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목소리가 워낙 빨랐던 탓에 차우미는 발걸음을 멈추고 그를 바라보았다. "왜?"하성우는 차우미를 훑어보았다, 마치 전시물을 보는 것 같았다.차우미는 그가 왜 이러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래서 그의 시선을 따라, 자기의 몸을 훑어보았다.드레스는 완벽했다. 치수가 그녀의 몸에 꼭 맞았다.차우미는 드레스 사이즈가 안 맞을까 봐 걱정이었으나, 찰떡같이 어울려서 오히려 놀랐다. 아무도 그녀의 사이즈를 몰랐기에.하지만 여자를 여러번 만나본 하성우에게 여자 사이즈를 알아내는 것은 큰일이 아니다.그녀의 목에는 둥근 진주 목걸이가 달려 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귀에는 같은 진주 귀걸이가 있었다. 심플하지만 단아했다.평소 머리를 뒤로 가볍게 묶었던 그녀는, 오늘 머리를 걷어 올렸고, 흰 옥비녀로 고정했다. 하이힐까지 신은 그녀는 흰 진주가 박힌 작은 핸드백을 들고 있었다.신발도 깨끗했고 드레스도 매끄러웠다. 구김 하나 없었다. 어디에도 문제가 없었다.차우미가 물었다. "어디 잘못됐어?"하성우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눈 앞에 있는 고전적이면서 단아한 여자를 바라보았다. 그림 속에서 튀어나온 곳 같은 여자가 너무 아름다워 현실감이 없었다.조금의 과장도 없었다.그는 차우미에게 자기가 여자를 잘 다룬다고 얘기했다. 그것은 거짓말이 아니다. 그는 각양각색의 여자와 만났고, 다른 아름다움을 가진 여자를 만나봤었다.더는 외적인 것에 끌리는 나이가 아니었다, 이제는 내적인 것을 볼 때다.특히 여자는 몸에서 나오는 아우라가 중요했다.그러나 차우미는 여자 대부분이 가지고 있지 않은 아우라가 있었다. 편안하면서도 클래식한, 그러면서도 맑고 청아한 분위기가 풍겨 나왔다, 누가봐도 좋은 여자라는 느낌이 들게 했다.매우 희귀했다.그녀는 아름다웠다, 비현실적인 아름다움이다.아까는 하성우가 심나연에게 벗어나기 위해 애를 썼던 탓에 차우미에게 신경을 못 썼던 탓도 있었다. 지금에야 차우미를 마주한 그는 차우미의 진짜 아름다움을 느끼게 되었다.감탄이 절로 나왔다, 눈이
하성우는 차우미에게 앞에서 걷게 했고, 그는 뒤에서 차우미의 모습을 사진 찍었다.하성우는 입꼬리를 올리며 찍은 사진을 누군가에게 전송했다.하성우는 매우 만족스러운 듯 휴대폰을 주머니 넣고 빠르게 차우미를 따라갔다."형수님, 가요. 제가 안내할게요."차우미는 하성우의 행동을 눈치를 채지 못한 것 같았다. 그녀는 매우 빠르게 안으로 들어갔고 이내 멍해졌다.그녀는 이곳에서 파티나 행사를 하는 줄 알았다. 호텔 라운지 바 같은 곳인 줄 알았다. 하지만 그녀가 들어선 곳에는 투명한 유리창이 있었다.유리를 통해 안에 풍경이 선명하게 들어왔다.정원에는 화초가 심어져 있었고 안에는 산, 개울, 흐르는 물 그리고 전문 디자이너가 디자인한 듯한 테이블과 의자가 놓여 있었다. 매우 조화롭고 고상했다.정장을 차려입은 남자들과 드레스를 차려입은 여자들이 안에 있었다. 그들은 삼삼오오 모여 앉아 이야기를 나누거나, 술을 마셨다.다만 이 연회는 기존의 파티가 느낌이 달랐다.차우미는 사람들이 손에 들고 있는 손의 술이 각양각색이라는 것을 발견했다.그러나 그녀는 한 번도 이런 행사에 참여하지 못했다. 그래서 이런 행사에 관해 아는 바가 없었다.하성우는 차우미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형수님, 저기로 가요."차우미가 고개를 끄덕였다.유리는 부채형이지만, 열리지 않는다. 그러나 유리로 이어진 긴 복도 같았다. 이 복도를 걸으면 바깥의 경치를 뚜렷하게 볼 수 있다.차우미는 조용히 걸으며 소리 없이 이 광경을 지켜보았다. 하성우에게 왜 이곳에 오는지 묻지 않았다.하성우에게 신뢰가 있기 때문이다.두 사람은 위층으로 향했다.한편, 공항.VIP 통로로 나상준이 안에서 걸어나왔다. 허 비서는 그의 뒤에서 캐리어를 끌고 따라왔다.갑자기 휴대폰이 울렸고 메시지가 도착했다.나상준은 바로 휴대폰을 확인했다.그가 걸음을 멈추었다.뒤를 따르던 허영우는 나상준과 거리를 두고 걸었으나, 나상준이 돌연 걸음을 멈추는 바람에 덩달아 걸음을 멈추게 되었다.허영우는 발걸음을 멈
로엔.눈부시게 빛나는 사람들이 모인 이곳은 행사가 막 시작된 것 같았다.차우미는 하성우 따라 오른쪽으로 올라가 회전식 계단으로 올라가 맨 위층인 루프탑까지 올라갔다.루프탑은 외부의 영향을 받지 않는 투명한 온실 구조였고, 회성 전체를 볼 수 있는 모든 각도, 막힘없이 밤하늘의 별을 볼 수 있었다. 고개를 들면 바로 볼 수 있었다.매우 아름답고 고상하고 화려했다. 차우미는 유리 밖으로 불빛이 찬란한 도시를 바라보았다. 다시 독립된 투명한 룸을 바라보았다. 룸에는 사람들이 앉아 있었다. 그들 앞에는 전문 바텐더가 그들에게 술을 따랐다. 직원들은 각종 술, 간식, 음식을 들고 서빙하고 있었다.차우미는 룸에 있는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그들은 술잔을 들고 서로 마주 보고 있었다. 미소를 띠고 유혹적인 분위기다. 순간, 차우미는 이곳은 행사장이 아니라 술집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순간 차우미가 걸음을 멈추었다.그녀는 시선을 돌려 앞서 가고 있는 사람을 바라보았다.하성우는 그녀에게 길을 안내하고 있었다. 그는 매우 즐거운 것 같았다. 그녀가 움직이지 않자, 하성우는 걸음을 멈추고 몸을 돌렸다. 그는 그제야 차우미가 움직이지 않고 자기를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하성우가 어리둥절해서 다가왔다. "형수님, 왜요?"차우미는 하성우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우리 여기 왜 온 거야?"그녀는 참았던 질문을 내뱉었다.하성우는 눈을 번쩍였다.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한 눈빛을 한 차우미를 바라보며 하성우는 그녀가 이곳에 공적인 일을 하기 왔다고 여긴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그러나, 지금 그게 아니라는 것을 눈치챈 그녀다.그래서 차우미가 협조하지 않는 것이다.하성우는 차우미의 변화에 눈을 깜빡이더니 실눈으로 웃었다. "술 마시러 왔어요."하성우가 솔직하게 털어놓았다.차우미는 하성우의 솔직함에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일하러 온 거 아닌가?"하성우가 눈썹을 찌푸렸다, 그녀가 술은 못 마신다며 당장 돌아가겠다고 할 줄 알았다. 그녀의 질문에 되려 당황했
하성우가 어쩔 수 없이 말했다. "며칠 동안 형수님이 매우 바빠잖아요. 휴식할 시간도 필요하잖아요. 재미없는 곳에 가서 노는 것보다, 이렇게 노는 게 스트레스 해소에도 좋을 것 같아서요."그는 진심으로 말했다. 하지만 차우미가 그의 진심을 알아주지 못하자 약간 억울하기도 했고, 미안하기도 했다. 하성우의 실망한 기색을 본 차우미가 눈치를 보더니 말했다. "고마워. 마음은 받겠으나...""술을 안 마시는 거면, 음료수를 마시면 되겠네요? 이 음료수도 맛이 좋아요, 여자들이 좋아하는 맛이에요. 음료수가 싫으면 과일 주스는 어때요? 설마 주스도 싫다고 할 건 아니죠? 그날 주스는 마셨던 것 같았는데..."차우미가 대답하기 전에 하성우가 먼저 말했다. "형수님, 여기까지 와서 아무것도 마시지 않으려고요? 정말 이대로 돌아가려고요? 내가 막 아쉬워요, 이대로 돌아가면 안 될 것 같아요. 게다가 여기 경치도 좋고, 여자들이 좋아하는 분위기잖아요. 저 밤하늘 봐요, 얼마나 예뻐요."하성우는 하늘의 무수한 별들을 가리키며 차우미가 마음을 바꿔주길 기대했다.하성우는 차우미의 말을 끊고 한마디 했다. 하성우의 진심이 느껴졌다. 아주 잠시만이라도 이곳에 그녀가 머물길 바라는 것이다.차우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녀는 하성우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진정성 있는 그의 말은 진심이었다. 그녀가 이곳에 머물러 준다면 그녀가 하는 요구를 모두 들어줄 것처럼 간절해 보였다.차우미는 며칠 동안 하성우가 자기의 해설원 역을 해준 게 고마웠다. 은인 같은 사람이 하는 부탁을 거절하는 하는 게 마음에 걸렸다.그녀는 잠시 고민하더니 말했다. "주스 한 잔 줘."하성우는 감격스러운 듯 말했다. "와, 현명한 선택이세요. 상준이가 어떻게 형수님 같은 분을 만났는지! 전생에 무슨 공덕을 베풀었길래 형수님을 만났는지! 진짜 복에 겨웠다니까요! 형수님이 술 싫어하면, 술 강요하지 않을게요. 여기서 주스를 마시면서 음악 듣고 풍경 보면서 편하게 쉬어요."말을 마친 하성우가
하성우의 눈이 미묘하게 빛나더니 그는 휴대폰을 확인했다.하지만 전화가 온 사람은 뜻밖에도 나상준이었다.하성우가 미간을 찌푸렸다. 기대했던 사람이 아니라 실망을 한 하성우가 차우미에게 말했다. "형수님, 잠깐 전화 좀 받고 올게요."차우미가 가방을 옆에 올려두고, 바깥을 바라보았다. 하성우의 말처럼, 경치가 매우 아름다웠고 음악과 함께 들으니 편안했다.차우미가 고개를 돌려 하성우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래."하성우가 환하게 웃으며 몸을 돌려 밖으로 나갔다. 차우미는 두리번 거리며 안을 둘러보았다.그녀는 이곳에 30분 정도 머문 것 같았다, 하지만 하성우는 그녀를 불편하게 하거나 난처하게 하지 않았다.차우미가 휴대폰을 들어 시간을 확인했고 어느새 9시 반을 가리키고 있었다.시간이 아주 빠르게 지나갔다.휴대폰을 다시 가방에 넣은 차우미는 다른 룸에서 술을 마시며 떠드는 사람들을 구경했다. 그러던 중, 갑자기 이질적인 장면을 보게 되었다.차우미는 황급히 시선을 돌려 다른 곳을 바라보았다.하지만 그녀가 바라본 곳에 누군가 있었다.대각선 반대편 가장 안쪽에 있는 룸에는 젊은 사람들이 있었다. 20대 여자들은 얼굴에 짙은 화장을 하고 예쁘게 있었다. 남자들도 정장은 아니었지만 정갈하게 입고 있었다. 게다가 전부 명품이다.그 사람들 속에서 그녀는 낯익은 얼굴을 발견했다.사람들 눈에 띄는 차림을 한 사람이었다. 옷차림이 매우 자유분방했다, 꾸미지 않은 소탈한 모습이었다. 평소에 어떻게 하고 다니는지 궁금할 지경이다.하지만 분위기에 맞지 않는 차림을 한 그녀에게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았다. 유독 눈에 띈 탓인지, 오히려 주변 사람들이 들러리처럼 보였다.그녀는 임상희였다.임상희도 회성에 있었다.차우미는 이런 곳에서 임상희를 보게 될 줄 상상도 못했다. 임상희는 기분이 좋지 않은 듯 줄곧 술을 들이켰다. 주변 사람들이 뭐라고 하든 상관하지 않고 술을 계속 마셨다. 반항심을 온몸으로 표현하는 것 같았다.차우미가 눈을 살짝 돌려 바깥
"쟤는 진짜 연상 킬러라니까.""하하, 저 누나도 미인이네.""허! 아무리 예뻐 봤자 늙은이야, 젊은 우리랑 비교되겠어?""너희가 어리긴 하지만, 그래도 나이 많은 여자가 가지는 특유의 아름다움이 있다고.""쯧쯧, 얘 말하는 것 좀 봐!""이게 현실이야!"룸 안에 앉아 있는 사람들은 너도나도 한마디씩 하며 차우미에게 다가가는 남자를 바라보았다.임상희만 흥미 없다는 듯, 술을 들이켰다.사람들은 임상희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기 위해, 그녀가 하겠다는 대로 내버려 두었다.차우미는 누군가 자기에게 다가오는 것을 인지하지 못했다. 그녀는 다른 생각을 하느라고 완전히 넋을 잃었다.그때,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인기척에 차우미는 잡념에서 빠져나왔다. 그녀는 고개를 돌려 문쪽을 바라보았다. 유리문은 깨끗하고 환해 외부 사람들도 안을 뚜렷하게 들여다볼 수 있었다. 안에 있는 사람도 밖에 있는 사람들 볼 수 있었다. 그녀가 있는 룸으로 다가온 남자는 키가 큰 훈남이었다.그녀가 문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남자는 수줍게 미소를 지었다. 쑥스러워하는 것 같았지만, 그렇다고 움츠러든 것 같지 않았다.차우미가 자리에서 일어나 문쪽으로 걸어가 문을 열었다. "누구세요?" 남자는 그녀가 다가오자 얼굴이 달아올랐고 귀도 빨갛게 변했다. "전 전민수예요."'전민수?'그녀의 기억 속에 없는 이름이다. 맑고 깨끗한 눈을 가진 수줍은 얼굴로 변한 훈남을 바라보며 차우미가 말했다. "저희가 아는 사이였나요?"그녀가 이런 질문을 할 줄 몰랐던 전민수는 잠시 당황했다.낯선 남자가 다가와 인사를 하는 상황에서 차우미처럼 반응하는 사람은 없었다.차우미는 전민수가 당황한 것을 보고, 모르는 사람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죄송합니다, 기억력이 좋지 않아서요. 제 기억 속에는 없는 분인데 누구시죠?"전민수는 차우미의 진지한 표정에, 먼저 말을 걸었다는 사실을 잊어버렸다.전민수가 잠시 놀라더니, 두 눈을 밝히며 대담하게 말했다."저희는 모르는 사이예요. 혼자 있는 것 같
순간 발걸음을 멈춘 차우미는 자기를 뒤따라 안으로 들어온 남자를 의아하게 바라보았다.용기가 가상했다. "연상연하 커플이 유행이잖아요. 연하 좋아하지 않아요? 난 어리고 잘생겼잖아요, 누나랑 시간 많이 보낼 수 있고, 활력도 가져다줄 수 있어요. 그리고..."순간 멈칫하고 말을 멈춘 전민수의 얼굴이 붉게 타올랐다. 그 맑은 눈으로 차우미를 차마 바라볼 수 없었다.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느라고 말을 멈춘 건지 알 수 없었지만, 차우미는 파고들고 싶지도 않았다. 남자의 말뜻을 그녀는 충분히 이해했다. 그녀와 연애를 하고 싶어했다.하지만 차우미는 모르는 사람에게 한눈에 반해 사랑하는 타입이 아니었다. 그녀는 서로 알아가고, 천천히 가까워지는 시간이 필요했다.나상준과 결혼했을 때도, 그녀가 첫눈에 반하기는 했지만, 갑작스러운 결혼이 아니었다. 한동안 서로 알아가는 시간을 충분히 가진 뒤에야 결혼한 것이다.상대를 알아가는 과정을 배제하는 것은 절대 불가능했다.게다가 연하와 연애하는 것은 생각조차 해보지 않았다.차우미가 수줍음으로 가득 찬 남자를 바라보았다. 쑥스러워했지만 자기 마음을 아주 꿋꿋하고 뜨겁게 전달하는 남자다. "감정이라는 건, 만난다고 생기는 게 아니에요. 게다가 내 나이쯤 되면 고려하는 것도 많고 결혼 생각도 해야 하거든요. 가벼운 연애를 할 수 있는 나이가 아니에요.""우리도...""결혼할 수 있잖아요!"차우미는 차마 단도직입으로 상대를 거절할 수 없어 돌려서 말한 것이다. 하지만 남자가 빠르게 말했다. "우리도 결혼할 수 있잖아요. 2년만 지나면 결혼할 수 있어요. 날 2년만 기다려줘요. 2년 뒤에 꼭 결혼할게요!"차우미는 넋이 나갔다.아무리 요즘 청년들이 열혈 청준이라고 하지만, 아직 세상의 많은 것을 겪어보지 못했다고 하지만 첫 만남에 결혼을 하자고 말하는 사람은 살면서 처음이다.터무니없고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다.전민수는 차우미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자 서둘러 그녀에게 다가가 변명했다. "누나한테 첫눈에 반했어
임상희만 떠들썩한 분위기 속에서 오직 술만 마실 뿐이다. 그녀 혼자 테이블 위의 술을 많이 마셨다.차우미는 다른 테이블의 손님들이 그들에게 시선이 꽂힌 것을 전혀 몰랐다. 그녀는 나상준이 갑자기 등장한 뒤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나상준이 이렇게 빨리 올 줄 몰랐다.게다가 이곳을 올 줄은 상상도 못했다.차우미가 자리에 굳어버렸다.전민수는 차우미와 달랐다.전민수는 나상준을 훑어보기 시작했다. 자기와 겨룰 수 있을 정도로 잘생긴 외모였고, 어쩌면 자기보다 더 잘생겼다고 할 수 있는 외모였다. 눈대중으로 보아도 190㎝ 는 되어 보이는 키에 어깨도 넓었다.나상준이 입고 온 정장은 밖에서 파는 싸구려 옷이 아니었다. 누가 봐도 값비싼 수제 맞춤 정장이었다. 특히 나상준이 풍기는 카리스마에 전민수도 압도되었다.전민수는 움찔하며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았다.하지만 나상준의 시선은 전민수가 아닌, 미동도 없이 자기를 바라보고 있는 차우미에게 향했다.차우미가 나상준을 의아하고 경악한 눈빛으로 응시하고 있었다.나상준은 순간, 답답하고 알 수 없는 감정이 솟아올랐다.손가락으로 옷을 살짝 누른 뒤, 그는 천천히 안으로 걸음을 옮겼다.방 안의 분위기는 나상준의 움직임에 따라 변했다.그러나 절대 가볍지 않았다.전민수는 처음으로 뭉개지는 느낌을 받았다.자기를 쳐다보지도 않는 남자에게 패배한 기분이 들었다.말로 형용할 수 없는 그 감정은 미묘하게 그의 마음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처음 느껴보는 감정이라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도 모를 지경이다.입 밖으로 무슨 말을 내뱉어야 할지 감 잡히지 않았다.나상준은 전민수를 지나쳐 차우미의 앞에 멈춰 섰다.차우미는 갑자기 나타난 나상준을 바라보았다. 나상준이 왜 이러는지 그녀는 그제야 알 것 같았다. 매달리는 남자를 대신 떨어내기 위해 이러는 것이다.차우미가 입을 열었다. "당신..."순간, 차우미의 손목을 잡은 나상준이 그녀를 끌었다.강제로 손목이 잡힌 차우미가 힘없이 나상준에게 휘둘렸다.놀랐지만 고민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