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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화

관심이 전혀 없던 강세헌은 왕호경의 말에 고개를 들어 무대 위를 쳐다보았고 화려한 불빛 아래 아름다운 한 여인이 피아노 앞에 앉아 있는 모습을 보았다. 그는 눈썹을 치켜올리면서 송연아의 의외의 모습을 지켜보았다.

송연아가 이런 장소에 나타날 줄도 몰랐고 더군다나 그녀가 피아노를 칠 줄 알 거라고는 전혀 상상도 못했다.

“송연아 씨가 재능이 많거든요. 제 와이프가 그러는데 춤도 엄청 잘 춘대요.”

왕호경의 말에 강세헌은 무대 위를 빤히 쳐다보았다. 송연아의 가느다란 손이 피아노에 놓인 순간, 손가락으로 건반을 꾹 누르더니 첫 음절이 새어 나왔고 잇따라 편하고 아름다운 선율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피아노에 대해 전혀 일가견이 없는 왕호경은 강세헌과 자신의 기쁨을 나누고 싶은 생각뿐이었다.

“이 약물을 개발하기 위해 신경을 엄청 많이 썼어요. 그리고 강 대표님이 적절한 타이밍에 거금을 투자하지 않았다면 이렇게 빨리 개발해 내지도 못했을 겁니다.”

오늘 강세헌이 이 자리에 나타난 건, 그가 투자자였기 때문이고 이 회사에 지분이 있을 뿐만 아니라 발언권도 있었다.

“나중에 판매 가격도 회의 열어 정해야 하는데 혹시 모레쯤 시간 되시나요?”

왕호경이 구구절절 얘기했지만 강세헌은 그의 말이 전혀 들리지도 않았으며 시선은 무대 위에 있는 송연아에게 꽂혀 있었다.

왕호경은 음악 감상을 할 줄 몰랐지만 강세헌은 송연아의 연주가 얼마나 완벽하고 이 분위기에 얼마나 어울리는지 잘 알고 있었다. 그녀가 연주하는 곡은 마치 듣고 있는 사람에게 꿈만 있으면 뭐든지 가능하다는 희망을 주고 있는 듯했다.

이는 강세헌이 처음으로 송연아를 똑바로 직시하는 거였고 그녀의 능력을 인정하는 순간이었다.

그녀는 아름다운 외모를 갖췄을 뿐만 아니라 의학에도 일가견이 있고 춤에 피아노까지 칠 줄 알았으며 강세헌이 직접 두 귀로 듣지 않았다면 그녀의 피아노 실력이 이 정도로 좋을 거라고 믿지 못했을 것이다.

연주가 끝나자 열렬한 환호성과 박수가 터져 나왔고 안경을 쓴 한 남성은 매우 만족한 듯 힘찬 박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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