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93화

달빛이 그윽하고 불빛이 영롱한 긴 복도에서 잔잔한 바람에 빛이 일렁인다. 불빛이 파도처럼 흔들리자 복고풍 그림이 눈앞에 나타난다.

차우미는 준수하고 백옥처럼 정교한 사람을 보고 있다.

입술이 움칠하다 머리를 저으며 말한다.

“아니에요, 우리 가자.”

그녀는 선배랑 두 사람이 안 맞고 가능성이 없다고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고 그저 친구 같다. 선배도 그녀랑 오래 만나면 그녀 몸에 있는 단점들을 많이 발견하면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녀의 눈빛이 불안하게 흔들리면서 부터 평온해지고 또 그녀가 그 말을 꺼내자, 온이샘이 긴장했던 마음도 평온해졌다.

그 시각 온이샘은 손을 펴자 자신의 손이 땀으로 가득한 것을 발견했다.

방금 한순간 온이샘은 차우미가 거리를 유지하자라는 말을 할까 봐 겁났다.

정말로 겁났다.

하지만 다행히 하지 않았다.

차우미의 발걸음이 앞으로 향했고 온이샘도 마음속의 불안함을 갈아 앉히고 따라갔다.

두 사람 모두 말을 하지 않고 대문으로 향해 걸었다.

금방 대문 밖으로 나오자 두 사람은 걸음을 멈췄다.

앞에 덩치가 큰 사람이 보였다.

어두운 밤에 그 사람은 정장을 입고 팔에 외투를 걸치고 진중하고 침착한 분위기를 풍겼다.

이때 그는 폰으로 뭘 보고 있었다.

그의 옆에는 아무도 없었으나 주위에 지나가는 사람마다 그를 쳐다본다.

그는 키가 훤칠할 뿐만 아니라 오랜 시간 비즈니스를 해온 탓에 카리스마스 있고 한눈에 주의할 수 있을 만큼 눈에 띈다.

그저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서있기만 해도 말이다.

차우미는 나상준이 이미 떠난 줄 알았지만 지금 보아하니 떠나지 않았고 의외였다.

그러나 남들이 다 갔는데 혼자 있는 거 보면 누구를 기다리는 것 같았다.

나상준은 그녀를 기다릴 이유가 없기 때문에 차우미는 그가 자신을 기다린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필경 지금은 아무 사이도 아니고 이번에 회성에서 흑단 이벤트 진행한다 해도 그건 하 교수와 진 아저씨 담당이다.

차우미는 그냥 배치된 것뿐 그가 그녀를 찾아올 일은 없다.

차우미는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댓글 (1)
goodnovel comment avatar
김태림
나상준.. 온이샘의 존재를 완전 무시해 버리네.. ㅎㄷㄷ 그러게 진작에.. 차우미한테 살갑게 대하고 애정을 쏟지 이혼하고.. 이제와서 우미한테 직진하면.. 늦은거 아닌가?
댓글 모두 보기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