이해로는 그녀는 이미 깨났고 톡을 확인하고 답장을 했어야 한다.하지만......온이샘은 더 생각하지 않고 핸드폰을 꼭 쥐고 차 키를 들고 차에서 내렸다.여가현은 온이샘에게 차우미가 이미 그 사람과 아무 사이 아니라고 얘기해 줬다. 그들은 이혼하고 이제 친구도 아니고 헤여지면 정말로 헤여진거라고 차우미가 말했다고 전했다. 여가현은 온이샘에게 걱정 말고 마음껏 좋아하라고 했다.온이샘은 여가현을 믿었고 차우미도 믿었다.때문에 겁내지 않고 급해 하지 않는다.침착하게 차우미가 온이샘의 톡에 답장하기를 기다리면 된다.차 문을 닫고 온이샘은 핸드폰과 파일을 들고 교무 청사로 들어갔다.바로 그때 손에 쥐고 있던 핸드폰이 진동했고 온이샘의 발걸음이 멈췄으며 재빠르게 핸드폰을 확인했다.차우미 [선배 미안해. 어제 잠들어서 톡을 못 봤어. 지금 바빠? 안 바쁘면 답장 줄 래?]온이샘은 계단에 멈춰 그 톡을 보고 있었고 눈에 웃음이 가득했다.그의 손이 빠르게 움직였고 몇 초 후 전화를 걸었다.온이샘이 급한 일이 있을까 차우미는 톡을 보내고 핸드폰을 내려놓지 않고 답장을 기다렸다.그리고 핸드폰이 빠르게 울렸으며 온이샘의 전화다. 온이샘이 바쁘지 않은 걸 확인하자 차우미가 한숨을 셨다.전화를 받고 차우미가 말했다.“선배”그녀의 청아한 목소리가 평소와 같이 변함없이 들려왔다. 그러자 온밤을 걱정한 온이샘의 마음이 놓였다.“아침 먹었어
”어젯밤에 한 어르신이 회성에서 이벤트 한다고 했잖아. 너도 가?”온이샘의 목소릭 들렸고 무심하게 물은 듯 했다.차우미는 생각도 안 하고 바로 대답했다.“아마 갈 거야.”온이샘의 눈빛이 살짝 흔들렸고 말했다.“그러면 손 많이 주의해. 너 손 아직 회복하고 있잖아. 방심하지 말고.”차우미는 온이샘이 이렇게 말하는 것이 자신을 걱정해서 임을 알고 웃으며 말했다.“알았어. 선배 걱정하지 마.”“응”두 사람은 잠깐 통화하고 차우미가 전화를 끊었다.온이샘은 통화가 끊긴 소리를 듣고 폰을 내려놨다. 그리고 마음이 놓였다.어젯밤 차우미는 온이샘에게 대체적인 상황을 말해줬고 온이샘도 그의 말에서 이벤트가 나상준과 상관있음을 알았다.나상준이 있을 수 있다.의외지만 정말 우연인지 의도인지 알 수 없다. 하지마 그의 직감은 방심하면 안 된다고 알려주고 있다.때문에 차우미가 회성에 가면 온이샘도 간다.온이샘은 차우미를 놓지 않는다.온이샘은 이미 차우미와 삼 년을 놓쳤기에 더 놓칠 수 없다.그 시각 온이샘은 핸드폰을 꼭 쥐고 굳건한 시선으로 앞을 보고 있다.......차우미와 온이샘의 통화가 끝났고 하선주에게 말을 하고 집을 떠나 박물관으로 갔다.박물관은 겨울에 아침 아홉시에 출근하지만 4월부터 아침 8시 반에 출근한다.차우미는 일찍 기상하는 것이 습관이라 습관적으로 일찍 도착한다. 때문에 그녀는 여덟시 십분에 도착했다.하지만 어젯밤 하 교수님을 환영하기로 했기 때문에 직원들도 다 도착했고 문 앞에서 하 교수님을 기다리고 있다.차우미는 따라서 뒤에 섰으나 진정국은 그녀를 앞으로 불렀고 모두들 그를 앞에 서게했다.하나는 어젯밤 식사 자리에서 모두들 그녀와 나상준의 부부관계가 깨지지 않았음을 알았고 또 하나는 목각 디자이너 중에 가장 젊은 사람으로 나상준이 말한 것처럼 뭐니 뭐니 해도 그녀가 제일 적합하다. 때문에 그녀가 앞에 서는 게 맞다.차우미는 사람들의 뜻을 알고 미루지 않았으며 조용히 진정국 옆에 섰다.여덟시 반, 차 몇 대가 박물관
딱 보름날이라서 하늘이 별이 빛나고 달이 높게 떴으며 불빛이 눈부시게 빛난다. 안평시의 밤하늘은 마치 한 폭의 성중월야도 같다.하 교수님은 내일 아침 일찍 회성으로 돌아가기에 오늘 밤에 다들 파티하기로 했다. 때문에 진정국은 일찍부터 하 교수님을 데리고 영우마을의 제지공업을 참관 했고 저녁에 영우마을에서 식사를 하기로 했다.영우마을의 생선이 일품이다.차우미가 계속 함께했다.“하 교수님, 이번에 떠나시고 다시 돌아오시려면 한동안 걸리시겠습니다.”다들 배불리 먹고 진정국이 아쉽게 말을 꺼냈다.그는 하 교수님이 안평시에 남아 한동안 지냈으면 한다. 하지만 하 교수님이 일이 많아 평성시에 오래 있지 못한다.이 다섯 날이 최선이다.하 교수가 하하 웃으며 말했다.“괜찮아, 이곳을 이미 잘 알아서 여러분들이 매일 같이 안 있어도 돼. 나 혼자서도 볼 수 있어.”“어떻게 그러나요? 많은 곳들을 아직 못 가 보셨습니다. 다음에 또 오시면 저희가 같이 다녀요. 제가 안 돼도 차우미가 있습니다.”“하하하, 좋아!”식사 자리에 웃음이 피었고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저녁 식사를 잘 마쳤다.여덟 시가 지나자 밤이 어두워지고 개구리 소리가 들려왔다. 사람들은 룸을 나와 차 밖에 있었다.기사님이 차 문을 열었고 하 교수가 진정국을 보며 말했다.“정국아, 그동안 수고했어.”“아닙니다. 교수님이 제일 수고하셨죠. 이 일로 직접 뛰어다니시고 너무 고생하십니다. 저희도 너무 존경합니다.”하 교수가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이 생에 온 거 의미 있는 일을 많이 해야 억울하지 않지.”“그렇습니다.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아니야. 지금처럼 하면 충분해.”예의를 다 갖추고 하 교수가 차우미를 자상하게 바라봤다.“우미야, 회성 아직 못 가봤지? 이번 이벤트를 기회로 너랑 상준이 한번 와서 놀아.”회성의 이벤트는 이미 기획이 끝났고 공사를 시작할 위치를 정하고 있다. 차우미, 진정국 그리고 몇몇 선생님들 모두 회성으로 갈 예정이다.시간도 이미 세날 뒤로 정했다.
노란 가로등 불빛 아래 스크린의 이름이 한눈에 들어왔고 차우미가 흠칫했다.나상준이 전화할 줄을 몰랐다. 차우미는 그들이 다시는 연락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고 교점이 있어도 회성에서 있을 줄 알았다. 그럼에도 차우미는 그들이 연락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하 교수의 차가 떠나는 방향을 보며 차우미가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어두운 밤 까만 벤츠가 주행하고 가로등이 빠르게 스쳐 지나가며 슥슥 하는 소리가 들린다. 마치 시간의 흐림이 내는 소리 같다.나성준이 핸드폰을 들고 파일을 보며 핸드폰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듣고 있다.“어디야?”나성준이 시선을 돌려 파일을 보고 있고 안색이 바뀌지 않았다.마치 금방 출장 다녀와 바쁘고 난 뒤 그녀에게 전화를 하는 것처럼 매우 평범한 통화다.차우미는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낮은 목소리와 파일을 넘기는 소리 그리고 자세히 들으면 차 소리도 들었다.그는 여전히 바쁘게 지내고 있었다.하지만 나상준이 전화한 이유는 아마 하 교수님 일을 물어보려고 하는 것이다. 필경 하 교수님이 내일 아침 일찍 떠나야 한다.차우미가 말했다.“지금 영우마을에 있어. 하 교수님이 금방 저녁 드시고 가셨어.”그에게 상황을 알려주면 나상준도 속에 숫자가 생긴다.하지만 도리라면 그는 알고 있었을 거고 그녀에게 전화할 필요가 없다.차우미는 마음속에서 의문이 생겼지만 깊게 생각하지 않았다.그는 아마 다른 일이 있겠지.“응.”낮은 소리로 알았다고 한다.그러나 자세히 들으면 그는 하 교수님의 상황을 알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차우미의 속눈썹이 움직였고 고민하다 말했다.“무슨 일 있어?”“거기서 나 기다려.”“응?”차우미가 흠칫했다.기다리라니? 무슨 뜻이지?차우미가 깊게 생각하기도 전에 나상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자세한 주소를 보내줘.”말이 끝나자 통화가 끊켰다.차우미는 한참을 멍 때렸다.나상준의 뜻이 오겠다는 건가? 지금?하지만 하 교수는 이미 갔는데, 왜 오지?차우미는 생각하고 그래도 자신의 위치를 그에게
온이샘 [자?]차우미가 시간을 확인하자 9시 37분, 모르는 사이에 시간이 많이 지나갔다.차우미는 채팅창에 빠르게 타자하고 답장을 보냈다.온이샘은 금방 일을 끝내고 집에 도착했고 그동안 매일 차우미랑 연락했기에 그녀가 바쁜지도 알고 차우미가 그를 만나러 가지 못했다.하지만 괜찮았고 차우미가 못 오면 온이샘이 올수 있다.그녀에게 약을 챙겨주거나 물건을 챙겨주는 등, 온이샘은 그녀와 가까이할 방법이 있다.그가 원한다면.그저 온이샘이 차우미를 보러 오면 저녁이다. 그녀는 낮에 집에 없고 하 교수랑 밖에 나갔으며 저녁에도 밥을 먹고 돌아온다. 그리고 밥을 먹고 돌아오면 늦어지고 온이샘이 차우미를 만났을 때 몇 마디 밖에 못하고 떠나야 한다.그럼에도 그는 즐겼다.차우미 [아니.]그 두 글자를 보고 온이샘의 입꼬리가 올라갔고 또 톡을 보냈다.온이샘 [통화 가능해?]차우미는 온이샘의 톡을 보며 그의 뜻을 알았다. 그녀는 화면을 슬라이드하고 주소록을 열어 온이샘에게 전화를 걸었다.그동안 선배는 매일 그녀의 손 상황을 관심했고 흉터나지 않게 가끔 약을 가져다줬다.하필 그녀가 매일 늦게 돌아와 선배가 오래 있지 못하고 가버린다. 선배는 그녀가 이일로 늦게 잤으면 하지 않는다. 그러나 선배는 매일 고생하게 된다.온이샘이 이렇게 왕복으로 길에서 두 시간을 써가고 그녀를 몇 분 잠깐 만나고 가는 이유를 그녀는 잘 알았다.사람 마음도 살로 만들어진 것이라 선배가 잘 해주는 것을 기억하고 있다.걸려오는 전화를 보고 온이샘의 얼굴에 웃음이 가득했다.그는 전화를 받고 키를 현관에 올려놓고 걸어 들어갔다.“집에 도착했어?”온이샘의 자상한 목소리가 들려오자 사람 마음이 평온해진다.차우미가 웃으며 말했다.“아니, 밖에 있어.”온이샘이 물을 마시려고 하다가 그 말을 듣고 미간을 찌푸렸다.“밖에 있어?”말을 하며 핸드폰을 보자 열시가 거의 된다.평일 이 시간때면 그녀는 자야 하기에 항상 집에 있었다.“응, 일이 있어서 늦어졌어.”온이샘은 주전
나상준은 차우미 뒤에서 두 모녀가 포옹하는 것을 지켜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하지만 자기를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는 시선을 느끼고는 흠칫하며 눈을 들었다.차동수는 하선주의 뒤를 따라 입구로 왔는데 문이 열리자마자 차우미를 보았고, 이어서 딸의 뒤에 서 있는 나상준을 보았다.그는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 깜짝 놀랐다.사위였던 나상준은 나씨 가문의 후손으로서 언제나 예의가 바르고 사려가 깊었다.나상준의 성격은 보통 사람과 달랐는데 말하기를 좋아하지 않고 잘 웃지도 않으며 내성적이어서 사람들이 잘 접근하지 못한다.차우미와 나상준이 결혼한 3년 동안 차동수도 사위 나상준과 몇 마디 해본 적이 없어서 여전히 낯설었다.차동수에게 나상준은 아주 훌륭하고 교양이 있는 젊은이였고 동시에 따뜻함도 인간미도 없는 사위이기도 했다.이런 사윗감은 좋다고 하기도 나쁘다고 하기도 애매했는데 차우미만 좋으면 그들은 의견이 없었다.그런데 두 사람이 이혼한 이유가 제3자 때문이라는 것이 제일 의외였다.차동수의 마음속에 나상준은 절대 교양이 없는 그런 사람이 아니었는데 일이 발생하고 나니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다만 나상준의 신분과 지위를 곰곰이 생각해 봤을 때 있을 법한 일이기도 했다.비록 부모 눈에 자신들의 자식이 제일이겠지만 차우미가 어느 정도인지는 그들도 똑똑히 알고 있었고 또 사람과 사람은 차이가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나상준과 같은 훌륭한 아이가 나씨 가문과 차씨 가문의 관계가 아니었다면 절대 차우미와의 결혼이 없었을 거라고 생각했다.만약 나상준이 차우미보다 훨씬 훌륭하다는 것을 처음부터 알았더라면 차동수는 절대 두 사람을 만나게 하지 않았을 건데 나중에야 그 사실을 알게 되었다.그가 알았을 때는 이미 너무 늦었기에 운명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얼마 전에 차우미가 나상준과 이혼했다는 소식을 듣고 그는 마음이 아팠는데 동시에 다행이라고도 생각했다. 모든 사람이 그렇듯이 맞지 않으면 하루빨리 헤어지는 게 좋은 것이기 때문이다.그래서 하선주가 나상준을 못마
차우미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말했다.“아니야. 시간도 늦었고 아빠와 엄마는 이제 주무실 거야. 그러니 상준 씨도 일찍 돌아가서 쉬어.”안평에 오기 전에 나상준은 차은평과 소명진을 보러 온다고 했지, 차동수와 하선주도 만나겠다는 얘기는 하지 않았기에 차우미는 조금 놀랐다.하지만 그녀는 금방 나상준의 뜻을 이해했다.후배로서 예의상 부모님을 찾아뵙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고 안 가면 오히려 말이 안 되는 것이다.하지만 차우미는 나상준이 자기 집에 가는 것을 원하지 않았는데 왜 그러는지는 나상준도 잘 알고 있었다.“가자.”차우미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는 듯 나상준은 자기가 하고 싶은 말만 했다.나상준이 말을 마치자마자 차가 그와 차우미 앞에 멈춰 섰다.나상준은 몸을 옆으로 돌리고 뒷좌석의 차 문을 열어 차우미를 타라고 했다.차우미는 약간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오늘은 너무 늦었으니 다음에 가. 그리고 상준 씨는 일도 바쁠 텐데 얼른 가서 일해. 굳이 오늘 갈 필요 없으니 나중에 시간이 많을 때 가도 돼.”“지금 시간이 돼.”“...”차우미는 할 말을 잃었다.그녀가 싫어하는 것을 모르는 것도 아니면서 왜 굳이 가겠다고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순간 차우미는 나상준의 깊은 눈동자를 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나상준은 차우미의 생각을 아예 모르는 듯 대답이 없는 차우미를 향해 말했다.“계속 이러고 있으면 시간이 더 늦어져.”차우미는 입술을 다시며 열려 있는 차 문을 보더니 잠깐 머뭇거리다가 올라탔다.나씨 가문에서 자란 나상준에게 예의를 지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기에 더 이상 말리지 않았다.차동수와 하선주가 나상준을 반가워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가겠다고 하니 차우미는 포기했다.차우미가 차에 타자 나상준은 문을 닫고 다른 쪽으로 가서 차에 탔다.그들은 순식간에 청강 아파트를 떠났다.청강 아파트와 차동수가 살고 있는 아파트가 멀지 않았기에 십여 분이면 도착할 수 있었다.게다가 지금 시간은 교통이 막히지 않은 시간이고 도
차우미는 걸음을 멈추고 소명진의 손을 잡아주며 말했다.“할머니, 저는 괜찮아요. 상준 씨는 좋은 사람이고 아무 문제가 없어요. 저도 그렇고요. 저희는 그냥 맞지 않을 뿐이에요. 그러니 걱정하지 마세요.”소명진은 밤하늘을 바라보더니 평소와 같은 단순하고 깨끗하고 부드러운 얼굴이었지만 눈에는 걱정이 많았다.“알았어. 맞지 않으면 다시 찾으면 되지. 우리 손녀가 얼마나 훌륭한데, 꼭 잘 어울리는 사람을 찾을 수 있을 거야.”차우미가 웃으며 소명진을 끌어안더니 소명진의 등을 다독이며 말했다.“할머니, 저 꼭 행복할 거예요. 저만 믿으세요.”소명진도 웃었다.“그럼, 우리 우미는 꼭 행복할 거야.”차우미와 소명진은 밖에서 너무 오래 머무르지 않고 30분 정도 있다고 신선한 과일을 사 들고 집으로 돌아갔다.집에 들어서자마자 차우미는 거실의 분위기가 나갈 때와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차우미는 나상준과 차은평을 번갈아 보았는데 두 사람은 여전히 소파에 앉아 차를 마시고 있었지만, 표정은 모두 달라졌다.나상준의 표정은 여전히 기쁨과 분노를 알아볼 수 없었지만 차우미가 예민한 탓인지 그녀는 나상준이 조금 전과 너무 달라진 것 같았다.반면에 차은평은 표정에 명백한 변화가 있었는데 전처럼 웃는 모습이 아니고 근엄하고 위엄이 느껴졌다.차우미와 소명진이 나가자마자 그다지 좋지 않은 대화를 한 모양이다.차우미는 과일을 테이블에 놓으며 말했다.“할아버지, 할머니, 시간이 많이 늦었으니 이제 쉬셔야죠. 저희는 이만 갈게요. 나중에 시간이 되면 다시 또 뵈러 올게요.”현재의 시간은 노인들에게 있어서 늦은 시간이 확실하다.차운평은 찻잔을 내려놓고 고개를 끄덕였는데 조금 전의 엄숙한 표정은 차우미 집에 들어오는 순간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다시 인자한 얼굴로 변했다.“우리도 알아. 걱정하지 마. 너도 지금 금방 도착했으니 얼른 집에 가서 쉬어. 너의 부모도 너를 기다리고 있을 거잖아. 그런데 너 몇 달 못 본 사이에 야윈 것 같아.”매년 청주에서 새해를 맞이하고 차우
주변의 공기가 갑자기 응축되면서 일시 정지 버튼을 누른 것 같았다.차은평은 주전자를 들고 나상준을 바라보았는데 조금 전까지 보이던 후배에 대한 사랑은 온데간데없이 엄숙했다.나상준은 허리를 약간 굽혀 주전자를 받으려던 자세를 유지하고 있었다.차은평의 진지한 말에 그는 동작을 멈추고 차은평과 눈을 마주치고 말했다.“네, 사실입니다.”대답을 들은 차은평의 표정은 엄숙하고 모르는 사람을 대하듯 낯설게 변했다.그와 동시에 나상준에게 차를 주려고 들었던 주전자를 거두고 테이블에 올려놓았다.나상준은 차은평의 행동에 놀라지 않고 다시 소파에 앉으며 말했다.“저와 우미가 이혼하게 된 건 제3자 때문이기도 하지만 전적으로 제 문제입니다. 하지만 결혼 3년 동안 절대 혼인 생활을 배신하는 일은 하지 않았어요. 저희 사이에 오해가 좀 있어요. 제3자는 저도 생각을 못 했던 부분이었습니다. 저의 실수입니다.”차은평은 찻주전자를 내려놓고 자기 찻잔을 들고 마셨다.나상준이 담담한 어조로 하는 말을 들으며 차은평은 잠깐 흠칫하고 눈빛이 흔들리더니 계속 차를 마셨다.그 모습은 나상준의 말을 들은 것 같기도 하고 듣지 않은 것 같기도 했다.나상준은 조금은 당황한 표정으로 계속 말했다.“할아버지, 저는 우미와 다시 시작하고 싶습니다. 보상하려는 것도 죄책감도 아니고 나씨 가문과 차씨 가문의 관계 때문도 아닙니다. 오로지 우미와 이번 생을 함께 하고 싶습니다.”“...”차은평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차를 마시며 눈을 내리깔고 나상준의 말에 아무 반응도 하지 않았다.나상준은 말을 마치고 차은평을 바라보면서 무슨 말이라도 하기를 기다렸다.두 사람이 그렇게 아무 말도 하지 않자, 거실은 다시 조용해졌다.차은평은 그렇게 나상준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것을 모르는 듯 고요함을 만끽하며 차를 천천히 마셨다.손에 들고 있던 차를 절반 넘게 마시고 시간이 어느 정도 흐르자, 차은평은 찻잔을 내려놓고 나상준을 바라보았는데 화는 조금 풀리고 미소가 살짝 보였다.하지만 그 미소는
청강 아파트는 도시 중심이 아닌 외곽에 자리잡고 있으며 입주한 지 2년밖에 안 되는 아파트인데 그 옆에는 강이 있고 그 맞은편에는 작은 산이 있다.때문에 청산녹수가 한눈에 보이고 경치가 너무 좋아 어르신들이 살기에 매우 적합한 곳인데 차우미의 조부모님들도 바로 이 아파트에 살고 있다.그들은 이제 백발노인이 되었지만, 아파트 앞에서 기분 좋게 오가는 차들을 보고 있었다.차가 멈추려 하자 노인들은 누구인지 궁금해서 차 쪽으로 보고 있었고 차 안에 있는 차우미도 밖에 있는 노인들을 바라보았다.차가 멈추자 차우미는 잽싸게 내려서 노인들에게로 다가가서 손을 잡고 말했다.“할머니, 여기까지 나와서 기다리지 않으셔도 되는데...”오늘 밤 차우미가 나상준과 함께 조부모님 뵈러 가는 것을 하선주는 싫어했지만, 그녀는 그래도 하선주와 통화를 마친 후 조부모님께 연락했었다.그리하여 그들이 아파트에 도착하기 전에 차우미는 할머니 소명진의 전화를 받고 도착 예정 시간을 얘기했다.그런데 이렇게 밖에 나와서 그들을 기다릴 줄은 생각도 못 했다.소명진은 차우미를 사랑스럽게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괜찮아. 조금 전까지 산책하다가 마침 네가 올 시간이 되는 것 같아서 기다린 거야.”두 사람이 서로 이야기를 나누다가 소명진은 차에서 내려 차우미 옆에 서 있는 키가 큰 사람을 보았다.나상준이 말했다.“할머니, 안녕하세요.”소명진은 나상준을 향해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고는 차우미를 보고 말했다.“들어가자. 할아버지는 기다리다가 먼저 집에 들어갔어.”“네.”차우미는 소명진의 팔짱을 끼고 손을 잡고 계속 문질렀다.소명진은 차우미의 일과 생활에 관해 물었고 차우미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하나하나 대답했다.나상준은 한 손을 주머니에 넣은 채 차우미 옆에서 두 사람이 걷는 속도와 비슷한 페이스를 유지하며 걸었다.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조용히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그렇게 그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아파트 안으로 들어갔고 두 분이 사는 건물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띵. 존경하는 여러분 안녕하세요. 우리 비행기는 15분 후에 안평 공항에 착륙할 예정입니다. 착륙 준비를 위해...”기내에서 항공 승무원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차우미는 속눈썹을 움직이다가 멍한 표정으로 눈을 떴는데 기내의 희미한 조명과 윙윙거리는 비행기 소리가 들려왔다.그녀는 제대로 한잠을 잤다.무의식적으로 창밖을 바라보니 안평시의 불빛들이 깜빡였는데 밤하늘의 가득 채운 것이 은하수의 별빛처럼 아름다웠다.차우미는 일어나 앉아서 눈을 비볐다.나상준은 옆에 있는 차우미가 일어나면서 담요가 바닥으로 떨어지는 것을 보고 잽싸게 손을 뻗어 담요를 잡아 다시 덮어주었다.차우미는 무언가 느끼고 고개를 숙였는데 관절이 명확한 손이 자기에게 담요를 덮어주고 있었다.“고마워”그리고 직접 담요를 가져다가 덮었다.담요를 정리하고 차우미는 자연스럽게 하품하며 계속해서 창문으로 점점 가까워지는 도시를 바라보았다.목적지에 가까워지면서 비행기는 점차 하강했는데 익숙한 도시, 고향이 가까워지자, 차우미는 자연스럽게 미소를 지었다.드디어 돌아오게 되어 그녀는 행복했다.나상준은 미소를 짓고 있는 차우미의 옆 모습을 바라보았는데 눈에 빛이 반짝거렸고 또 하품으로 인해 살짝 촉촉했다.눈빛에서 나상준은 차우미가 고향으로 돌아와서 너무 행복해하는 것을 느꼈다.어느덧 시간이 흘러 비행기는 유유히 안평 공항에 순조롭게 착륙했다.기내는 어느새 등이 전부 켜졌고 승무원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차우미는 안전벨트를 풀고 가방을 챙겨 일어섰는데 도로 옆에 앉은 나상준이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그녀의 가방을 들고 먼저 나갔다.차우미는 하는 수 없이 나상준의 뒤를 따라 기내에서 나갔다.두 사람은 여전히 VIP 통로로 아무 막힘없이 일사천리로 몇 분 만에 공항을 나왔다.차는 이미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기사는 차우미와 나상준이 나오는 것을 보고 즉시 짐을 받아 트렁크에 넣었다.나상준은 뒷좌석의 차 문을 열어 차우미에게 먼저 타라고 했다.차우미는 사양하지 않고 올라가서 안쪽으로 앉
진문숙은 마음이 어찌 조급했는지 가능하다면 올해에 결혼식까지 치르고 싶었다.파티에서 사람들은 서로 잘 아는 사람들과 모여 앉아서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며 우아한 음악 선율에 맞춰 각자의 생각과 행복, 그리고 걱정들을 이야기했다....성북동 별장에서.주혜민은 운전해서 별장을 떠난 후 액셀러레이터를 세게 밟고 큰 도로로 빠르게 달렸다.그날 밤, 그녀는 나상준의 냉정한 눈빛이 너무 두려워서 가까이 다가갈 엄두를 내지 못했고 당황했다.주혜민은 여러 가지 방법을 생각해 봤지만, 도저히 나상준과 가까이할 수 없었다.그래서 고민 끝에 문지영을 만나서 상황을 얘기하려고 했다.비록 아무것도 알아낼 수 없을 거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문지영과 친해지면 그것 또한 자기에게 유리할 거라고 믿었다.그런데 주혜민이 문지영이 집에 있을 시간이라고 생각하고 방문했는데 결국 집에 없었다. 그리고 그녀는 가정부의 말에서 문지영이 자신을 만나려고 하지 않는다는 것을 느꼈다.‘왜 나를 안 만나려고 하는 거지?’주혜민은 설마 나상준이 다른 여자를 데리고 문지영을 만났고 또 문지영은 그 사람이 마음에 들었는지 궁금했다.그녀는 문지영의 성격을 잘 아는데 절대 아무에게나 마음을 주지 않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그런데 이제 며칠도 되지 않았는데 문지영이 자기를 만나주지 않는다는 건 그 이유 외 다른 건 없다고 생각했다.이제 문지영이 자신을 지지하지 않는 다는 사실을 깨닫고 그 여자가 자신을 이겼다는 생각에 화가 났다.‘절대 안 돼!’주혜민은 지금 상황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녀는 상대가 자기보다 조건이 좋든 안 좋든 절대 나상준을 포기할 수 없었다.3년을 기다려서 겨우 기회가 왔는데 다시는 나상준을 다른 여자에게 뺏기고 싶지 않았다.그녀는 핸들을 꽉 잡고 갑자기 브레이크를 밟았다.그러자 기다란 브레이크 소리가 깊은 밤에 울려 퍼졌다.차를 길옆에 주차하고 주혜민은 분노로 가득 찬 눈으로 앞을 바라보았는데 눈빛에는 분노가 활활 타올랐다.그녀는 더 이상 시간
문지영도 멀지 않은 곳에서 들리는 편안하고 기분 좋은 웃음소리를 들으며 시선을 돌렸는데 한 번에 몇몇 사람들이 누구인지 알아봤다.거의 모두 만나봤던 사람들인데 그중에 온씨 가문의 진문숙도 있었다.문지영은 친구 사귀는 걸 좋아하지 않는 사람인데 특별히 필요가 있을 때만이 그 필요한 사람과 가까워지려 한다. 예를 들어 지금의 서혜란처럼 말이다.예를 들어 온씨 가문의 진문숙과는 거의 왕래가 없었는데 평소에 가끔 만나면 간단하게 웃으면서 인사만 하는 사이였다.서혜란의 말에 문지영은 궁금해서 물었다.“결혼식이라니? 어느 가문에 결혼식이 있을 것 같아?”문지영 나이대의 사람들은 자식들의 나이가 모두 나상준과 비슷했는데 거의 모두 결혼해서 아이까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게다가 최근에 어느 가문의 자식이 약혼하고 결혼한다는 소식을 들은 적이 없었다.서혜란은 문지영을 보더니 턱으로 진문숙의 방향을 가리키며 말했다.“저기 가운데 있는 온씨 가문의 며느리 진문숙 씨 알지?”문지영은 진문숙 방향으로 보았는데 거기에는 3~4명이 있었는데 진문숙에 가운데서 제일 기쁘게 웃고 있었다. 한눈에 봐도 무슨 경사가 있는 듯싶었다.문지영이 잠깐 생각하더니 무언가 떠오른 듯 말했다.“온씨 가문의 아들은 해외에서 무슨 연구를 하는데 괜찮다고 들었어.”예로부터 사람들은 훌륭한 아이와 나쁜 아이들에 대한 인상이 깊게 남는다.“맞아. 온씨 가문의 아들은 모두가 좋다고 해. 최근에 들었는데 그 아들이 좋아하는 아이가 있다고 해. 성격이 조용하고 가문도 좋으며 진문숙 씨도 보고 엄청 마음에 들었나 봐.”문지영이 그제야 이해했다.그들과 같은 가문에서는 며느리를 볼 때 아들만 좋아한다고 되는 거 아니고 가문 어른들의 동의도 받아야 하는데 만약 어른들이 동의하지 않으면 절대 불가능했다.그런데 서혜란이 진문숙도 만나보고 만족한다고 하니 아마도 성사될 거라고 생각했다.“그럼, 잘된 일이군.”말은 그렇게 했지만, 문지영은 마음속으로 조금 다급했다.주변의 많은 아이들은 모두 결혼
어떤 일은 당사자가 눈치채기 전에 잘못 말하면 미움을 사는 일이라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그 뒤에 주씨 가문에 일이 발생하고부터 문지영은 서혜란과 가까이 지냈는데 그녀를 통해서 더 많은 아기씨를 요해하고 직접 며느리를 고르고 싶었다.그때 서혜란은 마음속으로 기뻐했고 문지영이 장님은 아니라고 생각했다.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혜란은 주혜민의 나쁜 말은 하지 않고 자기가 알고 있는 아가씨들에 대해서만 문지영에게 알려주고 문지영이 직접 만나보고, 조사하고 고려하게 했다.비록 주혜민은 좋아하지 않지만, 서혜란은 나상준을 높이 평가했다.서혜란이 봤을 때 나상준은 능력이 있고 대담하고 용감하며 신중하게 일 처리 하는 모습에 호감을 느꼈다.하지만 결혼은 서로 맞아야 하는 것을 알고 있기에 비록 자기 가문에 나이와 조건이 비슷한 소녀를 나상준에게 소개해 주려고 골라봤지만, 도저히 찾을 수 없어서 포기했다.사람은 자신의 상황을 잘 알아야 한다.사람과 사람이 이어지려면 서로 맞아야 한다.서혜란은 모든 일을 한 번으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본다.때문에 문지영이 며느리를 찾는 문제에서 그녀는 특별히 신경을 써서 모두 나상준과 잘 어울릴만한 아가씨들만 문지영에게 말했다.이제 남은 건 나상준의 마음에 달렸는데 그는 아무나 쉽게 좋아하는 스타일이 아니다.문지영이 주혜민을 얘기하는 것을 듣더니 서혜란은 곧바로 문지영이 이제 주혜민을 잘 알고 있다는 것을 알아챘다.주혜민은 정말로 며느리로 적합하지 않았기에 서혜란도 그냥 준다고 해도 거부할 것이다.“그 아이가 상준이를 많이 좋아하나 봐요.”서혜란은 여전히 주혜민에 대한 나쁜 말은 하지 않고 이해한다는 듯이 말했다.주혜민과 나상준에 대한 소문은 서혜란도 들었지만 믿지 않았다.나씨 가문의 나상준이 만약 정말로 주혜민을 좋아한다면 절대 다른 사람과 결혼하지 않았을 거라는 것쯤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게다가 주혜민이 어떤 사람인지 나상준이 모를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때문에 나상준이 주혜민을 선택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