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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화

시선을 거둔 송연아는 고개를 숙인 채, 서운한 표정을 짓다가 이내 평정심을 되찾았다. 30분 뒤 간단한 반찬과 함께 요리가 완성되었고 강세헌은 식탁 앞에 앉아 하나뿐인 밥그릇을 보자 그녀에게 물었다.

“안 먹어요?”

“전 배 안 고파요.”

송연아는 간단하게 대답한 뒤, 위층으로 올라가지 않고 그의 곁을 지켰다. 물론 혼인 신고밖에 안 했지만 그래도 부부였기에 송연아가 식사를 하고 있는 강세헌의 곁에 있어준 것이다.

오늘 두 사람은 그 어느 때보다 사이가 좋고 다정했다.

이튿날 아침, 두 사람은 아침 식사를 같이 했고 밥을 먹던 강세헌이 먼저 말을 걸었다.

“나 오늘 회사로 갈 건데 가는 김에 병원에 데려다줄게요.”

송연아는 자신이 이제 병원에서 근무하지 않는다는 얘기를 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녀는 고개를 숙인 채 밥을 먹으면서 대답했다.

“저 오늘 병원 안 가요.”

강세헌은 그녀가 아직 완전히 건강을 회복한 게 아닌 건가 싶어서 더 묻지 않았다.

“내가 연아 씨를 병원의 정규직 의사로 만들어줄 수 있어요.”

“괜찮아요.”

송연아가 고개를 들어 가볍게 웃었다. 과하게 친절한 강세헌의 모습이 적응되지 않았으며 예전이었다면 그녀가 감사해서 절이라도 했을 것이지만 지금은 잠시 이 일이 필요하지 않았다.

강세헌은 눈살을 살짝 찌푸리며 왠지 그녀가 수상해 보였다. 만약 그녀가 강세헌의 말에 반박이라도 했으면 전혀 의심되지 않았을 것이다.

실눈을 뜬 채 송연아를 빤히 쳐다보던 강세헌은 일어서서 식탁을 떠났고 송연아는 여전히 느긋하게 식사를 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문 닫는 소리가 들리자 송연아가 고개를 살짝 돌렸다.

식사가 끝나자 송연아가 오은화를 보며 말했다.

“조금 이따가 세탁소에 옷 가지러 갈 거예요.”

“알겠습니다.”

소파를 정리하고 있던 오은화는 고개도 들지 않은 채 알겠다고 했고 송연아는 필요 없는 물건을 전부 버린 뒤 기사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세탁소로 향했다.

세탁을 맡긴 옷들을 챙겨 차로 돌아오자마자 기사에게 말했다.

“기사님, 저 백화점 잠깐 다녀올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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