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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4화

익숙한 목소리가 뒤에서 들려왔다.

고훈은 잠깐 멈칫했지만 이내 몸을 돌렸고 멀지 않은 곳에 누군가가 서 있는 것을 발견했다.

“뒤에서 남의 흉이나 보고 일부러 먹칠하고 헐뜯는 사람이 더 못된 사람 아니에요? 우리 강 대표님, 성격은 안 좋아도 고훈 씨 보다는 훨씬 더 남자다워요!”

진원우가 강세헌의 심부름을 하러 가는 길에 회사를 나왔다가 듣게 되었다. 회사 대문을 이제 막 나왔는데 고훈의 터무니 없는 말들이 들려 말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걸어갔던 것이다.

고훈이 하는 말들을 듣고 있자니 너무 어처구니가 없었다.

“고훈 씨. 남자로 태어나서 입이 왜 이렇게 가벼워요. 비즈니스가 항상 강 대표님보다 안 되는 이유가 무엇 때문인지 알아요?”

고훈은 무의식적으로 물었다. “무엇 때문인데요?”

묻자마자 고훈은 후회했다. 이유를 묻는다는 것은 본인이 강세헌보다 못났다는 것을 인정해 버리는 꼴이 됐기 때문이다.

물었던 말을 다시 번복하려 할 때 진원우가 먼저 대답했다. “고훈씨는 비열하고 옹졸해요. 무능하고 뻔뻔하면서도 교활하고 어리석어요.”

고훈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 욕을 퍼붓고 싶었지만 적당한 단어가 생각나지 않았다. “진원우 씨! 머리에 똥만 들었어요?”

“나는 고훈씨가 한 말을 그대로 돌려드린 것뿐이에요. 머리에 똥이 들어가 있는 게 누군지 본인에게 물어봐요.”

진원우는 하찮은 표정으로 비웃으며 말했다.

“당신같이 한가한 인간에게 낭비할 시간이 없어요.”

말을 끝내고 진원우는 성큼성큼 앞으로 걸어갔다.

잠깐! 고훈은 갑자기 방금까지 했던 전화를 끊지 않은 게 생각났다.

진원우와 한 대화를 송연아가 들었을 생각을 하니 고훈은 당장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었다.

천천히 휴대전화를 들어 화면을 보니 통화 중이라는 단어가 선명하게 떠 있었다.

방금 한 얘기들을 송연아가 전부 들어버렸다. 고훈은 송연아 앞에서 이미지만 더 깎이는 꼴이 됐다. 전혀 남자답지 못한 행동이었다는 생각에 스스로 뺨을 여러 대 때리고 싶었다.

왜 하필 강세헌 회사 앞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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