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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1화

강세헌은 여유롭게 윤이를 안고 소파에 앉아 아들이랑 장난치며 말했다.

“노인네가 죽었어.”

송연아는 깜짝 놀라 넋이 나갔다.

“노인네가 죽었다고요?”

어느 노인네?

“강씨.”

강세헌은 전혀 기복이 없는 말투로 덤덤하게 말했으나 송연아는 강세헌이 말하는 노인네가 누군지 알고 무척 놀랐다.

“죽었다고요? 병 때문에요?”

송연아는 강의건이 병을 앓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병세가 아무리 악화하였다고 해도 좋은 약을 계속 쓰고 있어서 이렇게 빨리 잘못될 리는 없는데...

“화병 나서.”

강세헌은 말할 때 송연아를 쳐다보지 않고 남 얘기하듯 말했다. 송연아는 조심스레 물었다.

“당신이 화병 나게 한 것이에요?”

“간접적으로 원인을 제공했지.”

강세헌이 대답했다.

“...”

송연아는 강세헌의 품에서 아이를 안아 오은화에게 주고 강세헌을 끌고 위층으로 올라가 방에 들어서자 바로 물었다.

“무슨 일이에요?”

강세헌은 침대에 걸터앉아 나른하게 그녀를 보면서 웃음을 띠고 물었다.

“그렇게 긴장돼?”

송연아는 지금 강세헌의 기분이 어떤지 몰랐다. 강세헌의 마음속에는 강의건에 대한 깊은 실망과 원망으로 가득 차 있다는 걸 송연아는 잘 알고 있었다. 하여 강의건이 죽었다는데 강세헌이 아무 동요도 없이 냉담한 것도 정상적인 반응이었다. 하지만 어찌 됐든 혈연관계가 있는 할아버지가 아닌가. 강세헌이 정말 아무렇지도 않은지, 혹시 조금이라도 슬프지는 않을까?

“나 뭐하러 갔는지 계속 물었지? 이리와, 알려줄게.”

강세헌은 송연아를 향해 손을 뻗었다. 송연아는 망설이다가 천천히 걸어와서 손을 그의 손바닥 위에 올려놨다. 강세헌은 그녀의 손을 잡더니 순식간에 힘을 써 자신의 품 안으로 끌어와서 송연아를 그대로 다리에 앉혔다. 그러고는 송연아의 허리를 잡고 귓가에 낮은 소리로 속삭였다.

“내가 피도 눈물도 없다고 생각하지?”

“아니요.”

송연아가 고개를 저으며 그의 목을 감쌌다.

“세헌 씨가 좋은 사람이란 거 알고 있어요.”

그 말에 강세헌이 웃었다.

“좋은 사람? 이건 무슨 평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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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goodnovel comment avatar
fulgens.l
이런 소설 보면 항상 느끼는 거지만, 저런 악인들은 괜히 도덕성 발휘해서 한번 용서하고 그럴 필요없음... 나중에 꼭 다시 일을 만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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