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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화

어른의 말을 절대 끊는 법이 없는 나상준이었기에 하 교수가 떨떠름한 얼굴로 그를 바라보았다.

사람들의 시선이 다시 나상준에게로 쏠리고 차우미는 난처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나상준이 말했다.

“저와 우미 결혼할 때 아저씨도 왔었잖아요.”

차우미도 당황하고 자리에 있던 하 교수도 당황했다.

다른 사람들의 표정도 가관이었다.

갑자기 방 안에 정적이 찾아왔다.

이게 무슨 상황이지? 이해가 갈 듯하면서도 이해가 잘 안 가는 상황이었다.

차우미는 당황한 표정으로 나상준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기억에 결혼식에서 하 교수를 만난 적이 없는 것 같았다.

하 교수는 차우미와 나상준을 유심히 바라보다가 갑자기 생각난 듯, 말했다.

“보자마자 마음에 들더라니 예전에 한번 만난 적 있었구나! 내가 요즘 자꾸 기억이 깜빡깜빡해. 나도 늙은 거지….”

하 교수가 한숨을 내쉬는 사이 나상준은 멍한 표정을 짓고 있는 차우미를 바라보며 그녀에게 물었다.

“당신도 잊었어?”

차우미는 저도 모르게 가슴이 빠르게 뛰었다.

칠흑 같은 눈동자로 자신을 빤히 바라보는 그에게 뭐라도 말해야 하지만 무슨 말을 꺼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그의 질문에 뭔가 문제가 있는데 꼭 집어 뭐가 문제라고 말할 수도 없었다.

“이런, 우미도 작품에만 열중하느라 깜빡했나 보네. 이 얘기는 그만하고 이미 다 아는 사이이니까 소개는 생략하자. 앉아, 앉아.”

하 교수의 말에 나상준은 그의 옆자리에 앉았고 차우미는 어디로 가야 할지 종잡을 수 없어 가만히 서 있었다.

지금 박종욱의 옆에 앉으려니 뭔가 아닌 것 같고 그렇다고 이혼한 사이인데 그와 옆자리에 앉고 싶지도 않았다.

나상준은 마치 그들이 이혼하지 않은 것처럼 말하고 행동했다.

그제야 차우미는 어디가 문제인지 깨달았다.

그는 아직 대외적으로 그들이 이혼한 사실을 공표하지 않은 것이다.

차우미는 저도 모르게 다시 나상준에게로 시선이 갔다. 그는 외투를 벗어 종업원에게 건네고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차분하고 대범한 표정으로 하 교수와 이야기를 나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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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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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림
나상준이.. 왜 저런 얘기를 굳이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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