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장이 말을 하려는데, 송연아는 몸을 돌려 떠났고 옥자현은 원장의 팔을 잡아당겼다.“원장님은 송연아 씨를 항상 잘 챙겨주셨잖아요. 원장님이 말해주시면 들어줄 것 같은데...”원장은 어리석은 사람이 아니었는데 이 일은 송연아가 알아서 처리하는 게 제일 좋았다. 따라서 송연아가 옥자현에게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겠다고 해도 옥자현은 송연아를 직접 찾아가야 했다.“네 일은 네가 알아서 처리해야지, 어린애도 아니고, 뭐가 그렇게 창피한 건데?”말을 마친 원장은 사무실로 발걸음을 옮겼다.이 일은 다른 사람이 아무리 말해도 소용없었고 옥자현 스스로가 분명히 생각해야 했기에 그녀는 고민에 빠진 채 의자에 앉았다.옥자현은 자신에게 뭐가 이득이고 손해인지 알고 있었고 일이 더 중요하다는 것도 알고 있었지만 체면이 문제였다. 그리고 옥자현이 먼저 트집을 잡은 것도 맞지만 송연아의 나이는 그녀보다 훨씬 어렸기에 옥자현은 송연아에게 사과하면 앞으로 더는 선배로서 텃세를 부릴 수 없고 업무 중에 만나도 체면이 서지 않을 것 같았다....송연아는 원장을 만나 정경봉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에 대해 말했다.“정경봉을 제 곁에 두려고요.”생각지도 못한 대답에 원장의 눈이 휘둥그레졌다.“이... 이게 정말 네 생각이야? 널 해치려고 한 사람을 곁에 두다니, 무슨 생각인 거야?”원장이 이해를 못 하자 송연아가 말했다.“한 번 곁에 두고 지켜보고 싶어요.”“그다음엔?”원장이 묻자 송연아가 말했다.“만약 정경봉이 정말 원장님의 말대로 심성이 착한 사람이라면, 이번 일에 대해 더는 추궁하지 않을 거예요. 그리고 정경봉이 힘을 내서 우리의 연구 사업에 이바지한다면, 이번 일은 없는 것으로 하려고요!”원장은 깊은숨을 들이쉬었고 찌푸린 미간을 폈다.처음에 송연아가 정경봉에게 심한 엄벌을 내릴까 봐 우려했으나 이렇게 나올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원장은 자신이 사람을 잘못 보지 않았다고 생각했다.송연아는 비록 나이가 아직 어리지만, 일할 때를 보면 매우 짜임새가 있다.
강의건은 등받이에 기대어 있었고 얇은 담요를 덮고 있었는데, 수척하고 초췌해 보였고 목에 깊은 주름이 서려 있었으며 두 눈은 움푹 패 생기가 없었고 얼굴에는 불규칙한 노인 기미로 덮여 있었다.한창 손자들을 무릎에 놓고 놀아주면서 남은 생의 즐거움을 누려야 할 노인이 이런 모습을 하고 있으니 쓸쓸하고 적막해 보였지만 송연아는 그를 동정하지 않았다.왜냐하면 이 모든 것은 강의건이 자초한 것이기 때문에 그 누구도 탓할 수 없기 때문이다.“알아요, 절 찾으시는 건 분명 세헌 씨를 설득하기 위해서겠죠. 이젠 늙었으니 곁에 가족이 필요하신 거고, 제 말이 맞죠?”“네가 내 마음을 알고 있으니, 이참에 나를 좀 도와줄래?”강의건은 순순히 인정했다. 나이를 먹을 만큼 먹었기에 곁에 함께할 가족이 필요했다.“할아버지 곁에는 강세욱이 있지 않나요?”송연아의 목소리에는 온기가 없었다.“아직도 내 탓 하는 거야?”강의건은 화를 낼 기운도 없었고 목소리는 허랑하고 더 나이가 들어 보였다.“이미 지나간 일은 이제는 따지지 않겠습니다.”송연아는 강의건을 쳐다보았다.“처음에 할아버지께서 저와 강세헌을 이어달라는 저의 아버지의 요구를 들어주셨죠. 할아버지께서는 다 세헌 씨를 위한 것으로 생각하시면서 저를 이용해 세헌 씨를 감화시켜 세헌 씨의 원한을 풀어주고 싶으셨겠죠...”“그럼 아니야?”송연아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강의건은 되물었다. 지금도 강의건은 당시의 결정이 확실히 강세헌을 위한 것으로 생각했다.“아니요.”송연아는 확실하게 강의건에게 말했다.“할아버지께서는 강세헌을 위해서 그렇게 하신 것이 아니라 그저 이기적으로 잘못을 저지른 사람 가족의 편을 든 거예요. 만약 할아버지께서 정말로 세헌 씨를 위하셨다면 감화로 세헌 씨가 원한을 내려놓게 하는 것이 아니라 범인 중에서 적어서 한 사람만이라도 감옥에 보내서 죗값을 치르게 했었어야죠. 할아버지는 처음부터 잘못하셨어요. 아들과 손자는 둘째치고 장진희는요? 할아버지는 그들 일가를 지킬 때 세헌 씨를 생각해 본
송연아는 깜짝 놀랐다.“너... 여기는 왜 왔어?”송예걸은 송연아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이슬 누나가 간 사실을 알고 있었어?”“마침 그 일 때문에 널 찾으려던 참이었어...”“물어보잖아, 알았냐고?”송예걸은 저녁에 안이슬과 함께 밥을 먹고 싶어 그녀의 거처로 찾아갔고 텅 빈 집안을 보고서야 그녀가 떠난 것을 알았다.송예걸은 자신에게 아무 말도 남기지 않고 떠난 안이슬의 전에 보였던 몇 가지 의문스러운 행동들을 떠올렸고 그녀가 아마 기억을 회복했을 것으로 추측했다.안이슬이 기억을 회복했다면 가장 먼저 송연아를 찾았을 것이다.송연아가 말했다.“일단 좀 진정해.”“내가 어떻게 진정하겠어? 이슬 누나를 찾느라고 미치는 줄 알았어!”송예걸은 찾을 곳을 다 찾아봤는데도 없어 송연아를 찾아왔다.“왜 진정하지 못하는데? 네가 이렇게 안절부절못할수록 이슬 언니는 너를 좋아하지 않을 거야. 네가 진정하고 말 똑바로 할 수 있을 때 다시 나를 찾아와!”송예걸은 말을 마치고 발걸음을 옮기려는 송연아의 소매를 황급히 잡았다.“누나...”송연아는 송예걸을 바라보았다.“난 지금 진심이야. 마음을 가라앉히고 내 말을 듣기 전까지는 너와 이야기하지 않을 거야.”송예걸은 애써 침착하려고 했다.“누나 가지 마, 나에게 조금만 시간을 줘.”“여기 말고 어디 가서 저녁이나 먹으면서 얘기하자.”송연아는 배가 조금 고픈지 위가 아팠는데, 제때 밥을 먹지 않아서 위병이 또 재발할까 봐 걱정되었다.송예걸은 지금 아무것도 입에 들어가지 않았지만 안이슬의 일에 대해 알고 있는 듯한 송연아를 보고는 흔쾌히 응낙했다.“그래!”이 주변에 많은 식당이 있었는데, 그들은 마음대로 한 중식집에 들어갔고 다행히 송연아의 입맛에 맞는 음식들이 있어 그녀는 담백한 음식 몇 가지를 주문했다.식사를 기다리는 동안 송예걸은 점차 이성을 되찾았다.“누나, 한번 말해봐...”“밥 먼저 먹고, 밥 먹고 얘기해.”송연아는 송예걸에게 채소를 집어 주었다.“누나, 난 지금 밥 먹을 기분
송연아는 재빨리 그 사람의 품에서 벗어났고 송예걸을 잡아끌고 갔다.“가자.”송예걸은 아직도 화가 나 있었기에 송연아를 밀어내려다가 그녀의 경고를 받았다.“만약 이슬 언니 행방을 알고 싶으면 내 말 듣는 게 좋을 거야.”송예걸은 바로 얌전해졌다.하동훈이 여기서 밥을 먹고 있었는데, 송연아를 만나게 될 줄이야.송연아가 자신에게 적개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하동훈은 감히 앞으로 나서지 못했지만 그녀가 곧 넘어지는 것을 보고 저도 모르게 몸이 움직였다.“연아 씨, 내가 구해줬는데 고맙다는 말 한마디 없이 그냥 가버리는 거예요?”뒤에서 나는 소리를 들은 송연아는 짜증 나기 그지없었다.송예걸은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누나, 우리 옛날 집에서 살 때 이웃 아니야? 하... 하동훈이랬나? 출국했다고 들었는데, 언제 귀국했대? 누나 저 사람과 만난 적이 있었어?”송연아는 차갑게 말했다.“아니.”송예걸은 절대 믿지 않았는데 만약 어떠한 만남도 없었다면, 왜 그렇게 하동훈을 싫어하겠는가?누군가를 좋아하지 않는 데는 다 이유가 있기 마련이다.하지만 지금 송연아의 일이 대해 깊이 알고자 하는 마음이 없었다.“이슬 누나가 어디 있는지 사실대로 말해. 내가 지금 찾으러 갈 거니까.”송연아는 걸음을 멈추고 가방에서 안이슬이 건넸던 수표를 꺼내 송예걸을 주자 그는 어리둥절했다.“누나, 돈은 왜 주는데?”“이건 내가 준 게 아니라 이슬 언니가 준 거야.”그러자 송예걸이 물었다.“무슨 뜻이야?”“이슬 언니는 널 선택하지 않을 거고 심재경도 용서하지 않을 거야. 언니는 완전히 떠났어, 새출발하고 싶대. 난 언니가 내린 결정을 응원하고 싶어. 비록 보내기 너무 싫지만 언니가 계속 여기에 남으면 과거에 얽매여 자유로워질 수 없을 거야. 그럴 바에는 떠나는 것이 더 나아. 이 돈은 언니가 너에게 진 신세를 갚으려고 준 거야. 언니도 마음 편해지자고 그런 거니까 이 돈은 그냥 받아줘.”“아니, 그럴 리 없어.”송예걸은 고개를 저으며 현실을 부정했
송예걸은 이마가 찢어진 채 바닥에 누워 있었고 이미 피를 많이 흘린 상태였다.가해자는 아연실색하면서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다.“제가 친 게 아니에요. 이 사람이 먼저 내 차에 부딪힌 거예요.”“이리 와서 좀 도와줘요!”송연아는 혼자서 송예걸을 옮길 수 없었고 더군다나 그는 이전에 심장 수술을 받은 적이 있었는지라 몸은 보통 사람보다 연약했다.운전기사가 얼른 다가가서 송예걸을 부축했고 그들은 송예걸을 차에 태웠다.지금 송연아는 가해자에게 책임을 물을 시간이 없었고 가능한 한 빨리 병원으로 보내야 했는데 운전기사가 빨리 운전해도 병원까지 가는 데는 반 시간이 걸렸다.송연아는 현재 병원에 다니는 의사는 아니지만 의료자격증이 있어 병원장의 동의를 얻은 후 송예걸의 응급처치에 참여했고 다행히 큰일은 아니었는데 머리를 부딪쳐서 잠깐 의식을 잃었을 뿐이었다.이마의 상처도 깨끗이 처리했으니 좀 더 지켜보면 되었고 24시간 안에 이상이 없으면 퇴원해도 되었다.송연아는 검사실에서 나왔고 가해자가 복도를 왔다 갔다 하는 모습을 보았는데, 초조하고 불안한 기색이 역력했다. 가해자는 일이 크게 될까 봐 두려워하면서도 송연아의 일행과 함께 병원에 왔다.송연아가 말했다.“가보셔도 됩니다.”가해자가 물었다.“보험사를 불렀습니다...”“부를 필요 없습니다. 이쪽에서 당신 책임을 묻지 않을 테니 돌아가도 좋습니다.”송연아는 일을 번거롭게 만들고 싶지 않았고 확실히 별일이 아니었다.“그렇군요, 그럼 이만 가보겠습니다.”가해자는 이렇게 말이 잘 통하는 사람을 만날 줄은 몰라 조금 믿기지 않아 은근슬쩍 떠보았다.“정말 갑니다?”송연아가 정말 가도 된다고 하자 사고를 낸 사람은 안심하고 떠났다.송예걸 곁에 아무도 없었기에 송연아는 운전기사를 남게 했다.“예걸이 깨어나면 돌아가도 됩니다.”“네, 알겠습니다.”운전기사가 응낙했다.송연아는 택시를 타고 집에 갔고 이 시간에 집에서는 이미 식사를 다 했을 것이다. 그래서 그녀는 손을 씻고 아이들을 보러 갔다.찬
안에는 강세헌뿐만 아니라 심재경도 있었는데, 방안에는 짙은 알코올 냄새로 가득 차 있었다.송연아는 강세헌이 얼마나 마셨는지는 몰랐지만 심재경이 많이 마셨다는 것은 알 수 있었다.심재경은 소파에 널브러져 있었고 어두운 조명 아래서도 그의 새빨간 볼을 볼 수 있었으며 외투는 한쪽에다가 버리고 입은 셔츠의 옷깃은 느슨해져서 활짝 열렸는데, 드러난 피부도 붉게 물들어 있었다.송연아는 눈썹을 찡그린 채 들어와서는 먼저 강세헌을 보러 갔고 다행히 그는 심재경처럼 인사불성이 되지 않았다.강세헌의 볼은 그다지 붉지 않았는데, 아마도 그런 체질인 것 같았고 다만 송연아를 바라보는 눈빛이 약간 아리송했다.“드디어 왔네.”강세헌은 송연아를 향해 손을 뻗었고 그녀는 손을 그의 손바닥에 얹고는 옆에 앉았다.“재경 선배는 얼마나 마신 거예요?”강세헌은 대답 대신 그윽한 눈빛으로 송연아를 바라보았고 그녀는 너무 오글거려 눈을 피하면서 물었다.“왜 그렇게 쳐다봐요?”“너는 날 먼저 관심하는 게 아니라 다른 남자를 걱정 하는구나.”“당신 정말 취했군요.”정상이었다면 강세헌은 절대로 그런 말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내가 부축해 줄게요.”송연아는 강세헌의 팔짱을 꼈지만 너무 연약해서 혼자서는 도저히 그를 당해낼 수 없었다.진원우가 다가와서 물었다.“아니면 제가 심재경을 먼저 데려다주고 와서 도와드릴게요.”송연아는 심재경이 몹시 취한 것을 보고 응낙했다.“그래요.”진원우는 종업원을 불러 심재경을 방 밖으로 옮겼고 곧 방 안에는 송연아와 강세헌만 남게 되었다.“갈 수 있겠어요?”‘설마 강세헌도 누군가가 들어야 이곳을 나갈 수 있는 건 아니겠지?’송연아는 속으로 생각했다.“나 안 취했어.”강세헌은 송연아의 손을 잡고 몸을 기울여 그녀에게 기댔고 입술은 그녀의 귀에 닿았다.“연아야...”송연아는 엉거주춤 일어섰는데 일부러 그렇게 크게 반응한 것이 아니었고 그냥 무의식적으로 나온 것이었다.강세헌이 은은한 알코올 냄새를 풍기며 자신에게 다가온 것을 느낀 송
강세헌이 대답했다.“그래.”“그 영상을 처음부터 끝까지 봤어요?”송연아는 용기를 내어 물었다. 그동안 그녀는 감히 이 문제에 관해 묻지 못했다.“응...”“저... 정말이죠...?”“아니.”강세헌은 분명하게 말했다.“고훈은 단지 나를 화나게 하려고 했을 뿐이고 너에게 정말 아무 짓도 안 했어.”영상이 완전하지가 않아 고훈이 도대체 어떤 일을 했는지 강세헌은 몰랐고 다만 송연아에게 이제는 이 일을 내려놓아도 된다고 알려주고 싶었다.“정말이에요?”송연아는 기대에 찬 목소리로 물었고 강세헌이 대답했다.“정말이야.”송연아는 고개를 숙이고 어깨를 살짝 들썩거렸는데 그녀는 결코 울고 싶은 것이 아니고 다만 콧속이 시큰시큰할 뿐이었다.사실 그 일이 있고 난 뒤, 송연아는 강세헌과의 감정에 대해 마음속 깊이 비굴함을 느꼈고 왠지 자신의 몸이 더러워진 것 같아 더더욱 그의 확답을 얻고 싶었다.이제 송연아는 마음을 편히 먹을 수 있어 눈은 울고 입은 웃으면서 말했다.“고마워요.”강세헌이 자신을 위로하기 위해 그렇게 말했든 말든 이 순간만큼은 확실히 마음이 안정되었다.송연아는 코를 훌쩍이며 말했다.“몹쓸 눈이 왜 이러는 거야.”강세헌은 송연아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울고 싶으면 울어. 내 앞에서 애써 숨기려고 하지 마.”송연아는 얼굴을 닦으며 말했다.“내가 언제 울었어요.”송연아는 억지를 부리며 강인하고 도도하며 용감하고 강단 있게 고개를 쳐들었다.강세헌의 눈빛이 그윽해졌는데, 왜 이 여자는 그의 앞에서도 강한 척을 한단 말인가?그는 송연아를 껴안고 말했다.“우리 이제 집에 가자.”송연아가 말했다.“좋아요.”강세헌은 송연아를 안고 방을 나섰고 복도에서 한 쌍의 남녀가 벽에 기대어 남의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은 채 뜨거운 키스를 하고 있었다.“...”송연아는 얼른 시선을 떨구었고 볼이 약간 후끈후끈해 났으며 강세헌도 눈을 내리깔고는 그녀가 궁색하고 붉어진 볼을 바라보았다.여전히 순수한 송연아의 모습을 본 강세헌의 입꼬리가 살랑
송연아는 핸들을 잡은 손을 꼭 쥐었고 가볍게 ‘응’이라고 대답했다.비록 송연아의 목소리는 작았지만 강세헌은 그래도 똑똑히 들었고 입가에 잔잔한 미소가 감돌았다.집에 돌아와 강세헌은 송연아를 끌어안은 채 잠을 청했고 그녀는 다소 어색한지 신경이 곤두서있어 그는 온기가 있는 돌을 안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송연아의 몸은 너무 굳은 나머지 강세헌은 일부러 말을 걸며 그녀의 주의를 돌렸다.“연아야, 내가 그 부원장 가족을 어떻게 처리했는지 알아?”송연아가 물었다.“어떻게 처리했는데요?”“그 부원장은 자식 하나밖에 없어서 부부 둘 다 아들 하나만 보고 살았어. 지금 그 집 아들은 직장을 잃었고 또 그가 일하던 회사에서 그가 기밀을 누설했다는 이유로 고소해서 배상과 소송에 직면하고 있지. 그랬더니 오늘 그 부원장의 아내가 먼저 날 찾아와서 아들을 놓아달라고 부탁하더라. 그래서 내가 앞으로 또다시 그러면 아들을 죽음으로 몰아넣겠다고 말했고, 그녀는 놀라서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고 했어.”송연아는 몸을 돌려 강세헌을 바라보았고 오랫동안 말을 하지 않았다.강세헌이 물었다.“내가 잘못한 거야?”송연아는 고개를 가로저었다.“아니요.”“어?”강세헌은 조금 의문스러웠고 송연아는 팔을 그의 허리에 얹고는 얼굴을 가슴에 붙였다.송연아는 오늘 강의건과 했던 말들이 떠올랐는데 강세헌이 이러한 성격을 가지게 된 것은 그의 생활 환경과 밀접한 연관이 있었다.“난 세헌 씨를 더 많이 사랑할 거예요.”송연아는 강세헌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고 그에게 진짜 가정을 주고 싶었다.갑작스러운 송연아의 고백에 강세헌의 몸이 굳어졌다.“갑자기 왜 그래?”강세헌은 송연아를 내려다보았고 그녀는 입을 열었다.“아무것도 아니에요.”강세헌이 말했다.“나도 널 많이 사랑할 거야.”...원장이 퇴직하는 날, 센터에서는 그에게 환송회를 열어 주었는데 원래 이렇게 떠벌리고 싶지 않았으나 센터 직원들이 모두 자발적으로 오는 바람에 그는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센터 직원들은 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