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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7화 약자의 말이 다 맞는 건 아니에요

다음날 아침, 고다정은 아침을 먹은 뒤 강말숙과 아이들을 데리고 돌아가려고 했다.

준재가 그들을 차로 데려다 주기로 했다.

아파트 입구를 지나려는데 사람들이 많이 몰려 있는 것이 보였다. 그 중에는 언론기자도 있었다.

“무슨 일이지?”

강말숙은 궁금한 얼굴로 창밖을 쳐다보았다.

다정과 두 아이도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그쪽을 바라보았다.

준재는 눈살을 찌푸리고 차를 길가에 세우고 안전띠를 풀었다.

“내가 내려가서 무슨 일인지 알아볼게요. 잠시만 기다려줘요.”

“저도 같이 갈게요.”

다정도 얼른 안전띠도 풀고 차에서 내렸다.

준재가 막을 겨를도 없었다.

두 사람을 사람들이 몰린 곳으로 다가갔다.

다정이 무슨 일인지 보려고 애쓰고 있는데, 누군가 소리쳤다.

“저 분은 고씨 집안 큰아가씨 아닌가요? 할머니, 할머니가 찾으시는 분이 돌아왔어요!”

그 말에 사람들이 웅성대기 시작했다.

“고 선생님이 여기 있어요!”

“고 선생님, 드디어 돌아왔군요.”

“돌아오셔서 다행이에요. 선생님이 안계시면 할머닌 돌아가시고 말 거예요.”

다정은 그들이 하는 말을 들으며 어리둥절했다.

‘대체 무슨 일이지?’

그녀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얼굴로 준재를 바라보았다.

그 역시 아무것도 모르는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그는 갑작스럽게 흥분한 사람들 사이에서 그녀를 자신의 뒤쪽으로 잡아당겨 보호했다.

다정은 그의 세심한 배려에 마음이 따뜻해졌다.

바로 그때, 두 사람을 둘러싸고 있던 사람들이 갑자기 양 쪽으로 갈라지며 길을 만들었다.

저 멀리서 이동철의 어머니 주춘자가 어린아이의 부축을 받아 비틀거리며 걸어오는 것이 보였다.

다정은 그녀를 보자 얼굴이 굳었다.

주춘자는 그런 다정의 얼굴은 보지 못한 듯 그녀 앞에 무릎을 꿇고 애원하기 시작했다.

“고 선생님, 제발 우리 아들을 살려주세요. 저도 우리 아들이 잘못했다는 것을 알고 있어요. 하지만 저는 아들 하나 밖에 없어요. 우리 아들이 감옥에 가면 저와 우리 손자는 어떻게 해요?”

다정은 그녀의 말에 눈살을 찌푸리며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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