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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7화

문을 연 사람은 고훈이었다. 그는 조금 불쾌한 얼굴로 말했다.

“연아 씨가 또 약속을 어기는 줄 알았어요.”

“일이 있어서 좀 늦었어요.”

송연아가 덤덤하게 대답했다.

고훈이 몸을 비키면서 말했다.

“들어와요.”

송연아는 문 앞에 서서 잔뜩 경계하며 방 안을 둘러봤다.

방 안에 다른 사람이 있는 걸 보고서야 그녀는 비로소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고훈이 문을 닫고 말했다.

“왜 그렇게 경계해요? 내가 잡아먹기라도 할까 봐 두려운 거예요?”

송연아가 말했다.

“언제 성공한 적이 있었어요?”

“...”

고훈은 할 말을 잃었다.

송연아는 교활한 여자라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고훈은 서둘러 화제를 돌렸다.

“여기는 제 아내, 소연이에요.”

이때 소파에서 아이를 안고 있던 여자가 자리에서 일어서서 예의를 갖춰 송연아에게 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세요, 고훈 씨가 친구분이 온다고 했어요. 만나서 반가워요.”

송연아는 고훈이 무슨 수작을 부리고 있는지 전혀 알 수 없었다.

그녀도 예의를 갖춰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안녕하세요.”

고훈은 그녀를 꼭 끌어안고는 송연아를 보며 말했다.

“친구가 결혼하는데 오지도 않고, 너무 서운해요.”

송연아가 설명했다.

“그때는 집밖에 나갈 수 없었어요.”

그는 곧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어갔다.

“산후조리를 하고 있어서 그런가요? 참, 아이는 어디 있어요? 언제 백일잔치를 하나요?”

송연아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녀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고훈을 보며 말했다.

“참,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요. 고훈 씨가 결혼하고 지금까지 두 달도 되지 않았잖아요. 그런데 아이는 어떻게 생긴 거예요?”

고훈은 전혀 당황하지 않고 품에 안은 여자를 툭툭 치며 말했다.

“말해봐.”

전소연이 말했다.

“사실 저 고훈 씨랑 연애한 지 엄청 오래되었어요. 이번에 제가 임신해서 서둘러 결혼한 거예요.”

그럴싸하게 들렸지만 송연아는 전혀 믿지 않았다.

“그래요?”

“왜요? 안 믿어요?”

고훈이 물었다.

“네.”

송연아도 솔직하게 말했다.

“내 아이가 없어졌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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