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280화

작가: 김세라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10-29 19:42:56
“그러니까 강세헌이 절 좋아할 리가 없다는 거죠?”

이때 임지훈은 마음속으로 그녀에게 비난의 화살을 쏘았다.

‘너 따위가? 그런 일을 당하지 않아도 강세헌이 널 좋아할 리가 없잖아.’

아직도 ‘도둑의 마음은 죽지 않는다?’를 펼치는 건가?

하지만 그는 말할 수 없었다.

“네, 장진희가 지안 씨를 해쳤기 때문에 기회가 없습니다.”

임지훈이 굳이 이지안의 원한을 계속 장진희에게 끌어들이지 않아도 이지안은 이미 장진희에게 원한을 품고 있었다.

“그녀가 너무 미워요.”

임지훈은 녹음을 껐다.

“제가 이지안에 대한 관찰에 따르면, 그녀는 정말 장진희를 미워하고 있습니다.”

“이젠, 도대체 무슨 일인지 말해주겠어요?”

임지훈은 강세헌을 한 번 보고 그의 허락을 받은 뒤에야 입을 열었다.

“사정은 이렇습니다...”

그는 그동안에 있었던 일을 한 번 설명한 뒤 마지막에 한마디를 덧붙였다.

“이지안은 아직 병원에 있습니다.”

송연아는 자초지종을 듣고는 가슴을 가볍게 쳤는데 다행히 강세헌과는 상관없었다.

알고 보니 이지안이 그럴 수 있었던 것은 장진희의 말을 믿고 이용당했기 때문이다. 장진희가 여자의 순결을 함부로 훼손할 수 있다는 사실은 그녀의 경종을 울렸다.

장진희는 그녀가 경계해야 할 사람이다!

어쨌든, 그녀와 강세헌은 한때 물과 불같은 관계였지만, 지금은 엄연히 그의 사람이다.

그래서 분명 미움을 받을 것이다!

그녀의 한숨을 돌리는 동작이 임지훈의 눈에 들어오자, 그는 자기 마음속의 추측을 긍정했고 일부러 웃으면서 말했다.

“이지안을 그렇게 만든 게 대표님이라고 생각하셨던 거예요?”

송연아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확실히 그를 의심했다.

지금의 침묵은 묵인이나 다름없었다.

임지훈은 순간적으로 알지 말아야 할 것을 안 듯한 표정이었다.

그래서 강세헌이 송연아를 데려온 것이었구나.

그냥 이렇게 설명해준다고?

이야, 강세헌도 이런 날이 있네?

그는 왜 그렇게 웃고 싶은 건가?!

강세헌이 차가운 눈빛을 보내자 그는 기겁하며 아무 핑계를 댔다.

“제가 아직 좀 일이 남아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 미친 그날 밤   제281화

    그녀는 착실하게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고 싶었다.강세헌이 웃었다.“그래...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 근데...”그는 화제를 돌렸다.“앞으로 이런 일이 생기면 나한테 직접 물어봐. 참지 말고, 화도 내지 말고.”송연아는 가볍게 알았다고 대답했다.이번 일은 확실히 그녀가 잘 대처하지 못했다.“당신을 믿었어야 했어요.”혼자 의심하는 게 아니라!만약 강세헌이 눈치채지 못하고 그녀가 계속 의심하는 마음을 가졌다면 두 사람의 감정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그들의 감정은 이제 막 두터워지기 시작했기에 아직은 엄청 견고하여 파괴할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르지 못했다.강세헌은 백옥만두 하나를 집어 들고는 그녀의 입에 건넸다.“이것 좀 먹어봐, 맛있네.”송연아는 그렇게 수줍어하면서도 입을 벌렸다.한입 베어 물자 순식간에 향긋한 즙이 뿜어져 나와 연하고 부드러운 식감을 만끽할 수 있었다. 그녀는 중얼거렸다.“맛있다.”그녀는 혼자서 하나를 집어 입에 쑤셔 넣었다.강세헌은 부풀어 오른 그녀의 볼을 바라보며 너무 햄스터 같아 웃겼고, 냅킨을 들어 입가의 국물을 닦아줬다.“천천히 먹어. 누가 뺐니?”송연아는 몇 번 씹어 삼키고는 작은 얼굴을 들고 강세헌의 입에 만두를 갖다 댔다.“혼자 독식하지는 않을 거예요.”강세헌이 웃었다. 그가 기뻐하는 것은 맛있는 것을 먹어서가 아닌 송연아가 먹여 줬기 때문이었다.식사를 마친 송연아가 말했다.“병원에 갔다 올게요. 예걸이가 당신이 백수연을 죽였다고 오해할까 봐 걱정돼요. 당신한테 불리하게 굴어서 실수하는 걸 원치 않아요. 그는 아빠도 없고 엄마도 이젠 없는데 남은 가족은 나밖에 없어요.”그녀는 송예걸이 잘못된 길로 가는 것을 매우 두려워했다.강세헌은 알았다고 했다.그는 운전 기사에게 송연아를 배웅해달라고 했다.송연아가 병원에 도착했을 때, 한혜숙은 이미 퇴원절차를 마치고 병실에서 물건을 정리하면서 집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송연아는 송예걸을 보고 물었다.“팔이 아직 낫지 않았는

  • 미친 그날 밤   제282화

    송예걸이 물었다.“누나, 왜 그래요?”“시간을 봐, 바로 오늘이야. 게다가 아침 9시 30분부터야. 지금 벌써 8시 50분인데 내가 지금 안 가면 늦을 것 같아. 나 먼저 가볼게. 그렇지 않으면 네가 어렵게 구한 초대장이 소용이 없어지잖아. 이 기회를 놓칠 수 없어.”그녀는 부랴부랴 일어나 송예걸에게 말했다.“고마워.”송예걸은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고맙긴요. 누나잖아요.”“다음에 내가 밥 사줄게. 맛있는 거로.”송연아는 말하고 문밖으로 나갔다.“나 간다.”송연아는 밖으로 나가 재빨리 차에 올라탔다.“기사님, 빨리 군병원으로 가주세요.”그러자 운전기사는 시동을 걸고 물었다.“또 병원에 가세요?”송연아는 인내심을 갖고 말했다.“일이 있어서 그래요. 빨리 운전해주세요, 안 그러면 늦는다고요.”기사는 알았다고 말했다.9시 25분, 송연아는 군병원 뒤편 연구센터 로비에 도착했다.하지만 여기에는 아무도 없었다.그녀는 어리둥절해서 초대장에 있는 주소를 다시 보았다.‘맞아, 표시된 주소가 바로 여긴데?’‘어떻게 아무도 없을 수 있지?’그녀는 핸드폰을 꺼내 송예걸에게 전화하려고 했다.그런데 그때 그녀는 옅은 약 냄새를 맡았다.병원의 소독제 냄새가 농후하여 그녀는 미처 이것이 무슨 약 냄새인지 인지하지 못하다가 자신의 몸이 점점 더 무기력해짐을 알게 되었을 때 비로소 무엇인지 깨달았다.설마 그녀가 속았단 말인가?“기... 기사...”그녀가 운전기사를 부르려고 하자 갑자기 말문이 막혔다.그녀가 고개를 돌리자 송예걸을 보았다.그녀는 눈을 크게 뜨고 물었다.“송예걸, 너였어?”“누나, 난 누나를 해치지 않을 거예요. 우리 엄마가 죽었는데 이제 누나랑 나만 혈연관계잖아요. 하지만, 난 강세헌을 가만둘 수 없어요.”송예걸은 지금 전혀 예전 같지 않았고 송연아 앞에서의 그 순수한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지금 모습은 차분했고 얼굴은 송연아가 보지 못한 성숙함이었다.“내가 너한테 설명했잖아, 세헌 씨는 그럴 이유가 없다고...”

  • 미친 그날 밤   제283화

    매우 치밀하게 판을 짰다고 할 수 있다.임지훈이 정보에 적힌 주소를 추적하여 강씨 저택을 찾은 것도 그녀가 일부러 그곳으로 유인했기 때문이었다.지금 강세헌과 강의건이 대립하고 있고 두 사람 모두 날이 잔뜩 서 있기 때문에 그녀는 자연스레 강씨 가문에 화살을 돌렸다.하물며 그녀가 은밀히 숨어 있었으니, 모든 사람들은 그녀가 죽은 줄 알았다.누구도 그녀일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할 것이다....날이 어두워졌는데도 송연아가 돌아오지 않자 운전기사는 사방을 찾아다녔지만 찾지 못하자 강세헌에게 상황을 알렸다.“뭐라고?”강세헌은 방금 집으로 돌아와서 아직 들어가지 않고 문 앞에 서 있었다.운전기사는 다시 한번 송연아가 사라졌다고 말했다.그의 이마에서 수많은 땀방울이 흘러내렸다.그는 송연아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강세헌이 자기한테 화를 낼까 봐 두려웠다.“얼마나 됐어?”강세헌이 물었다.“지금부터 6, 7시간 정도 됐습니다. 사모님이 차에서 내리신 후에 저는 주차하러 갔습니다. 제가 돌아왔을 때 사모님이 보이지 않으셔서 일 보러 가신 줄 알고 여기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계속 나오지 않으셔서 찾으러 갔는데 결국에는 못 찾았습니다...”강세헌은 화를 냈다.“내가 연아를 안전하게 지켜달라고 부탁하지 않았나?”그가 송연아에게 붙여준 운전기사는 사실 운전은 부업일 뿐, 원래 직업은 경호원이었다. 그런데 사람을 놓쳤다고!?운전기사도 자신이 부주의했다는 것을 알고 말했다.“죄송합니다.”지금 강세헌은 사과하는 것을 듣고 싶지 않았다.“어디서 사라졌어요?”“군병원에서 사라졌습니다.”강세헌은 전화를 끊고 돌아 서서 차 쪽으로 걸어가면서 임지훈의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아직 전화가 걸리지 않았는데 전화벨이 울렸다.송연아의 핸드폰 번호였다.그는 즉시 전화를 받았다.“연아야...”“송예걸이예요. 지금 누나 핸드폰으로 전화한 거예요.”송예걸의 목소리는 차가웠다.“사람을 구하고 싶다면 대성 빌딩 폐건물로 와요. 혼자 오는 게 좋을 거예요. 그렇지

  • 미친 그날 밤   제284화

    송연아는 여전히 의식을 잃은 채 송예걸에 의해 콘크리트 기둥에 묶여 있었고 그녀의 허리에는 폭탄이 묶여 있었다.강세헌은 이런 모습의 송연아를 보게 되었다.그의 안색은 즉시 가라앉았다.송예걸은 폭탄 기폭 장치 스위치를 손에 쥐고 있었고 핸드폰을 켜고 강세헌을 향해 말했다.“말해봐. 우리 엄마를 어떻게 죽였어?”강세헌이 말했다.“죽이지 않았어.”“난 믿지 않아. 만약 당신이 우리 엄마를 죽인 게 아니라면 왜 현장에 나타났는데?”송예걸이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내가 아직 어리다고 쉽게 속는다고 생각하지 마.”“네가 어리다고?”강세헌은 그를 힐끗 보고 말했다.“확실히 철이 들 진 못했지.”송예걸은 자극을 받아 화를 냈다.“내가 철이 들든 말든 중요하지 않아. 지금 중요한 건 당신이 내 말을 들어야 한다는 거야.”강세헌은 화를 내지 않았다.“난 네 말을 들을 수 있어. 그런데 먼저 물어보고 싶은데, 내가 현장에 나타나면 바로 내가 사람을 죽였다고 증명되는 거야?”“당연하지.”송예걸이 말했다.강세헌은 그의 말도 안 되는 논리에 화가 났고 답답해서 미칠 지경이었다.“난 문자를 받고 거기에 간 거야. 못 믿겠다면 내 핸드폰을 확인해 봐.”그는 핸드폰을 건네주었다.송예걸은 지금 당장 그것을 건네받을 손이 없었다.팔에 입은 부상이 완전히 낫지 않았기 때문이다.한 손에는 폭탄 기폭장치를, 다른 한 손에는 핸드폰을 들고 있었다. 그는 강세헌의 말을 믿지 않았다.“당신은 나를 속이는 게 틀림없어.”“예걸아!”송연아가 갑자기 깨어났다.그녀는 송예걸이 사실 자신의 말을 믿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다.“예걸아, 우리 말을 좀 믿어줘. 나랑 세헌 씨는 백수연을 죽일 이유가 없어. 만약 우리가 정말 그 여자를 죽이고 싶었다면 교도소에 있었을 때 이미 손을 썼겠지. 굳이 그렇게 힘들게 교도소에서 내와서 죽였겠어?”송연아는 그에게 논리를 설명해주었다.그녀는 송예걸이 너무 슬픈 나머지 다른 사람에게 이용당한 것이 틀림없다고 생각했다.죽은 사람

  • 미친 그날 밤   제285화

    두 사람의 시선은 공중에서 마주쳤다.“왜 대답하지 않아? 사랑하지 않는 거지? 내가 생각해도 그래. 당신 같은 남자는 어떤 여자든 만날 수 있잖아? 어떻게 한 여자한테만 집착할 수 있겠어? 당신이 우리 누나... 아니, 송연아랑 만나는 이유가 당신한테 아이를 낳아줬기 때문이지?”송연아는 그것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었는데, 갑자기 송예걸의 말을 듣자 일리가 있는 것 같았다.강세헌이 그녀에게 잘 해주는 것은 단순히 그녀를 좋아해서 일까?아니면 찬이의 존재 때문에 그녀에게 잘 해준 것일까?송예걸의 말은 확실히 송연아의 마음을 흔들어놓았다.송예걸도 발견한 것을 똑똑한 강세헌이 어떻게 눈치 채지 못할까.그는 발걸음을 옮겨 송연아에게 다가갔다.송연아가 말했다.“오지 마요. 내 몸에 폭탄이 묶여 있어요. 위험해요.”강세헌은 그녀의 말을 못 들은 것처럼 여전히 걸어가서 그녀의 앞에서 멈췄다.송연아는 머리를 들고 눈을 크게 뜨고 있었다. 깜박거리는 곱슬 속눈썹에 얇게 한층의 물방울이 맺혀 있었다. 그녀는 애써 미소 지으며 말했다.“세헌 씨가 나를 좋아한다고 믿어요.”“송연아, 너 바보 아니야? 강세헌은 아직 아무 말도 안 했는데 믿다니, 너 정말 멍청하구나!”송예걸은 걱정해 주는 듯한 말투로 말했다.“만약 강세헌이 너랑 같이 죽는다고 하면 너를 사랑한다는 걸 증명할 수 있겠지?”송연아는 송예걸을 쳐다보았다.“너 뭐하려는 거야?”“너 대신 이 남자를 테스트해주는 거지.”송예걸은 강세헌을 보았다.“강세헌, 만약 내가 이 스위치를 눌렀는데도 당신이 움직이지 않는다면 우리 엄마를 죽이지 않았다는 말을 믿을게. 그리고 당신이 우리 누나를 진심으로 사랑한다는 것도 믿을게.”말을 하면서 그는 이미 버튼을 눌렀다.송연아의 몸에 달린 타이머도 카운트다운을 시작했다.60, 59, 58, 57...1분밖에 남지 않았다.송연아는 강세헌에게 낮게 외쳤다.“빨리 가요!”그녀는 강세헌이 이런 식으로 자신에 대한 감정을 증명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 미친 그날 밤   제286화

    송연아가 눈을 떠보자 폭탄의 카운트다운 타이머가 0에서 멈춰져 있었다.하지만 폭탄은 터지지 않았다.그녀가 당황해 할 때 송예걸이 입을 열었다.“누나, 난 누나를 이용해 강세헌을 협박해서 우리 엄마를 죽인 사실을 인정하게 하고 싶었어. 그리고 경찰에 증거를 넘겨 법의 심판을 받게 하고 싶었어. 그런데 난 절대 누나를 해치고 싶지 않았어. 폭탄은 가짜라서 폭발하지 않을 거야.”송연아는 믿을 수 없었다.“예걸아...”“두 사람 방금 한 말, 잘 알아들었어. 강세헌이 우리 엄마를 해치려고 했다면 그렇게 어렵게 교도소에서 빼내서 손 쓸 필요는 없었겠지. 그건 말이 되지 않아. 그리고 그쪽에서 분명히 나를 이용하려고 한 거야...”그는 걸어와서 송연아를 묶고 있던 끈을 잘랐다.“누나, 나한테 화낼 거야?”송연아는 고개를 저었다.“아니.”그녀는 이 순간을 예상치 못했고 마음이 따뜻해졌다.백수연이 죽고 송예걸은 너무 슬픈 나머지 도를 넘는 행동을 한 것도 정상이었다.하지만 그는 가짜 폭탄을 사용했다.보아하니 그는 정말 그녀를 해치고 싶은 것이 아니었고, 그녀를 진짜 가족으로 생각했다.송연아는 그를 껴안았다.“예걸아, 우리 아빠가 죽었지만, 앞으로 넌 내 동생이야. 네 어머니 일은, 내가 꼭 범인을 찾아내서 법의 제재를 받도록 해줄게.”송예걸은 머리를 끄덕였다.“고마워. 날 원망하지 않아?”송연아는 그를 원망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백수연은 이미 죽었기에 그녀의 모든 원한도 함께 사라진 것이다. 과거를 계속 붙잡고 있을 수 없었다.그것은 다른 사람을 놓아주는 것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도 놓아주는 것이었다.게다가 그녀와 송예걸은 혈육 관계다.송연아는 죽은 사람 때문에 산 사람을 해칠 수는 없었다.“내가 어떻게 너를 원망할 수 있겠어. 너는 너무 슬퍼서 다른 사람한테 이용당한 거야.”송연아는 미소를 지었다.“앞으로 우리 같이 손잡고 네 어머니 대신 복수하자.”송예걸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런데 그 문자를 보낸 사람은 어떤 사람이었어? 너

  • 미친 그날 밤   제287화

    구급차가 오고 그들은 실려 갔다.그들은 검사실로 보내졌고, 송연아는 지금 병원에서 일하지 않기 때문에 그녀가 도울 수 있어도 검사실에 들어갈 수 없었다.한 시간 정도 지나 두 사람 모두 검사 결과 외상만 있었기에 이미 치료를 받고 나왔다. 폭발로 인해 당분간 관찰이 필요했기 때문에 병동으로 보내졌다.같은 병동에 있지 않았기 때문에 송연아는 두 사람을 동시에 돌볼 수 없었다. 그래서 그녀는 한혜숙에게 전화를 걸어 송예걸을 돌봐달라고 부탁했다.그녀는 또 집에 전화를 걸었는데 오은화가 받았다.“세헌 씨와 저 둘 다 오늘 밤에 들어가지 않을 거예요. 찬이는 말 잘 듣고 있나요?”“찬이는 잘 지내니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잘 돌봐 드릴게요.”오은화가 찬이를 돌봐 주고 있으니 송연아는 안심했다.전화를 끊은 그녀는 강세헌의 핸드폰으로 임지훈에게 다시 전화를 걸었다.그녀는 원래 임지훈에게 강세헌이 다쳐서 당분간 회사에 갈 수 없다고 말하고 무슨 일이 있으면 전화 해달라고 부탁하고 싶었지만, 임지훈은 강세헌이 회사에 갈 수 없다는 말을 듣 자마자 물었다.“대표님께서 왜 회사에 오실 수 없습니까?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송연아는 솔직하게 말했다.“세헌 씨 지금 많이 다쳤어요.”송연아는 그에게 주소를 알려주었다.30 분 만에 임지훈은 병원으로 달려왔고, 그뿐만 아니라 강세헌의 비서도 같이 왔다.강세헌의 비서를 본 송연아는 강세헌의 사무실에서 마지막으로 그녀를 보았을 때 그녀가 자아도취 했던 모습이 떠올랐다.지금 그녀를 보면 진지하고 엄숙한 표정이었다.그날과 비교하면 그녀는 완전히 다른 두 사람이었다.그녀가 직접 보지 않고 다른 사람이 그녀에게 말한 것이었다면, 그녀는 분명히 믿지 않았을 것이다.“강 대표님은 어떻게 다치신 거예요?”비서가 물었다.임지훈도 뒤이어 물었다. “그래요, 무슨 일이 있었어요? 멀쩡했는데 어쩌다가 다쳤나요?”송연아가 말했다.“폭탄이 폭발해서 저를 구해주려다가 다친 거예요...”“폭탄이 폭발했다고요?”임지훈은 깜

  • 미친 그날 밤   제288화

    송연아가 다가와서 물었다.“일어났어요? 어디 아픈 데는 없어요?”강세헌은 대답하지 않고 계속 그녀를 바라보았다.송연아가 걸치고 있는 옷은 전과 같았고, 다친 곳은 없었지만 옷이 더럽고 지저분했다. 강세헌이 자신이 입고 있는 옷 때문에 쳐다보고 있다는 사실에 놀란 송연아는 말했다.“옷을 갈아입을 시간이 없었어요.”하지만 강세헌은 말했다.“비서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른 부서로 옮기면 돼.”그는 송연아의 말을 들은 것이 분명했다.지난번에도 비서에 대해 한 번 물어본 적이 있는 것 같았다.다른 여자가 그의 옆에 있는 걸 원치 않는 건가?임지훈은 송연아와 강세헌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갑자기 왜 비서를 언급했는지 궁금해 하며 약간 인상을 찌푸렸다.“장 비서는 일할 때 신중하고 업무에 관해서 큰 실수를 한 적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임지훈은 자신의 관점에서 장 비서에 대해 평가했다.사실 그는 아직 해야 할 일이 많기 때문에 새로운 사람이 들어오면 번거로웠기에 장 비서를 교체하고 싶지 않다는 이기적인 욕심이 있었다.기존 파트너와 잘 협력하는 것만큼 좋은 일은 없으니까.그의 생각은 모두 일에 대한 고민에서 나온 것이었다.송연아는 강세헌을 바라보며 말했다.“난 장 비서가 싫은 게 아니라, 당신 곁에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그 분에 대해 더 알고 싶어서 지훈 씨에게 물어본 거지 다른 뜻은 없었어요.”그녀는 해명한 셈이었다.임지훈도 송연아가 그렇게 속 좁은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는 그녀와 지내오면서 똑똑하고 관대한 사람이라고 느꼈기 때문에 장 비서를 난감하게 만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문제는 강세헌의 태도였다.그는 정말로 아내에게 쩔쩔매는 남편이 되고 있는 걸까?송연아가 방금 장 비서에 대해 간단히 물어본 것뿐인데 단지 그것 때문에 송연아가 질투하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까?예전이었다면 강세헌은 결코 이렇지 않을 것이다.그런데 지금은 어떻게 이렇게 된 걸까?이런! 역시 남자는 여자가 있으면 변하는구나!

최신 챕터

  • 미친 그날 밤   제1265화

    결혼식을 마친 후 방유정 아버지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에 떠나기 전에 임지훈에게 회사를 완벽하게 인계하려고 회사에 들어오라고 제안했다.임지훈은 송연아와 강세헌 일행과 같이 먼저 프랑스로 돌아가서 그쪽 일을 마무리했다. 비록 임지훈이 회사에 있으면 강세헌은 보다 한가하게 일을 할 수 있었지만, 그가 떠난다고 해도 그냥 조금 더 바쁠 뿐이다. 어느 회사든 누가 떠나면 절대 안 되는 건 없다. 일주일의 시간 동안 임지훈은 프랑스에서의 일들을 모두 마치고 귀국해서 방씨 가문 회사에 들어갔다.임지훈도 국내에 집이 있었지만 방유정과 같이 방씨 가문에 들어갔다. 데릴사위를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방유정 아버지의 병을 알고 방유정이 부모님과 많을 시간을 보내게 하기 위해서였다. 임지훈 역시 사위로서 그럴 의무가 있었다....반년 후, 방유정 아버지는 돌아가셨고 방유정 어머니는 그 충격에 순식간에 많이 늙었다. 방유정 아버지가 돌아가신 다음 집안 분위기는 아주 저조했는데 방유정의 대부분 시간은 어머니와 함께 보냈다. 예전의 임 비서는 이제 임 대표가 되어 그의 능력으로 방씨 가문은 아주 관리가 잘 되었고 3개월 후 방유정 어머니의 상황도 많이 좋아졌다.방유정이 드디어 임신하게 되면서 방유정 아버지가 돌아간 일도 어느 정도 잊혀가고 있었다. 임지훈은 곧 아빠가 된다는 사실이 기뻤고 방유정도 곧 엄마가 된다는 사실이 행복했고 방유정 어머니 역시 곧 외할머니가 된다는 사실이 행복했다. 정말로 모두 행복해할 만한 일이었다.방유정이 임신 6개월 때 그들은 프랑스로 갔는데 구애린은 남자아이를 낳았고 심재경의 딸은 이제 걸을 수 있게 되었는데 샛별이가 유일한 여자아이여서 모두가 예뻐했다. 샛별이는 아직 작고 어렸지만 찬이를 쫓아다니는 것을 좋아했고 찬이는 샛별이 다리가 짧다고 계속 놀려줬으며 그게 재밌다고 샛별이는 키득키득 웃었다. 찬이가 오빠라고 부르라고 하면 샛별이는 오빠라고 불렀는데 너무 귀여웠다.방유정이 말했다.“저도 딸을 낳고 싶어요.”구애린이 말했다.“그게

  • 미친 그날 밤   제1264화

    비록 손을 놓기 싫었지만, 방유정 아버지는 결국 방유정의 손을 임지훈에게 넘겨줬다.“앞으로 계속 사랑하며 살기를 바란다.”방유정도 아버지에게 말했다.“꼭 그렇게 할게요.”이어서 결혼식은 순서대로 일사천리로 피로연까지 모두 순리롭게 진행되었다.방유정 어머니는 결국 눈물을 참지 못했는데 딸이 그렇게도 바라던 결혼을 하니 너무 기뻤다. 그런데 결혼시키고 나니 또 잘 살 수 있을까, 행복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다. 세상의 부모들은 다 그런가 보다.임지훈은 방유정을 데리고 강세헌이 있는 테이블로 가서는 비록 모두 알고 있지만 다시 한번 공식적으로 소개했다. 모두 방유정을 다시 한번 소개받았는데 이번에는 심재경 친구의 사촌 동생이 아닌 임주훈의 아내로 말이다.구애린이 웃으며 말했다.“정말 너무너무 축하해요.”방유정도 웃으며 대답했다.“고마워요.”윤이도 어른들 따라 한마디 했다.“축하해요.”방유정은 윤이를 보며 말했다.“너무 귀여워요.”그녀가 손을 뻗어 윤이의 얼굴을 만지자, 윤이가 손을 내밀었다.“안아줘요.”송연아가 미간을 찌푸렸다.“윤이야, 안 돼.”방유정이 말했다.“괜찮아요.”그녀는 윤이를 안으며 말했다.“무겁지 않아요.”윤이는 그녀의 머리에 있는 금색 비녀를 보고 만지려고 했다. 방유정이 한복을 입고 있었기에 머리에 비녀를 하고 있었다. 방유정은 아주 시원하게 바로 비녀를 빼서 윤이에게 주었는데 송연아는 윤이를 제지하지 못해서 미안해했다.“이러면 안 돼요. 오늘 얼마나 중요한 날인데...”“괜찮아요. 그냥 액세서리일 뿐이에요. 윤이가 좋아하니 놀게 해요.”방유정은 정말 성격이 좋았다. 역시 부유한 집안에서 자란 것만큼 성품이 좋았다. 가끔 조금 오만하긴 하지만 작은 일에 연연하지 않았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모두 그녀처럼 할 수 있는 건 아니다.송연아는 윤이를 안고 달래려고 했다.“윤이 착하지. 이건...”송연아는 윤이가 방유정을 어떻게 부르면 될지 생각했는데 방유정이 웃으며 말했다.“호칭일 뿐이니까 편

  • 미친 그날 밤   제1263화

    “지금 막 들었는데 유정 씨와 결혼한다면서요. 지금 방씨 가문에서 결혼식을 준비한다고 난리 났어요.”임지훈이 웃었다.“저 이래 봐도 능력 있는 남자예요. 여자들한테도 인기 많아요. 봐요, 결혼도 금방 하죠?”구애린이 말했다.“이제 우리 모두 짝이 있네요.”찬이도 고개를 내밀며 말했다.“지훈이 삼촌, 축하해요.”“고마워.”임지훈이 찬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심재경이 물었다.“그런데 데릴사위로 들어간다고 하던데요?”심재경의 말에 모두 놀라며 시선이 일제히 임지훈에게로 향했다. 확실히 놀랄만한 일이다. 임지훈의 조건에 그럴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돈도 있고 능력도 있어서 충분히 가정을 책임질 수 있는데 말이다.“하긴, 방씨 가문에 가장이 필요하긴 해요.”심재경이 그쪽 사정을 잘 알고 있기에 한마디 했다....임지훈의 결혼식으로 송연아와 강세헌도 프랑스로 돌아가는 일정을 늦췄다. 아무도 심재경의 결혼식을 보러 왔다가 임지의 결혼식까지 보게 될 줄을 생각을 못 했다. 그들뿐만 아니라 이건 임지훈 본인도 마찬가지였다. 그도 그럴 듯이 방유정과의 결혼은 정말로 찰나의 결정이었다. 마음을 가라앉히고 나니 그 역시 참 빠르다는 생각이 들긴 했다.임지훈이 진원우에게 말했다.“나 지금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아.”진원우가 말했다.“그런 배부른 소리 하지 마. 방씨 가문은 돈도 많고 유정 씨도 예쁘고 그 정도면 만족해야지.”“만족해. 다만 너무 빠른 것 같아서 그래.”귀국하기 전까지만 해도 싱글이었는데 이제 프랑스로 돌아갈 수 없게 된 것이다....결혼식은 방씨 가문에서 모두 준비했는데 방유정 딸 하나이고 또 사위도 너무나 마음에 들었기 때문에 결혼식은 아주 성대하게 치렀다. 방씨 가문의 친척들도 꽤 많이 참석해서 성황리에 진행되었다. 비록 데릴사위라고 하지만, 임지훈 측은 심재경이 준비했는데 심재경 본인도 금방 결혼식을 치렀기 때문에 익숙한지라 아주 매끄럽게 진행할 수 있었다....방유정은 정교한 메이크업을 하고 값진 웨딩드레스를 입었는

  • 미친 그날 밤   제1262화

    “잠도 잤는데 왜요? 모른 척하려고요?”방유정이 옷을 입더니 침대에서 꼼짝 안 하는 임지훈을 보며 미간을 찌푸렸다.“왜요? 계속 그렇게 누워 있을 거예요?”임지훈이 말했다.“내 옷을 가져오지 않았잖아요. 나 입을 옷 없어요.”방유정은 그제야 임지훈이 옷이 없다는 걸 생각했다.“가져다 줄게요.”그녀는 곧바로 차에 가서 캐리어를 가지고 다시 올라갔다.“뭐 입을지는 알아서 찾아서 입고 내려와요. 아래층에서 기다릴게요.”방유정은 말을 마치고 먼저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임지훈은 침대에서 내려 결혼 얘기이니만큼 격식을 갖춰야 한다는 생각에 정장을 찾아서 입었다. 그가 정리를 마치고 아래층으로 내려가자, 방유정은 부모님 가운데 앉아 있었는데 그녀가 무슨 말을 했는지 그녀의 부모는 그를 보자마자 더욱더 열정적이었다.임지훈이 건기침을 하고 입을 열었다.“저기...”“우리 딸 줄게요.”“아니에요. 지훈 씨가 저한테 시집 오는 거예요.”방유정이 정정했다.“...”“...”“...”방유정을 제외한 세 사람이 거의 동시에 물었다.“유정아,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야?”방유정은 자신이 여자이며 이 집안에 다른 후계자가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고 또 아버지가 중병이고 자기는 회사를 관리할 능력도 없기에 어찌 보면 자기가 남편을 찾는다기보다는 방씨 가문의 회사를 경영할 사람을 찾는 거였다. 인제야 그녀는 부모가 조급해하는 의도를 이해했고 그녀 역시 가문을 지키고 싶었기 때문에 임지훈이 가장 적합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부모님이 임지훈을 각별히 마음에 들어 하는 것도 그런 것들 때문이지 않겠는가.“유정 씨, 너무 무리하지 말아요.”임지훈은 뼈대가 있는 남자로서 데릴사위 할 생각은 없었다.방유정이 말했다.“후회하면 안 돼요!”“왜 안 돼요? 유정 씨가 뭘 원하든지 저 모두 만족시켜 줄 수...”“제가 원하는 게 바로 이거예요.”방유정이 외치자, 임지훈은 오히려 우스웠다. 한 여자가 나한테 시집오라고 하다니!“우리 유정이가 시집가는 거 맞아요

  • 미친 그날 밤   제1261화

    지금 그녀가 부모님에게 전화해서 물으면 부모님은 더 속상해할 것 같았다.‘나 이제 어떻게 해야지? 어떻게 하면 좀 더 기쁘게 해 드릴 수 있지? 결혼, 그래 결혼해야 해.’그녀는 자기가 결혼해야만 부모님이 기뻐할 거라고 생각했다. 결혼 상대도 지금 바로 방에 있지 않겠는가?‘남자 친구인 척을 해줬으니 이제 남편인 척해달라고 해야지. 진짜가 아니고 가짜라도 되니까 결혼하자고 해야겠어.’방유정은 진료 기록부를 다시 원래 위치에 넣고 비틀거리며 부모님 방에서 나와 자기 방으로 돌아갔는데 임지훈이 아직 욕실에서 나오지 않아 침대 옆에 앉아서 기다렸다. 한참 지나자, 임지훈은 가운을 두르고 욕실에서 나왔는데 침대에 자기의 옷이 보이지 않아 방유정의 옆에 서서 물었다.“내 옷은요?”그는 방유정이 잊은 것 같아서 다시 말했다.“내 옷은 지금 당신 차 트렁크에 있어요.”방유정은 그를 올려다보며 말했다.“지훈 씨, 우리 결혼해요.”임지훈은 어이가 없었다.“약을 잘못 먹었어요? 아니면 정신이 어떻게 됐어요?”“다 아니에요. 그냥 당신이라면 괜찮을 것 같아서요.”그녀의 목소리는 다소 거칠었는데 임지훈은 더 가까이 다가가서 그녀의 이상함을 감지하고 물었다.“울었어요? 누가 괴롭혔어요? 얘기해 봐요. 제가 가서 때려줄게...”임지훈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방유정이 와락 그를 끌어안았다. 임지훈은 갑작스러운 친밀감에 몸이 굳어버려 움직일 수가 없었다.“그게... 유정 씨...”그가 말하려고 할 때 방유정이 그의 입술에 입을 맞췄다. 그의 손이 아래로 드리는 순간 몸에 걸친 유일한 가운마저 벗겨져서 흘러내렸다.“...”방유정은 워낙 임지훈에게 호감을 느끼고 있었기에 지금 행동이 충격에 의한 도발적인 행동만은 아니었다. 그녀는 웃옷의 단추를 벗겨 가슴을 드러내고는 그의 가슴에 가까이하며 말했다.“저를 좀 봐봐요.”임지훈은 참을 수 없었는지 목젖을 굴렸는데 이름 모를 불길이 아랫배에서 솟아오르더니 순식간에 딱딱해졌다.“정말 후회하지 않겠어요?”임지훈도

  • 미친 그날 밤   제1260화

    방유정은 어머니가 자신의 어깨를 다독이자, 화가 난 줄 알았는데 오히려 응원을 하시는 거였다.“화이팅!”방유정은 완전히 어이가 없었다.‘지금 무슨 마법에라도 걸린 건가? 도대체 왜 이렇게 변한 거지?’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녀만 좋다면 결혼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는데 최근에는 갑자기 선 자리를 만들어주고 남자를 유혹하라고까지 하시다니?그녀는 어머니의 이마를 만지며 물었다.“엄마, 혹시 어디 아픈 거 아니에요?”방유정 어머니는 그녀의 손을 뿌리쳤다.“우리 이제 나가야 해.”방유정의 아버지는 기사가 이미 대기하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집을 나갔고 방유정은 문 앞까지 그들을 배웅했다. 차가 떠나자, 그녀는 집으로 들어갔는데 어차피 임지훈이 자고 있었기에 지루할 것 같아서 위층으로 올라가지 않았다.그녀는 가만히 있는 스타일이 아니었는지라 얼마 지나지 않아 심심했다. 그런데 집에 아무도 없었기에 밖으로 나갈 수도 없어서 임지훈을 놀려주려고 그가 곤히 자는 방으로 올라가서는 화장대에서 화장품을 가져다가 침대 옆에 앉아 임지훈에게 예쁜 화장을 해주었다. 그러고 나서도 임지훈이 깨지 않자, 옆에서 핸드폰을 보다가 눈이 아파 오니 옆에 기대서 잠이 들었다. 그녀가 일어났을 때는 임지훈은 이미 깨어나서 그녀를 지켜보고 있었는데 그녀는 깜짝 놀라며 정신을 차렸다.“언, 언제 깼어요?”그의 얼굴을 보는 순간 방유정은 참을 수 없어 큰 소리로 웃음을 터뜨렸다. 임지훈의 얼굴은 정말로 오페라 가수 같았는데 어찌나 웃었는지 배가 아팠다. 임지훈은 그녀의 턱을 받쳐 들고 물었다.“다 웃었어요?”방유정은 곧바로 웃음을 거두고 그의 손을 뿌리쳤다.“맘대로 제 몸에 손을 대지 말아요.”임지훈이 말했다.“유정 씨를 저에게 준다고 해도 거절이에요.”방유정은 미간을 찌푸리며 가슴을 앞으로 내밀고 말했다.“뭐라고요? 저를 좋다고 하는 남자들이 줄을 서면 프랑스까지는 갈 거예요. 그런데 지훈 씨는 내가 싫다고요?”임지훈이 흠칫하자, 방유정이 그를 잡고 물었다.“지금 그

  • 미친 그날 밤   제1259화

    “방유정은 부모의 의지를 꺾을 수 없었다.“알았어요. 하시고 싶은 대로 하세요.”“어서 지훈 씨 방으로 데려가.”방유정이 물었다.“어느 방에요?”방유정 어머니는 그제야 깨달은 듯 말했다.“어머, 어떡해. 게스트룸은 아직 준비가 안 돼있어. 우선 네 방으로 데려가서 휴식하게 해.”방유정은 어머니의 말에 놀라며 말했다.“아빠, 엄마, 이 정도로 오픈 마인드였어요? 어떻게 제 방에 술 취한 남자를 데려가라고 하세요?”“네 말대로 취했는데 뭐 어때?”“술김에 어떤 짓도 한다는 말 몰라요?”방유정이 묻자, 그녀의 부모님은 이구동성으로 말했다.“몰라.”방유정은 철저히 말문이 막혔다. 부모님과 임지훈이 정말로 모르는 사이라는 사실을 몰랐다면 임지훈이 그들의 아들이라고 생각했을 만큼 지금 상황이 믿기지 않았다.‘엄마 아빠가 언제부터 이렇게 된 거지? 아무리 나를 결혼시키고 싶어도 이건 아닌 것 같은데...’“만약 진짜로 무슨 일이 있으면 책임지라고 하고 바로 결혼시킬 거야.”임지훈은 그 말을 들으며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한바탕 뿜었다. 방유정의 부모님이 너무 열정적이어서 본인이 천당에 있는 것 같았는데 정말로 귀여운 부모님들이라고 생각했다.‘방유정은 전생에 은하계를 구했나 봐. 이런 가정에서 태어나고 말이야.’방유정은 역겨워하며 말했다.“지훈 씨, 여기서 이러면 어떡해요. 화장실로 가야지.”“취했잖아.”방유정 어머니가 가정부를 불러 치우게 했다.“그만하고 불편해 보이는데 어서 방으로 데려다 쉬게 해.”방유정은 혼자서 임지훈을 옮길 수 없어서 가정부의 도움을 받아 함께 방으로 데리고 올라갔다. 방에 도착하자, 그녀는 임지훈을 침대에 던졌는데 임지훈은 몸이 포근한 세계에 떨어진 듯 따뜻하고 향기로웠다.“무슨 향수를 써요?”그는 눈을 지그시 감고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방유정이 말했다.“당신이 상관할 일이 아니니까 헛소리 그만하고 얼른 잠이나 자요.”임지훈은 취한 건 사실이지만 정신만은 여전히 말짱했다. 그는 눈을 감고 또 말했다

  • 미친 그날 밤   제1258화

    임지훈이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알았어요. 해명하지 않아도 화는 나지 않았을 건데, 굳이 해명하니 용서해 줄게요.”방유정은 미간을 찌푸리며 입을 삐쭉거렸다.“그렇게 잘난 척하지 말아요. 그럼 좋은 말이 안 나가니까.”“...”임지훈이 할 말을 잃었다.그때 방유정의 어머니가 열정적으로 요리를 집어 그의 앞접시에 건넸다.“이건 우리 가족이 모두 좋아하는 요리인데 맛봐요.”임지훈이 집어서 입어 넣고 먹어보더니 말했다.“맛있습니다.”방유정 어머니는 미소를 지었고 방유정 아버지는 그에게 술을 따랐다.“평소 주량이 어떻게 돼요?”임지훈이 웃으며 대답했다.“못합니다.”방유정 아버지는 호탕하게 웃었다.“잘 마실 것 같은데 너무 겸손하시네요.”임지훈이 말했다.“아니에요. 아니에요.”방유정은 보다 못해 한마디 했다.“아빠, 지훈 씨는 일이 바빠서 내일 프랑스로 돌아가야 해요. 일을 망치면 안 되니까 술을 많이 주지 마세요.”방유정 아버지는 부끄러운 듯 미소를 지었다.“그래.”“네. 그러니까 한 잔씩만 해요.”말하면서 방유정은 술을 가져갔는데 그녀의 아버지가 그녀를 노려보며 말했다.“너 정말 분위기를 깬다.”방유정이 말했다.“두 분의 건강을 생각해서예요.”방유정 어머니는 술병을 들고 임지훈에게 한 잔 따르고 또 남편에게도 한 잔 따랐다.“많이 마시게 되면 우리 집에 방이 많으니 그냥 휴식하면 돼요. 비행기는 내일 타면 되는데 급해 할 거 없잖아요.”방유정은 어머니를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바라보았다.“엄마, 이 사람을 본 지 얼마나 됐다고 집에서 잠을 자래요? 나쁜 사람이면 어떡하려고요?”“걱정하지 마. 조사해 봤는데 절대 나쁜 사람이 아니야.”“...”“...”방유정과 임지훈이 순간 놀랐다. 방유정은 평생 살면서 이렇게 굴욕적인 순간을 느낀 적이 없었다. 몇 년 동안 쌓아온 체면이 한순간에 모두 사라지는 느낌이었다. 게다가 이런 상황을 만든 건 다른 사람도 아닌 그녀의 부모님이었다.방유정 아버지는 아내를 힐끗 쳐다

  • 미친 그날 밤   제1257화

    “지훈 씨는 취미가 뭐예요?”방유정이 고개를 갸우뚱하며 물었다.임지훈은 방유정의 물음에 잠시 당황하다가 자신의 생활을 떠올렸는데 일 외에 아무것도 없었다. 그는 최근 몇 년 동안 휴가도 사용하지 않았다. 이번에 심재경의 결혼이 아니었다면 계속 일만 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러니 취미는 더구나 없었다. 지금 다시 생각해 보니 본인의 생활이 정말로 단조롭고 지루하고 재미가 없었다. 옆에서 따뜻하게 말 한마디 건네주는 사람도 없었으니 말이다. 그래서인지 순간 마음이 따뜻하고 부드러운 아내를 맞이해서 함께 서로 보살펴주며 지내고 싶었는데 그런 사람만 있다면 경제적인 부분을 책임지고 고생시키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그런 생각을 하며 그는 방유정을 바라봤는데 본인과 전혀 맞지 않는 것 같았다. 방유정은 아직도 사람의 보살핌이 필요한 사람이라 다른 사람을 보살필 줄은 모를 것 같았다.“왜 그런 이상한 눈빛으로 봐요?”방유정의 물음에 임지훈이 되물었다.“어디가 이상한데요?”방유정은 좀 더 가까이 가서 그의 눈을 마주 보며 진지하게 말했다.“왜요? 설마 저를 사랑하게 된 건 아니죠?”임지훈은 어이가 없었다.“당신은 성격도 안 좋고 또 엄청 잘난체하는데 내가 왜요? 점심시간이 다 되었으니 이제 들어가요.”시간을 보며 임지훈은 자리에서 일어섰다.“굶었어요?”방유정이 그를 비웃었다.“식사 끝나면 저는 가도 되죠.”방유정은 순간 왠지 서운했다.“그렇게 가고 싶어요?”“여기는 제집이 아닌데 계속 있을 수는 없잖아요.”방유정은 그를 향해 입을 삐쭉거리자, 임지훈은 의아해했다.“왜 그래요?”“내가 뭐요?”방유정은 짜증을 냈다.“유정 씨는 정말 변덕이 많네요. 그걸 고쳐요. 남자들은 변덕이 많은 여자를 좋아하지 않아요.”방유정은 그의 말을 무시하고 바로 집안으로 걸어들어갔다.임지훈은 고개를 돌려 못에 있는 물고기들을 한 번 더 보고는 뒤따라 들어갔다. 방유정이 집에 들어서자, 그녀의 어머니가 그들을 부르러 가려던 참이었다. 그런데 딸만 보였기에 그녀의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