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를 마친 고다정은 잠시 위층으로 올라가 낮잠을 청했다.오후에 그녀가 일어나기 전에 구남준은 서재로 돌아왔다. 동시에 조사 결과도 가져왔다.“대표님, 제가 몇 가지 단서를 조사했습니다. 고경영 씨는 아마 불법으로 고 선생님 어머니의 주식을 이전했을 겁니다.” 그는 서재 중앙에 서서 조사 결과를 보고했다.“원래 범법행위이지만 증거를 찾을 수 없는 데다가 시간이 너무 오래 지나서…….”그는 말끝을 흐렸지만 여준재는 그의 말을 알아들었다.준재는 즉시 눈살을 찌푸렸고 그의 눈에는 날카롭고 매서웠다.‘어쩐지 고 선생이 자세히 말하려 하지 않더라니.’‘증거가 없으면 고 선생이 주식을 돌려받기 너무 어려울 거야.’그러나 준재는 이미 이 문제를 알고 있었기에 가만히 두고 볼 수만은 없었다.그는 미간을 찌푸리며 잠시 고민한 후 지시했다.“그럼 증거를 수집할 사람을 찾아. 특히 당시 이 문제에 연루된 사람들을 찾는 것부터 시작해. 누구든지 고다정의 물건은 단 하나도 빼앗을 수 없어!”“알겠습니다.”남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명령을 받았지만, 마음 속으로 혀를 찰 수밖에 없었다.‘예전부터 도련님과 고 선생님의 정체가 밝혀질 때까지 우리 대표님은 고 선생님에게 점점 신경을 쓰고 있어. 언제 고 선생님께 고백할까?’그는 엉뚱한 생각에 사로잡힌 채로 몸을 돌려 서재를 떠나 일을 시작했다.그리고 그가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아 다정도 잠에서 깨어났다.다정은 간단히 씻은 후 약밭에 나가 희귀한 약재를 계속 재배했다.이렇게 바쁜 작업은 반나절 동안 지속되었다.저녁이 되어 준재가 다가와 아이들을 데리러 가자고 말하고서야 그녀는 일을 멈출 수 있었다.“시간이 이렇게 빨리 지나간 줄은 몰랐어요, 또 반나절이 지났네요.”다정은 웃으며 말했다.준재는 그녀를 바라보며 부드럽게 말했다.“너무 집중하셔서 그래요. 이제 가요, 더 지체하면 아이들이 걱정할 거예요.”그렇게 두 사람은 차례로 별장을 나와 차에 올랐다.유치원에 도착한 두 사람을 본 하준과 하윤은 기쁨을
다음 날 아침, 정말 정현덕은 여준재를 치료하기 위해 찾아왔다.“그러니까 저를 치료하기 위해서 저희 어머니가 선생님을 부르셨다고요?”준재는 정말 놀라 정현덕의 말을 반복했다.정현덕은 고개를 끄덕였다.“맞아요, 여 대표님은 언제부터 치료받을 수 있으십니까?”“잠시만요.”준재는 혼란스러웠고, 어머니의 의도를 조금도 이해할 수 없었다.그는 옆에 있던 휴대폰을 들고 전화를 걸었다.“어머니께서 저에게 의사를 보낸 거예요?”[맞아, 정 선생님도 아주 훌륭한 의사셔. 전국의 많은 사람들이 그를 존경하지. 네 몸이 안 좋아지면 앞으로 정 선생을 찾아 치료받으렴. 고 선생은 너무 어리다.]심해영은 곧바로 오랫동안 계획했던 일을 말했다.준재의 안색은 삽시간에 서늘해졌지만 인내심을 갖고 낮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제 병은 고 선생만이 치료할 수 있어요.”[어떻게 그 선생만 치료할 수 있니? 침술이라면 정 선생도 국내에서 알아주는 전문가란다. 그리고 고 선생은 정 선생만큼 경험이 많은 것도 아니잖니.]심해영은 아들의 말이 불만스러웠고 믿지 않았다.그녀의 생각엔 이것은 분명히 아들이 의사를 놓치기 싫어 일부러 한 말이었다.준재는 머리가 지끈 지끈거렸고 미간을 비볐다.“만약 그렇게 말하신다면, 신수 어르신과 문성 어르신이 정현덕 선생님보다 경험이 적겠어요? 하지만 그들도 고 선생을 믿고 있지 않습니까?”[…….]순간 심해영은 말문이 막혔다.준재도 이를 보고 단호하게 말했다.“저는 이 일에 대해 저 나름대로 생각이 있습니다. 앞으로 이 문제에 다시는 간섭하지 마세요.”그의 말을 듣자 심해영은 곧바로 화를 냈다.[그 대단한 생각이 도대체 뭐니? 정말 내가 네 마음을 모를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그녀는 이를 악물고 설교하며 다시 물었다.[사실대로 말해 봐, 너 고 선생한테 마음 있니?]준재는 대답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이건 제 사생활이에요.”[사생활은 무슨 사생활? 결혼은 너 혼자만의 일이 아니야. 그리고 고 선생은 이미 아이를 가진
친할머니의 말을 들은 고다정은 비웃었다.“교양은 예의 바른 사람을 위한 건데, 당신이 그럴 자격이나 있긴 해요?”“너는…….”친할머니는 다정을 가리키며 한참을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더욱 화가 나 가슴이 답답했다.심여진은 가슴에 손을 얹고 있는 시어머니를 바라보며 다정에게 화를 내려 했다.이에 그녀가 말을 채 하기도 전에 카페 직원이 다가와 눈살을 찌푸리며 주의를 줬다.“손님, 카페에 다른 손님들도 계시니 큰 소리로 떠들지 말아주세요.”“죄송합니다.”다정은 직원에게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한 후, 두 사람을 무시한 채 그대로 떠났다.그녀가 임은미와 약속한 자리에 도착했을 땐, 이미 은미가 도착한 후였고, 다정이 가장 좋아하는 커피와 디저트도 주문해 뒀다.하지만 방금 일어난 일로 지금 그녀는 입맛이 하나도 없었다.은미도 방금 일어난 일을 보고 다정이 다가오자 참지 못하고 불평을 늘어놓았다.“뭐 하는 사람들이래? 이미 넌 고씨 집안 사람도 아닌데, 어른으로서 널 가르치려 드네. 표정은 또 왜 저래?”“이 얘기는 하지 말자.”다정은 그 보잘것없는 사람들 때문에 이 좋은 날을 망치고 싶지 않았다.은미는 고개를 끄덕이고 화제를 돌려 물었다.“이제 우리 어디 갈까?”“어디든, 네가 가고 싶은 데로 가자.”다정은 어디로 가야할 지 몰랐다.그렇게 두 사람은 커피를 마시고 자리에서 일어나 쇼핑하러 갔다.그러던 중 은미는 문득 친구의 생일이 곧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이 떠올랐고, 다정의 팔짱을 끼며 미소를 머금고 말했다.“이제 곧 네 생일이네, 어떻게 보낼 예정이야?”“그냥 평소처럼 보내겠지, 집에서 하준, 하윤, 외할머니랑 같이 밥도 먹고 케이크도 사면 하루가 끝나 가 있을걸?”다정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그녀는 생일을 특별히 보내는 습관이 없었기에 매년 평범한 여느 때처럼 보내왔다.은미는 그런 그녀의 말을 듣고 큰 소리로 외쳤다.“너무 평범한 거 아니야?”다정은 전혀 개의치 않고 어깨를 으쓱였다.은미는 입을 삐죽거리더니 뭔가 생각
두 아이의 눈은 빛나고 조금은 들뜬 모습이었다.“그럼 아저씨가 우리 엄마한테 고백하는 거예요?”“만약 그런 거라면 저희는 대찬성이에요! 전 아저씨를 우리 아빠로 삼을 수 있어요.”그들은 각자 기대를 품고 임은미를 바라보았다.은미는 고개를 끄덕였다.“분명해요, 전 이모의 직감을 믿어요.”“저희는 이모를 믿어요!”아이들은 단호하게 말했다.그러다 그들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그런데 아저씨는 언제쯤 엄마에게 고백할까요?”“글쎄, 이거 너희들에게 달려있어.”은미는 무슨 생각이라도 떠오른 듯 눈을 굴리며 웃었다.“여준재 아저씨가 하루라도 빨리 아빠가 되기를 원한다면 너희가 사랑의 큐피드가 되어서 아저씨가 고백할 수 있도록 도와주면 돼.”“큐피드가 뭐예요?”하윤은 망설임 없이 물었다.하준도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은미는 그들에게 가까이 오라고 손짓했다.세 사람이 모여서 무슨 말인지도 모를 정도로 속삭이는 모습을 본 강말숙은 실소를 터뜨리면서도 막지 않았다.여준재와 오랫동안 지내오면서 강말숙은 여 대표의 인품을 매우 좋게 보고 있었다.‘만약 여 대표가 우리 손녀사위가 된다면 문제가 될 건 없지.’이때 다정은 음식을 다 준비한 다음 주방에서 나오자마자 아이들과 친구가 속닥거리는 장면을 보았다.그녀는 다소 의심스러웠지만 묻지 않고 말을 꺼냈다.“밥 먹으러 와, 은미는 하준, 하윤이를 데리고 손 좀 씻기고 와줘.”“알겠어.”은미는 대답했고, 세 사람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손을 씻으러 갔다.식사하는 동안 그들은 웃고 떠들며 매우 훈훈했다.특히 두 아이의 배가 볼록 튀어나왔다.밥을 다 먹은 후, 은미는 집으로 돌아갔다.두 아이는 거실에서 유난히 진지했다.하윤은 진지한 표정으로 레고를 가지고 놀았고,하준은 뭘 하는지 휴대폰을 들고 있었다.설거지를 마치고 나온 다정은 이 모습에 게임을 하는 줄 알고 당부했다.“하준아, 게임 너무 오래 하지 마, 눈에 안 좋아.”“알아요, 엄마.”하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며칠 동안 여준재는 회사 일로 많이 바빴다.어느 날은 다른 도시로 출장을 가기도 했다.이 때문에 그는 고다정과 아이들을 보러 갈 시간이 없었다.마침내 B시에서 돌아온 준재는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쉬지 않고 아이들을 만나러 갔다.아이들은 이 사실을 모른 채 집에서 수학 경시 대회 공부를 하고 있었다.육성준도 그들의 옆에 있었다.다정은 스승이 남긴 의술 노트를 읽고 있었다.잠시 후, 밖에서 초인종이 울렸다.“내가 나가 볼 게, 너희는 할 일 하거라.”강말숙은 자리에서 일어나 현관으로 나갔다.하지만 현관 앞에 서서 숨을 고르고 있는 그를 보고 매우 놀라며 물었다.“여 대표가 어떻게 오셨어요?”“아이들을 보러 왔어요.”준재는 말과 동시에 집안을 살펴보았고, 거실에서 다정과 한 남자가 웃고 떠드는 모습을 보았다.그 남자는 바로 그가 만났던 LU그룹의 부회장, 육성준이었다.게다가 두 아이는 성준의 옆에서 행복한 얼굴로 앉아 있었다.다정과 두 아이는 준재가 왔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하준은 자기가 풀지 못한 수학 문제를 들고 성준에게 물었다.“삼촌, 이 문제는 어떻게 풀어야 해요?”“한번 볼게.”성준이 몸을 기울이고 문제를 확인하자 그의 표정은 얼어붙기 시작했다.하준은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기대에 찬 눈을 깜박였다.그러나 다정은 그 모습을 보고 어쩔 수 없이 입을 열었다.“하준아, 삼촌을 난처하게 하지 마. 삼촌이 모든 문제를 다 아는 건 아니야. 삼촌은 예전에 배운 내용을 까먹었을 거야.”이 말을 들은 성준은 아이들 앞에서 쌓아 올린 이미지가 망가진 것 같았다.그는 즉각 불만을 표시했다.“누가 모른대? 난 까먹은 게 아니야.”그 순간 다정은 그의 말을 한마디로 잘라냈다.“애써 발버둥 치지 마,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내가 널 모르겠니? 초등학생 때 넌 여자를 꼬시느라 바빴고, 수업을 전혀 듣지 않았잖아. 커서는 여자 친구 뒤꽁무니를 쫓아다니느라 바빴고. 만약 너희 할아버지가 널 압박하지 않았으면 넌 대학도 못 갔을 거야.”
하준과 하윤은 두 남자의 얼굴에 나타난 이상한 표정을 보며 서로를 바라보았다.이어 그들은 반갑게 여준재에게 인사했다.“여준재 아저씨, 오셨네요!”반갑게 말했지만, 그들은 평소처럼 준재에게 달려가지 않았다.준재는 평소답지 않은 아이들을 모습을 보며 안색이 더욱 나빠졌다.구남준은 옆에서 지켜보며 이제 끝났다고 마음속으로 울먹였다.반면 고다정은 준재의 이상한 점을 발견하지 못했다.그녀는 미소를 거두고 준재를 바라보며 물었다.“이 시간에 어쩐 일이세요? 무슨 일이라도 있으신 거예요?”“출장 다녀온 김에 들렸어요.”준재는 담담히 말을 꺼냈다.남준은 귀를 기울이고 마음속으로 논쟁을 벌였다.‘대표님은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달려오셨는데.’다정은 남준의 생각을 몰랐다.하지만 준재의 말을 들은 그녀는 생각에 잠겼다.“몸이 안 좋으세요? 손 좀 줘봐요, 제가 맥을 봐 드릴게요.”그녀는 말을 마친 후 손을 뻗어 준재의 손을 잡았지만 그는 손을 피했다.“여 대표님?”다정은 고개를 들어 혼란스러운 표정을 지었다.준재는 그녀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아직 밥을 안 먹었어요.”갑작스러운 그의 말에 다정은 눈을 깜빡이며 잠시 멍해졌다.“그럼……, 음식 좀 드릴까요?”그녀는 머뭇거리며 말했다.준재는 고개를 끄덕였다.다정은 그의 모습을 보고 돌아서서 부엌으로 갔다.육성준이 이 장면을 보았을 때 자기도 모르게 눈썹을 치켜올렸고 그의 눈은 장난기가 그득했다.준재는 이런 성준의 표정을 눈치채지 못했다.준재는 다정이 떠난 자리를 바라보며 여전히 마음속으로 약간의 불쾌함을 느꼈다.다정과 성준은 가볍게 장난치고 떠들 수 있는데, 자기 자신은 병에 대한 얘기뿐이었다.이를 생각한 준재는 미간을 찌푸리고 성준을 사악한 눈으로 바라보았다.“앞으로는 육성준 씨가 손, 발을 쓰지 않고 장난치셨으면 좋겠습니다. 아이들한테 좋지 않아요.”이 말을 남긴 후 준재는 잡고 있던 성준의 팔을 놓았다.성준은 입술을 삐죽이며 다시 입을 열었다.“왜 그러세요? 전 이미
육성준은 이 말을 듣고 잠시 당황했다.“퇴근하고 왔습니다.”여준재는 그의 말에 말문이 막혔다.이때 하윤이 자랑하듯 입을 열었다.“요즘 삼촌이 매일같이 오셔서 오빠랑 저에게 재미있는 장난감을 많이 사주셨어요. 삼촌이랑 노니까 너무 재밌었어요!”“그래?”준재는 미소로 대답하고 성준을 다시 쌀쌀맞게 바라보았다.성준은 이런 준재의 얼굴을 보고 있자니 더욱 등골이 서늘해지고 소름 끼쳤다.‘이 사람 눈빛으로 사람도 잡아먹겠어!’‘내가 잘못한 건 아니잖아, 그렇겠지?’이 순간 준재는 정말 불쾌했다.겨우 며칠 동안 찾아오지 않았다고 자신의 두 자녀의 태도가 바뀌어 버린 것이다.‘내가 며칠 더 늦게 돌아오면 아빠라고 부를 기세야.’이 생각에 준재의 얼굴은 더욱 일그러졌다.구남준은 옆에서 바라보며 준재에게 무언의 눈빛을 보냈다.‘정말 보통이 아닌 사람이야, 감히 우리 대표님의 약점을 파고들었어.’하준도 이런 그들의 모습에 그의 방법이 매우 유용한 방법인 것 같아 승리의 미소를 지었다.그러나 현재 상황을 더 자극해서는 안 됐다. 그렇지 않으면 역효과를 불러일으킬까 봐 걱정했다.이어 준재의 소매를 잡아당기며 천진난만한 눈으로 말했다.“아저씨, 이 문제는 어떻게 풀어야 해요?”준재는 하준의 목소리를 듣고서야 성준을 놓아주고 어린 소년에게 시선을 돌린 뒤, 문제를 들여다봤다.“이 문제는 가장 기본적인 방정식을 사용해야 해…….”그는 다시 문제를 설명하기 시작했다.성준은 눈앞에 보이는 장면을 바라보며 심호흡을 내쉬었다.지금 이 순간, 그는 피에 굶주린 짐승의 표정이 된 것 같은 기분이었다.하지만 다정은 이 상황을 모르고 있었다.다정은 집에 소고기가 남아있어, 소고기 국수를 끓여 주었다.잠시 후, 그녀는 국그릇을 들고나오며 말했다.“여 대표님, 식사하세요.”“갈게요.”준재는 대답한 뒤, 하준에게 수학 문제를 풀어보라고 시킨 후 주방으로 향했다.자리에 앉은 후, 식탁 위에 놓인 눈과 코가 즐거운 소고기 국수를 보니 우울했던 기분이 순식
방에 들어간 여준재는 곧바로 옷을 벗고 고다정의 침대에 누웠다.이를 본 다정은 재빨리 잡생각을 버리고 치료하기 위해 나섰다. 침술은 온 정신을 기울여야 하므로 그녀는 문밖에서 누군가가 엿보는 것을 눈치채지 못했다.준재도 마음을 놓고 치료를 받았기에 문밖의 상황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하준과 하윤은 땅바닥에 쪼그리고 앉아 살짝 열린 문 틈새로 훔쳐보며 서로 속삭이고 있었다.“우리 계획이 효과가 있는 것 같아.”하준은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하윤도 그의 말에 동의하며 고개를 끄덕였다.“방금 여준재 아저씨가 육성준 삼촌을 여러 번 째려보는 걸 봤어.”이 말을 들은 하준은 능글맞은 미소를 지었다.“쇠뿔도 단김에 빼야 해.”“그럼 이제 어떻게 할 거야? 계속해서 아저씨를 자극해야 해?”하윤은 의심의 눈초리로 그를 바라보았다.하준은 곧바로 고개를 저었다.“안 돼, 이 전략은 가끔씩 써야 효과가 있어. 너무 자주 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거야.”“오, 그럼 우린 어떻게 해야 하는 거야?”“글쎄, 우선 이모한테 물어보자, 이모는 반드시 방법이 있을 거야.”하준은 이 말을 끝으로 몸을 돌려 달려갔다.하윤도 그런 그의 모습에 황급히 뒤를 따랐다.통화는 짧은 시간에 연결되었고, 하준은 곧바로 전화한 목적을 밝혔다.그 후, 하준은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이제 어떻게 해야 여준재 아저씨랑 엄마의 사이가 더 가까워질까요?”“이건 쉽지 않은데, 우선 내가 가르쳐 줄게…….”임은미는 전화기 너머 아이들에게 조언을 해줬다.두 아이는 연신 고개만 끄덕였다.그리고 잠시 후, 아이들은 다시 침실 문 앞에 다가가 기웃거리며 안을 들여다보았다.침을 다 놓은 다정은 자연히 문밖에서 인기척을 느꼈다.그녀는 고개를 돌려 문 앞에 서 있는 아이들을 보고 웃으며 말했다.“너희 둘, 거기 서서 뭐 해?”“엄마 기다리고 있어요.”아이들은 동시에 입을 열었다.다정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물었다.“왜 기다리고 있어?”“방금 이모가 전화 와서 영화표가 많다고 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