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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화

작가: 김세라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3-09-07 13:17:20
하지만 강세헌이 그녀의 말을 들을 리가 있을까.

그는 걸어가서 그녀의 침대 가장자리에 앉더니 곧바로 누웠다.

송연아는 할 수 없이 안쪽으로 들어가서 자리를 내줘야 했고, 그렇지 않으면 몸이 그에게 눌렸을 것이다.

“침대가 너무 작아서 두 사람이 같이 누워서 잘 수 없어요.”

송연아는 속삭였다.

강세헌은 몸을 돌려 그녀를 끌어안고 머리를 그녀의 품에 묻었다.

“부부는 한 침대에서 자야 해요.”

송연아는 말을 하지 않았다.

“...”

그녀의 몸은 긴장해서 빳빳해졌고 감히 조금도 움직일 수 없었다!

강세헌이 너무 가까이 다가와서 피부가 밀착되어 그녀의 몸은 불에 구워지는 것처럼 붉고 뜨거웠다. 숨결에서 나오는 뜨거운 공기가 귀 뒤쪽의 민감한 부위를 자극시켜 그녀는 매우 긴장되었다.

점점 목이 말라가는 그녀는 속삭였다.

“이제 그만 놓아주겠어요?”

강세헌은 그녀의 목덜미에 대고 중얼거렸다.

“안돼요.”

말을 마치고 다른 움직임은 없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고른 숨소리가 들렸다.

“...”

송연아는 생각했다.

‘잠든 건가?’

하지만 그녀는 잠들 수가 없었다.

침대의 크기가 작아서 벗어날 수 없었다.

그녀는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이어서 눈을 뜨고 천장을 응시하며 거듭 자신을 정신적으로 진정시켰다.

그리고 서서히 나아지기 시작했다.

그녀가 잠들기까지 얼마나 걸렸는지 모른다.

그러나 그녀가 잠이 들었을 때 강세헌이 눈을 떴다. 그의 눈은 방금 깨어난 것 같은 흐릿한 상태가 전혀 없이 맑고 밝았다.

잠을 자지 않은 것이 분명했다.

그의 속눈썹은 굵고 길었다. 그는 송연아가 잠든 틈을 타서 손을 뻗어 그녀의 뺨을 어루만졌고 입꼬리가 올라가면서 입가의 미소가 번졌다.

이 여자는 아마 잠들었을 때만 이렇게 고분고분하고 그의 손길에 저항하지 않을 것이다!

그는 그녀를 꼭 껴안았다.

다음 날 아침, 그녀가 깨어났을 때 강세헌은 그 자리에 없었다.

그녀는 강세헌이 언제 떠났는지 몰랐다.

강세헌이 없다는 사실에 그녀는 오히려 안도했다.

그녀가 일어나려고 할 때 오은화는 음식을 가져다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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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친 그날 밤   제108화

    임지훈이 말했다.“강 대표님께서 이렇게 지시 내리셨습니다.”고훈은 이미 화가 나 있었다. 원래 합의를 봤던 그림 값은 1800억인데 지금은 600억밖에 안 된다.그는 화가 잔뜩 난 채로 강세헌을 찾아가서 따졌다.그러나 마침 강세헌은 이 대표와 이야기를 끝마쳤다.이 대표는 그를 보자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인사도 없이 자리를 떴다.그는 고훈보다 강세헌과 함께 일하고 싶었던 것이다.고훈은 그렇게 불쾌한 말을 하지는 않았다. 계약서에 서명하기 전에는 위반에 속하지 않기 때문에 같은 비지니스하는 사람끼리 만나서 어색하게 만들 필요가 없었다.그는 큰 그림을 그릴 줄 아는 사람이었다.이 대표가 멀리 가자 고훈은 입을 열었다.“강 대표, 이렇게 약속을 어길 거야?”강세헌은 사무실로 걸어갔고 고훈은 쉴 새 없이 재잘거리며 그의 뒤를 따라갔다.“그때 가격을 정한 건 너인데, 이제 와서 600억만 주는 건 무슨 뜻이야?”임지훈은 손에 든 그림을 보다가 고훈을 쳐다보고 눈을 크게 뜨고 생각했다.‘이딴 그림에 600억이 너무 적다고 생각하는 거야?’그는 강세헌이 이 그림을 왜 사고 싶어하는지 이해하지 못했다.이 그림은 그만큼한 가치가 없었다!강세헌은 사무실 책상 앞 의자에 앉아 옷깃을 잡아당기고 고개를 들어 고훈을 쳐다보았다.“너랑 송연아가 3대7로 나누기로 하지 않았어? 송연아의 몫은 내가 줄 테니까 너에게 주는 건 맞지 않아?”고훈이 할 말을 잃었다.“...”“아니...”고훈은 해명하고 싶었지만 어쩐지 자신이 그림 전시회를 계획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던 것이 결국 송연아가 혜택을 받고 강세헌이 착한 일을 한 격으로 된 것 같았다.강세헌이 송연아에게 돈을 주면 송연아는 그에게 감사하다고 할 것이 아닌가?그럼 강세헌 좋은 꼴이 되는 거 아닌가?!아무리 생각해도 마음이 불편했다.“3대7은 맞는데 내가 7이고 송연아가 3이야.”고훈이 강조했다.그는 상관하지 않았다! 어차피 그가 1200억을 갖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하지만 강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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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친 그날 밤   제109화

    그제야 강세헌은 고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그가 그렇게 화가 난 것은 그림 때문이었다!화를 내면 계속 화내게 놔두지 뭐!그가 차분하게 말했다.“태워 버려.”‘송연아가 준 그림이라고? 좋아, 그럼 태워서 잿더미를 만들어 주겠어!’고훈은 말문이 막혔다.“...”그는 이미 너무 화가 나서 말을 할 수 없었다.이건 너무 심한 괴롭힘이었다!임지훈은 누군가에게 일을 맡기고 또 한 번 사람을 내쫓았다.“고 대표님 나가주세요.”고훈의 가슴은 분노로 들끓었다!분노가 하늘로 솟아 올랐지만 화를 낼 수는 없었다!임지훈이 고의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그를 더욱 기분 나쁘게 만든 것은 그가 회사를 나가는 순간 그림에 불이 붙는 것을 목격했다!분노만으로는 더 이상 이 순간 그의 기분을 설명하지 못한다.“임지훈 씨, 강세헌이 송연아를 좋아해요?”그는 강세헌이 왜 화를 내지 않는지 알 수 없었다.그렇다면 강세헌이 송연아를 좋아한다는 한 가지 이유밖에 없다.그런데 그가 송연아를 좋아한다면 왜 그녀를 창문 밖으로 밀어버렸을까?고훈은 정말 이해할 수 없었다.임지훈은 강세헌의 사적인 일을 그에게 알려줄 리가 없었기에 웃으면서 말했다.“부하인 제가 대표님의 일을 어떻게 알겠습니까?”사실 임지훈은 알고 있었다.고훈은 코웃음을 쳤다.“그 상사에 그 부하네. 당신도 좋은 사람은 아니야!”임지훈은 반박하지 않고 웃었다.고훈은 자신의 그림이 타서 재로 변하는 것을 보고 눈가가 떨렸다. 얼마나 불길한가.죽은 자만이 그림을 태울 것이다!강세헌이 그를 저주하는 것일까?그는 차를 운전하고 돌아가려고 하다가 갑자기 모퉁이에서 돌아 병원으로 향했다.병원에 도착한 그는 곧장 송연아를 찾으러 갔다.이때 송연아는 잠을 자고 있었다.이 시간에 오은화도 없었다.기분이 좋지 않은 고훈은 그녀를 깨웠다.“송연아 씨!”송연아는 시끄러워서 깨났고 눈을 뜨자 고훈을 보았다. 그녀는 눈을 비볐다.“당신이 나를 속였죠?”그가 날카롭게 말했다.송연아는 혼란스러웠다. 그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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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친 그날 밤   제110화

    송연아는 깜짝 놀랐다.‘세헌 씨는 아니겠지? 혹시 방금 고훈 씨가 한 말을 들었을까?’그녀의 시선은 문으로 향했고 오은화가 들어오는 것을 보고 안도했다.고훈은 송연아의 표정을 모두 보았다.강세헌이 그렇게 무서운 걸까?그도 그럴 것이 자신도 강세헌의 상대가 아니었으니 송연아가 강세헌의 손에 얼마나 당했을지 짐작할 수 있었다!두려운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고훈은 마음속으로 생각했다.오은화는 경계하는 눈빛으로 고훈을 바라보며 음식을 식탁 위에 올려놓았다.“사모님, 좀 쉬셔야 해요.”송연아는 오은화가 고훈을 좋아하지 않는 것을 느끼고 웃으면서 말했다.“알겠어요.”그녀는 오은화를 무척 신경 쓰고 있었다.오은화는 그녀에게 정말 잘해줬기 때문이다.“고훈 씨, 저 점심 먹을 건데 고훈 씨에게 줄 건 없으니 먼저 가세요.”고훈은 움찔거렸다. 왜 오늘 가는 곳마다 쫓겨나는 기분이 들까?그리고 강세헌의 부하들은 모두 똑같이 꼴불견이었다.심지어 도우미조차 임지훈과 같았다.모든 사람들이 주인을 감싸는 그 모습이 너무 꼴 보기 싫었다!“그럼 갈게요.”고훈이 말했다.송연아가 인사했다.오은화가 물었다.“누구예요?”“그냥 아는 사람이에요.”송연아가 대답했다.오은화는 걱정되었고 그녀와 강세헌이 더 이상 다투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제가 도련님 몰래 사모님께 휴대폰을 사준 걸 도련님께서 아시게 되면 분명 화를 내실 거예요. 저를 봐서라도 다시는 도련님을 화나게 하지 마세요. 사실 도련님께서 사모님을 엄청 챙기고 있어요.”송연아는 시선을 아래로 떨궜다. 그녀는 강세헌의 변화를 느꼈다.하지만 그들 사이에는 너무 많은 차이가 있었기 때문에 그녀는 감히 달리 생각할 수 없었다.어떤 이유에서인지 오늘은 식욕을 잃었다.“아주머니, 저 오늘은 정말 배고프지 않아요.”“왜요? 제가 방금 한 말 때문에 기분이 나빠져서 그래요? 그렇다면 제가 사과드릴게요.”오은화는 참견할 생각은 아니였지만 그녀는 송연아와 강세헌 사이에서 강세헌이 이미 충분히 자존심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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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친 그날 밤   제111화

    강세헌은 움직이지 않았다.송연아는 눈을 깜빡였다.“내가 먹던 걸 먹으려는 건 아니죠?”강세헌이 대답하기 전에 그녀는 말했다.“내가 마셨던 국이라 안에 침이 들어 있어요.”강세헌은 말했다.“더러워도 상관없어요.”송연아는 말문이 막혔다.“...”그녀는 놀라서 입이 벌어졌다!이 사람이 그녀가 알고 있던 강세헌이 맞나?언제부터 이렇게 지조가 없어졌지?그녀는 강세헌이 그릇을 빼앗아 갈까 봐 두려운 듯 그릇을 꽉 움켜쥐었다.그가 국을 마실까 봐 두려운 것은 아니었지만, 자신이 마셨던 국을 강세헌에게 주기가 정말 부끄러웠다.두 사람은 아직 그릇을 서로 나눠 쓸 정도로 친한 사이는 아니었다!“얼굴이 왜 그렇게 빨개졌어요?”강세헌은 가볍게 웃었다.그녀는 부끄러워하는 건가?너무 순진했다.송연아는 얼굴을 만지더니 반박했다.“누가 얼굴이 빨개져요? 아니거든요.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요.”강세헌은 그녀와 따지지 않고 그녀를 사랑스럽게 바라보며 말했다.“연아 씨 말이 맞아요. 연아 씨가 아니라면 아닌 거예요.”송연아는 가슴이 조이더니 시선을 피하고 감히 그를 쳐다볼 수 없었다.그녀는 자신이 무엇 때문에 긴장하고 부끄러운지 몰랐다.강세헌의 말이 너무 쓸데없이 설렌다고 생각했다.강세헌은 그녀를 더 놀리지 않고 아무거나 조금 먹었다. 그는 송연아와 함께 점심을 먹기 위해 지금까지 먹지 않았다.그러나 그녀는 여전히 그를 거부하고 있다.“의사 선생님께서 돌아가서 쉬어도 괜찮다고 했어요. 오후에 내가 사람을 보내서 퇴원 수속을 밟게 할게요.”강세헌이 말했다.송연아가 조심스럽게 물었다.“저 안 돌아가도 돼요?”돌아가면 강세헌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아질 것이다.그녀는 강세헌과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지 않았다.감정이 생기게 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그녀는 이미 심재경과 안이슬의 사례를 본 적이 있다.그녀는 그런 감정의 고통을 겪고 싶지 않았다.강세헌은 그녀의 마음을 읽고 말했다.“안 돼요.”그들은 부부이기 때문에 당연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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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친 그날 밤   제112화

    강세헌은 택배원을 위아래로 훑어보고 그가 들고 있는 커다란 장미꽃다발에 시선을 고정했다.‘이 꽃은 누구에게 보낸 거지? 송연아에게 보낸 건가?’이때 송연아가 호기심에 고개를 내밀고 물었다.“문 앞에 누구세요?”택배원은 강세헌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차가운 기운을 느꼈고 조심스럽게 대답했다.“실례지만 송연아 씨 맞으세요? 저는 택배원인데 송연아 씨 앞으로 택배가 왔으니 받고 서명해 주세요!”“누가 배달을 부탁했는지 물어봐도 될까요?”송연아가 물었다.택배원이 대답했다.“고 씨 남성분께서 보내셨어요.”송연아의 시선은 즉시 강세헌에게로 향했고 그의 얼굴 윤곽이 빳빳하게 긴장한 것을 보았다. 옆 모습만 보였지만 그의 불쾌감을 느낄 수 있었다.그녀는 강세헌이 이미 고훈이 보낸 택배라는 것을 짐작했다는 걸 알고 있었다.그녀는 강세헌이 분명히 화를 낼 거라는 걸 알면서도 택배원에게 물건을 가지고 들어와 달라고 부탁했다.택배원은 몸을 돌려 전전긍긍하면서 강세헌 옆으로 들어가서 아흔아홉 송이의 붉은 장미가 들어있는 커다란 꽃다발을 송연아에게 건넸다.“사인해 주세요.”송연아는 알았다고 말했다.송연아가 사인을 다 하자 택배원은 마치 도망치는 것처럼 병실을 빠져나갔다. 이것은 아마도 그가 배달한 택배 중 가장 마음을 졸였던 택배일 것이다.강세헌이 다가왔다.“좋아요?”송연아는 카드를 열어 내용을 보면서 말했다.“여자라면 다 꽃을 좋아하지 않나요.”강세헌은 코웃음을 치며 그녀의 손에서 카드를 빼앗았다.그는 눈을 내리깔고 카드에 쓰인 내용을 보았다.「나는 당신의 마음이 있는 곳으로 가고 싶어요. 내 마음은 크지 않아 당신 하나만 담을 수 있어요. 연아 씨, 얼른 강세헌과 이혼해요. 나와 결혼해 줘요. 당신을 그리워하고 사랑하는 고훈.」고훈의 말은 노골적이면서 미심쩍었다.강세헌의 안색은 점점 어두워졌고 그의 눈동자에는 핏기가 서리면서 핏물처럼 붉게 번졌다. 그는 화를 억누르며 송연아에게 물었다.“나랑 이혼하고 싶은 이유가 고훈과 결혼하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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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친 그날 밤   제11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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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친 그날 밤   제1265화

    결혼식을 마친 후 방유정 아버지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에 떠나기 전에 임지훈에게 회사를 완벽하게 인계하려고 회사에 들어오라고 제안했다.임지훈은 송연아와 강세헌 일행과 같이 먼저 프랑스로 돌아가서 그쪽 일을 마무리했다. 비록 임지훈이 회사에 있으면 강세헌은 보다 한가하게 일을 할 수 있었지만, 그가 떠난다고 해도 그냥 조금 더 바쁠 뿐이다. 어느 회사든 누가 떠나면 절대 안 되는 건 없다. 일주일의 시간 동안 임지훈은 프랑스에서의 일들을 모두 마치고 귀국해서 방씨 가문 회사에 들어갔다.임지훈도 국내에 집이 있었지만 방유정과 같이 방씨 가문에 들어갔다. 데릴사위를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방유정 아버지의 병을 알고 방유정이 부모님과 많을 시간을 보내게 하기 위해서였다. 임지훈 역시 사위로서 그럴 의무가 있었다....반년 후, 방유정 아버지는 돌아가셨고 방유정 어머니는 그 충격에 순식간에 많이 늙었다. 방유정 아버지가 돌아가신 다음 집안 분위기는 아주 저조했는데 방유정의 대부분 시간은 어머니와 함께 보냈다. 예전의 임 비서는 이제 임 대표가 되어 그의 능력으로 방씨 가문은 아주 관리가 잘 되었고 3개월 후 방유정 어머니의 상황도 많이 좋아졌다.방유정이 드디어 임신하게 되면서 방유정 아버지가 돌아간 일도 어느 정도 잊혀가고 있었다. 임지훈은 곧 아빠가 된다는 사실이 기뻤고 방유정도 곧 엄마가 된다는 사실이 행복했고 방유정 어머니 역시 곧 외할머니가 된다는 사실이 행복했다. 정말로 모두 행복해할 만한 일이었다.방유정이 임신 6개월 때 그들은 프랑스로 갔는데 구애린은 남자아이를 낳았고 심재경의 딸은 이제 걸을 수 있게 되었는데 샛별이가 유일한 여자아이여서 모두가 예뻐했다. 샛별이는 아직 작고 어렸지만 찬이를 쫓아다니는 것을 좋아했고 찬이는 샛별이 다리가 짧다고 계속 놀려줬으며 그게 재밌다고 샛별이는 키득키득 웃었다. 찬이가 오빠라고 부르라고 하면 샛별이는 오빠라고 불렀는데 너무 귀여웠다.방유정이 말했다.“저도 딸을 낳고 싶어요.”구애린이 말했다.“그게

  • 미친 그날 밤   제1264화

    비록 손을 놓기 싫었지만, 방유정 아버지는 결국 방유정의 손을 임지훈에게 넘겨줬다.“앞으로 계속 사랑하며 살기를 바란다.”방유정도 아버지에게 말했다.“꼭 그렇게 할게요.”이어서 결혼식은 순서대로 일사천리로 피로연까지 모두 순리롭게 진행되었다.방유정 어머니는 결국 눈물을 참지 못했는데 딸이 그렇게도 바라던 결혼을 하니 너무 기뻤다. 그런데 결혼시키고 나니 또 잘 살 수 있을까, 행복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다. 세상의 부모들은 다 그런가 보다.임지훈은 방유정을 데리고 강세헌이 있는 테이블로 가서는 비록 모두 알고 있지만 다시 한번 공식적으로 소개했다. 모두 방유정을 다시 한번 소개받았는데 이번에는 심재경 친구의 사촌 동생이 아닌 임주훈의 아내로 말이다.구애린이 웃으며 말했다.“정말 너무너무 축하해요.”방유정도 웃으며 대답했다.“고마워요.”윤이도 어른들 따라 한마디 했다.“축하해요.”방유정은 윤이를 보며 말했다.“너무 귀여워요.”그녀가 손을 뻗어 윤이의 얼굴을 만지자, 윤이가 손을 내밀었다.“안아줘요.”송연아가 미간을 찌푸렸다.“윤이야, 안 돼.”방유정이 말했다.“괜찮아요.”그녀는 윤이를 안으며 말했다.“무겁지 않아요.”윤이는 그녀의 머리에 있는 금색 비녀를 보고 만지려고 했다. 방유정이 한복을 입고 있었기에 머리에 비녀를 하고 있었다. 방유정은 아주 시원하게 바로 비녀를 빼서 윤이에게 주었는데 송연아는 윤이를 제지하지 못해서 미안해했다.“이러면 안 돼요. 오늘 얼마나 중요한 날인데...”“괜찮아요. 그냥 액세서리일 뿐이에요. 윤이가 좋아하니 놀게 해요.”방유정은 정말 성격이 좋았다. 역시 부유한 집안에서 자란 것만큼 성품이 좋았다. 가끔 조금 오만하긴 하지만 작은 일에 연연하지 않았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모두 그녀처럼 할 수 있는 건 아니다.송연아는 윤이를 안고 달래려고 했다.“윤이 착하지. 이건...”송연아는 윤이가 방유정을 어떻게 부르면 될지 생각했는데 방유정이 웃으며 말했다.“호칭일 뿐이니까 편

  • 미친 그날 밤   제1263화

    “지금 막 들었는데 유정 씨와 결혼한다면서요. 지금 방씨 가문에서 결혼식을 준비한다고 난리 났어요.”임지훈이 웃었다.“저 이래 봐도 능력 있는 남자예요. 여자들한테도 인기 많아요. 봐요, 결혼도 금방 하죠?”구애린이 말했다.“이제 우리 모두 짝이 있네요.”찬이도 고개를 내밀며 말했다.“지훈이 삼촌, 축하해요.”“고마워.”임지훈이 찬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심재경이 물었다.“그런데 데릴사위로 들어간다고 하던데요?”심재경의 말에 모두 놀라며 시선이 일제히 임지훈에게로 향했다. 확실히 놀랄만한 일이다. 임지훈의 조건에 그럴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돈도 있고 능력도 있어서 충분히 가정을 책임질 수 있는데 말이다.“하긴, 방씨 가문에 가장이 필요하긴 해요.”심재경이 그쪽 사정을 잘 알고 있기에 한마디 했다....임지훈의 결혼식으로 송연아와 강세헌도 프랑스로 돌아가는 일정을 늦췄다. 아무도 심재경의 결혼식을 보러 왔다가 임지의 결혼식까지 보게 될 줄을 생각을 못 했다. 그들뿐만 아니라 이건 임지훈 본인도 마찬가지였다. 그도 그럴 듯이 방유정과의 결혼은 정말로 찰나의 결정이었다. 마음을 가라앉히고 나니 그 역시 참 빠르다는 생각이 들긴 했다.임지훈이 진원우에게 말했다.“나 지금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아.”진원우가 말했다.“그런 배부른 소리 하지 마. 방씨 가문은 돈도 많고 유정 씨도 예쁘고 그 정도면 만족해야지.”“만족해. 다만 너무 빠른 것 같아서 그래.”귀국하기 전까지만 해도 싱글이었는데 이제 프랑스로 돌아갈 수 없게 된 것이다....결혼식은 방씨 가문에서 모두 준비했는데 방유정 딸 하나이고 또 사위도 너무나 마음에 들었기 때문에 결혼식은 아주 성대하게 치렀다. 방씨 가문의 친척들도 꽤 많이 참석해서 성황리에 진행되었다. 비록 데릴사위라고 하지만, 임지훈 측은 심재경이 준비했는데 심재경 본인도 금방 결혼식을 치렀기 때문에 익숙한지라 아주 매끄럽게 진행할 수 있었다....방유정은 정교한 메이크업을 하고 값진 웨딩드레스를 입었는

  • 미친 그날 밤   제1262화

    “잠도 잤는데 왜요? 모른 척하려고요?”방유정이 옷을 입더니 침대에서 꼼짝 안 하는 임지훈을 보며 미간을 찌푸렸다.“왜요? 계속 그렇게 누워 있을 거예요?”임지훈이 말했다.“내 옷을 가져오지 않았잖아요. 나 입을 옷 없어요.”방유정은 그제야 임지훈이 옷이 없다는 걸 생각했다.“가져다 줄게요.”그녀는 곧바로 차에 가서 캐리어를 가지고 다시 올라갔다.“뭐 입을지는 알아서 찾아서 입고 내려와요. 아래층에서 기다릴게요.”방유정은 말을 마치고 먼저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임지훈은 침대에서 내려 결혼 얘기이니만큼 격식을 갖춰야 한다는 생각에 정장을 찾아서 입었다. 그가 정리를 마치고 아래층으로 내려가자, 방유정은 부모님 가운데 앉아 있었는데 그녀가 무슨 말을 했는지 그녀의 부모는 그를 보자마자 더욱더 열정적이었다.임지훈이 건기침을 하고 입을 열었다.“저기...”“우리 딸 줄게요.”“아니에요. 지훈 씨가 저한테 시집 오는 거예요.”방유정이 정정했다.“...”“...”“...”방유정을 제외한 세 사람이 거의 동시에 물었다.“유정아,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야?”방유정은 자신이 여자이며 이 집안에 다른 후계자가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고 또 아버지가 중병이고 자기는 회사를 관리할 능력도 없기에 어찌 보면 자기가 남편을 찾는다기보다는 방씨 가문의 회사를 경영할 사람을 찾는 거였다. 인제야 그녀는 부모가 조급해하는 의도를 이해했고 그녀 역시 가문을 지키고 싶었기 때문에 임지훈이 가장 적합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부모님이 임지훈을 각별히 마음에 들어 하는 것도 그런 것들 때문이지 않겠는가.“유정 씨, 너무 무리하지 말아요.”임지훈은 뼈대가 있는 남자로서 데릴사위 할 생각은 없었다.방유정이 말했다.“후회하면 안 돼요!”“왜 안 돼요? 유정 씨가 뭘 원하든지 저 모두 만족시켜 줄 수...”“제가 원하는 게 바로 이거예요.”방유정이 외치자, 임지훈은 오히려 우스웠다. 한 여자가 나한테 시집오라고 하다니!“우리 유정이가 시집가는 거 맞아요

  • 미친 그날 밤   제1261화

    지금 그녀가 부모님에게 전화해서 물으면 부모님은 더 속상해할 것 같았다.‘나 이제 어떻게 해야지? 어떻게 하면 좀 더 기쁘게 해 드릴 수 있지? 결혼, 그래 결혼해야 해.’그녀는 자기가 결혼해야만 부모님이 기뻐할 거라고 생각했다. 결혼 상대도 지금 바로 방에 있지 않겠는가?‘남자 친구인 척을 해줬으니 이제 남편인 척해달라고 해야지. 진짜가 아니고 가짜라도 되니까 결혼하자고 해야겠어.’방유정은 진료 기록부를 다시 원래 위치에 넣고 비틀거리며 부모님 방에서 나와 자기 방으로 돌아갔는데 임지훈이 아직 욕실에서 나오지 않아 침대 옆에 앉아서 기다렸다. 한참 지나자, 임지훈은 가운을 두르고 욕실에서 나왔는데 침대에 자기의 옷이 보이지 않아 방유정의 옆에 서서 물었다.“내 옷은요?”그는 방유정이 잊은 것 같아서 다시 말했다.“내 옷은 지금 당신 차 트렁크에 있어요.”방유정은 그를 올려다보며 말했다.“지훈 씨, 우리 결혼해요.”임지훈은 어이가 없었다.“약을 잘못 먹었어요? 아니면 정신이 어떻게 됐어요?”“다 아니에요. 그냥 당신이라면 괜찮을 것 같아서요.”그녀의 목소리는 다소 거칠었는데 임지훈은 더 가까이 다가가서 그녀의 이상함을 감지하고 물었다.“울었어요? 누가 괴롭혔어요? 얘기해 봐요. 제가 가서 때려줄게...”임지훈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방유정이 와락 그를 끌어안았다. 임지훈은 갑작스러운 친밀감에 몸이 굳어버려 움직일 수가 없었다.“그게... 유정 씨...”그가 말하려고 할 때 방유정이 그의 입술에 입을 맞췄다. 그의 손이 아래로 드리는 순간 몸에 걸친 유일한 가운마저 벗겨져서 흘러내렸다.“...”방유정은 워낙 임지훈에게 호감을 느끼고 있었기에 지금 행동이 충격에 의한 도발적인 행동만은 아니었다. 그녀는 웃옷의 단추를 벗겨 가슴을 드러내고는 그의 가슴에 가까이하며 말했다.“저를 좀 봐봐요.”임지훈은 참을 수 없었는지 목젖을 굴렸는데 이름 모를 불길이 아랫배에서 솟아오르더니 순식간에 딱딱해졌다.“정말 후회하지 않겠어요?”임지훈도

  • 미친 그날 밤   제1260화

    방유정은 어머니가 자신의 어깨를 다독이자, 화가 난 줄 알았는데 오히려 응원을 하시는 거였다.“화이팅!”방유정은 완전히 어이가 없었다.‘지금 무슨 마법에라도 걸린 건가? 도대체 왜 이렇게 변한 거지?’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녀만 좋다면 결혼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는데 최근에는 갑자기 선 자리를 만들어주고 남자를 유혹하라고까지 하시다니?그녀는 어머니의 이마를 만지며 물었다.“엄마, 혹시 어디 아픈 거 아니에요?”방유정 어머니는 그녀의 손을 뿌리쳤다.“우리 이제 나가야 해.”방유정의 아버지는 기사가 이미 대기하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집을 나갔고 방유정은 문 앞까지 그들을 배웅했다. 차가 떠나자, 그녀는 집으로 들어갔는데 어차피 임지훈이 자고 있었기에 지루할 것 같아서 위층으로 올라가지 않았다.그녀는 가만히 있는 스타일이 아니었는지라 얼마 지나지 않아 심심했다. 그런데 집에 아무도 없었기에 밖으로 나갈 수도 없어서 임지훈을 놀려주려고 그가 곤히 자는 방으로 올라가서는 화장대에서 화장품을 가져다가 침대 옆에 앉아 임지훈에게 예쁜 화장을 해주었다. 그러고 나서도 임지훈이 깨지 않자, 옆에서 핸드폰을 보다가 눈이 아파 오니 옆에 기대서 잠이 들었다. 그녀가 일어났을 때는 임지훈은 이미 깨어나서 그녀를 지켜보고 있었는데 그녀는 깜짝 놀라며 정신을 차렸다.“언, 언제 깼어요?”그의 얼굴을 보는 순간 방유정은 참을 수 없어 큰 소리로 웃음을 터뜨렸다. 임지훈의 얼굴은 정말로 오페라 가수 같았는데 어찌나 웃었는지 배가 아팠다. 임지훈은 그녀의 턱을 받쳐 들고 물었다.“다 웃었어요?”방유정은 곧바로 웃음을 거두고 그의 손을 뿌리쳤다.“맘대로 제 몸에 손을 대지 말아요.”임지훈이 말했다.“유정 씨를 저에게 준다고 해도 거절이에요.”방유정은 미간을 찌푸리며 가슴을 앞으로 내밀고 말했다.“뭐라고요? 저를 좋다고 하는 남자들이 줄을 서면 프랑스까지는 갈 거예요. 그런데 지훈 씨는 내가 싫다고요?”임지훈이 흠칫하자, 방유정이 그를 잡고 물었다.“지금 그

  • 미친 그날 밤   제1259화

    “방유정은 부모의 의지를 꺾을 수 없었다.“알았어요. 하시고 싶은 대로 하세요.”“어서 지훈 씨 방으로 데려가.”방유정이 물었다.“어느 방에요?”방유정 어머니는 그제야 깨달은 듯 말했다.“어머, 어떡해. 게스트룸은 아직 준비가 안 돼있어. 우선 네 방으로 데려가서 휴식하게 해.”방유정은 어머니의 말에 놀라며 말했다.“아빠, 엄마, 이 정도로 오픈 마인드였어요? 어떻게 제 방에 술 취한 남자를 데려가라고 하세요?”“네 말대로 취했는데 뭐 어때?”“술김에 어떤 짓도 한다는 말 몰라요?”방유정이 묻자, 그녀의 부모님은 이구동성으로 말했다.“몰라.”방유정은 철저히 말문이 막혔다. 부모님과 임지훈이 정말로 모르는 사이라는 사실을 몰랐다면 임지훈이 그들의 아들이라고 생각했을 만큼 지금 상황이 믿기지 않았다.‘엄마 아빠가 언제부터 이렇게 된 거지? 아무리 나를 결혼시키고 싶어도 이건 아닌 것 같은데...’“만약 진짜로 무슨 일이 있으면 책임지라고 하고 바로 결혼시킬 거야.”임지훈은 그 말을 들으며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한바탕 뿜었다. 방유정의 부모님이 너무 열정적이어서 본인이 천당에 있는 것 같았는데 정말로 귀여운 부모님들이라고 생각했다.‘방유정은 전생에 은하계를 구했나 봐. 이런 가정에서 태어나고 말이야.’방유정은 역겨워하며 말했다.“지훈 씨, 여기서 이러면 어떡해요. 화장실로 가야지.”“취했잖아.”방유정 어머니가 가정부를 불러 치우게 했다.“그만하고 불편해 보이는데 어서 방으로 데려다 쉬게 해.”방유정은 혼자서 임지훈을 옮길 수 없어서 가정부의 도움을 받아 함께 방으로 데리고 올라갔다. 방에 도착하자, 그녀는 임지훈을 침대에 던졌는데 임지훈은 몸이 포근한 세계에 떨어진 듯 따뜻하고 향기로웠다.“무슨 향수를 써요?”그는 눈을 지그시 감고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방유정이 말했다.“당신이 상관할 일이 아니니까 헛소리 그만하고 얼른 잠이나 자요.”임지훈은 취한 건 사실이지만 정신만은 여전히 말짱했다. 그는 눈을 감고 또 말했다

  • 미친 그날 밤   제1258화

    임지훈이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알았어요. 해명하지 않아도 화는 나지 않았을 건데, 굳이 해명하니 용서해 줄게요.”방유정은 미간을 찌푸리며 입을 삐쭉거렸다.“그렇게 잘난 척하지 말아요. 그럼 좋은 말이 안 나가니까.”“...”임지훈이 할 말을 잃었다.그때 방유정의 어머니가 열정적으로 요리를 집어 그의 앞접시에 건넸다.“이건 우리 가족이 모두 좋아하는 요리인데 맛봐요.”임지훈이 집어서 입어 넣고 먹어보더니 말했다.“맛있습니다.”방유정 어머니는 미소를 지었고 방유정 아버지는 그에게 술을 따랐다.“평소 주량이 어떻게 돼요?”임지훈이 웃으며 대답했다.“못합니다.”방유정 아버지는 호탕하게 웃었다.“잘 마실 것 같은데 너무 겸손하시네요.”임지훈이 말했다.“아니에요. 아니에요.”방유정은 보다 못해 한마디 했다.“아빠, 지훈 씨는 일이 바빠서 내일 프랑스로 돌아가야 해요. 일을 망치면 안 되니까 술을 많이 주지 마세요.”방유정 아버지는 부끄러운 듯 미소를 지었다.“그래.”“네. 그러니까 한 잔씩만 해요.”말하면서 방유정은 술을 가져갔는데 그녀의 아버지가 그녀를 노려보며 말했다.“너 정말 분위기를 깬다.”방유정이 말했다.“두 분의 건강을 생각해서예요.”방유정 어머니는 술병을 들고 임지훈에게 한 잔 따르고 또 남편에게도 한 잔 따랐다.“많이 마시게 되면 우리 집에 방이 많으니 그냥 휴식하면 돼요. 비행기는 내일 타면 되는데 급해 할 거 없잖아요.”방유정은 어머니를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바라보았다.“엄마, 이 사람을 본 지 얼마나 됐다고 집에서 잠을 자래요? 나쁜 사람이면 어떡하려고요?”“걱정하지 마. 조사해 봤는데 절대 나쁜 사람이 아니야.”“...”“...”방유정과 임지훈이 순간 놀랐다. 방유정은 평생 살면서 이렇게 굴욕적인 순간을 느낀 적이 없었다. 몇 년 동안 쌓아온 체면이 한순간에 모두 사라지는 느낌이었다. 게다가 이런 상황을 만든 건 다른 사람도 아닌 그녀의 부모님이었다.방유정 아버지는 아내를 힐끗 쳐다

  • 미친 그날 밤   제1257화

    “지훈 씨는 취미가 뭐예요?”방유정이 고개를 갸우뚱하며 물었다.임지훈은 방유정의 물음에 잠시 당황하다가 자신의 생활을 떠올렸는데 일 외에 아무것도 없었다. 그는 최근 몇 년 동안 휴가도 사용하지 않았다. 이번에 심재경의 결혼이 아니었다면 계속 일만 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러니 취미는 더구나 없었다. 지금 다시 생각해 보니 본인의 생활이 정말로 단조롭고 지루하고 재미가 없었다. 옆에서 따뜻하게 말 한마디 건네주는 사람도 없었으니 말이다. 그래서인지 순간 마음이 따뜻하고 부드러운 아내를 맞이해서 함께 서로 보살펴주며 지내고 싶었는데 그런 사람만 있다면 경제적인 부분을 책임지고 고생시키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그런 생각을 하며 그는 방유정을 바라봤는데 본인과 전혀 맞지 않는 것 같았다. 방유정은 아직도 사람의 보살핌이 필요한 사람이라 다른 사람을 보살필 줄은 모를 것 같았다.“왜 그런 이상한 눈빛으로 봐요?”방유정의 물음에 임지훈이 되물었다.“어디가 이상한데요?”방유정은 좀 더 가까이 가서 그의 눈을 마주 보며 진지하게 말했다.“왜요? 설마 저를 사랑하게 된 건 아니죠?”임지훈은 어이가 없었다.“당신은 성격도 안 좋고 또 엄청 잘난체하는데 내가 왜요? 점심시간이 다 되었으니 이제 들어가요.”시간을 보며 임지훈은 자리에서 일어섰다.“굶었어요?”방유정이 그를 비웃었다.“식사 끝나면 저는 가도 되죠.”방유정은 순간 왠지 서운했다.“그렇게 가고 싶어요?”“여기는 제집이 아닌데 계속 있을 수는 없잖아요.”방유정은 그를 향해 입을 삐쭉거리자, 임지훈은 의아해했다.“왜 그래요?”“내가 뭐요?”방유정은 짜증을 냈다.“유정 씨는 정말 변덕이 많네요. 그걸 고쳐요. 남자들은 변덕이 많은 여자를 좋아하지 않아요.”방유정은 그의 말을 무시하고 바로 집안으로 걸어들어갔다.임지훈은 고개를 돌려 못에 있는 물고기들을 한 번 더 보고는 뒤따라 들어갔다. 방유정이 집에 들어서자, 그녀의 어머니가 그들을 부르러 가려던 참이었다. 그런데 딸만 보였기에 그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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