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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0화

차우미의 목소리는 화나거나 엄숙하지 않았고, 오히려 온화하고 부드러웠다. 심나연이 그 말을 듣고 거기에 가만히 서 있었다.

심나연이 차우미의 품에 안겨있는 꽃다발을 바라보며, 순간 눈에 빛이 났다.

“언니. 그 꽃은 저한테 주는 거예요?”

차우미가 그녀 앞에 다가가기도 전에 기대 찬 목소리로 물었다.

차우미는 계단을 오르며 천천히 심나연에게 다가갔다.

“나연 씨한테 안 주면, 누구한테 줘요?”

꽃다발을 심나연에게 주고, 그녀는 바로 기분이 좋아졌다.

“고마워요! 언니!”

심나연은 꽃다발을 받고 머리를 숙여 꽃향기를 맡는데 웃음이 절로 났다.

차우미는 아이가 사탕을 얻은 것처럼 기뻐하는 심나연을 보고 웃음을 지었다. 과일 바구니를 가사도우미에게 주고 심나연을 부축했다.

“내가 부축해 줄게요.”

“네!”

별장은 위아래 3층으로 지어져 있다. 거실은 모두 유럽산 수입 가구로 곳곳에 고급스러움이 배어 있다.

차우미는 심나연을 소파에 부축하여 앉힌 다음 그녀의 발을 보았다.

심나연이 활발한 성격이라, 하루 종일 휠체어만 타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공주 슬리퍼에 흰 양말을 신고, 나름 꾸몄다. 양말이 발목에 닿을 듯 말 듯했다. 차우미는 다친 발목이 부어있는 것을 똑똑히 보았다.

다행히 빨갛지는 않았다.

차우미는 며칠만 더 쉬고, 별일 없으면 걷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

자기도 전에 발목을 삐끗했던 경험이 있으니, 대충 보고 알 수 있다.

심나연은 차우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았다. 자기에게 준 꽃다발만 보고, 냄새를 맡으며 계속 만지작거렸다. 얼굴에는 기쁨이 가시지 않았다.

“언니. 제가 데이지 좋아하는 거 어떻게 알았어요?”

심나연은 꽃잎을 만지작거리며 물었다.

차우미는 그녀의 말을 듣고 시선을 돌렸다. 심나연이 꽃을 만지고 냄새도 맡으며 좋아하는 모습을 보고 흐뭇하며 말했다.

“데이지가 잘 어울릴 것 같아서요.”

차우미도 꽃집에 들어가 여러 가지 꽃들을 보고, 한눈에 데이지가 마음에 들 거 같아서, 그 꽃을 골랐다.

안개꽃도 골라 데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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