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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6화

구진학은 진원우가 말하기도 전에 계속했다.

“난 자식이 애린이 하나에요. 내 거이자 애린이 거예요. 나중에 내가 죽을 때 가져갈 것도 아니잖아요? 그러니 사양하지 말고 미안해하지도 말아요. 단 우리 애린이에게 지금처럼 잘해주면 돼요. 만약 애린이를 괴롭히면 내가 가만히 있지 않을 거예요.”

진원우는 구진학의 말이 전혀 불편하지 않을뿐더러 정중하게 말했다.

“걱정하지 마세요.”

구진학은 진원우의 어깨를 토닥거렸다.

“몸조리 잘해요.”

구진학은 진원우가 부상으로 후유증을 남기지 않기를 바랐는데 구애린이 평생 환자와 사는 것을 원치 않았기 때문이다. 구진학의 사심 없는 부성애에 구애린은 코끝이 시큰거렸다. 그녀는 구진학의 어깨에 기대어 말했다.

“아빠, 저와 같이 프랑스로 가요.”

그녀는 구진학을 혼자 남겨두고 진원우와 함께 떠날 생각을 하니 정말 견딜 수가 없었다. 임옥민도 떠나서 혼자이니 얼마나 외로울까? 나이가 들수록 혼자가 되는 것이 두렵다는 말도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구진학은 여기의 생활에 적응되어 다른 곳으로 옮기면 불편하다고 했다. 그리고 지금 사는 집은 그와 임옥민의 함께 살던 곳이기에 많은 아름다운 추억이 물들어 있었다.

“이제 결혼했으니, 둘만의 결혼 생활을 해야지. 거기에 내가 끼면 안 좋아. 게다가 난 여기를 떠나기 싫어.”

구진학이 하는 말을 구애린은 이해했다. 이 집에는 임옥민과 함께 생활했던 추억이 있기에 노년을 그 추억으로 살아가고 싶은 생각이었다. 그녀는 구진학이 했던 일이 얼마나 비도덕적인지는 잘 모르지만, 그가 임옥민을 진심으로 사랑한다는 것만 알고 있고 또 평생 한 사람만 사랑하는 그런 마음이 부럽기도 했다. 어쩌면 그의 사랑이 이기적인 사랑이었을지도 모르지만, 그가 임옥민을 사랑하는 마음은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는 순수한 사랑이었다. 다만 그가 사랑을 얻는 방법은 잘못된 것이었는데 그렇다고 해서 구진학이 잘못했다고 할 수도 없는 게 그가 그때 임옥민을 구해주지 않았다면 임옥민은 그렇게 오래 살 수가 없었다. 그렇지만 임옥민의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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