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보름날이라서 하늘이 별이 빛나고 달이 높게 떴으며 불빛이 눈부시게 빛난다. 안평시의 밤하늘은 마치 한 폭의 성중월야도 같다.하 교수님은 내일 아침 일찍 회성으로 돌아가기에 오늘 밤에 다들 파티하기로 했다. 때문에 진정국은 일찍부터 하 교수님을 데리고 영우마을의 제지공업을 참관 했고 저녁에 영우마을에서 식사를 하기로 했다.영우마을의 생선이 일품이다.차우미가 계속 함께했다.“하 교수님, 이번에 떠나시고 다시 돌아오시려면 한동안 걸리시겠습니다.”다들 배불리 먹고 진정국이 아쉽게 말을 꺼냈다.그는 하 교수님이 안평시에 남아 한동안 지냈으면 한다. 하지만 하 교수님이 일이 많아 평성시에 오래 있지 못한다.이 다섯 날이 최선이다.하 교수가 하하 웃으며 말했다.“괜찮아, 이곳을 이미 잘 알아서 여러분들이 매일 같이 안 있어도 돼. 나 혼자서도 볼 수 있어.”“어떻게 그러나요? 많은 곳들을 아직 못 가 보셨습니다. 다음에 또 오시면 저희가 같이 다녀요. 제가 안 돼도 차우미가 있습니다.”“하하하, 좋아!”식사 자리에 웃음이 피었고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저녁 식사를 잘 마쳤다.여덟 시가 지나자 밤이 어두워지고 개구리 소리가 들려왔다. 사람들은 룸을 나와 차 밖에 있었다.기사님이 차 문을 열었고 하 교수가 진정국을 보며 말했다.“정국아, 그동안 수고했어.”“아닙니다. 교수님이 제일 수고하셨죠. 이 일로 직접 뛰어다니시고 너무 고생하십니다. 저희도 너무 존경합니다.”하 교수가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이 생에 온 거 의미 있는 일을 많이 해야 억울하지 않지.”“그렇습니다.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아니야. 지금처럼 하면 충분해.”예의를 다 갖추고 하 교수가 차우미를 자상하게 바라봤다.“우미야, 회성 아직 못 가봤지? 이번 이벤트를 기회로 너랑 상준이 한번 와서 놀아.”회성의 이벤트는 이미 기획이 끝났고 공사를 시작할 위치를 정하고 있다. 차우미, 진정국 그리고 몇몇 선생님들 모두 회성으로 갈 예정이다.시간도 이미 세날 뒤로 정했다.
노란 가로등 불빛 아래 스크린의 이름이 한눈에 들어왔고 차우미가 흠칫했다.나상준이 전화할 줄을 몰랐다. 차우미는 그들이 다시는 연락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고 교점이 있어도 회성에서 있을 줄 알았다. 그럼에도 차우미는 그들이 연락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하 교수의 차가 떠나는 방향을 보며 차우미가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어두운 밤 까만 벤츠가 주행하고 가로등이 빠르게 스쳐 지나가며 슥슥 하는 소리가 들린다. 마치 시간의 흐림이 내는 소리 같다.나성준이 핸드폰을 들고 파일을 보며 핸드폰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듣고 있다.“어디야?”나성준이 시선을 돌려 파일을 보고 있고 안색이 바뀌지 않았다.마치 금방 출장 다녀와 바쁘고 난 뒤 그녀에게 전화를 하는 것처럼 매우 평범한 통화다.차우미는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낮은 목소리와 파일을 넘기는 소리 그리고 자세히 들으면 차 소리도 들었다.그는 여전히 바쁘게 지내고 있었다.하지만 나상준이 전화한 이유는 아마 하 교수님 일을 물어보려고 하는 것이다. 필경 하 교수님이 내일 아침 일찍 떠나야 한다.차우미가 말했다.“지금 영우마을에 있어. 하 교수님이 금방 저녁 드시고 가셨어.”그에게 상황을 알려주면 나상준도 속에 숫자가 생긴다.하지만 도리라면 그는 알고 있었을 거고 그녀에게 전화할 필요가 없다.차우미는 마음속에서 의문이 생겼지만 깊게 생각하지 않았다.그는 아마 다른 일이 있겠지.“응.”낮은 소리로 알았다고 한다.그러나 자세히 들으면 그는 하 교수님의 상황을 알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차우미의 속눈썹이 움직였고 고민하다 말했다.“무슨 일 있어?”“거기서 나 기다려.”“응?”차우미가 흠칫했다.기다리라니? 무슨 뜻이지?차우미가 깊게 생각하기도 전에 나상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자세한 주소를 보내줘.”말이 끝나자 통화가 끊켰다.차우미는 한참을 멍 때렸다.나상준의 뜻이 오겠다는 건가? 지금?하지만 하 교수는 이미 갔는데, 왜 오지?차우미는 생각하고 그래도 자신의 위치를 그에게
온이샘 [자?]차우미가 시간을 확인하자 9시 37분, 모르는 사이에 시간이 많이 지나갔다.차우미는 채팅창에 빠르게 타자하고 답장을 보냈다.온이샘은 금방 일을 끝내고 집에 도착했고 그동안 매일 차우미랑 연락했기에 그녀가 바쁜지도 알고 차우미가 그를 만나러 가지 못했다.하지만 괜찮았고 차우미가 못 오면 온이샘이 올수 있다.그녀에게 약을 챙겨주거나 물건을 챙겨주는 등, 온이샘은 그녀와 가까이할 방법이 있다.그가 원한다면.그저 온이샘이 차우미를 보러 오면 저녁이다. 그녀는 낮에 집에 없고 하 교수랑 밖에 나갔으며 저녁에도 밥을 먹고 돌아온다. 그리고 밥을 먹고 돌아오면 늦어지고 온이샘이 차우미를 만났을 때 몇 마디 밖에 못하고 떠나야 한다.그럼에도 그는 즐겼다.차우미 [아니.]그 두 글자를 보고 온이샘의 입꼬리가 올라갔고 또 톡을 보냈다.온이샘 [통화 가능해?]차우미는 온이샘의 톡을 보며 그의 뜻을 알았다. 그녀는 화면을 슬라이드하고 주소록을 열어 온이샘에게 전화를 걸었다.그동안 선배는 매일 그녀의 손 상황을 관심했고 흉터나지 않게 가끔 약을 가져다줬다.하필 그녀가 매일 늦게 돌아와 선배가 오래 있지 못하고 가버린다. 선배는 그녀가 이일로 늦게 잤으면 하지 않는다. 그러나 선배는 매일 고생하게 된다.온이샘이 이렇게 왕복으로 길에서 두 시간을 써가고 그녀를 몇 분 잠깐 만나고 가는 이유를 그녀는 잘 알았다.사람 마음도 살로 만들어진 것이라 선배가 잘 해주는 것을 기억하고 있다.걸려오는 전화를 보고 온이샘의 얼굴에 웃음이 가득했다.그는 전화를 받고 키를 현관에 올려놓고 걸어 들어갔다.“집에 도착했어?”온이샘의 자상한 목소리가 들려오자 사람 마음이 평온해진다.차우미가 웃으며 말했다.“아니, 밖에 있어.”온이샘이 물을 마시려고 하다가 그 말을 듣고 미간을 찌푸렸다.“밖에 있어?”말을 하며 핸드폰을 보자 열시가 거의 된다.평일 이 시간때면 그녀는 자야 하기에 항상 집에 있었다.“응, 일이 있어서 늦어졌어.”온이샘은 주전
그동안 두 사람이 오래 함께하지 못했지만 두 사람 처음 봤을 때의 어색함이 사라졌다.온이샘은 이미 차우미의 세상에 들어갔으나 그녀의 마음과는 아직 거리가 있다.그는 마음속의 흥분을 가라앉히고 노력해서 평정심을 찾은 후 말했다.“좋아.”차우미는 웃으며 말했다.“내일 아침에 하 교수님이 회성으로 돌아가시면 시간이 있으니까 보러 갈게요. 언제 시간 돼요?”그녀가 또 적극적으로 말을 꺼냈고 온이샘의 억누른 마음이 다시 두근거리기 시작했다.그러자 그의 눈빛이 반짝거리렸다.“점심, 점심에 돼?”“되지.”“그...... 그럼 내일 도착하면 전화해 줘.”말을 하고 생각하고 계속 말했다.“내가 데리러 갈까? 나.......”말을 하기도 전에 갑자기 일이 생각난다. 그는 내일 시간이 있어서 못 간다.그는 미간을 찌푸렸다.차우미는 온이샘 목소리의 멈칫을 듣고 평시의 차분함은 없고 웃으며 다정하게 말했다.“선배, 내가 찾으러 갈게. 나 내일 시간 있어.”한 사람을 좋아하면 그 사람의 소리, 말 그리고 표정 변화 하나에 따라 반응이 더 격렬해진다.이런 느낌을 지금의 온이샘에게 더 깊게 느낀다.폰 너머로 그녀가 달래 주는 목소리에 웃음이 들리자 온이샘의 마음이 차분해졌고 불안함이 없어졌다.“그래.”조용한 밤에 설렘이 자라 나기 시작했고 사람의 마음을 저도 모르게 두근거리고 용기가 생겨나게 만든다.온이샘과 차우미의 통화가 끝나고 그는 핸드폰을 내려놨다. 마음이 여전히 뜨거웠고 더 뜨거워졌다.온이샘은 그녀에게 말해주고 싶다.그가 그녀를 좋아한다고 그녀와 남은 긴 인생 여정을 함께하고 싶다고 말하고 싶다.시간이 갈수록 마을의 밤은 더 어두워졌고 백야의 소음 소리가 살아지고 개구리울음소리만 선명하게 요란하게 들렸다.오렌지빛 가로등 아래에서 차우미가 베이지색 니트와 연청 데님 바지를 입고 하얀 가방을 메고 서 있었다.그녀는 폰을 들고 얼굴에 잔잔한 미소를 띠고 눈도 반달 모양이 되었다. 오렌지색 필터와 맑은 빛이 그녀를 감싸 안았고 웜톤의 사진처
달빛 아래 천 년 역사의 마을이 세월이라는 사포에 감싸졌고 모든 것이 몽롱하고 멀게 느껴졌다.검은색의 벤츠가 길가에 세워져 있고 등이 켜져 있으며 시동을 끄지 않았다. 밤하늘에 큰소리로 자신의 존재감을 들어냈다.나상준이 차 문을 닫고 그녀를 향해 걸어왔다.그는 진회색의 셔츠과 같은 컬러의 정장 바지 발에는 빛나는 구두를 신고 외투를 팔에 거쳐 은은하게 명품시계가 보였다.차우미는 눈을 깜빡거리며 다가갔다.“왔어?”나상준 앞에 멈춰 눈빛이 맑았다. 방금 전 온이샘과 통화할 때의 웃음은 보이지 않았고 그저 보통 친구에 대한 예의와 거리감이 느껴진다.나상준은 그녀의 표정 변화를 봤고 마치 그의 옆에 선을 긋고 누구도 넘어오지 못하게 하는 것 같다.“응.”차우미는 눈앞의 나상준의 기분이 안 좋은 것을 은은하게 느꼈다. 하지만 너무 정확하지 않아 자신이 잘못 느낀 줄 알았다.그녀의 인상 속에 그는 종래로 화를 내 거나 분노한 적이 없었다.“무슨 일 있으면 얘기해.”나상준이 차우미를 기다리라고 한 건 꼭 일이 있을 것이다.나상준이 말했다.“나 아직 밥 못 먹었어.”차우미가 멈칫했다. 밥을 안 먹은 거면 비행기에서 바로 온 것이다.“비행기에서 금방 내렸어?”“응.”“그럼......”차우미는 주위를 돌아봤다. 마을에 먹을 것은 많았으나 이 시간 때에 다 문을 닫았고 저녁 식사를 할 가게는 열려 있었다.차우미는 불이 켜진 식당을 보며 말했다.“그럼 월이 식당 가서 먹으면서 얘기해.”그녀는 금색으로 빛을 낸 나무 판넬을 가리켰고 달빛 아래에서 판넬이 더 빛났다.“응.”응만 몇 번씩 말하자 그녀가 알던 나상준이 같지가 않고 기분이 상한 것 같다.왜 기분이 상했는지 차우미도 알 수 없었다.“그럼 들어가자.”두 사람은 식당으로 들어갔고 차우미가 직원에게 몇 시에 영업을 끝내는지 물었고 새벽 두 시라는 답장을 들었다.다행히 영업 끝나는데 영향을 주지 않았고 차우미도 마음을 놓았다. 그리고 룸을 찾아 나상준과 앉았다.직원은 메뉴를 갖고
그녀는 생선구이를 주문했고 신선하며 냄새도 나지 않고 그의 입맛에 잘 맞았다.“응.”나상준은 젓가락으로 생선 한 조각을 그녀의 그릇으로 짚어줬다. 차우미는 멍하더니 말했다.“난 먹었어. 네가 먹어.”그녀는 야식을 먹는 습관이 없기에 저녁식사로 충분하다.그와 같이 밥 먹으로 온 것도 나상준을 먹게 하기 위해서다.나상준은 또 생산 한 조각을 짚고 자신의 그릇에 넣었다.“더 먹어.”차우미는 입을 움찔하고 그가 짚은 생선을 보고 테이블 위의 요리를 보고 젓가락을 들었다.나상준은 여전히 그날 밤 부가 별장에서처럼 그녀에게 요리를 짚어줬다.차우미는 약간 이상했다. 그날 밤 부가 별장에서 하 교수님이 있었고 그렇게 했지만 지금은 하 교수도 없고 둘뿐인데 그는 왜 이럴까?게다가 옛날에는 이런 적이 없었다.그녀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그가 짚어준 요리를 천천히 먹으며 차우미는 생각에 잠겼다.하지만 나상준이 다 먹고서까지 차우미는 합리한 이유를 생각하지 못했다.“내일 우리 회성 가자.”젓가락을 내려놓고 티슈를 입을 닦은 후 저음의 목소리가 차우미 귀에 들렸다.차우미는 멈칫하고 미간을 찌푸렸다. 전에 세날 뒤로 결정했는데 지금 갑자기 시간 바꾼 건 무슨 문제가 생겨서 인가?그러나 오늘 밤 진 아저씨가 떠날 때 시간 바뀐다는 말도 없었다. 근데 나상준이 오자 시간이 바뀌고 무슨 변동이 생긴 건가.차우미는 생각하고 물어보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그래야 문제가 생겨도 미리 준비할 수 있다.“어디 문제가 생겼어?”“아니.”나상준은 티슈를 내려놓고 그녀를 봤다.“우리 미리 가는 거야.”미리, 우리, 단둘이? 둘이서 미리 갈 필요가 뭐가 있어?차우미는 생각지 못했고 더 의아했다.“내가 가서 뭘 해야 돼?”나상준은 그녀를 바라봤다. 그녀의 눈에는 의아함, 궁금함 그리고 진정성이 똑똑히 쓰여있다.“너를 데리고 만나야 할 친구가 있어.”차우미는 할 말이 없었다.친구를 만난다니 무슨 친구. 하지만 이번 이벤트 연관 사람 말고 그녀는 떠오
어두움이 계속 짙어져가고 고요함이 퍼지고 있다. 차가 밤중에 평온하게 주행하고 창밖에 바람 소리가 지나갔다.차는 마을을 떠나 고속도로로 진입해 속도가 빨라졌고 차 안은 조용하다.차우미는 눈을 감고 머리를 창문 쪽으로 기댔으며 호흡이 약하고 잠잠하다.차우미가 잠들었다.평일 이 시간에 그녀는 이미 잠들었다.나상준은 전방의 어두움을 바라보고 옆 사람의 호흡소리를 들으며 손을 움직인다.갑자기 차가 유턴하고 나상준 쪽으로 틀었다. 차우미의 몸이 무의식적으로 나상준에게 기댔다.차우미도 느끼고 몸을 조금 움직이고 자세를 바꿨다. 차가 다시 평온해지자 또 잠들어버렸다.그러나 창문에 기댔던 유턴으로 인해 머리가 나상준 쪽으로 향했다.하지만 그녀는 나상준에게 기대지 않고 여전히 목베개에 기대고 있다. 그러나 이쪽은 반대편보다 불편했고 그녀도 넘어질 듯 비틀했으나 잠결에 스스로도 몰랐다.나상준의 손이 멈췄다.창밖이 가로등이 차를 스쳐가고 나상준의 눈도 그 빛들로 인해 더 깊어졌다. 그는 머리를 돌리고 옆에 있는 사람을 봤다.창밖은 밝았고 차 안은 어두웠다. 가로등 불빛이 가끔 차우미의 얼굴에 비쳤고 긴 속눈썹, 오뚝한 코날, 핑크빛 입술이 더 돋보였다.차우미는 조용한 것을 좋아했고 내성적이라 잠들었어도 조용했다.무슨 일이 일어나든지 차우미는 차분하게 열심히 침착하게 해결할 수 있는 거 같았다. 나상준은 그녀를 오랫동안 지긋이 바라봤다. 그리고 그녀에게로 다가가 그녀의 머리를 자신의 어깨에 기댔다.차우미는 은연중에 자신이 어디에 기댄 걸 느꼈고 차갑고 단단했다. 그러나 전보다는 편했기에 기대고 머리를 움직여 편한 자세를 하고 계속 잤다.나상준은 움직이는 그녀의 속눈썹을 보고 조용했다. 그녀의 숨결은 매우 가볍고 따뜻하게 그의 몸에 닿았고 그는 그녀의 평온하고 고요한 숨소리를 똑똑히 듣고 있었다.나상준은 그녀를 한참 바라보고 다시 앞의 어둠운 밤을 돌아 봤다.온이샘은 씻고 서재로 들어갔다. 그동안 확실히 바빠서 매일 밤 야근했다.하지만 오늘 밤은
확대된 얼굴이 눈에 들어왔고, 또렷한 이목구비가 시선을 끌었다.그는 바로 그녀 곁에서, 아주 가까이 다가갔다. 조금만 더 다가가면 그의 얼굴에 키스할 수 있을 것 같았다.정적이면서도 암울한 눈빛으로 한참 멍해 있던 차우미가 천천히 시선을 옮겼다. 자신이 그의 어깨에 기대어 잤다는 사실을 깨닫고 황급히 사과했다. "미안해."말을 마친 그녀는 차 문쪽으로 가서 그와 거리를 두고 창 밖의 경치를 보았다.모퉁이만 돌면 아파트 단지였다.그녀는 가방에서 휴대폰을 꺼내 확인했다. 스크린이 켜지고 확인하지 못한 메시지들이 눈에 선명하게 들어왔다.[도착했어?]벌써 11시 42분이었다, 12시가 다 되도록 그녀가 집에 돌아오지 않자 걱정이 된 것 같았다. 그녀는 아주 빠르게 문자에 답장했다.[아파트 아래층이야.]평소라면 차우미가 그에게 문자를 하겠다고 한 뒤, 온이샘은 먼저 그녀에게 문자를 하지 않았을 것이다.그러나 오늘은 시간이 너무 늦었고, 여태 집에 돌아오지 않은 그녀가 걱정되어 먼저 문자를 한 것이다.온이샘도 그녀가 보내온 문자를 확인하고 안도했다."다행이네, 일찍 쉬어. 내일 봐."차우미가 온이샘에게 답장을 할 때 즈음, 차는 아파트 단지에 들어섰다. 온이샘이 보내온 문자를 확인한 차우미는 알겠다고 답장을 한 뒤 핸드폰을 다시 가방에 넣었다.차가 평온하게 멈추고 차우미가 옆에 있는 사람에게 말했다. "내일 티켓을 예약하면 나한테 알려줘."부드럽고 은은한 향기가 흩어졌고 나상준은 무심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차우미는 어두운 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점점 심연처럼 어두워지는 그의 마음을 헤아릴 수 없었던 그녀는 차 문을 열고 내렸다.플래시 등이 전방을 환히 비춘 덕분에 그녀는 가방을 고쳐 매고 어두컴컴한 복도까지 무사히 걸었다. 이내 그의 시야에서 사라졌다.나상준이 입을 열었다. "출발해.""예."운전기사가 핸들을 돌렸고 차는 커브를 돌아 아파트 단지를 빠져나왔다.나상준은 의자 등받이에 몸을 기댄 채 눈을 감았다.차우미의 손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