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은 얼른 방 안으로 들어갔다. 가정부는 아이를 안고 재우려고 하고 있었다. 가정부를 보자마자 안이슬의 얼굴이 바로 굳었다.“지금 뭐 하는 거예요?”안이슬은 화를 내면서 앞으로 다가가면서 책망하는 말투였다.“아이가 아직 이렇게 어린데 아이를 안는 자세가 왜 그렇게 엉망이에요? 당신들은 사전에 교육을 받지 않는가요?”말하면서 안이슬은 가정부의 손에서 아이를 받아 앉았다. 아이가 너무 오랫동안 운 탓에 목소리는 좀 쉬어 있었다. 아이를 보면서 안이슬은 울고 싶어졌다.이건 그녀의 아이였다. 그녀가 열 달을 고생해서 품고 낳은 아이, 낮이고 밤이고 항상 그리워했는데 오늘 드디어 만나게 된 것이다.“대표님...”가정부는 깜짝 놀랐다. 그녀는 평소에는 아이를 이렇게 안았는데 누구도 이 자세가 틀렸다고 얘기한 적이 없었다.“저는...”민망해진 분위기에 가정부도 무슨 말을 했으면 좋을지 몰랐다.“가서 청소하세요.”심재경은 손짓하며 가정부를 나가라고 했다. 그는 안이슬이 긴장한 모습을 보고 있었다. 그녀가 하는 말은 베이비시터로서 손색이 없는 말들이었다. 하지만 왜 이렇게 긴장하는 거지?“아가야...아가야...”가정부가 나가고 심재경은 창가에 기대 있었다.밖에서는 빛이 비쳐서 마침 안이슬의 몸에 드리워졌다. 지금 시각, 안이슬은 가볍게 아이를 토닥여주고 있었다.“울지 마, 이제 자세가 편하지?”소리가 아주 작았지만, 심재경은 똑똑히 들었다. 앞에 있는 뒷모습을 보면서 심재경의 머릿속에는 다시 그 얼굴이 떠올랐지만... 아쉽게도... 눈앞에 있는 이 사람은 그 사람이 아니었다.“심재경 씨!”심재경이 넋이 나가 있는 동안 안이슬이 갑자기 고개를 돌렸다. “아이의 이마가 좀 뜨거운데 유아용 체온계가 있어요?”이제 금방 돌아와서 자신의 아이와 더 친해질 겨를도 없이 안이슬은 아이의 이마가 조금 뜨겁다는 것을 느꼈다. 그 이유로 아침부터 저녁까지 우는 거라면 아이가 또 앓을까 걱정되었다.“이마가 조금 뜨거워요?”심재경은 놀라서 바로 고개를
심재경은 화를 냈다.“지금부터 당장 당신의 짐을 싸서 나가. 우리는 당신이 필요 없어!”말하며 그는 자신의 외투를 집으며 말했다.“강문희 씨 이리로 가시죠.”안이슬은 뒤를 돌아보지 않고 아이를 안고 다급하게 밖으로 나갔다. 다행히 차를 차고에 넣지 않았다. 차를 몰고 나갈 때 심재경은 안이슬을 한번 보았는데 안이슬은 걱정 어린 얼굴로 표정이 아주 긴장되고 가슴 아파 보였다...“빨리요!”가는 길에 안이슬은 가슴이 타들어 가는 것 같았다. 아이를 위해 심재경도 최선을 다해 빨리 가고 있었다. 날아오듯 병원에 도착해서야 안이슬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큰 병원에서는 줄을 서서 진료순서를 기다리는 게 제일 시간을 많이 소모했다. 병원에 들어서기 전에 심재경은 병원에 있는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소아청소년과 급진으로 하나 예약해줄 수 있어?”전화에서 심재경은 아주 다급했는데 이마에 실핏줄이 솟아올랐다. 이걸 보노라면 심재경은 아이에게 관심이 없었던 게 아니라 그저 아이가 이렇게 갑자기 아파질 줄을 몰랐던 것 같다. 2분 정도 통화를 하고 심재경은 순조롭게 친구를 통해 소아청소년과의 급진 번호를 받아냈다. 다급하게 아이를 안고 소아청소년과 진료실에 도착하니 경험이 풍부한 의사 한 명이 그들을 맞이했다.“걱정하지 마세요!”청진기를 가지고 한참을 듣더니 의사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아마도 바람을 맞아서 그런 것 같네요. 우리 여기에서 다른 검사를 더 할 테니 곁에서 잠시만 기다려주세요.”아이가 괜찮다는 얘기를 듣고 송연아는 바로 한숨을 내쉬었다. 안이슬은 제대로 서 있기가 버거워서 하마터면 넘어질 뻔했는데 다행히 곁에 난간이 하나 있어서 거기게 기댈 수 있었다.안이슬의 몸이 아직 잘 회복되지 않아 아주 허약했다.“아빠라는 사람이 내가 잘못했어요.”아이의 검사를 기다리는 동안 심재경은 아주 자책하고 있었다.“평소에 회사 일이 바빠서 아이를 가정부한테 맡길 수밖에 없었는데 믿을만한 가정부를 청하지 못했을 줄 몰랐어요.”안이슬은 아무 말이
“의사 선생님!”안이슬은 심재경의 말을 듣지 않고 다시 뒤돌아 뒤에 있는 의사를 보며 말했다.“아이가 아직 이렇게 어린데 이런 일까지 당하고 이후에 무슨 후유증 같은 건 남지 않겠죠?”의사는 약을 처방하면서 고개를 저었다.“이제야 다급해요? 왜 전에는 이렇게 다급하지 않았어요?”“아이의 일은 정말 중요해요. 꼭 아이를 잘 보고 있어야 해요. 절대 오늘처럼 이런 일이 다시 있으면 안 돼요. 만약 며칠 더 늦게 왔더라면 아이의 머리는 아마 열 때문에 잘못되었을 수도 있어요!”안이슬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약을 다 가졌을 때는 아이가 이미 링거를 다 맞았을 때였다. 소아청소년과에서 나와서 안이슬은 온몸에 힘이 다 빠진 것만 같았다. 심재경은 그녀가 아주 허약한 것을 보고 부축하려고 했지만, 그의 신분은 이를 허락하지 않았다.그녀가 이렇게까지 아이를 마음 아파하는 것을 보고 그는 갑자기 또 한숨을 내쉬었다.“제 잘못이에요. 전에 찾은 가정부는 정말 엉망이에요. 강문희 씨가 있으니 앞으로는 마음이 많이 놓일 것 같아요.”안이슬은 뒤돌아서 웃으며 말했다.“심재경 씨께서 그렇게 높은 급여를 주셨는데 제가 아이도 잘 보살피지 못한다면 심재경 씨한테 정말 미안한 일이죠.”말하며 그녀는 일부러 임지훈 얘기를 했다.“더욱이 심재경 씨와 저의 친척 오빠는 친구인데 그걸 봐서라도 저는 이 일을 잘 해내야만 해요. 저 때문에 두 분 사이에 불쾌한 일이 있게 할 수는 없죠!”두 사람은 아주 공적인 대화를 나누었다. 병원에서 집까지 거리가 있었는데 돌아가는 길에 두 사람은 모두 침묵을 지켰다. 아이는 조용히 자고 있었고 빨갛던 볼도 정상적으로 돌아왔다. 아이를 보면서 안이슬의 얼굴에는 부드러운 기색이 띠었다.“아 맞다!”거의 도착하는 시점에 심재경은 무언가 갑자기 생각난 것 같았다.“강문희 씨, 어디 사시는지 물어봐도 될까요?”안이슬은 마음속으로 갑자기 긴장되었다.“뭐요?”그녀가 조금 긴장하며 물었다.“오해하지 말아요!”안이슬의 눈빛에 긴장한 기색이
아이에 대해서는 심재경은 절대로 최선을 다하는 아버지였다.“알겠어요.”심재경이 아이를 위한 것이라는 걸 알고 안이슬은 고개를 끄덕였다.“심재경 씨의 딸이 당신 같은 아빠가 있는데 정말 복스러운 아이인 것 같아요.”심재경은 쓰게 웃었다. 그는 고개를 들어 시계를 보았는데 이미 새벽 한 시가 되었다.“이렇게 늦었어요?”안이슬이 말했다.“오늘 밤은 아이 곁에서 주무세요. 곁에 사람이 없으면 안 돼요.”“내일 저의 집에 아직 정리할 물건이 남았어요. 만약 가능하다면 내일 대부분 물건은 여기로 옮길 겁니다. 아이가 저녁에서 깰 수 있어서요.”심재경이 고개를 끄덕였다.“제가 바래다 드릴까요?”한참을 고민했지만 그래도 이 말을 건넸다.“괜찮아요.”안이슬은 아주 자연스럽게 손을 저었다.“제가 사는 곳은 여기랑 멀지 않아요. 그리고 어떻게 심재경 씨가 계속 저를 데려다주게 하겠어요?”그녀는 말하고는 뒤돌아 걸어갔다. 그녀는 앞에 서 있는 이 사람이 자신이 사는 곳을 알게 하고 싶지 않았다. 심재경은 방법이 많았다. 만약 이 집이 송연아가 자신을 위해 찾아준 집이라는 것을 알기라도 한다면 그가 어떤 의심을 할지 모른다..돌아가는 길에 안이슬은 택시를 타고 갔다. 그녀는 차창에 기대 있었다.어렵게 아이를 다시 만났지만, 그녀의 지금 기분은 여전히 평온하지 못했다.다만...처음 아이를 보았는데 아이가 이렇게 고생하는 것을 보고 마음이 갈기갈기 찢어지는 것 같았다.“아가...”차창 밖으로 지나가는 풍경을 보면서 안이슬은 혼잣말을 했다. 택시는 깊은 밤 속으로 사라졌다.한편, 송연아의 집에서.“짝!”송연아는 얼굴을 두드리고 있었다. 얼굴에 바른 에센스가 아직 완전히 흡수되지 않았다. 요즘 얼굴이 너무 건조해서 좀 보습할 필요가 있었다.강세헌은 침대에 절반쯤 누워서 손에는 문건을 들고 있었다.테이블 옆에서 나는 소리에 그는 문건을 놓고 물었다.“이렇게 빨리 다 썼어?”뭐라고 말하기 전에 송연아가 중얼거리는 것을 들었다.“다 썼어요.”
말하면서 강세헌은 손을 뻗었다. 송연아는 자신의 허리에 무게가 더해지는 것을 느끼며 이윽고 튼실한 어깨에 눕혀졌다.“아파요...”외마디 비명과 함께 더 얘기할 새도 없이 입술에 말랑한 것이 포개졌다.“뭐 하는 것에요?”정신이 없는 사이에 송연아는 자신의 몸을 계속해서 훑는 손을 꾹 누를 수밖에 없었다. 송연아는 일부러 뾰로통해서 말했다.“당신 사람이 왜...”강세헌은 대답하지 않고 더 세심한 키스로 화답했다. 밖에서는 언제부터인지 모르게 폭풍이 불고 있었고 나뭇잎은 폭풍에 사방으로 흩날렸다.어느새 송연아의 옷은 절반 정도 벗겨져 있었다. 두 사람이 마침 절정으로 다다를 때 귓가에 갑자기 문소리가 들려왔다.“엄마!”찬이가 이불을 안고 들어왔다.“엄마...밖에 바람이 너무 세게 불어서... 찬이 무서워요...”몇 살 밖에 안되는 아이인데 놀라서 잠에서 깨어나 밖에 폭풍이 휘몰아치는 걸 듣는다면 당연히 공포가 몰려올 것이다.“빨리... 빨리 멈춰요.”아이의 목소리를 듣고 송연아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고개를 숙여 보니 자신은 이미 옷이 거의 벗겨져 있었다. 급한 상황에서 그녀는 이불로 거의 벗겨질 뻔한 옷을 가렸다.“찬이야!”송연아는 어색하게 웃으며 강세헌을 밀어냈다.강세헌의 옷은 그대로였다. 제일 윗부분의 단추 두 개가 풀려있어서 은은하게 튼실한 가슴이 보였다. 찬이는 눈을 깜빡였다.강세헌은 찬이의 이마를 쓰다듬으며 말했다.“진짜 무서워서 잠이 안 오는 것 맞아?”사실 아니었다. 찬이는 되게 독립적인 아이였는데 그저 애교를 부리고 싶었을 뿐이었다. 찬이는 웃으며 새하얗고 고른 치열을 들어냈다. 찬이는 머리를 빨리 돌리더니 헤헤 웃으며 말했다.“무서운 거 맞아요.”찬이는 언제 무서워했던가, 눈 깜빡하지 않고 거짓말을 하고 있다. 송연아의 얼굴에는 이상한 붉은 빛이 남아있었지만 방금 이불 안에서 이미 옷을 다 정리했었다.찬이는 일부러 무서운 모습을 하며 옷깃을 잡고 있었다...“하지만 밖에 바람이 너무 세게 불어서 찬이 무서워요
지난밤 비바람에 꽃이 얼마나 떨어졌는지 모른다. 찬이가 재미있는지 창밖을 가리키며 말한다.“밖에 비바람 소리가 들려요.”밖에서 빗소리가 제법 들려온다. 강세헌은 찬이에게 한국 역사를 가르치고 있었다. 찬이는 흥미를 느끼며 말했다.“아빠, 저 한국 역사 재밌어요.”송연아가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 “재미있다고 하니 다행이네.”찬이는 침대에 누워 부드러운 이불을 덮고 다리까지 꼬고 강세헌을 보고 있었다. 그때 테이블에 있던 강세헌의 휴대폰이 울려서 확인하니 진원우였다. 회사 일 관련된 거로 생각하고 받았다.“전화 받고 올게.”송연아가 고개를 끄덕였다.“네, 다녀와요.”그녀는 찬이와 같이 침대에 누워 한국 역사를 읽어줬다.“엄마, 저 이거 좋아요.”송연아가 찬이가 가리키는 이야기를 읽어줬다.“엄마, 이런 이야기는 예전에 다 발생했던 거죠?”찬이는 비록 어리지만 아주 총명했다.“그렇지, 모두 있었던 일이지.”찬이가 말했다.“엄마, 저 한국 집 생각나요.”“왜? 여기 안 좋아?”“여기도 좋아요.”찬이는 잠깐 뭔가 생각을 하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그냥 가끔 생각나요.”“그런 건 정상이야.”가끔 생각나는 건 추억이다.“참, 저 이제 자러 갈게요.”찬이가 책을 안고 일어나자, 송연아가 안으며 말했다.“여기서 자.”찬이는 오래전부터 그들과 같이 자지 않았기에 습관이 안 됐다.“저 그러면 잠이 안 와요.”찬이의 말에 송연아가 놔줬다.“엄마, 안녕히 주무세요.”찬이는 책을 안고 침대에서 쪼르르 내려갔다. 강세헌이 들어오면서 찬이가 나가려는 모습을 보고 의아해하며 송연아를 바라봤다. 송연아는 두 손을 벌리며 찬이가 커서 이제 같이 안 자려 한다고 했다.“아빠, 안녕히 주무세요.”찬이는 예의 바르게 인사를 하고 아직 짧은 다리로 뛰어나갔다.송연아가 침대에 누워 말했다.“세헌 씨, 애린 씨가 딸 낳으면 우리 며느리 할까요?”“미쳤어? 말이 되는 소리를 해.”강세헌이 낮은 목소리로 부정하자, 송연아는 벌떡 일어나 앉았다
그날 밤, 안이슬은 잠들지 못했는데 시계를 보니 이미 4시가 되였고 날도 조금씩 밝아오고 있어 아예 침대에서 일어났다. 그녀는 화장실에 가서 샤워하고 마스크 팩을 했는데 화장품이 아니라 얼굴 회복에 매우 효과 좋은 의료용 마스크이다. 얼굴 수술을 했기에 의료용 마스크로 피부 재생을 촉진해야 했다. 안이슬은 거울에 비친 완전히 달라진 얼굴을 보았는데 이제 송연아를 포함한 몇 명 외에는 아무도 알아볼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하며 얼굴을 만지더니 갑자기 웃었다.“이것도 괜찮네.”모습이 너무 바뀌어서 자기 자신도 조금은 어색했지만, 그나마 다행인 건 심재경도 그녀를 알아보지 못한다는 것이다.“안이슬...”자기의 원래 이름을 불러보더니 입가에 쓴 웃음을 띠며 마음속으로 과거의 일을 모두 잊을 거라고 다짐했다. 그녀는 앞으로 안이슬이 아닌 강문희로 살아갈 것이다. 안이슬은 이제 죽은 사람이고 강문희의 신분으로 아이 곁을 지킬 것이다.계란 두 개를 삶아 먹고 나니 날은 이미 밝았다. 옷장에서 단정하고 소박한 옷을 꺼내서 바꿔 입고 아직 이른 시간인 5시에 집을 나갔다. 아이가 열이 나서 밤새 마음이 불안했다. 송연아는 안이슬을 위해 심재경의 집과 가까운 곳에 집을 임대했다. 어제 이미 약속했기에 한시도 지체하지 않고 싶지 않았다.아직 일찍 하기에 도로변에는 가끔 연금으로 생활하며 운동을 즐기는 노인들이 있었고 지나가는 길에 있는 정원에는 몇 명의 노인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신선한 공기를 마시고 있었다. 이 시간에 하는 운동이 제일 좋기 때문이다.6시도 되지 않아 안이슬은 심재경 집 입구에 도착했는데 딸의 작고 보드라운 얼굴을 생각하니 절로 웃음이 났다.딩동!초인종 소리가 집안에 올려 퍼지자 심재경이 의자에 있는 옷을 들고 일어났다. 그는 평소 이 시간에 회사로 출발했는데 최근 회사에 처리할 일이 많아서 제대로 쉬지도 못했다. 그는 피곤한 모습으로 얼굴을 문질러 기운을 차리고 걸어가서 문을 열고 문 앞에 서 있는 사람을 보는 순간 눈에 빛이 나더니 약간 건조한 목
심재경은 어젯밤에 술을 마셨는지 거실에 술병이 여러 개가 널러져 있었다.“아이 키우는 집에 왜 술이 아직도 있지?”‘어른은 술을 마셔도 괜찮지만, 애가 술 냄새를 맡으면 어쩌려고?’아이를 생각하는 순간 안이슬은 긴장했다.“아이는...”안이슬을 서둘러 방으로 들어갔는데 안에는 모두 장난감과 인형 그리고 여러 모양의 풍령들도 여기저기 걸려 있었다. 심재경이 아이 방의 장식에 얼마나 신경을 썼는지 알 수 있었다.다만...가끔 들려오는 풍령 소리를 듣더니 안이슬은 미간을 찌푸리며 풍령을 뜯었다. 이런 물건은 분명 아이의 휴식을 방해하는 것이다. 요람에 있던 아이는 무언가를 감지한 듯 낑낑거리며 눈을 떴다.“아가야, 아가야!”아이의 울음소리를 듣는 순간 안이슬의 심장은 찢어질 것 같았다.“아가야, 엄마가... 아줌마가 왔어.”안이슬은 잠깐 멈칫하더니 엄마라고 자칭하지 않았다. 심재경이 신중한 사람이기 때문에 분명 집안에 카메라를 설치했을 건데 만약 들키면 아기를 돌봐 줄 수 없기 때문에 조심해야 했다. 안이슬은 천천히 아이를 안았는데 작고 부드러운 몸이 그녀를 순간 무너지게 했다.“배고파?”그녀는 한 손으로 아이를 안고 다른 한 손으로 우유병을 들었다. 공부할 때 많은 유아용품을 접촉했었기에 지금 사용하는 물건들이 모두 제일 좋은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심재경이 얼마나 신경 써서 준비했는지 느낄 수 있었다.“분유는 어디에...”중얼거리면서 거실에 왔더니 거실 중앙에 분유 한 통이 덩그러니 있었고 그 옆에는 다 먹은 빈 통들도 여러 개 있었다.안이슬이 수도 없이 연습했기에 아주 능숙하게 한 손으로 아이를 안고 한 손으로 분유를 탔는데 연습을 많이 한 보람이 있다고 생각했다.“아가야, 우유 먹자!”준비된 젖병을 천천히 입에 넣어주자, 배가 고팠는지 입에 닿자마자 입으로 쏙 집어넣고 힘 있게 들이마셨다. 우유를 먹고 있는 아이의 분홍빛 얼굴을 바라보는 안이슬의 마음은 따뜻하고 부드러웠다.“아줌마가 늦게 와서 미안해. 이제부터는 절대 늦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