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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5화

안이슬은 잠시 망설이다가 떨리는 손으로 핸드폰을 집어 들었다. 지문인식을 한 다음 익숙한 번호를 보면서 바로 받지 않고 핸드폰을 곁에 내려놓았다.

모든 건 너무 조급하면 안 되고 자연스럽게 흘러가게 놔둬야 한다. 그래야 진실하게 보일 것이다.

지금 안이슬은 똑똑히 기억해야 한다. 그녀는 더는 예전의 안이슬이 아니고 한 명의 베이비시터이며 더욱이 외국에서 수년간의 경험이 있는 베이비시터이다.

시침은 열 시를 가리켰고 심재경은 집에 도착했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아이의 울음소리가 귀청을 찢었다.

“왜 아직도 울고 있지?”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리면서 심재경은 방 안으로 들어갔다. 곁에서는 가정부가 최선을 다해서 아이를 달래고 있다. 가정부는 잠시 고용한 사람인데 전문적인 베이비시터가 아니었다. 심재경을 보자 가정부는 우는 얼굴로 말했다.

“드디어 돌아오셨네요. 선생님 집 아이처럼 사람 품에서 떨어지지 않는 아이를 본 적이 없습니다. 온 오후를 울었는데 도저히 달랠 수가 없네요.”

가정부는 낯빛이 초췌했다. 심재경의 차가운 모습을 보면서 가정부는 고개를 숙이고 계속 얘기했다.

“심 선생님, 처음에 얘기를 다 했었잖아요. 저는 선생님 집에 와서 청소하는 것이지 아이를 돌보는 건 아니잖아요... 그리고 아이를 돌보는 일은 베이비시터가 하는 일이지 저희 같은 거친 사람들이 어떻게 이런 일을 잘할 수 있겠어요?”

가정부도 아이를 돌보기 싫어한다는 것을 분명하게 보아낼 수 있었다.

“그만 해요!”

방안이 난장판이 된 것을 보고 심재경도 순식간에 표정이 굳었다.

“가세요!”

심재경은 손을 뻗어 아이를 받아 안으려고 했는데 얼굴에는 창백한 기색이 어렸다.

“심 선생님, 그럼 잘 부탁할게요!”

가정부는 무거운 짐을 뿌리치듯 다급하게 아이를 곁에 있는 작은 침대에 눕히고 뒤돌아 도망치듯 떠났다. 몇 분 후 문이 쾅 닫히는 소리가 났다.

방안에는 아이가 우는 소리만 남고 문 앞에는 냉랭한 표정을 한 심재경이 서 있었다...

한편, 안이슬의 집에서.

안이슬은 다시 핸드폰을 집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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