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654화

소노 호텔.

달칵.

스위트룸의 문이 닫혔다.

나상준은 슈트를 소파에 걸치고, 휴대전화를 테이블에 놓았다. 그러고 시계를 떼어내 휴대전화 옆에 두고, 단추를 풀며 욕실로 걸어갔다.

그가 막 두 발짝 걸어가는데, 진동 소리가 들려왔다.

걸음을 멈추고, 몸을 돌려 휴대전화를 집어 들었다.

하성우.

화면에 익숙한 이름을 보고, 나상준은 바로 받지 않았다. 몇 초 지나서 시간을 확인하고 받았다.

“여보세요.”

나상준은 고개를 살짝 들고, 시선은 창밖으로 떨어졌다.

지금 시간은 모두 잠을 자야 할 시간이었다. 도시 전체가 조용해지고, 형광등 불빛만이 아른아른 빛이 난다.

하성우는 휴대전화 너머로 아무런 기동도 없는 소리를 듣고,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따라서 눈도 빙그레 웃기 시작했다.

“일 다 끝났어?”

분명 할 얘기가 있는데, 일부러 나상준을 놀리려고, 묻지도 않았던 안부까지 물었다.

나상준도 하성우의 목적을 알아듣고,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다.

“이제 끝났어.”

하성우는 이 대답을 듣고 더욱 유쾌하게 웃었다.

“내가 딱 맞춰서 전화했네.”

나상준은 이에 응하지 않았다.

그는 휴대전화를 들고, 창밖의 야경을 바라보며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아무런 불만도 없이 하성우가 계속 말하기를 기다렸다.

하성우는 나상준이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자, 나상준이 자기가 이어 말하기를 기다리는 것을 알았다. 자기가 말하지 않으면, 아마 전화를 끊을 것이다.

하성우는 이 사람을 너무 잘 안다.

이에 하성우는 몸에 힘을 빼고, 소파에 기대어 팔을 벌린 채, 소파 팔걸이를 만지작거리며 말했다.

“오늘 형수님이 나연이한테 가셨어.”

일단 천천히 입을 열고, 나상준이 전화를 끊지 못하도록 했다.

나상준은 눈동자가 약간 움직이고, 아까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가서 뭐 했는데?”

바로 물었다. 이건 명백한 관심이다.

하성우의 예상했던 대로였고, 전혀 놀랍지 않았다. 그의 말투에서 하성우는 나상준이 지금 차우미 때문에 인내심을 가지고, 그와 이렇게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챘다. 하성우의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Comments (1)
goodnovel comment avatar
김태림
하성우는 매번 나상준을.. 어떻해서든 놀려 줄려고 갖은 애를 쓰면서도 이긴적이 있었나? 매번 나상준의 허를 찌르는 공격에.. 당해기만 하는 거 같다 차우미 때문에.. 나상준 도와 줄려면.. 양훈처럼 깔끔하게 정보 알아내서 도와 주던지.. 하성우는 매번 저러네 차우미 속마음을 어느 정도.. 심나연 통해서 알아냈으면 나상준은 지금부터라도 뭐가 잘못된 건지.. 제대로 파악해서 차우미의 닫혀버린 마음을 되돌려야지.. 안그럼.. 온이샘의 고백이 기다리고 있을텐데..
VIEW ALL COMMENTS

Related chapters

Latest chapter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