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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2화

시간은 오전 10시가 되었다. 미팅이 끝나고 심재경은 다시 사무실로 왔는데 들어오자마자 모니터를 켜고 집안의 상황을 살폈다. 아이는 이제 잠에서 깨어나서 분유를 먹고 강문희가 안고 밖에서 햇빛 조임을 하고 있었다. 이 시간의 햇빛이 강하지 않고 또 앞마당에 작은 정자가 있었기에 이런 곳에서 신선한 공기를 마시기에 아이에게 가장 좋았다. 그 옆의 발코니에는 아이가 아침에 입고 있던 옷들이 널러져 있었는데 그것은 강문희가 친히 영유아 전용 세탁 세제로 손세탁한 것들이다. 강문희는 작은 장난감을 들고 아이를 바라보았다.

“아가야, 배부르게 먹었어?”

아이와 대화한다기보다 혼잣말하는 것 같았다.

“심 대표님 그러셨는데, 어젯밤에 오랫동안 울었다며? 그러면 안 돼. 아빠는 매일 밖에서 힘들게 일하시기에 저녁에는 잘 쉬셔야 해. 그러니 우리 아가도 저녁에 잠을 잘 자야 해, 알았지? 아줌마는 전문 베이비시터야. 햇빛을 많이 쐬면 잠이 잘 온다고 하는데 오늘 우리 햇빛을 많이 쐤으니까, 오늘 밤에는 푹 잘 자.”

아이는 옹알이하면서 작은 손으로 강문희의 얼굴을 만지작거렸다.

모니터로 이 모든 것을 지켜보는 심재경의 마음속에 전과는 다른 묘한 감정이 휩싸였다. 그는 천천히 모니터를 끄고 한숨을 쉬더니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 방금 강문희가 한 말은 일부러 그에게 하는 말 같았다.

그녀의 행동으로 봤을 때 거짓말이 아니고 확실히 보육사 과정을 받은 것 같았다. 그는 바쁜 와중에 틈틈이 시간을 내서 모니터를 지켜봤는데 사실은 그녀를 훔쳐보는 듯했다. 그러다가 시간을 보더니 심재경은 다시 사무실을 나섰는데 오늘 오전 미팅 외 다른 대표들과 계약 관련 사항을 논의해야 했기 때문이다.

가끔 밖에서 몇몇 사람의 목소리가 들렸는데 최근 사업의 실적이 좋지 않아서 회사 전체가 약간 무거운 분위기였다.

비비안은 줄곧 심재경의 뒤를 따라다녔고 몇 시간이 지나 정확히 점심 12시가 되어 그녀는 30분간 휴가를 냈다. 그녀가 평소 휴가를 거의 안 냈었기에 요청을 들은 심재경은 고개도 들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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