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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화

아니나 다를까 고훈은 이 일을 감쪽같이 잊고 있었다. 그때 그림을 다 그린 후 그는 송연아에게 주겠다고 약속했었다.

“우리 저쪽 가서 얘기할까요?”

고훈은 송연아가 그와 같은 편일 거라고 여겼다.

송연아는 강세헌에게 밀려 건물에서 떨어졌고 다리도 깁스하고 있으니 분명 그를 원망할 것이다.

지금 강세헌에게 거액을 갈취했으니 송연아는 누구보다 기뻐해야 한다.

“그냥 여기서 하시죠.”

송연아도 강세헌이 돈을 뜯기는 건 아무 의견이 없다.

다만 고훈이 지금 자신을 이용하고 있다는 기분이 들었다.

이 돈은 그녀도 한 몫 받아야 한다.

전에는 돈의 중요성을 전혀 몰랐지만 이젠 수입도 없고 아이와 부모까지 책임져야 하니 돈 쓸 곳이 너무 많다.

그녀는 아이와 부모를 고려하지 않을 수가 없다.

고훈도 그녀의 의도를 알아채고 강세헌 앞에서 대놓고 돈 계산을 했다.

“3대7로 나누는 건 어때요?”

그는 강세헌에게 너무 많은 돈을 손해 봤고 이 전시회도 강세헌을 위해 기획했다.

하여 그가 좀 더 많이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송연아는 탐욕을 부리지 않았다. 고훈의 입에서 3대7이라는 말이 나온 것만으로도 충분히 놀라웠다.

그녀는 단지 고훈한테서 조금이라도 돈을 받아 한혜숙에게 보낼 생각이었다. 엄마랑 찬이가 적어도 먹고 지내는 데에는 지장이 없어야 하니까.

“만족스럽지 못해요?”

그녀가 아무 말 없자 고훈이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내가 너무 많이 욕심냈나?’

그가 생각에 잠겨 있을 때 송연아가 말했다.

“만족해요.”

그녀의 예상 범위를 훨씬 뛰어넘었다.

강세헌은 송연아의 뒤에 서서 뜻밖의 기색을 드러냈다.

‘두 사람 지금 날 호구로 아는 거야? 아직 돈도 안 줬는데 김칫국부터 마시고 있어? 심지어 내 앞에서 대놓고 이렇게?’

다만 송연아가 일부를 챙겨간다는 사실에 강세헌은 내심 흐뭇했다.

‘내가 돈을 쓴 보람이 있네.’

“아직 한 작품이 더 남았는데 어때 강 대표? 더 볼 의향 있어?”

고훈이 실실 쪼개며 물었다.

강세헌은 그를 거들떠보지 않은 채 송연아의 휠체어를 밀면서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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