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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5화

하성우는 이렇게 빨리 말하고 싶지 않았지만, 나상준이 정말로 전화를 끊고, 심나연에게 전화할까 봐, 어쩔 수 없이 말했다.

“뭐가 그렇게 급해? 내가 안 알려주는 것도 아니고.”

“지금 시간이 몇 시인데, 나연이 자고 있어. 방해하지 마. 발도 다쳐서 쉬어야 해.”

하성우는 화제를 돌려, 이 전화를 건 목적을 말했다.

“형수님이 오늘 나연이를 찾으러 간 건, 네가 예은이한테 선물을 사준다고 얘기하기 위해서야.”

“나연이가 그러는데 형수님이 네가 예은이한테 선물을 사줘야 하는데, 가서 고를 시간이 없대. 그래서 미리 가서 찾아보고, 네가 돌아오면 같이 사러 갈 생각이라고 했어.”

“근데 형수님이 회성에 대해 잘 모르기도 하고, 마침 나연이도 심심해서 형수님을 불러왔어. 형수님도 이걸 계기 삼아 아이 물건을 파는 곳을 물어봤어.”

“정말 예은이한테 선물 사주려는 거 아니지? 그냥 핑계로 형수님이랑 쇼핑하러 가고 싶은 거지?”

“같이 있으면서, 둘 사이의 감정 회복하려고 하는 거 같은데.”

하성우도 더 이상 꾸물거리지 않고, 한 번에 설명을 다 했다. 동시에 나상준의 진짜 목적도 폭로했다.

그렇다. 목적이다.

나예은한테 선물을 사주고 싶은 게 아니라, 차우미랑 같이 있고 싶은 사심이다.

아이를 핑계로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였다.

하성우는 나상준을 알아도 너무 잘 안다.

심나연이 하성우에게 차우미가 이런 질문을 했다고 말했을 때, 하성우는 1초 만에 이 사람이 무슨 속셈인지 알았다.

하성우의 숨도 안 쉬는 듯한 속도의 말들이 휴대전화에서 흘러나오는데, 한 글자도 빠짐없이 나상준의 귀에 들어갔다. 나상준은 눈빛에 변화가 생기고, 전화를 끊으려던 손가락을 걷어두고, 다시 전화를 받았다.

“심나연이 말했다고?”

하성우의 말에 대해 그는 부인하지도, 인정하지도 않았다.

하성우의 말이 사실임이 분명하다.

나상준의 평소와 같은 말투와 목소리를 듣는데, 하성우에게 목적을 들켰는데도 침착하고, 조금도 이상함을 감지할 수 없었다.

정말 세다.

하성우는 비록 나상준이 온이샘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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