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씨 가문 저택!강의건의 장례식이 끝났고 이제 강세욱을 처리할 일만 남았다. 진원우는 지난 일의 배후가 강세욱인 걸 알고 억눌렀던 분노와 짜증을 모두 쏟아냈다.강세욱이 전화가 울려서 받았을 때 마침 진원우가 강세훈의 코를 후려쳐서 골절되면서 지르는 소리를 송연아가 들은 거였다. 강세헌은 전화 받으러 밖으로 걸어 나갔다!“응.”송연아는 강세헌의 반응에 안도하며 물었다.“방금 무슨 일이에요?”“원우가 분풀이하는 거야.”그가 가볍게 해명하자, 송연아는 무슨 일인지 금방 알아차리고 더 이상 묻지 않았다.“나 오늘 늦게 들어갈 거야.”“네.”잠시 침묵이 흐르다가 강세헌이 말했다.“전화 끊을게?”송연아는 알았다고 했다....“엄마, 저 오늘 너무 기뻐요.”찬이가 차에서 내려서 송연아의 손을 잡고 집으로 들어가며 말했다.“엄마와 같이 놀러 나가서 좋은 거야?”송연아가 고개를 숙여 찬이를 보며 물었다.“네. 엄마와 자주 같이 나가 놀면 좋겠어요.”찬이가 고개를 연신 끄덕이며 말하자, 송연아는 찬이의 손을 꼭 잡고 말했다.“그러자.”찬이는 너무 기뻐서 깡충깡충 뛰었다. 송연아는 찬이의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며 입꼬리를 살며시 올렸다. 집에서 내조하고 아이와 놀아주는 것도 그렇게 나쁜 것 같지 않았다. 적어도 두 아이는 행복할 테니 말이다. 오늘 그녀는 아이 두 명을 샤워시키고 재우기로 했는데 모든 일을 마치고 나니 9시가 넘었다.곰돌이 잠옷을 입고 침대에 앉아 오늘 놀이터에서 산 풍차를 들고 입으로 바람을 불어 풍차를 돌리며 놀고 있는 찬이에게 송연아가 잘 시간이라고 말했다.“이제 10시 다 됐어, 이제 잘 시간이야, 내일 아침에 또 놀자!”찬이는 마지못해 누웠는데 풍차를 손에서 놓지 않았다. 송연아는 이불을 덮어주고 그의 이마에 뽀뽀했다.“우리 찬이 너무 착해!”찬이는 행복하게 웃으며 순순히 눈을 감았고 송연아는 찬이가 잠이든 다음 위층으로 올라갔다. 그녀가 샤워하고 나왔을 때는 10시가 넘었는데 강세헌은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
분명히 송연아가 지금 입고 있는 잠옷은 강세헌이 흔히 봤던 바지에 긴소매의 스타일이 아니다. 송연아는 입꼬리를 올려 매혹적인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있는데 갖고 싶어요?”강세헌은 처음으로 보는 송연아의 유혹에 어두웠던 눈동자가 점차 밝아지면서 만족하는 웃음으로 보였다.“응.”송연아는 그를 바라보며 손가락으로 잠옷 겉옷을 만지작거리며 말했다.“꼭 받아야 해요. 바닥에 떨어져 더럽히면 안 돼요.”강세헌은 웃음을 참지 못하며 생각했다.‘이 여자, 오늘 약을 잘못 먹었나?’“알았어. 잘 잡을게.”송연아의 몸에서 검은 비단의 겉옷이 벗겨지면서 하얀 피부가 보였는데 가느다란 어깨끈은 수시로 끊어질 듯했고 부드러운 비단은 그녀의 가냘픈 몸의 라인을 전부 보여주었다.송연아가 미소를 지으며 옷을 든 손을 난간 밖으로 내밀었다.“떨어뜨려요?”손을 놓으면 옷이 떨어질 것만 같아서 강세헌이 받으려고 손을 들자, 송연아는 수줍음을 참지 못하고 옷을 안고 방으로 들어갔다.“안 되겠어요. 너무 부끄러워요.”송연아가 위층으로 올라가 옷을 입으려고 할 때 방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서 뒤를 돌아보자, 강세헌이 문에 기대어 그녀를 바라보았다.“입지 마.”송연아는 방황하는 눈빛으로 물었다.“예뻐요?”강세헌은 그녀를 위아래로, 얼굴과 입술, 목...구석구석,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바라보더니 말했다.“너무 예뻐!”“정말요?”강세헌은 한 걸음씩 그녀에게 다가가서 그녀가 손에 들고 있는 겉옷을 침대 위에 무심하게 던지며 말했다.“이렇게만 입어, 너무 맘에 들어!”송연아는 입술을 깨물며 그의 품에 안겼다.“그거 알아요?”강세헌은 그녀의 향기로운 머리카락에 얼굴을 파묻은 채 부드럽게 허리를 감싸 안고 물었다.“그게 뭔데?”“알아요? 세헌 씨가 정말 얄미운지?”송연아는 두 팔로 강세헌의 목을 안으며 말했다.“세헌 씨, 처음으로 나 자신을 의심했어요.”그녀는 항상 자신이 옳다고 생각했고 후회도 없었다. 하지만 법원에서 상대방이 옳고 그름을 떠나 규정에 맞
상대방은 할 말을 다 하고 마지막에 물었다.“만날 수 있을까요?”송연아는 일어나 앉으며 대답했다.“네.”“오늘 오전 9시, 아일랜드 커피숍에서 만나요.”송연아는 바로 알았다고 대답하고 전화를 끊고 자리에서 일어났다.강세헌이 물었다.“누구 전화야?”“원장님 댁인데 소송을 취하하고 싶다며 합의 이야기를 하려고 나를 만나재요. 어제까지만 해도 공격적으로 나오더니 오늘은 합의하려고 하다니. 세헌 씨, 무슨 음모가 있는 거 아닐까요?”그녀는 옷을 입으면서 말했다. 강세헌은 침대에 옆으로 누워 송연아가 옷 입는 모습을 보며 말했다.“나가봐.”송연아는 뒤돌아보며 물었다.“설마 그들의 양심이 돌아왔을까요?”“그럴 수도 있지. 좋아?”송연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들이 합리적으로 생각하면 좋은 거죠.”그녀는 처음부터 사람을 구하려고 한 거지 누구를 해칠 생각은 없었다. 그런데도 고소를 당했으니 기분이 어땠는지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제 상황이 반전되고 있으니 그녀는 자연스레 좋았다.송연아는 옷을 입고 간단히 씻은 후 밖으로 나가려고 하자 강세헌이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아침도 안 먹고 가려고?”“늦을까 봐요.”“약속이 몇 시야?”“9시요.”강세헌은 할 말을 잃었다.“아직 8시도 안 됐으니까 아침 먹고 나가도 늦지 않아.”강세헌은 식사해야 나갈 수 있다고 하며 송연아를 붙잡았다.송연아는 5분 늦게 9시 5분에 커피숍에 도착했고 상대방은 이미 도착했다. 그녀는 옷매무시를 정리하고 다가갔다.상대방의 고소를 취하하겠으니, 사람을 풀어달라는 말에 혼란스러웠다.‘사람을 풀어주라고? 누구를 풀어주라는 거지?’사연의 자초지종을 듣고 나서야 송연아는 원장 가족들이 상황을 이해하고 스스로 합의를 해주겠다는 것이 아니라 원장 아들이 경찰에게 잡혀가서라는 것을 깨달았다.그녀는 그들이 여전히 상황을 이해하지 않고 있다는 부분에 실망하고 심호흡했다. 비록 상대방의 자원은 아니지만 일은 빨리 해결될 수 있었다.그녀는 회장실에 간다고
송연아는 의아했다.“뭐가 잘 됐다는 건데?”그녀는 마음속으로 어렴풋이 짐작하며 다시 물었다.“원장님 상태가 좋아진 거야?”황 선생은 고개를 힘차게 끄덕이며 말했다.“그래 맞아. 깨어나셨어. 지금은 검사받고 있어.”송연아는 어찌나 놀랐는지 몸이 떨렸다.‘깨났다고? 정말 깨났다고? 그럼, 정말 원장님을 살린 건가?’송연아는 웃고 싶었지만 웃음이 나오지 않았다. 그동안 수많은 오해를 받으며 고소까지 당하며 너무 힘들었는데 이제 희망이 보인 것이다.“내가 봤는데 상황이 좋아. 문제없을 것 같아.”황 선생이 말에 송연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아직 자기 눈으로 직접 만나보지 못했기에 완전히 시름을 놓을 수는 없었다.황 선생은 그런 그녀의 마음을 눈치채고 말했다.“우리 좋게 생각하자. 이제 깨어났으니, 너의 일도 해결될 거야.”그렇다, 원장이 깨어났으니 이제 소송에 시달리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그래, 너 할 일 있으면 가서 일해, 난 여기서 기다릴게, 그동안 너도 많이 애썼어. 고마워.”“그런 말 안 해도 돼. 사람을 치료하고 살리는 건 우리 의사들 일인데 뭐. 여기서 기다리고 있어. 내가 들어가서 상황을 확인할게.”송연아는 알았다고 했다.황 선생이 진료실로 들어가고 송연아는 밖에 있는 긴 의자에 앉아서 기다리는데 전화가 왔다. 법원의 전화였는데 원장 아들은 소송을 취소하기는커녕 사기죄 하나 더 추가했다. 송연아는 그들이 스스로 한 말도 번복할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송연아는 순간 마음이 무거웠는데 이번 일을 겪으면서 그녀는 이 세상에 모든 사람이 좋은 사람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어떤 사람들은 정말 도리로 설명이 안 되었다.그녀는 담담하게 알았다고 대답하고 전화를 끊었다.송연아는 이제 원장이 깨어났으니 일은 확실히 해결될 것 같아서 굳이 강세헌에게 전화하지 않았다.원장 아들도 원장이 깨어났다는 병원의 연락을 받고 달려왔는데 송연아를 보자 걸음을 멈추고 불쾌하다는 눈빛으로 말했다.“비겁하네.”송연아는 그 소
원장 아들은 얼굴을 찡그리며 말했다.“입이 가벼운 년!”송연아는 투명 인간을 보듯이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가만히 있었다. 말이 통하지 않는 인간을 상대하고 싶지 않았다.아들의 모습을 보고 원장은 분노로 다시 쓰러질 뻔했다. 그는 아들을 가리키며 훈계했다.“송 원장이 수술을 해주지 않았다면 나는 진작 죽어서 땅속에 파묻혔을 거야. 생명을 구해준 은인한테 고맙다는 인사도 못 할망정 고소를 해? 누가 너를 배은망덕한 놈으로 가르쳤어? 응?”원장 아들은 불복하며 소리쳤다.“저 여자는 규칙을 따르지 않았어요...”“송 원장이 규칙을 따랐다면 네가 이렇게 아비를 볼 수 있었을 것 같아?”원장은 화를 냈다. 송연아는 옆에 서서 조용히 보기만 하고 부자 사이에 끼어들지 않았다. 황 선생이 원장이 화를 내다가 병이 악화할까 봐 등을 다독이며 말했다.“이제 막 깨어났는데 너무 화를 내는 것은 좋지 않고 회복에도 도움이 되지 않으시니 차분하게 이야기하는 것이 좋겠습니다.”황 선생은 또 원장 아들을 바라보며 말했다.“모든 일은 내가 당신 아버지한테 얘기한 거예요. 그쪽이 잘못하고 있다고 생각했기에 다 얘기 드린 거니까 불만이 있으면 나한테 해요. 여자만 괴롭히려고 하지 말고.”원장 아들은 표정이 떨리면서 말했다.“그러니까 당신들은 모두 좋은 사람이고 나만 나쁜 사람이라는 거야?”“잘못했으면 인정해야지. 이 못난 자식아, 그렇게 다른 사람 탓을 하면 어떡해. 지금 당장 법원에 가서 소송 취하해. 아니면 다시는 아버지라고 부르지도 마.”원장은 최후통첩을 내렸다. 비록 불량배 이긴 하지만 그래도 원장 말은 잘 들었다.“아빠, 말씀대로 할 거니까 화를 내지 마세요. 아빠가 아프시면 진짜로 걱정하고 마음 아파하는 사람은 가족뿐이에요.”“너? 됐어. 화만 안 나게 하면 고맙겠다.”원장은 더 이상 아들의 말을 듣고 싶지 않아 손을 흔들며 빨리 가라고 했다.원장 아들이 떠나고 원장은 병실로 들어갔고 황 선생은 일하러 가서 송연아 혼자 병실에 남았다. 원장은 송
송연아는 보고도 못 본 척을 했지만, 원장 아들은 그녀의 앞을 가로막고 말을 건넸다.“자만하지 마. 이번에는 우리 아빠가 좋은 사람이어서 운이 좋았을 뿐이야. 만약 다른 사람이었으면 당신은 절대 이렇게 쉽게 빠져나가지 못했을 거야.”송연아는 차가운 눈빛으로 그를 노려보며 말했다.“당신 말대로라면, 당신에게 감사해야겠네요. 좋은 교훈을 줘서.”“고맙다고 할 것까지는 없고.”그는 흔들거리며 송연아의 어깨를 부딪치고 병실로 들어갔다.송연아는 가만히 서서 입술을 더듬으며 이번에 확실히 원장 아들로 인하여 교훈을 얻었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앞으로 다시 이런 일이 발생하면 자기가 또 어떻게 할지도 궁금했다. 필경 충동의 결과는 너무 심각했다. 어찌 됐든 이제 암흑은 지나갔다.송연아가 병원 입구 계단에 멈춰서서 고개를 들자, 햇빛이 눈부시게 쏟아졌다. 그녀가 눈을 가늘게 뜨고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옅은 미소를 지으며 계단을 내려가자, 이영이 차를 운전해서 앞에 멈췄다. 차에 타려고 할 때 갑자기 다른 차 한 대가 빠르게 달려와 그녀 옆에 주차했는데 자세히 보니 진원우였다.“병원에는 무슨 일이에요?”방금 차만 봤을 때도 진원우인 것 같았다.“별일 아니에요. 그냥 병원에 누구 좀 데려왔어요.”진원우가 말했다.송연아가 누구인지 궁금해하고 있을 때 마침 피와 멍으로 범벅이 된 채 차에서 끌려 나오는 강세욱을 보면서 진원우가 대체 무엇으로 때려서 저렇게 됐을까 생각했다.송연아는 의사로서 많은 피 흘리는 장면을 봤지만, 강세욱처럼 비참한 상황은 별로 본 적이 없었다. 진원우가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힘을 잘 조절하지 못했어요.”송연아는 시선을 거두고 말했다.“맞아 싸요. 이런 사람은 죽어 마땅해요!”“맞아요.”“그럼 가보세요. 저도 이제 가봐야 해서요.”그녀는 허리를 굽혀 차에 올라타고 창문 유리를 내리더니 진원우를 보며 말했다.“그냥 살려둘 거예요?”진원우는 죽이고 싶지만, 그냥 죽이는 게 너무 아까울 것 같다고 했다.“이 병원에
송연아는 손을 흔들며 말했다.“아니에요. 잘못 먹어서 그런 거니 신경 쓰시지 말고 운전해요.”이영이 물었다.“어디로 갈까요?”“병원이요.”정경봉이 송연아의 상황이 안 좋은 걸 보고 대신 대답했고 이영은 더 이상 묻지 않고 바로 운전석으로 갔다. 송연아는 정경봉의 도움을 받아 차에 올랐다.병원으로 가는 길에 정경봉은 걱정하며 물었다.“좀 괜찮으세요?”송연아는 맨 처음에 많이 아팠는데 지금은 괜찮은 것 같았다.“괜찮아졌어요.”그녀의 얼굴이 혈색을 되찾은 걸 보고 정경봉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요즘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는데 원장님이 쓰러지신 걸 보고 급해서 그러셨을 거예요.”송연아도 자기가 무슨 깨끗하지 않은 음식을 먹은 적이 없었다는 걸 생각하더니 정경봉의 말이 맞는 것 같았다.“그럴 수도요.”병원에 도착했을 때는 복통이 거의 완전히 사라진 상태였다. 그녀가 차 문을 열고 차에서 내리려고 할 때 진원우가 막아서며 심각한 어조로 말했다.“여기는 왜 왔어요?”“원장님을 보려고요...”“들어가지 말아요. 죽었어요. 얼른 돌아가요. 지금 병원안은 난장판이에요.”송연아는 거의 쓰러질 뻔한 상황에서 차 문을 부여잡고 믿을 수 없어 떨리는 목소리를 물었다.“죽, 죽었어요?”“네.”진원우가 단호하게 대답했다.“어떻게? 어떻게요?”그녀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이미 그렇게 됐어요. 우리 먼저 돌아가서 다시 생각해 봐요. 이 일은 연아 씨와 상관이 없어요. 너무 생각하지 마요.”진원우가 그녀를 진정시켰다.송연아는 차에 앉았고 진원우는 이영에게 당부했다.“절대 차에서 나오지 못하게 해. 금방 돌아올 거야.”이영은 송연아의 안전을 책임지는 사람으로서 대답했다.“네, 걱정하지 마세요.”진원우는 사람을 시켜 강세욱을 데려가서 잘 지켜보라고 했다. 그리고 돌아와서 이영한테 출발시키고 그 뒤를 따라 송연아를 집으로 데려왔다. 그다음 진원우는 강세헌에게 전화해서 지금 상황을 알려줘서 가능한 빨리 해결할 방법을 의논해야 했다.
메시지를 보낸 후 송연아는 휴대폰을 내려놓고 답장을 기다렸다. 가끔 답장이 온 걸 놓치지 않았나 힐끗힐끗 쳐다보기도 했지만, 답장은 없었다. 송연아는 몸을 뒤로 젖히며 원장의 사망 가능성을 생각했지만, 도저히 단서를 찾을 수 없어서 생각하면 할수록 짜증이 나서 머리를 긁었다.딩동...휴대폰에서 메시지 신호음이 울렸다. 송연아가 황급히 휴대폰을 들고 메시지를 열어보자, 안이슬이 보낸 답장이었다.「뭘 도와줘야 해?」송연아가 문자를 정리했다.「용운시로 돌아올 수 있어요?」잠시 침묵이 흐른 뒤 답장이 왔다.「반드시 돌아가야 너를 도울 수 있어?」「네.」답장을 보낸 뒤 송연아는 안이슬이 돌아오는 걸 힘들어할까 봐 걱정되었다. 필경 안이슬이 이제 결혼해서 새로운 삶을 살고 있는데 귀찮게 하는 것 같아서 다시 메시지를 보냈다.「아니에요. 거짓말이에요. 그냥 선배가 보고 싶어서 그랬어요.」「내가 널 몰라? 오늘 갈 수 있는지 티켓 알아볼게.」안이슬은 송연아가 거짓말이라고 하는 말을 믿지 않았다.「고마워요.」「됐어. 우리 둘 사이에 그런 예의는 갖추지 않아도 돼.」송연아는 휴대폰 화면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친구가 있다는 게 바로 이런 것인가 보다 느끼고 있을 때 또 다른 메시지가 화면에 떴다.「티켓 구했어. 오늘 저녁 8시야.」「도착할 때 전화 줘요. 마중 갈게요.」「응.」덜컥...그때 방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 송연아가 고개를 들어보니 강세헌과 심재경이 들어오고 있었다. 조금 전까지 안이슬과 연락했다는 생각에 그는 휴대폰을 끄고 주머니에 넣은 다음 인사를 건넸다.강세헌의 표정은 좋지 않았다. 아마도 진원우에게서 원장의 소식을 듣고 이 시간에 들어온 듯싶었다. 강세헌이 소파에 앉자, 송연아가 물었다.“얘기 들었어요?”강세헌은 알 수 없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이유 없이 죽었다고 들었어.”송연아도 원장의 죽음이 이상하다고 생각했다.“원장이 깨어났을 때 했던 검사 결과는 다 좋았어요. 물론 제가 직접 하지는 않았지만, 황 선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