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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6화

"내일 경찰서에 가서 합의금 받을 거야."

그녀의 목소리가 차분했다. 눈매가 평화로웠고 어떤 원망도 느껴지지 않았다.

마치 모든 결과를 예상한 듯 받아들이는 것 같았다.

온이샘은 눈앞의 평온하고 담담한 그녀를 바라보며 안도했다.

차우미는 일을 크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 가족들을 걱정시키고 싶지 않았다.

미꾸라지 한 마리 잡으려고 어장을 더럽히고 싶지 않았다. 자기가 손해 보는 일을 할 수 없었다.

경찰에 신고한 이유는 단지 보여주는 거다.

인과응보가 있다고, 잘못한 일이라는 것을 충분히 증명할 기회였다.

주혜민에게 평생 지울 수 없는 오점으로 남을 것이다.

온이샘이 미소 지었다.

후퇴한다고 패배를 인정하는 게 아니다.

이건 차우미가 원하는 결과다. 그게 전부였다.

"그래, 언제 갈 거야?"

"내일 점심."

온이샘이 미소 지었다.

"나도 같이 가."

차우미가 온이샘을 바라보았다.

"그래."

두 사람은 엘리베이터에 타고 온이샘은 전에 못다 한 말을 계속했다.

"어제 너희 부모님께 갔거든. 내가 회성에 간다고 했더니 너한테 챙겨줄 게 있다면서 이것저것 챙겨주더라."

차우미는 살짝 의아했다. 온이샘이 여기 오기 전에 그녀의 부모님을 뵈러 갔을 줄 몰랐다.

"두 분 아무 일 없지?"

온이샘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응. 두 분 다 건강하셔. 널 보고 싶어 하더라, 네가 혼자 밖에 있으니까 걱정하셨어."

차우미는 어쩔 수 없었다. 그녀는 가슴이 뭉클해졌다.

"스스로 나 하나는 잘 돌볼 수 있어."

차우미의 부모님은 그녀가 결혼하든, 이혼하든 상관하지 않았다. 그들 눈에는 차우미가 여전히 아이처럼 보였다. 세상의 부모들은 대부분 그러할 것이다. 자녀가 아무리 커도 혼자 밖에 있으면 부모는 안심할 수 없다.

온이샘이 부드러운 웃음을 지으며 따듯하게 말했다.

"네가 회성에 처음이기도 하고, 혼자 오니까 마음을 놓을 수 없으셨나 봐."

차우미가 고개를 끄덕였다.

"응."

차우미가 온이샘을 바라보며 진심으로 말했다.

"고마워, 선배."

온이샘이 매우 세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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