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64화

무조건 꿍꿍이가 있을 거라는 생각에 송연아 그를 빤히 쳐다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강세헌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연아 씨가 당하는 꼴을 보면 기분이 좋아요.”

송연아는 어이가 없었다.

이내 시큰둥한 모습으로 비아냥거렸다.

“취향이 특이하네요. 다른 사람이라면 세헌 씨가 정신이 나갔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네요.”

말을 마친 그녀는 침대에 도로 앉았다.

컨디션이 어느정도 회복되어서 그녀는 오늘 침대에서 내려와 꽤 많이 움직였다. 슬슬 피곤한 느낌이 들어서 시계를 흘끗 봤더니 벌써 9시가 다 되어갔다. 이내 그를 향해 물었다.

“집에 안 가요?”

그녀가 밀어낼수록 강세헌은 더 붙어 있고 싶었다.

“연아 씨가 여기 있는데 어딜 가라고요?”

그러고 나서 몸을 뒤로 젖히더니 아예 소파에 등을 기댔다.

송연아는 그를 무시하고는 침대에 누워 잠을 청했다.

이때, 강세헌이 말을 걸었다.

“오늘 밤 여기서 잘 거예요.”

그녀는 못 들은 척하고 이불을 여미더니 마치 그가 와서 이불이라도 빼앗을까 봐 몸을 꽁꽁 싸맸다.

이를 본 강세헌은 황당한 듯 입꼬리를 올렸다. 그녀의 행동이 왠지 모르게 귀엽게 느껴지는 순간이다.

그런데 이때, 몸이 후끈 달아오르자 그는 옷깃을 잡아당겼다.

병실에는 에어컨도 있고, 가을에 접어들면서 밤에 날씨도 선선한 편인데 갑자기 초조해지고 땀이 나는 이유는 뭐란 말이지?

곧이어 시야도 흐려지기 시작했는데, 그는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물론 강세헌 정도면 갑작스러운 몸의 변화가 분명 정상적이지 않다는 걸 눈치챘다.

“송연아.”

꽉 잠긴 그의 목소리는 어딘가 허스키했다.

“물에 뭘 탔어요?”

송연아는 그가 시비 걸려고 하는 줄 알고 대꾸하지도 않았다.

강세헌은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대체 뭐 하자는 거지?

그는 벌떡 일어나 침대로 성큼성큼 걸어갔다. 겉보기에 멀쩡한 발걸음은 사실 초조함이 묻어났다.

게다가 그 욕구는 점점 걷잡을 수 없이 번졌고, 열기는 마치 살아있는 도깨비불처럼 그의 이성마저 점령했다.

강세헌은 그녀가 덮고 있는 이불을 끌어당겼다.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