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이가 지금 제일 힘들다. 안기지 않고 걸어 다니려고만 하는데 작아서 사람들이 잘 보이지 않아 쉽게 부딪힐 수 있기에 한 사람이 전담으로 따라다녀야 한다. 다행히 찬이는 이제 많이 커서 달아다니 말라고 하면 순순히 송연아의 옆에만 있는다.그때 오은화가 결혼식장의 화려함에 감격하며 말했다.“결혼식 너무 호화스럽네요.”결혼식 현장은 화려하고 환상적이었다.구진학은 미국에 친구가 많고 또 구애린이 그의 외동딸이기에 결혼식을 조촐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 진원우도 강세헌 옆에 있으면서 돈을 적지 않게 모아서 이 정도의 결혼식 비용은 부담할 수 있었지만, 구진학이 장인의 마음이라고 하며 모두 부담했다.오은화가 송연아에게 귓속말을 했다.“저는 우리 대표님도 사모님에게 이런 결혼식을 해주셔야 한다고 생각해요.”송연아가 웃으며 말했다.“애들도 이렇게 컸는데 결혼식은 무슨요…”“아이들을 위해서라도 해야죠. 여자 평생에서 한 번인데요.”송연아는 강세헌이 오는 것을 보고 오은화에게 말하지 말라고 신호를 보내고는 웃으며 물었다.“손님들과 인사 끝났어요?”강세헌은 결혼식장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사람들에게 둘러싸였었는데 이제야 빠져나올 수 있었다. 그는 찬이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우리는 좀 있다가 나중에 들어가자.”그는 더 이상 손님 접대를 하기 싫었다. 가끔 만나는 거면 서로 간단히 인사를 나누면 되는데 인사를 해야 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힘들었다. 그들은 위층에 있는 휴게실에 갔다가 결혼식이 시작되면 내려오기로 했다.심재경은 진원우와 같이 있었는데 진원우를 보며 입을 삐쭉거렸다.“쯧쯧! 신랑이 옷차림이 이게 뭐야!”진원우는 심재경을 발로 차버리고 싶었다.‘멋있기만 한데, 웬 트집은? 분명 질투하는 거면서.’“넌 얼굴이 왜 그래? 일그러졌어.”진원우의 말에 심재경은 거울에 자기의 얼굴을 좌우로 비춰보더니 말했다.“얼마나 멋있어…”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는 진원우의 웃음소리를 듣고 바로 자기가 놀림을 당했다는 것을 알아채고 진원우를 향해 소리쳤다.
“별거 아닌 정장 가지고 뭘 그래? 옷이 나보다 중요하다는 거야?”진원우가 말했다.“당연히 옷이 더 중요하지.”“...”심재경이 삐쳐서 뒤로 돌아 걸어가자, 진원우가 그를 따라가서 붙잡았다.“농담한 건데 그렇게 진지하게 받으면 어떡해?”심재경이 차갑게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나보다 신부가 더 중요하다는 건 이해하겠는데, 나보다 옷이 더 중요하다는 건 너무한 거 아니야? 나 너와 절교할 거야.”“왜 그렇게 소심해?”진원우가 웃으며 말했다.“소심한 건 너야.”심재경이 그를 힐끗 쳐다보았다.두 사람은 서로 옥신각신하다가 사람들이 많은 결혼식장에 도착하자, 입을 다물고 얼굴에 열정적인 미소를 지었는데 그들의 표정 변화 속도는 책장을 넘기듯 빨랐다.오늘의 주인공인 진원우는 유난히 눈에 띄었다.구진학은 오랜 세월을 이곳에 살면서 많은 지인이 있었는데 오늘도 적지 않게 참석하였다. 그는 열정적으로 지인들에게 진원우를 소개했다.결혼식은 전문 웨딩기획사를 통해 현지 풍습으로 진행하기로 했는데 시간이 되지 않았기에 아직 시작하지 않았다. 미국의 결혼식은 국내보다 상대적으로 복잡한 예의범절이나 프로세스가 없이 간단했다.그때 무대에서 사회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는데 우리말로 진행했다. 비록 미국에서 결혼식을 올리지만, 진원우와 구애린은 모두 한국 사람이기에 특별히 우리말로 진행해 달라고 특별 요청했다.“존경하는 하객 여러분, 바쁘신 와중에도 진원우 씨와 구애린 씨의 결혼식에 참석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감사합니다.”사회자의 목소리는 힘차고 우렁차고 정중했다.“이제 신랑, 신부의 입장이 있겠습니다. 먼저 신랑, 입장!”진원우가 뒤쪽에서 무대 앞으로 입장했다. 신랑 입장이 끝나자, 사회자의 우렁찬 목소리가 또다시 들렸다.“신부, 입장!”신부 입장 차례가 되자 모든 사람들의 눈길은 아치형 출입구를 향했다. 그때 찬이가 송연아의 손을 잡고 흥분된 목소리로 아치형 출입구를 가리키며 물었다.“엄마, 고모가 저기에서 나와요?”“응.”
진원우와 구애린은 입꼬리를 가볍게 들어 올리며 서로를 바라보았다. 그렇다 오늘은 두 사람에게 좋은 날이므로 너무나 행복했다. 과거에 어떤 일이 있었든 간에 지금, 이 순간은 너무 행복했다.다음은 반지 교환 순서였다.“신랑은 신부에게 키스를 해주세요.”두 사람이 서로에게 반지를 끼워준 다음 바로 사회자의 목소리가 타임을 딱 맞춰 울려 퍼졌다. 심재경이 무대 아래에서 분위기를 띄웠다.“키스해, 키스해!”원래 진원우는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었는데 심재경이 외치자 오히려 조금 자연스럽지 않았다. 그는 무대 아래에 있는 심재경을 내려다보았는데 다른 관객들이 아니었다면 한 대 때려주고 싶었다. 심재경은 진원우의 모습을 보고는 일부러 휘파람까지 불며 한술 더 떴다.“키스해! 설마 신랑이 부끄러워하는 거예요?”“...”진원우는 어이없어 할 말이 잃었지만, 구애린은 그런 진원우가 너무 웃겼다. 그녀는 진원우와 제일 가까이에 있는 사람으로서 그의 귀가 빨갛게 달아오른 것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그녀는 진원우가 이렇게 부끄러워할 줄은 몰랐다.“진원우 씨, 못하겠으면 내려와요. 내 대신해 줄게!”심재경은 지금의 진원우가 자기를 어떻게 하지 못하는 걸 잘 알고 더 무모하게 들이댔다.그때 구애린이 주동적으로 진원우 가까이 다가가더니 그의 목을 감싸 안고 그가 반응하기도 전에 발끝을 세우고는 진원우의 입술에 키스를 했다. 진원우의 몸이 놀라서 잠시 굳어지더니 이내 그녀의 허리를 감싸 안고 열정적인 반응을 보였다.찬이는 사람들을 따라 두 손으로 박수를 치면서 송연아에게 말했다.“엄마, 뽀뽀해요. 부끄럽지도 않나 봐요.”송연아는 찬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엄마, 엄마와 아빠도 뽀뽀해요?”찬이가 고개를 들고 물었다.“...”송연아는 고개를 숙여 찬이를 내려다보면서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라 하고 있었는데 옆에 있던 강세헌은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부끄러워하는 송연아를 바라보고 있었다.그때 심재경이 찬이를 번뜩 들어 안으며 말했다.“네 아빠 엄마가 키스를 안 하면
구애린이 기대하는 눈빛으로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뭐에요?”“신혼 방에서 첫날밤을 보내면 볼 수 있어요.”찬이도 궁금했는지 송연아의 옷자락을 잡아당기며 물었다.“엄마, 어떤 선물이에요?”송연아는 찬이의 코를 쓸어주며 말했다.“어린이들은 몰라도 돼. 이제 엄마와 함께 맛있는 거 먹으러 가자.”밖에는 결혼식 연회가 시작되었다.“애린 씨 배고프지 않아요? 먹을 것들 조금 가져다줄가요?”“아직 괜찮아요. 배고프지 않아요.”송연아가 웃으며 말했다.“그럼, 찬이랑 먼저 가볼게요.”구애린이 고개를 끄덕였다.“네, 좀 있다가 봐요.”...송연아는 연회장에서 강세헌이 보이지 않아 두리번거렸는데 오은화가 구진학이 불러서 갔다고 알려줬다. 그녀가 윤이를 받아 안자 윤이가 꾸물댔다.“엄마, 엄마...”아직 말도 잘 못하는 윤이의 손에 뽀뽀하며 송연아가 말했다.“가만히 있어.”“지금 윤이는 제일 분주할 때예요. 윤이는 저한테 주고 식사해요.”오은화가 말하며 손을 내밀자, 송연아가 손을 저었다.“아주머니가 찬이 데리고 먼저 식사하세요. 저는 윤이를 데리고 밖에 나가 있을게요.”윤이는 계속 진정하지 못했다.오은화는 가정부로서 주인보다 먼저 먹기가 미안했다.“사모님...”송연아는 진작에 오은화를 가정부가 아닌 가족으로 생각했기에 누가 먼저 먹든 상관이 없다고 생각하며 윤이를 데리고 밖으로 나가자, 오은화도 더 이상 거절하지 않았다.결혼식의 음식들은 미국식으로 아주 고품격으로 차렸는데 신선한 재료만 사용하여 호화롭고 푸짐했다. 천이는 맛있는 거만 있으면 되기에 오은화의 옆에서 신나 하며 맛있게 먹었다. 오은화는 재빨리 몇 입 먹었는데 이런 자리는 시간 여유가 없고 또 조금 있으면 신랑 신부가 건배하러 오는 시간이기에 신부의 언니인 송연아가 없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윤이는 이런 환경을 별로 좋아하지 않기에 빨리 먹고 가서 송연아를 바꿔주려고 했다.신랑 신부와 건배할 때 송연아는 강세헌을 보았는데 그의 옆에 다른 사람들이 있어서 가까이
신혼 방은 아주 화려하게 꾸며져 있었는데 진원우는 구애린이 여기저기 뒤지는 모습을 보고 미간을 찌푸렸다.“뭐 해요?”그 순간 구애린은 자기가 오늘의 신부라는 사실을 잊은 듯 신랑인 진원우를 돌아보지도 않고 웃으며 말했다.“언니가 결혼 선물을 여기에 뒀다고 했는데 뭔지 빨리 보고 싶어서 그래.”진원우가 말했다.“그럼 찾아요. 나는 먼저 샤워할게요.”구애린은 진원우를 등지고 손만 흔들었다.“가.”“...”‘선물이 나보다 중요하다는 건가? 나를 보지도 않네.’그는 참다못해 구애린의 앞에 가서 물었다.“내가 선물보다 더 좋지 않아요?”구애린이 당황한 듯 거의 1분 동안 진원우를 올려다보자 오히려 진원우가 쑥스러워하며 말했다.“애린 씨, 왜 그렇게 봐요? 내 얼굴에 먼지라도 묻었어요?”구애린은 심각한 표정으로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얼굴에 먼지가 묻은 건 아니고 다른 게 없어.”진원우가 물었다.“그게 뭔데요?”“쑥스러움이 없어. 언제부터 그렇게 얼굴이 두꺼워졌어?”진원우가 반응하기도 전에 구애린이 말을 이었다.“당연히 선물이 더 좋지. 우리 오빠가 뭘 선물했는지 잊었어? 원우 씨보다 더 좋아.”그 선물은 그녀가 평생 돈을 벌지 않고 먹고 마시고 놀고 해도 남을 충분한 돈이었다.‘내가 바보도 아니고 당연히 돈이 좋지! 남자는 배신할 수 있지만, 돈은 절대 배신하지 않거든. 요즘 세상에 돈만큼 믿을 만한 것은 없어.’“...”진원우는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까먹은 거 있는 것 같은데 형수님은 형님만큼 돈이 많지 않아요. 절대 평생 써도 남는 돈을 주지 않았을 거예요.”“언니가 특별히 얘기해 줬다는 건 분명 특별한 선물이기 때문이야. 돈 같은 그런 평범한 건 아닐 거야. 내가 찾을 동안 얼른 가서 샤워해.”“...”진원우는 지금 자기가 무슨 말을 하든 다 잘못이라는 걸 깨달았다.‘오늘은 결혼 첫날밤인데 이렇게 지내야 한단 말인가? 어쩌다가 이렇게 됐지?’“그래요, 꼭 찾아요.”그는 일어나면서 방를 뒤지는 구애
구애린이 집어 들자, 옷은 활짝 펴졌는데 한눈에 아주 섹시한 잠옷임을 알 수 있었다. 그런데 이 잠옷 스타일은 그녀가 한 번도 입어본 적이 없는 노출이 꽤 심한 섹시한 옷이었다. 그녀는 행복하면서도 흥분한 표정을 지었다.‘원우 씨는 내가 이 옷을 입은 모습을 보면 어떤 표정을 지을까?’그녀는 진원우의 반응을 생각만 해도 설레었다. 그리고 진원우에게 깜짝 서프라이즈를 하려고 옷을 밖에 내놓았다.그때 진원우가 샤워를 마치고 나오며 물었다.“선물은 찾았어요?”구애린이 담담하게 대답했다.“찾았어.”“뭐예요?”진원우는 송연아가 여자니까 보석이 박힌 목걸이, 팔찌 등 액세서리가 아닐까 하는 생각하며 물었다.“별거 아니야.”구애린의 대답에 진원우는 호기심이 더 생겼다.“별거 아니면 뭔데요?”“나 샤워하러 갈게.”구애린이 욕실로 들어가는 모습을 보고 진원우가 웃으며 물었다.“왜 그래요? 결혼하자마자 벌써 숨기는 게 있어요? 대체 얼마나 귀한 건데 보여주지도 않아요?”“아무리 많은 돈을 줘도 살 수 없는 거라서 쉽게 보여 줄 수 없어.”구애린은 진원우를 향해 의미심장한 미소를 보내고 침실을 나갔다. 진원우는 더 이상 따져 묻지 않고 그냥 웃어넘겼다. 진원우는 침대에 누워 구애린을 기다리면서 생각에 잠겼다. 그와 구애린은 오랫동안 함께 하였지만, 두 사람은 지금까지 친밀한 행동을 하지 않고 자제해 왔다. 한편으로는 그의 부상 때문이기도 하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구애린이 그때 일로 인해 마음속에 그늘이 남아있어서 그녀의 아픔을 자극할까 봐 쉽게 다가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제 구애린도 예전의 성격이 어느 정도 돌아와서 조금씩 회복되고 있는 것 같았다. 진원우는 구애린이 예전의 소박하고 솔직하고 사랑스럽고 매력적인 모습으로 돌아가기를 바랐다. 예전에 구애린과 함께 있었던 모습이 떠올랐는지 진원우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샤워를 아무리 오래 한다고 해도 이젠 끝나야 할 시간인데 구애린이 욕실에서 나올 기미가 보이지 않아 진원우는 일어나 방에서 나왔는데
진원우는 구애린을 보는 순간 얼어붙었다! 자기 눈을 믿을 수가 없었다.“애린 씨...”구애린은 가슴을 두 손을 올리며 물었다.“나 어때?”진원우는 고개를 숙여 웃었는데 그는 구애린이 오늘 첫날밤을 이렇게까지 섹시하고 도발적으로 준비해서 자기를 유혹할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안 예뻐?”구애린은 거울에 비친 자기 모습을 보면서 물었는데 본인이 봤을 때는 괜찮아 보였는지 자신에게 만족감을 느꼈다.진원우가 황급히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예뻐요.”사실 예쁘다는 말보다 섹시하다는 표현이 더 어울릴 것 같았다. 지금 그녀에게서 전에 보지 못했던 매력이 풍겼는데 남자로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그게 더 정상이 아니다. 진원우가 구애린을 가로 안자, 그녀가 놀라 하며 외쳤다.“내려줘.”진원우는 그럴 생각이 전혀 없었다.“당신은 내 신부에요.”“원우 씨, 다리가 아직 다 안 나았...”그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진원우는 고개를 숙여 그녀의 입을 막았다. 그녀의 말은 목구멍에 막혀 버렸고 그 뒤의 첫날밤 대사는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대사를 마친 후, 구애린은 진원우의 팔을 베고 그의 품에 안겨 고개를 기울이며 얼굴은 분홍빛으로 붉어진 채 물었다.“내가 입었던 옷 누가 준비해 줬는지 알아?”진원우가 고개를 숙여 그녀를 바라보며 물었다.“누군데요?”“언니야.”구애린은 송연아가 자기에게 그런 옷을 준비해 줄 거라고 생각도 못 했다. 진원우도 역시 뜻밖이라는 생각에 눈썹을 치켜올렸다.“이런 건 보통 절친들이 준비해 주는 건데, 언니가 나한테 이런 거 준비해 주니 정말로 친한 친구 같은 느낌이 들어.”진원우도 그런 것 같다고 했다. 이런 친밀한 일은 아주 가까운 사이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이다.“난 정말 운이 좋은 것 같아.”비록 고아로 버림을 받았었지만, 입양한 양부모는 그녀를 친자식처럼, 아니 친자식보다 더 아껴주었고 강세헌도 혈연이 섞여 있지 않고 명의상 오빠라고 하기도 애매했지만 그녀에게 회사 지분까지 양도해 주고 가족으로 대해주었다
이렇게 네 식구가 함께 여행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었기에 송연아는 찬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물었다.“기분 좋아?”찬이가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의 품에 기어들었다.“우리 어디 가요?”송연아도 목적지는 모르기에 앞에서 운전하는 남자를 보며 물었다.“우리 어디 가요?”그녀는 윤이도 챙겨야 했기에 조수석에 앉지 않고 뒷좌석에 앉았고 강세헌이 앞에서 운전했다. 강세헌이 오늘은 자기가 알아서 하겠다고 하자, 송연아가 웃으며 대답했다.“좋아요.”미국에는 볼거리가 많기는 하지만 모두 거의 비슷하기에 강세헌은 그런데 별 관심이 없었다. 또한 애들이 좋아할 만한 곳도 아니어서 그는 특별히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곳을 찾았다. 미국은 땅이 넓고 인구는 적어서 괜찮은 곳들이 많다. 차로 한참을 달려 몇 개 지역을 지났는데 대부분 단독 주택이었다. 여기에는 국내의 그런 혼잡함이 없었는데 나라가 좋고 나쁨은 떠나서 생활 환경은 정말 좋은 것 같다. 그러니까 구진학이 여기에 습관 되어 다른 데는 가지 않으려고 하나 보다.드디어 차는 나무가 무성하고 공기가 상쾌한 지역에 멈췄다. 윤이가 최근 많이 무거워졌고 더 중요한 건 진정하지 못하고 안겨있지 않으려고 하고 저절로 걷겠다고 하는데 걸음도 제대로 걷지 못하고 빠르지도 않아 돌보기가 너무 힘든데 강세헌만이 안을 수 있어서 그가 담당하기로 했다. 그리하여 윤이는 강세헌이 안고, 송연아는 찬이의 손을 잡고 같이 걸어가는데 아주 행복한 네 식구의 모습이었다. 둘째가 딸이었으면 더 완벽했을 텐데 말이다. 하지만 그래도 사람들은 너무 부러워했다.“여기는 어디...”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들은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넋을 잃었다. 그리고 넓지 않은 숲을 지나자, 눈앞에 맑은 호수가 펼쳐졌고 옆으로는 에메랄드빛 잔디가 넓게 펼쳐져 있었는데 간단히 피크닉을 즐기기에 딱 좋은 곳이었다. 산들산들 불어오는 바람은 공기를 상쾌하게 만들었다.찬이는 송연아의 손을 놓고 호수를 향해 신나게 뛰어갔다. 찬이도 야외를 좋아하는 것 같았다.송연아가 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