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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8화

왕호경이 왜 여기에 있는지 알 수 없었다.

송연아와 제프의 사이가 좋기는 하지만 제프가 먼저 밥 먹자고 제안한 것은 처음이었다.

사실, 이때부터 의아했었다.

오늘의 밥 한 끼가 예사롭지 않을 거라는 느낌에 송연아는 레스토랑에 들어가지 않았다. 왔던 길 그대로 뒤돌아 걸었고 제프에게 문자를 보냈다.

「오늘 급한 일이 있어 약속 못 나갈 것 같아요.」

송연아는 혼자서 낯선 나라의 번화가를 천천히 걷고 있었다.

베이지색 원피스에 같은 계열의 카디건을 걸쳤고 스카프가 머리부터 얼굴 그리고 목까지 감싸고 있었다.

송연아는 두 손으로 팔을 감싸며 천천히 앞으로 걸어갔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여유로움이다.

송연아는 걸음 속도를 늦춰 거리의 풍경을 천천히 감상하고 있었다.

“맞아. 알 것 같아.” 고훈은 휴대전화를 보며 걷다가 마주 오는 사람과 부딪쳤다.

사과하려고 뒤돌아 고개를 들어보니 못생긴 그 여자였다.

그러나 스카프로 얼굴의 흉터를 감추고 있어 이마와 눈썹만 보였고 불현듯 누군가를닮은 것 같은 느낌에 고훈은 흠칫 놀라 자리에 그대로 서 있었다.

송연아는 재빨리 얼굴을 가리며 고개를 숙이고 빠른 속도로 앞으로 걸어갔다.

고훈은 정신을 차리고 재빨리 뒤따라갔다. “여보세요. 저기 못생긴 여자. 왜 도망가요? 내가 어디 잡아먹기라도 하나요?”

송연아는 머리를 숙인 채 대꾸하지 않았다.

고훈은 송연아 팔을 잡으며 멈춰 세우려 했다. “지난번에 제 신 망가뜨린 거 배상하세요. 안 그러면 못 보내요.”

고훈은 송연아 팔을 더 힘껏 잡았다.

그때 바람이 불어왔고 송연아 얼굴을 가렸던 스카프가 어깨로 흘러 내려왔다.

송연아의 흉터를 본 고훈은 너무 놀라 눈이 휘둥그레졌다.

흉터 모양이 너무 흉악했고 차마 말로 형용할 수 없었다.

송연아는 고훈의 손을 뿌리치고 재빨리 얼굴을 가렸다.

고훈은 송연아 앞을 가로막으며 말했다. “별다른 뜻은 없어요. 이렇게 해외에서 우리나라 사람을 만나니 고향 친구 같아 반가워서 그래요. 다른 사람과 소통할 때는 전부 영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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