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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화

강세헌이 나지막이 말했다.

“난 연아 씨보다 더 아파요.”

그는 마음이 찢어질 것 같았다!

강세헌은 자상하게 그녀의 눈가에 맺힌 뜨거운 눈물을 닦아주었다.

“나랑 결혼한 이상 연아 씨는 내 사람이에요. 우린 부부의 연을 맺었으니 평생 아내의 본분을 지켜야 해요.”

예전의 강세헌은 인연 따위 안중에도 없었고 전혀 믿지 않았다.

하지만 이젠 송연아가 옆에 있으니 부부의 연을 믿게 됐다.

그날 신혼 첫날밤, 비록 그녀를 보러 가지 않았지만 두 사람은 그 밤에 부부가 되었고 관계도 맺었었다!

하늘이 정해준 운명인 듯싶었다!

송연아가 눈물을 훌쩍거렸다.

만약 아이를 낳지 않았다면 강의건과 한 약속을 지키고 싶었을 것이다. 강세헌이 자신을 좋아하든 아니든, 그녀에게 잘해주든 아니든, 이 혼약은 끝까지 지켰을 것이다.

하지만 이젠 상황이 달라졌다. 그녀는 아이를 한 명 낳았고 이 아이는 강세헌의 애가 아니다.

이 사실을 강세헌이 안다면, 그의 성격상 또 무슨 일을 저지를지 가히 상상도 되지 않는다!

그녀에게 이혼이야말로 가장 현명한 선택이다.

각자의 삶에 충실히 하는 것이야말로 서로에게 다 좋은 결말이다.

“알다시피 난 순결한 여자가 아니에요. 이런 내가 치욕스럽지도 않나요?”

송연아가 잠긴 목소리로 물었다.

강세헌은 그녀를 물끄러미 쳐다보며 대답했다.

“아니요, 전혀.”

송연아는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세헌 씨답지 않게 왜 이래? 늘 고고하던 세헌 씨가 어떻게 아무렇지 않을 수 있어?’

그녀에게 남자가 있다는 걸 알았을 때, 강세헌의 혐오에 찬 눈빛이 아직도 그녀 눈앞에 아른거렸다.

“머리가 잘못됐어요?”

‘그게 아니면 어떻게 이런 허튼소리를 내뱉지?’

“나 아주 멀쩡해요.”

강세헌이 그녀를 쳐다보며 경고장을 날렸다.

“앞으론 고훈 멀리해요. 전에 그 자식한테 진짜 마음이 흔들렸든 아니든 상관없지만 지금 이 순간부터 연아 씨는 내 사람이에요. 딴 남자 생각은 절대 하지 말아요.”

강세헌은 이번 생에 가장 비겁한 말을 내뱉었다.

송연아는 입술을 앙다물고 아무 말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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