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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4화 두 아이를 건드리는 것

다음 날 이른 아침, 두 아이가 눈을 비비며 방에서 나오자 거실에 앉아 있는 여준재가 보였다.

“아빠?”

두 아이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그를 부르며 다시 눈을 비볐다.

여준재는 다정한 미소를 지으며 아이들의 사랑스러운 행동을 지켜보았다.

“둘 다 일어났네.”

그 말에 두 아이는 서로를 바라보다가 여준재에게 뒤뚱뒤뚱 달려와 품에 폭 안겼다.

“아빠, 언제 왔어요?”

“아빠, 엄마랑 화해한 거죠?”

아빠가 집에 들어올 수 있도록 고다정이 허락한 걸 보아 아이들은 둘이 화해했다고 생각했다.

두 아이는 자신이 원하는 말을 들을 수 있기를 바라며 여준재를 기대에 찬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여준재는 두 아이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보며 자연스럽게 두 아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아차렸지만 바로 대답하지 않고 슬쩍 시선을 돌려 부엌을 바라보았다.

두 아이는 그런 그의 작은 행동까지 눈에 담았고, 하윤이가 조용히 다가와 말했다.

“아빠, 엄마 아직도 화난 거 아니에요? 이럴 땐 엄마를 최대한 달래야 해요.”

“맞아요. 엄마는 마음이 약하니까 아빠가 불쌍한 척하면 절대 화를 내지 않을 거예요.”

하준이도 옆에서 거들었다.

이를 본 여준재는 입꼬리가 올라가며 손을 뻗어 두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애들은 어른들 일에 신경 쓰는 거 아니야. 빨리 가서 밥 먹고 학교 가야지.”

이 말을 들은 두 아이의 눈빛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지나치게 걱정이 많아서인지 고다정과 여준재가 여느 때와 다른 모습을 눈치채지 못한 것 같았다.

고다정이 계속 화가 나 있다면 여준재가 집에 들어올 일이 없을 텐데 말이다.

밥을 먹은 두 아이는 시무룩한 상태로 여준재를 따라 학교로 향했고, 고다정은 집에 남아 집 안 청소를 하고 외할머니를 위한 보신탕을 끓였다.

등굣길에 두 꼬마는 축 처져 있었고, 여준재는 이를 보면서도 두 꼬마가 언제 알아차릴지 궁금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 사실을 모른 채 학교에 도착한 두 아이는 잔뜩 우울한 모습으로 여준재와 작별 인사를 나누었다.

구남준은 실망한 아이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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