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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7화

나상준은 대답하지 않고, 차우미가 건넨 떡을 받아 포장을 뜯고 한 입 먹었다.

차우미는 그의 무심한 표정이 평소와 다를 게 없다고 생각했지만, 왠지 모르게 또 어딘가 조금 달라 보였다.

어쩌면 그녀의 착각일 수도 있었다.

퍽퍽한 떡이었기에 차우미는 승무원을 불러 따뜻한 물 두 잔을 요구했다.

승무원은 응답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따뜻한 물 두 잔을 가져왔다.

“고마워요”

차우미는 물컵을 받아 감사의 인사를 하고 난 뒤, 한 잔은 나상준에게, 나머지 한 잔은 자신이 마셨다.

그녀도 조금 목이 말랐던 것이다.

나상준은 아무 말 없이 눈앞의 따뜻한 물잔을 보다가 잔을 들어 마셨다.

이렇게 그는 여유롭고 우아하게 떡을 다 먹고, 손을 닦은 뒤 의자에 기대어 눈을 감았다.

한숨 자려는 것 같았다.

차우미는 그의 모습에 더 이상 떡을 권하지 않았고, 창밖의 고요해진 밤을 바라보았다. 그러다가 무언가 떠올라 승무원에게 담요 두 개를 요청했다.

“네,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승무원이 나가더니 곧 얇은 담요 두 개를 가지고 돌아왔다.

차우미는 담요를 받아 예의 바르게 감사 인사를 전한 후, 하나를 펼쳐서 나상준에게 조심스럽게 덮어주었다.

밤이 쌀쌀해 여름옷 차림으로 잔다면 감기에 걸릴까 걱정이었던 것이다.

나상준은 그녀가 무엇을 하는지 모를 리가 없었다. 그녀가 작게 말해도 두 사람이 가까이 앉아 있어 그의 귀에 잘 들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아무 말 없이 눈을 감고 있었다.

차우미가 담요를 덮어줄 때도 그는 잠든 듯 눈을 뜨지 않았다.

그녀는 조심스럽게 나상준에게 담요를 잘 덮어준 후, 자신도 덮었다.

이때 비행기는 이미 이륙 준비를 마쳤고, 기내에서는 승무원이 안내 방송으로 승객들에게 주의 사항을 알려주고 있었다.

차우미는 승무원이 무슨 말을 하는지 듣지 않았다. 그녀는 담요를 덮고 의자에 기대어, 편안한 자세를 찾은 후, 하품을 하고 눈을 감았다.

그녀도 이제 피곤했던 것이다.

10시 15분, 비행기는 정시에 이륙했다.

비행기는 밤하늘을 가르는 굉음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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