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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7화

심재경은 어젯밤에 술을 마셨는지 거실에 술병이 여러 개가 널러져 있었다.

“아이 키우는 집에 왜 술이 아직도 있지?”

‘어른은 술을 마셔도 괜찮지만, 애가 술 냄새를 맡으면 어쩌려고?’

아이를 생각하는 순간 안이슬은 긴장했다.

“아이는...”

안이슬을 서둘러 방으로 들어갔는데 안에는 모두 장난감과 인형 그리고 여러 모양의 풍령들도 여기저기 걸려 있었다. 심재경이 아이 방의 장식에 얼마나 신경을 썼는지 알 수 있었다.

다만...

가끔 들려오는 풍령 소리를 듣더니 안이슬은 미간을 찌푸리며 풍령을 뜯었다. 이런 물건은 분명 아이의 휴식을 방해하는 것이다. 요람에 있던 아이는 무언가를 감지한 듯 낑낑거리며 눈을 떴다.

“아가야, 아가야!”

아이의 울음소리를 듣는 순간 안이슬의 심장은 찢어질 것 같았다.

“아가야, 엄마가... 아줌마가 왔어.”

안이슬은 잠깐 멈칫하더니 엄마라고 자칭하지 않았다. 심재경이 신중한 사람이기 때문에 분명 집안에 카메라를 설치했을 건데 만약 들키면 아기를 돌봐 줄 수 없기 때문에 조심해야 했다. 안이슬은 천천히 아이를 안았는데 작고 부드러운 몸이 그녀를 순간 무너지게 했다.

“배고파?”

그녀는 한 손으로 아이를 안고 다른 한 손으로 우유병을 들었다. 공부할 때 많은 유아용품을 접촉했었기에 지금 사용하는 물건들이 모두 제일 좋은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심재경이 얼마나 신경 써서 준비했는지 느낄 수 있었다.

“분유는 어디에...”

중얼거리면서 거실에 왔더니 거실 중앙에 분유 한 통이 덩그러니 있었고 그 옆에는 다 먹은 빈 통들도 여러 개 있었다.

안이슬이 수도 없이 연습했기에 아주 능숙하게 한 손으로 아이를 안고 한 손으로 분유를 탔는데 연습을 많이 한 보람이 있다고 생각했다.

“아가야, 우유 먹자!”

준비된 젖병을 천천히 입에 넣어주자, 배가 고팠는지 입에 닿자마자 입으로 쏙 집어넣고 힘 있게 들이마셨다. 우유를 먹고 있는 아이의 분홍빛 얼굴을 바라보는 안이슬의 마음은 따뜻하고 부드러웠다.

“아줌마가 늦게 와서 미안해. 이제부터는 절대 늦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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