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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화

문은 반쯤 열려 있었기에 사람들의 시선은 문밖으로 쏠렸다.

하지만 상대는 바로 들어오지 않고 조용히 허락을 기다렸다.

차우미가 일어서서 문을 열었다.

그리고 문밖에 선 사람의 얼굴을 확인한 순간 저도 모르게 가슴이 뛰었다.

‘이 사람이 여긴 어쩐 일이지?’

남자도 그녀를 보고 있었다.

차우미는 갑작스러운 상황에 머리가 하얘지고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다.

조금 전에 정원에서 마주쳤을 때만 해도 그냥 우연이겠거니 생각했는데 이 자리에서 그와 마주친 건 정말 예상 밖이었다.

나상준은 놀란 토끼 눈을 하고 있는 그녀의 청순한 얼굴을 잠깐 바라보고 하 교수에게 다가갔다.

“아까 전화했을 때 다 왔다고 해서 바로 들어올 줄 알았는데 좀 늦었네?”

하 교수는 친근한 미소를 지으며 그에게 인사를 건넸다.

나상준은 다가가서 하 교수에게 고개 숙여 인사했다.

“오랜만이네요, 아저씨.”

“마침 잘 왔어. 여기 앉아.”

하 교수가 나상준에게 옆자리를 권했고 진정국을 비롯한 다른 사람들의 시선도 나상준에게 쏠려 있었다.

다른 직원은 몰라도 진정국은 나상준을 기억하고 있었다.

차우미가 결혼하던 날 식에 참석했었기에 그에게 아주 깊은 인상을 가지고 있었다.

살면서 많은 사람을 만나왔지만 나상준처럼 뛰어난 능력을 갖춘 인재는 흔치 않았다.

그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것만으로 강렬한 존재감을 내뿜는 부류였다.

태생이 큰일을 하기 위해 태어난 사람, 그게 나상준이었다.

그래서 차우미와 두 사람은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어쨌거나 진정국은 3년이 지난 오늘도 한눈에 나상준을 알아보았다.

이 자리에 나온 다른 선배들도 3년 전 그들의 결혼식에 참석했던 사람들이었다.

기억력이 별로 안 좋은 사람들은 알아보지 못했지만 일부는 보자마자 나상준을 알아봤다.

사람들 모두 강렬한 존재감을 뽐내는 나상준과 담담한 표정을 짓고 있는 차우미를 번갈아 보았다.

여기 오기 전까지는 차우미가 이혼한 게 분명하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이 상황을 보니 또 아닌 것 같기도 했다.

선배들의 생각을 전혀 모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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