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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1화

“별거 아닌 정장 가지고 뭘 그래? 옷이 나보다 중요하다는 거야?”

진원우가 말했다.

“당연히 옷이 더 중요하지.”

“...”

심재경이 삐쳐서 뒤로 돌아 걸어가자, 진원우가 그를 따라가서 붙잡았다.

“농담한 건데 그렇게 진지하게 받으면 어떡해?”

심재경이 차갑게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나보다 신부가 더 중요하다는 건 이해하겠는데, 나보다 옷이 더 중요하다는 건 너무한 거 아니야? 나 너와 절교할 거야.”

“왜 그렇게 소심해?”

진원우가 웃으며 말했다.

“소심한 건 너야.”

심재경이 그를 힐끗 쳐다보았다.

두 사람은 서로 옥신각신하다가 사람들이 많은 결혼식장에 도착하자, 입을 다물고 얼굴에 열정적인 미소를 지었는데 그들의 표정 변화 속도는 책장을 넘기듯 빨랐다.

오늘의 주인공인 진원우는 유난히 눈에 띄었다.

구진학은 오랜 세월을 이곳에 살면서 많은 지인이 있었는데 오늘도 적지 않게 참석하였다. 그는 열정적으로 지인들에게 진원우를 소개했다.

결혼식은 전문 웨딩기획사를 통해 현지 풍습으로 진행하기로 했는데 시간이 되지 않았기에 아직 시작하지 않았다. 미국의 결혼식은 국내보다 상대적으로 복잡한 예의범절이나 프로세스가 없이 간단했다.

그때 무대에서 사회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는데 우리말로 진행했다. 비록 미국에서 결혼식을 올리지만, 진원우와 구애린은 모두 한국 사람이기에 특별히 우리말로 진행해 달라고 특별 요청했다.

“존경하는 하객 여러분, 바쁘신 와중에도 진원우 씨와 구애린 씨의 결혼식에 참석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사회자의 목소리는 힘차고 우렁차고 정중했다.

“이제 신랑, 신부의 입장이 있겠습니다. 먼저 신랑, 입장!”

진원우가 뒤쪽에서 무대 앞으로 입장했다. 신랑 입장이 끝나자, 사회자의 우렁찬 목소리가 또다시 들렸다.

“신부, 입장!”

신부 입장 차례가 되자 모든 사람들의 눈길은 아치형 출입구를 향했다. 그때 찬이가 송연아의 손을 잡고 흥분된 목소리로 아치형 출입구를 가리키며 물었다.

“엄마, 고모가 저기에서 나와요?”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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