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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6화

나상준은 두 발짝 떨어진 차우미를 바라보며 안색을 살폈다. 특히 그녀의 맑고 청량한 두 눈을 보는데 거절이라고 또렷이 적혀 있는 듯했다.

물을 따르든 업무 이야기하든 모두 거절했다.

조금 전까지도 가까웠던 사람이 갑자기 멀어져 그동안 쌓은 정이 다 무너진 것 같았다.

나상준은 말을 하지 않고, 눈동자도 그대로 멈춰 섰다. 그의 깊은 눈동자는 차우미를 쳐다보는데, 무의식적으로 그의 시선을 피하려고 했다.

압박감이 너무 강한 눈빛이었다.

차우미는 시선을 살짝 거두고는 다시 그를 쳐다보며 말했다.

“지금은 너무 늦었으니 일찍 쉬고 낮에 일하는 게 좋을 것 같아. 몸도 덜 상하고.”

이번에는 말투가 방금보다 아주 부드러워졌다. 마치 나상준과 상의하려고 건드리지 않으려고 하는 것 같았다.

나상준과 잘 소통하기를 바랐다.

나상준은 차우미의 안색 변화를 보고, 그녀가 방금 한 말에 마치 낮의 모습으로 돌아간 것과 같이 얼굴에서 거리감이 덜 느껴졌다.

나상준은 눈동자를 살짝 움직이며 말했다.

“돌아가 봐.”

나상준의 말에 차우미는 좀 의외라고 생각했다.

그녀는 나상준이 승낙하지 않으리라 생각했다. 왜냐하면, 지금 눈빛에서 조금의 승낙도 보이지 않고, 압박감이 매우 강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렇게 흔쾌히 승낙할 줄은 몰랐다.

차우미의 안색이 바로 회복되고 웃음을 지었다.

“그래, 너도 일찍 쉬어. 내일 시간 되면 다시 업무 얘기하자.”

차우미는 더는 머물지 않고 스위트룸을 떠났다.

가기 전에 열려 있던 문을 닫았다.

나상준은 차우미를 보지 않고 손에 수건을 들고 서 있었다. 딸깍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닫혔다.

방안은 다시 정적으로 돌아갔다.

차우미가 왔었음을 증명하는 그녀의 숨결만이 방안에 감돌고 있었다.

나상준은 움직이지 않고 앞을 응시하고 있었다. 차우미가 떠나면서 이곳 온도는 다시 차갑게 변했다.

그 온도는 마치 나상준의 눈동자에서 발산하는 차가운 시선처럼 낮았다.

꽤 오랫동안 가만히 서 있었다. 방안의 온기가 다 차가워져서야 수건을 소파에 걸치고, 바에 가서 술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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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goodnovel comment avatar
김태림
그러게.. 옆에 있을때.. 잘하지 그랬어!! 마음이 식은 전처의 마음을 되돌리기가.. 그리 쉬울까? 차우미가 결혼생활 3년동안 이래저래 맘고생한 거.. 나상준도 뼈저리게 느껴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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