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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6화

어두운 밤하늘 아래, 가로등이 잔잔하게 빛났다.

어두운 그림자 속, 훤칠한 키의 남자가 아름다운 여자를 데리고 성큼성큼 앞으로 나아갔다.

무거운 발걸음과 차가운 분위기로 주변 공기가 굳어버린 것 같았다.

고요하고 적막했다.

이 광경을 구경하기 위해 다른 사람들은 술잔을 내려놓고 밖의 상황에 귀를 기울였다.

하지만 임상희는 키가 큰 남자의 얼굴을 똑똑히 보았다.

순간 공포를 느낀 임상희는 얼이 빠졌다.

'삼촌? 작은삼촌이 왜 여기…? 내가 잘못 본 건가?'

임상희는 자기가 술을 너무 마셨던 탓에 헛것을 봤다고 여겼다. 어쩌면 비슷한 사람을 착각했을 수도 있었다.

늘 바쁜 삼촌이 이곳에 나타날 리 없었기 때문이다.

사방이 조용했다. 음악 소리가 허공에서 튕겨 나간 것처럼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하성우가 밖에서 통화하다가 고개를 돌려 그쪽을 바라보았다.

그의 얼굴에 만족스러운 미소가 걸렸다.

하성우의 곁에는 양훈도 있었다. 하지만 양훈은 기분이 좋아 보이지 않았다. 그는 앞으로 성큼성큼 걸어오는 사람을 응시했다.

낮은 소리가 그의 귀로 들려왔다.

"너 큰일 날 것 같은데."

"큰일은 무슨, 쟤 좀 봐. 얼마나 신경 쓰였으면 당장에라도 터질 것 같은 얼굴로... 쯧쯧, 그걸 모르다니."

"쌤통이지. 형수님 좀 봐, 얼마나 좋은 사람이야. 착하지, 마음 여리지, 성품 훌륭하지. 게다가 얼마나 사려 깊은지 몰라! 아름다운 분이 성품도 훌륭하니, 저런 여자를 어디 가서 또 만나겠어? 나상준 정도 되어야 형수님 같은 분을 담을 수 있어. 하느님이 점 찍어둔 두 사람인데, 그걸 자기 발로 뻥 차버리다니!"

하성우는 자기 행동이 절대 잘못되었다고 여기지 않았다.

남자는 때론 과격할 때도 있어야 한다고 여겼다.

나상준처럼 항상 차분하고 이성적으로 모든 일을 하면 안 된다고 여겼다.

양훈은 하성우를 상대하기 귀찮았다.

"나 갈게."

양훈은 몸을 돌려 안으로 들어갔다.

하성우가 차우미를 데리고 그것도 옆에 다른 사람도 없이 단둘이 온 것을 보고 의아해서 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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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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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복순
나상준을 사랑한다면 아내(차우미)로써 권리를 주장하면되지 왜 옛여자에게 양보를 할까요. 이건 자기자신에게까지 솔직하지 못합니다. 서로의 감정에 솔직햏으면 좋겠고 진실됨을 받아들이면 좋겠습니다 혼자생각이 아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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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림
설마.. 하성우가.. 차우미를 어찌 해 볼려고 계획했었든거야? 뭐야?? 양훈이.. 나상준에게 연락 안했음 큰일날뻔 했었네 그래서 나상준이 화가 많이 났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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