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비서는 알겠다고 하고 돌아서는 순간 모니터와 심재경을 한 번 더 보면서 심재경의 표정이 조금 이상하다고 느꼈는데 딱히 어디가 이상한지는 알 수 없었다.그녀는 심재경은 화면 속 여자가 아이를 잘 돌보고 있는지 감시하는 거지 다른 건 없을 거라고 생각하기로 했다.젊은 비서는 돌아가서 10분 후에 미팅 있다고 알리며 모두에서 제시간에 모이라고 말했고 정확히 10분 후에 미팅은 시작되었다. 사무실은 모두 심재경의 목소리였는데 가끔 몇몇 직원들의 보고하는 목소리도 들렸다. 미팅이 끝나고 몇 명의 직원이 탕비실에 모여 의논했다.“이상하네. 오늘 대표님 기분이 좋은 것 같지 않아요?”“맞아요. 저도 오늘 대표님 기분이 좋아 보였어요. 그런데 어젯밤에 잘 자지 못한 것 같지 않아요?”“그래요. 눈 밑에 다크서클이 짙은 걸 보면 분명 잘 자지 못했어요.”그중의 한 여자가 가볍게 웃었다.“대표님 아이가 있고 아이 엄마는 없다고 들었어요. 그만큼 어린아이는 가장 까다롭고 밤에 많이 울기도 하는데 돌봐줄 사람도 따로 없는데 어떻게 잠을 잘 수 있겠어요?”“지금 무슨 말 하고 있는 거예요?”젊은 비서가 그들의 말을 듣고 있다가 차가운 어조로 끼어들었다.“비비안 언니.”비비안은 심재경의 비서를 하면서부터 심재경의 모든 행동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아마 이 사회에서 늘 있는 일일 수도 있지만, 많은 여자들은 잘 생기고 돈이 많은 남자에게 다들 마음이 있어 한다. 게다가 심재경은 아이가 있지만 와이프가 없기에 더 많은 생각을 가지게 된다. 특히 이번에 새로 온 비비안은 심재경에 대한 감정이 특별했지만 아직 심재경을 다 파악하지 못했기에 감히 겉으로 내색하지 않았다. 때문에 심재경 집에 새로 나타난 젊은 베이비시터를 보자 신경이 쓰였다.“그렇게 할 일이 없어요? 뒷담화는 삼가해요.”심재경 곁에 있으면서 비비안은 자기가 무슨 얼마나 대단한 듯 말투마저 달라졌다. 그녀는 심재경 곁으로 전입되면서 자기에게 온 기회라고 생각하며 이번 기회를 잘 잡으려고 했다.“
“커피는 거기 놔둬요!”심재경은 확실히 아이 때문에 잘 자지 못해서 머리가 아팠다. 하지만 안이슬이 있기에 시름을 놓고 아이를 맡길 수 있었다.“대표님, 평소 많이 바쁘셔서 집을 돌봐줄 사람이 있어야 할 텐데 며칠 전에 그 가정부는 어떠세요? 잘하나요?”커피를 내려놓고 비비안은 서둘러 자리를 떠나지 않고 물었다. 그 가정부는 비비안이 소개했기 때문에 물어보고 싶었다.심재경은 담담하게 대답했다.“네.”비비안은 특별히 나이가 있는 사람을 보냈었는데 지금 왜 모니터에 젊은 여자의 모습이 보이는지 너무 궁금했다.‘저 여자는 뭐지? 어떻게 저기서 대표님 아이를 돌보게 된 거지? 저렇게 가까이에 있으면서 두 사람이 정말로 가까워 지면 어떡하지?’심재경이 아이를 많이 사랑하는 걸 비비안도 잘 알고 있었다. 그녀가 한창 이런저런 생각에 잠겨 있을 때 심재경의 목소리가 귓가에 들려왔다.“비비안 씨!”심재경의 목소리 톤이 높아진 것을 느낀 비비안은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이런 톤의 목소리를 들은 적이 있는데 그건 심재경이 극도로 화가 났을 때 나오는 것이었다.“네, 대표님.”비비안이 당황해하며 고개를 들자, 심재경의 날카로운 눈빛과 마주쳤다.“지난번 그 가정부를 비비안 씨가 소개했었죠? 아이를 돌본 경험이 풍부하다고 하지 않았어요?”심재경은 워낙 회사 일이 많았고 또 갑자기 돌아왔기에 급하게 적합한 베이비시터를 찾지 못하고 있을 때 비비안이 주동적으로 도와주겠다고 나섰던 것이다.“당연히 경험이 있죠.”비비안은 급한 마음에 서둘러 앞으로 한 걸음 나아갔다.“저의 이웃집 몇몇 아이들도 모두 그분이 돌봤어요. 왜요? 아이를 돌보는 데 문제가 있었어요?”말하는 비비안의 얼굴은 불안하고 죄책감이 가득한 표정을 지었는데 이건 그녀의 특기였다. 다른 사람 앞에서는 당당하고 교만한 모습이었지만, 심재경 앞에서는 아주 조심스러워하는 척했다.심재경은 차가운 말투로 귀찮아하며 말했다.“비비안 씨가 소개한 사람은 아이를 돌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돌아가면 이웃집
익숙한 목소리를 들으며 비비안은 화가 치밀었다.“머리가 어떻게 됐어요? 도대체 우리 대표님 아이를 어떻게 한 거예요?”가정부도 억울했다. 일을 잘하고 있는데 갑자기 애를 돌봐주라고 하질 않나, 어쩔 수 없이 아이를 보고 있는데 난데없이 젊은 베이비시터가 나타나서는 그를 누르지 않나 그녀도 생각만 해도 울화통이 터졌다.“비비안 씨, 그렇게 말씀하시면 안 되죠.”상대방이 시비를 걸려고 한다는 것을 알아채고 가정부는 일부러 먼저 불평했다.“그때 저한테 어떻게 말씀하셨어요? 심 대표님 댁에서 일만 하게 되면 따로 더 챙겨주신다고 하셨는데 그 돈은 저 본 적도 없어요.”비비안의 안색이 확 바뀌었다.“무슨 뜻이에요? 일을 다 망쳐놓고 지금 저에게 돈을 달라는 거예요? 당신 생각에 내 돈은 그냥 하늘에서 뚝 떨어진 줄 알아요?”비비안의 날카로운 말에도 가정부는 굴하지 않았다. 비록 가정부라고 하지만 많은 여자들 속에서 사소한 일로 시비를 거는 일들을 많이 겪었기에 가슴을 펴고 능숙하게 당당하게 대처할 수 있었다.“심 대표님 집에서 얼마 못하고 쫓겨나서 저에게도 영향이 많습니다. 이건 저의 업무에 대한 신임이 깨지는 건데, 나중에 다른 사람들이 제가 전 고용주에게 쫓겨났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이쪽 업계에서 저의 평판도 좋지 않게 됩니다. 비비안 씨, 저에 대해 다른 말은 괜찮지만 제가 일을 소홀히 대했다고 말씀하시면 안 됩니다. 심 대표님의 요구가 너무 높아서 그의 조건을 만족시킬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겁니다.”가정부는 아주 당당하고 떳떳하게 말하자, 비비안은 눈에 순식간에 분노가 번쩍이더니 억지로 마음을 진정시키고는 심호흡하며 말했다.“그러니까 지금 심 대표님 집에 있는 그 여자는 누구예요? 어떻게 거기서 일하게 된 거예요?”비비안이 가정부에게 전화한 것은 강문희에 대한 정보를 알아내기 위해서였다. 그녀는 심재경 옆에 예쁘든 예쁘지 않든 젊은 여자가 있는 것을 용납할 수 없었다. 두 사람이 오랜 시간 같이 있으면서 사랑이 싹틀까 봐 두려웠다.“갑자기
시간은 오전 10시가 되었다. 미팅이 끝나고 심재경은 다시 사무실로 왔는데 들어오자마자 모니터를 켜고 집안의 상황을 살폈다. 아이는 이제 잠에서 깨어나서 분유를 먹고 강문희가 안고 밖에서 햇빛 조임을 하고 있었다. 이 시간의 햇빛이 강하지 않고 또 앞마당에 작은 정자가 있었기에 이런 곳에서 신선한 공기를 마시기에 아이에게 가장 좋았다. 그 옆의 발코니에는 아이가 아침에 입고 있던 옷들이 널러져 있었는데 그것은 강문희가 친히 영유아 전용 세탁 세제로 손세탁한 것들이다. 강문희는 작은 장난감을 들고 아이를 바라보았다.“아가야, 배부르게 먹었어?”아이와 대화한다기보다 혼잣말하는 것 같았다.“심 대표님 그러셨는데, 어젯밤에 오랫동안 울었다며? 그러면 안 돼. 아빠는 매일 밖에서 힘들게 일하시기에 저녁에는 잘 쉬셔야 해. 그러니 우리 아가도 저녁에 잠을 잘 자야 해, 알았지? 아줌마는 전문 베이비시터야. 햇빛을 많이 쐬면 잠이 잘 온다고 하는데 오늘 우리 햇빛을 많이 쐤으니까, 오늘 밤에는 푹 잘 자.”아이는 옹알이하면서 작은 손으로 강문희의 얼굴을 만지작거렸다.모니터로 이 모든 것을 지켜보는 심재경의 마음속에 전과는 다른 묘한 감정이 휩싸였다. 그는 천천히 모니터를 끄고 한숨을 쉬더니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 방금 강문희가 한 말은 일부러 그에게 하는 말 같았다.그녀의 행동으로 봤을 때 거짓말이 아니고 확실히 보육사 과정을 받은 것 같았다. 그는 바쁜 와중에 틈틈이 시간을 내서 모니터를 지켜봤는데 사실은 그녀를 훔쳐보는 듯했다. 그러다가 시간을 보더니 심재경은 다시 사무실을 나섰는데 오늘 오전 미팅 외 다른 대표들과 계약 관련 사항을 논의해야 했기 때문이다.가끔 밖에서 몇몇 사람의 목소리가 들렸는데 최근 사업의 실적이 좋지 않아서 회사 전체가 약간 무거운 분위기였다.비비안은 줄곧 심재경의 뒤를 따라다녔고 몇 시간이 지나 정확히 점심 12시가 되어 그녀는 30분간 휴가를 냈다. 그녀가 평소 휴가를 거의 안 냈었기에 요청을 들은 심재경은 고개도 들지 않고
비비안이 말하며 남자에게 눈치를 주자, 남자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가정부를 벽 쪽으로 계속 밀어붙였다.“하... 지... 마...”가정부는 숨이 넘어가면서 더듬더듬 세글자를 내뱉었다.“말해요!”비비안이 앞으로 다가가서 물었다.“대표님 집에 있는 그 여자 누구예요? 대체 어떻게 대표님 집에 들어가게 된 거예요?”‘도대체 나 말고 또 누가 대표님에게 가정부를 소개해 준 거지?’“저... 저도 아는 거 별로 없어요.”남자가 조금 풀어주자, 가정부는 더 이상 감히 오만하지 않고 뒤로 물러서며 숨을 헐떡였다.“제가 아는 건 그 베이비시터는 나이가 젊고 심 대표님 친구의 친척이라고 했던 것 같아요.”‘친구의 친척이라고?’비비안이 미간을 찌푸렸다.“확실해요?”‘만약 정말로 친구의 친척이라면 쉽지 않을 텐데?’“확실해요.”가정부는 연거푸 고개를 끄덕였다.“당연히 확실해요. 그 여자는 그냥 친척이 소개해서 온 거지 절대 심 대표님이 개인적으로 연락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그 여자는 외국에 있다가 최근에 귀국했고 베이비시터 자격증도 있는데 그것만 아니었다면 심 대표님이 특별히 고용하지 않았을 겁니다.”가정부는 바보가 아니었기에 비비안의 눈치를 보며 조심스럽게 알고 있는 상황을 말했고 속으로는 나이도 어린 게 마음씨는 독하다고 생각했다.“그 여자 어디에 사는지는 알아요?”비비안이 물었다.“그건 저도 잘 몰라요. 그냥 심 대표님 집에서 가까운 곳에 있는 것 같았어요.”가정부는 말하면서 계속 비비안의 표정을 살폈는데 이제 더는 그녀를 해치지 않을 거라고 확신하고는 조심스럽게 떠나려고 했다.“저기... 이제 가도 되죠?”그녀의 말에 비비안이 비웃었다.“왜요? 돈 가지러 온 거 아니었어요?”가정부는 미친 듯이 고개를 저었다.“아니에요, 돈은 필요 없어요.”옆에 남자는 그녀가 돈을 달라고 하면 바로 죽일 듯이 그녀를 날카롭게 지켜보고 있었다. 예전에 TV에서만 보던 상황이 드라마처럼 그녀의 눈앞에 벌어진 것이다.“부탁 하나만 들어줘요.”가정
가정부는 심재경의 아이 때문에 엄청 힘들었기 때문에 생각만 해도 머리가 아프고 울고 싶었다. 겨우 그 집에서 벗어났는데 또다시 그 집에 들어가서 가정부를 하라고 하니 너무 난감했다.“비비안 씨.”가정부는 침을 꿀꺽 삼키고 비비안을 바라보며 말했다.“그 여자는 베이비시터에 불과해요. 심 대표님이 제일 좋아하고 아끼는 건 그의 딸입니다. 만약 심 대표에게 관심이 있으시면 그의 딸에게 공을 들이시는게...”그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비비안은 차가운 눈길을 보냈다.“뭐라고요?”비비안의 말투가 조금 이상했다.“지금 나를 가르치는 거예요?”옆에 있던 남자가 손아귀 힘 강도를 높이자, 가정부는 숨이 막힐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황급히 고개를 저었다.“갈게요. 오늘 바로 갈게요.”만족스러운 대답을 들은 비비안은 마침내 고개를 끄덕였다.“진작에 그렇게 나오시죠.”비비안이 다시 눈치를 주자 남자는 가정부를 풀어줬다. 그리고 떠나기 전에 비비안은 은행 카드를 들고 흔들며 말했다.“시키는 일만 제대로 하면 전에 말했던 금액의 두 배를 줄게요.”가정부는 남자가 졸랐던 목을 만지작거렸는데 동의하지 않으면 죽을 뻔했다고 생각했다. 두 사람이 서서히 사라지고 골목에 가정부 혼자 남게 되자 그녀는 미간을 찌푸렸다.“겨우 빠져나왔는데 또 들어가게 생겼네.”그녀가 휴대폰으로 시간을 확인하자 이제 막 오후 1시였는데 계산해보니 마침 아이가 잠잘 시간이었다. 그리고 어차피 돈을 벌려고 하는 일인데 비비안이 준다고 한 돈만 생각하려고 했다.“그래, 어차피 돈 벌려고 하는 일인데 한번 해보지 뭐.”혼자 중얼거리며 그녀는 익숙한 아파트 입구에 도착했다. 심재경은 고급 주택에 살고 있었는데 아파트 입구에는 경비원이 지키고 있었다. 그런데 가정부가 심재경 집에서 한 달 정도 일했었기에 경비원이 그녀를 막지 않아서 쉽게 아파트 안으로 들어갔는데 마침 밖으로 나오는 안이슬을 만났다.아이가 어젯밤에 잠을 설쳐서 오전에 계속 잠만 자고 또 집에 다른 사람이 없어서 안이슬은 집을
안이슬은 눈앞에 있는 사람을 경계심 어린 눈으로 바라보았다.“전에 그 아주머니시잖아요?”사람은 누군지 알아봤지만, 여전히 경계를 소홀히 하지 않았다.‘이미 떠났으면서 왜 또 온 거지?’“대표님이 다 말씀하신 거 아니에요? 여기에 이제 안 오셔도 되는데 왜 또 오셨어요?”이 가정부가 자기 아이를 대하던 일을 생각하더니 안이슬의 표정이 점점 심각해졌다.“이봐요, 아가씨 이름은 뭐예요?”가정부가 가까이하며 친해지려고 했다.“가만히 보니 나이가 많지 않은가 본데, 어쩜 이렇게 예쁘게 생겼어요. 모르는 사람들이 보면 이 아이의 엄마인 줄 알겠어요.”“그만해요.”가정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안이슬이 갑자기 낮은 목소리로 꾸짖었다. 비록 가정부가 하는 말은 자기와 친해지기 위한 말인 줄은 알지만, 방금 아이 엄마 같다는 말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고용주 집의 아이예요. 저랑은 아무 상관이 없어요.”자기가 조금 지나쳤다는 것을 깨달은 안이슬은 마음을 진정시키고 일부러 고개를 들고 말했다.“저도 아주머니와 같이 심 대표님에게 고용된 사람입니다. 무슨 일이 있으면 저한테 이러시지 말고 심 대표님을 찾아가세요.”가정부가 자기와 친해지려는 것을 느낀 안이슬은 이 사람이 심재경을 설득해달라고 하려고 한다는 것을 알아챘다. 그런데 이 가정부처럼 감정이 없는 사람은 아이의 친 엄마가 아니라 아무런 관계가 없는 사람이라도 절대 아이 옆에 두고 싶지 않을 것이다.“아가씨, 사람이 왜 그렇게 몰인정해요?”안이슬이 도와주지 않으려고 하자 가정부는 화가 났다.“예쁘장하게 생겨서는, 사실 우리 둘 다 일하는 입장에서 저의 사정을 봐줄 수 있는 거잖아요. 우리 집에는 노인도 있고 어린아이도 있는데 자식들도 제대로 된 일자리가 없어서 온 가족의 생활을 모두 제가 책임져야 해요. 이 가정부의 일마저 잃으면 저의 집 식구들은 모두 굶어 죽게 생겼어요.”안이슬에게 강한 것이 효과가 없다는 것을 느낀 가정부는 감정을 토로하여 안이슬의 동정심을 유발하려 했다.“게다가 아가
“아가씨, 제발 부탁해요.”가정부는 심지어 눈물까지 보였다.“나 정말 이 일을 잃으면 안 돼요. 이 일을 잃으면 우리 가족들은 살 수가 없어요. 다 같이 일하는 입장에서 도와줘요. 앞으로는 아이 돌볼 때 꼭 집중하고 집안일도 전부 내가 도맡아 할게요. 그래도 안 되겠어요?”간혹 지나가던 사람들이 안이슬을 보고 놀란 표정을 지었다.“사람 그만 좀 창피하게 하면 안 돼요?”안이슬은 고개를 숙여 억지 부리는 가정부를 내려다보며 한숨을 쉬었다.“심 대표님이 사시는 이 주택은 부처에서도 제일 좋은 주택이에요. 여기에 사람은 모두 부자가 아니면 귀족들인데 정말로 여기서 계속 이렇게 소란을 피우고 싶어요?”그녀의 말에 가정부는 놀라 하며 표정이 굳어졌다. 그 틈을 타 안이슬은 황급히 다리를 뺐는데 품에 있던 아이도 뭔가 느꼈는지 갑자기 울기 시작했다.“아가야, 괜찮아.”안이슬은 서둘러 아이를 토닥거렸는데 아이가 안정을 되찾자 바로 다시 가정부를 보며 말했다.“충고하는데 여기서 이런 소란을 피우지 않는 게 좋을 거예요. 심 대표님 이런 당신을 절대 용납하지 않을 거예요. 그러니 제가 대표님을 설득할 거라는 생각은 접어요. 당신이 아이에게 어떻게 했는지를 기억하고 있다면 이러지 못했을 거예요.”가정부가 좋은 태도로 잘못을 인정했다면 안이슬이 도움을 줄 수도 있었겠지만, 조금 전의 소란을 피우는 모습을 보고는 절대 아이 옆에 둘 수 없다고 생각했다.그리고 돌아서려다가 안이슬은 갑자기 고개를 돌려 말했다.“아, 그리고 이 아파트는 거의 모두 부자들이 사는데 원래는 당신의 이력서로 다른 일자리를 쉽게 찾을 수 있었을 텐데, 오늘 이렇게 소란을 피운 사실이 사람들에게 전해지면 아마 이제 여기에 다시는 들어올 수 없을 거예요.”안이슬은 할 말을 다 하고는 아이를 안고 황급히 자리를 떠났다.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가정부는 화가 나서 벌떡 일어섰다.“네가 뭔데 나를 가르치려 들어?”그러고는 안이슬을 향해 침을 뱉었다.“그냥 애나 보면서? 아이의 친 엄마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