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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화

그녀는 손을 뻗어 배를 어루만지며 이미 하늘나라로 간 아이한테 몰래 얘기했다.

‘봤지? 너한테 손을 댄 나쁜 사람은 이미 벌을 받았단다.’

이내 문을 닫고 침대에 앉아 물컵을 바라보았다.

최지현이 나타난 이후부터 송연아는 병원 음식을 입에 대지도 않고 오로지 오은화가 가져다준 것만 먹었다.

원래 최지현의 목표는 그녀였지만, 뜻하지 않게 강세헌이 마시게 되어 다소나마 재앙은 면한 셈이었다.

그녀는 휴대폰을 꺼내 심재경에게 전화를 걸어 강세헌의 상황을 설명해 줬다.

“정 안 되면 여자를 찾아줘요. 물론 약을 먹여줘도 되고요.”

최지현이 그녀를 노린 이상 독한 약을 사용했을 게 뻔했다.

아까 강세헌의 모습도 상태가 좋아 보이지는 않았다.

심재경은 한동안 침묵하더니 대답했다.

“알았어.”

송연아는 전화를 끊었다. 그러나 왜인지 잠이 오지 않아 침대에서 뒤척이기만 했다.

...

한편, 심재경도 발 빠르게 강세헌에게 여자를 찾아줬다.

“연아가 그러는데 네가 약 때문에 얼른 욕구를 해소하지 않으면 병날지도 모른대. 나한테 여자를 찾아서 보내라고 했거든? 아주 깨끗한 사람이니까 걱정 안 해도 돼.”

소파에 앉아 있는 강세헌의 얼굴이 비정상적일 정도로 벌겋게 달아올랐고, 이마를 가린 앞머리 너머로 깊고 흐릿한 눈동자가 보일 듯 말 듯 했다. 활짝 풀어헤친 셔츠 아래로 매력적인 쇄골과 탄탄한 가슴이 어렴풋이 드러났다. 그는 꽉 잠긴 목소리로 물었다.

“뭐라고? 송연아가 여자를 찾아서 보내라고 했다고?”

심재경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아니면 약 때문에 고생하는지 내가 무슨 수로 알아? 연아가 전화 와서 얘기해줬어. 아마도 네가 억지로 참다가 몸이라도 상할까 봐 걱정해서 그런 것 같은데.”

‘하!’

강세헌이 주먹을 불끈 쥐자 뼈에서 우드득하는 소리가 났다. 이게 걱정하는 건가? 걱정한다는 사람이 대놓고 원나잇 상대를 찾아주다니?

빌어먹을 여자 같으니라고! 억지로 참다가 몸이라도 상할까 봐 걱정되면 왜 본인이 직접 나서지 않는단 말이지?

그는 화가 나서 뚜껑이 열릴 지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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