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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8화

양훈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고개를 숙인 채 바둑판 위에 바둑을 두며 말했다.

“그럼 꽤 오래 걸릴 텐데, 그때 가서 다시 얘기하자.”

하성우가 심나연을 끔찍이 아끼는 것을 듣고, 양훈은 이 계획에 흥미가 사라진 게 분명하다.

그러나 하성우는 알아듣지 못했다.

“그렇게 오래 안 걸려. 기껏해야 보름 정도면 될걸.”

“괜찮아. 나연이 발 다 나으면 바로 실행하는 거야.”

양훈은 말을 하지 않았다.

그때까지 기다리면 둘이 어떻게 될지도 모른다.

호텔 안.

나상준은 통화를 마치고 아까보다 더 어두워진 바깥을 바라보며 술잔에 남긴 술을 한 모금에 다 마시고 침실로 들어갔다.

깊은 밤의 적막이 소리도 없이 방안에 퍼졌다.

차우미는 방에 돌아가서 씻고 쉬었다. 나상준의 이해심에 안심하고 잠을 잘 수 있었다.

이튿날까지 꿀잠을 자고, 평소처럼 일찍 일어나 씻고 아침 식사를 했다.

아침 식사를 하면서 오늘은 일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떠올랐다.

차우미는 이 일을 까맣게 잊어버렸다.

시간을 보고 아침 식사를 한 후, 차우미는 호텔로 돌아가서 일하면서 나상준의 연락을 기다리려고 했다.

같이 나예은 선물도 고르고, 쉬는 시간에 업무도 보고할 수 있다.

다만 나상준이 시간이 있는 전제하에 가능한 일이다.

차우미는 오늘 호텔에서 나상준을 기다리고, 나가지 않고 일을 한다고 얘기했었다.

바쁘다고 하기엔 그리 바쁘지도 않고, 그렇다고 한가하게 일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특히 자료 검색은 시간과 정성이 많이 들어서 눈 깜짝할 사이에 오전이 지나간다.

차우미는 배달을 시켜서 점심을 먹고 일을 계속했다. 그렇게 저녁이 다 돼가고 바깥은 어두워졌다.

하늘이 어두워지자 비로소 휴가가 끝나가고 밤이 다 되어간다는 것을 깨달았다.

휴대전화를 들어서 시간을 보니 어느덧 6시가 넘었다.

나상준이 여전히 바쁠 것 같아서 차우미는 저녁도 배달시켜서 호텔 밖으로 한 발짝도 나가지 않았다.

저녁 식사를 다하고 일을 계속하니 눈 깜짝할 사이에 저녁 9시가 되었다.

차우미는 나상준이 연락하지 않을 거로 생각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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