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들의 전투를 지켜보는 것은 단지 그들의 실력을 파악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전투를 통해 자신의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소문혁은 분명 시대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비록 현재 소문혁의 실력이 양극종 외문 제자 중에서 187위에 머물고 있지만, 그가 양극종에 갓 들어왔다는 점과 소 장로가 후원하는 점을 고려할 때 소문혁이 외문 제자 중에서 왕좌를 차지하고 상위 10위 안에 들 가능성이 매우 높다.또한 상위 50위의 외문 제자 중에서 소문혁 만큼 유명한 사람은 드물다. 몇몇 제자들이 상위 50위 안에 들어간 것은 오랫동안 수련하여 실력을 키운 결과일 뿐, 천부적인 재능과는 크게 관련이 없다.그러나 소문혁은 재능과 실력을 겸비한 인물이다. 따라서 오늘 상위 143위의 이승혁과의 대결은 많은 외문 제자들이 관전하러 오도록 만들었다. 그리고 주인공인 소문혁은 일찍이 관전석에 자리를 잡았다.이윽고 소문혁의 주변에는 많은 아첨꾼들이 모여들었다. 이들은 소문혁 앞에서는 칭찬을 하고 뒤에서는 흉을 보는 사람들이었다. 그러나 지금 그들이 할 수 있는 건 소문혁에게 할 수 있는 모든 칭찬의 말을 아끼지 않는 것이었다.또한, 소문혁은 이러한 말들을 아주 즐기고 있었다. 눈을 감고 휴식하 듯,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는 지금 이 순간을 온전히 즐기고 있었다.장이수도 그 많은 아첨꾼들 중 한 명이었다. “승혁 선배님의 실력도 꽤 좋지만, 문혁 선배님과 천부적인 재능을 비교한다면 하늘과 땅이죠. 문혁 선배님의 재능은 우리 양극종 뿐만 아니라 다른 삼품 종문의 외문 제자들과 비교해도 독보적이잖아요.그리고 소 장로님께서 나중에 문혁 선배님을 장로 제자로 받아들이실 거잖아요? 그때가 되면 문혁 선배님의 실력은 분명 몇 단계 더 상승할 거예요.” “맞아요! 우리 외문 제자 중 상위 10위 안에 드는 제자들조차 문혁 선배님의 천재성을 인정하고 있죠. 그러니 오늘 대결에서 문혁 선배님은 분명 대승을 거둘 것이고, 조만간 상위 100위 혹은 상위 50위와 대결
이것이 가장 고통스러운 것은 아니었다. 소문혁이 가장 받아들일 수 없는 점은 대중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며 자주 오현재와 비교당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소문혁은 늘 자신이 조연, 오현재를 주연이라고 생각했다.방금까지만 해도 소문혁은 자신이 친전 제자보다 한 수 아래밖에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오현재 때문에 이렇게 빨리 체면을 구길 줄이야! 아무리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해도, 오현재는 소문혁이 넘지 못하는 한계였다. 오현재는 늘 자신의 뛰어난 재능을 보여주며 소문혁을 무력하게 만들었으니까.한편, 아첨과 구슬리기에 아주 능숙한 장이수는 한눈에 소문혁이 지금 무엇 때문에 우울한지를 알아채고는 서둘러 말을 꺼냈다.“현재 선배님의 재능은 정말 대단하죠. 필경 그 뒤에는 오씨 가문의 지원이 있으니까요. 우리 양극종의 대장로님도 오씨 가문 출신이니, 제가 대장로라도 당연히 가문의 제자를 전력으로 육성할 겁니다. 그리고 좋은 것들은 모두 자기 제자에게 주겠죠. 그러니 이런 방식으로 키운다면, 천재성이 조금 부족해도 실력이 뛰어날 수밖에 없어요. 게다가 현재 선배님의 재능은 정말 뛰어난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니까요.” 장이수는 소문혁을 위로했다. 소문혁도 장이수의 말에, 방금 전의 우울한 기분도 많이 가라앉았다. 소문혁은 장이수의 말이 맞다고 생각했다. 오현재가 지금의 자리까지 온 것은 분명 대장로의 지원 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대장로는 문주 외 두 번째로 강력한 인물이다. 대장로에게는 많은 좋은 것들이 있을 테니, 그 많은 자원들을 오현재에게 쏟아부었다면, 소문혁을 압도하는 건 당연한 수순이다. 만약 소문혁도 그런 좋은 자원을 얻을 수 있다면, 오현재는 그의 발끝도 따라가지 못할 것이다.소문혁은 이렇게 합리화하며 기분이 점점 좋아졌다. 그러나 바로 그때, 소문혁의 눈에 익숙한 실루엣이 포착되었다. 도범을 본 소문혁은 잠시 멈칫하더니, 그 우울했던 표정이 이내 조롱으로 바뀌고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저 녀석이 도박 대결장에 왔어? 설마 오
장이수는 무표정한 도범을 보며 냉소를 터뜨리고는 이어서 말했다.“도범 저 사람은 연기도 참 잘하네요. 만날 때마다 항상 세상일에 무심한 척하지만 정말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는다면, 굳이 도박장에 오지 않았겠죠. 분명 속으로는 두려워하고, 문혁 선배님의 실력을 직관하고 싶어서 왔을 거예요.”이 말은 장이수가 도범을 깎아내리기 위해 한 말은 아니었다. 그는 정말로 도범이 이 세상을 두려움 없이 대하는 태도를 마음에 들지 않았다. 어떤 상황에서든 당당하게, 모든 일은 자신이 하기에 달려 있다는 그 태도가 못마땅했다.세상에 어찌 그런 사람이 있겠는가? 설령 있다 해도, 그 사람은 현연대륙에서 이름을 떨치는 강자일 것이다. 그런데 단지 양극종에 새로 들어온 신입 외문 제자에 불과한 도범이가 뭐라고 두려움을 느끼지 못하겠는가?그것도 정규 평가를 통과한 것이 아니라, 두 종문 간의 싸움 덕분에 운 좋게 들어온 사람이다. 비록 상위 300 안에 들 수 있는 실력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장이수는 그 말을 전혀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장이수는 도범을 그저 그 많은 쓰레기들 사이에서 겨우 이름을 앞자리에 올린 사람으로 여겼을 뿐, 이 외문 제자들 사이에서는 별 볼 일 없는 존재라고 생각했다. 소문혁도 장이수와 같은 생각이었다.이윽고 소문혁이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맞아, 연기를 참 잘한다니까. 자기가 이 싸움에서 밑바닥을 찍을 거란 걸 뻔히 알면서도, 여기 온 것도 내 실력을 확인하려고 온 거잖아. 그런데도 항상 무표정하고 두려움 없는 척하는 걸 보면, 정말 메소드 연기네.”소문혁은 이렇게 말하며 외문 제자 숙소에서 도범이가 보인 오만한 태도를 떠올렸다. 소문혁은 단지 몇 마디 했을 뿐인데, 도범은 소문혁의 말을 반박하고 심지어 모욕까지 했다. 그 날은 소문혁에게 수치심을 가져다준 최악의 날이 되었다.이런 생각을 하며 소문혁은 실눈을 뜨고 도범을 차가운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종문의 규정에 따라 제자들을 영구적으로 불구로 만들거나 죽이는 것은 금지되어 있지만,
도범은 이미 예상했었다. 자신이 도박장에 오면 많은 사람들이 비아냥거리며 자신을 주목할 것이라고.그러나 도범 옆에 앉은 조백천은 도범만큼 차분하지 못했다. 소문혁 주변 사람들의 시선을 조백천도 느낄 수 있었다. 이윽고 조백천은 한숨을 쉬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도범 씨, 조심하세요. 저 몇몇 사람들이 당신을 고깝게 생각하니까요. 만약 도범 씨가 소문혁과 도박장에 오른다면, 그는 분명 가차 없이 공격을 퍼부을 거예요.”가차 없다는 말은 도범을 죽인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지만, 분명히 심각한 부상을 입힐 것이라는 뜻이었다. 도범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는 도범이가 이미 예상한 바였다.이러한 도범의 반응에 조백천은 조금 놀랐다. 그는 도범이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침착해 보였다. 조백천은 도범이가 분명 실력이 있는 능력자라고 생각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소문혁을 이길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소문혁은 도범보다 반년 더 일찍 입문했고, 소문혁의 재능은 조백천이 꿈도 꾸지 못할 재능이었다.“전혀 걱정되지 않으세요?”조백천이 속삭이듯 말했을 때, 도범은 여전히 빈 대결 플랫폼을 바라보고 있었다. 대결 플랫폼은 아직 공식적으로 열리지 않았다. 아마 한 시간후에 시작될 예정이다.“왜 제가 걱정해야 하죠? 백천 씨는 제가 소문혁의 도전을 받아들인 게 제 체면을 유지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인 것이라고 생각하는 건가요?”조백천은 도범의 말을 듣고 머릿속에서 하나의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조백천은 확실히 도범이가 소문혁과의 대결을 피할 수 없어서 어쩔 수 없이 받아들였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둘의 실력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차이가 나고, 도범이가 소문혁을 상대로 버틸 확률조차 극히 낮다고 생각했다.그러자 도범이가 씩 웃으며 말했다.“제가 아무리 설명해도 조백천 씨는 저를 믿지 않을 겁니다. 조금만 기다리면 자연스레 알게 되겠죠.”이 말은 조백천을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조금만 기다리면 자연스레 안다고? 조금 이따가 무슨 일이
“두 사람의 대결을 오랫동안 기다려왔어요. 그들 사이는 항상 나빴고, 누구도 서로를 인정하지 않았죠. 그러니 승혁 선배는 문혁 선배에게 꼬투리 잡힐 일을 하고 싶지 않은 거겠죠.”“솔직히 말해서, 문혁 선배는 많은 선배님들과 사이가 별로 좋지 않은 것 같아요.”“그런 말은 안 해도 다 알고 있는 사실이죠. 평소에 자신보다 약한 사람을 얼마나 무시하던지, 너무 노려보아서 눈이 잘못될 것 같다니까요? 그러지 않아도 저번에 문혁 선배를 만나 인사했는데, 문혁 선배는 저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무시하더라고요. 그때서야 저는 소문이 거짓이 아니라는 걸 알았죠.”주변에서 말하는 걸 도범은 모두 들었다. 소문혁은 그의 주변을 둘러싼 아첨꾼들 외에, 다른 제자들과 관계가 별로 좋지 않았다. 소문혁이 너무 오만하게 굴어서, 대부분 그와 잘 지내고 싶지 않아 했다.관람석에 도착한 이승혁이, 소문혁을 차갑게 한 번 훑어보고는 이내 시선을 돌려 소문혁과 멀리 떨어진 곳에 앉았다. 다른 제자들이 말한 것처럼, 이승혁과 소문혁의 관계는 정말 좋지 않은 것 같았다.한편 조백천은 눈썹을 추켜세우며 이승혁을 자세히 관찰한 후 말했다. “승혁 선배가 조금 자신 없어 보이는 것 같은데요?”도범은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소문혁에 비해, 이승혁의 표정은 너무나도 진지했다. 오늘 대결에 자신감이 없는 모습이었다. 반면 소문혁은 아무것도 신경 쓰이지 않는 듯한 태도로 자신감을 더욱 드러냈다.이러한 둘의 모습에 도범은 자연스럽게 이승혁이 소문혁을 이기길 바랐지만, 이것도 그저 생각일 뿐이었다. 오늘 대결의 심판은 도범이가 잘 알고 있는 조문우였다.이 기간 동안 도범은 양극종 내부의 사건들을 살펴봤다. 십여 명의 집사가 있었으나, 장소천을 제외하고는 조문우밖에 만날 수 없었다. 다른 집사들은 그림자처럼 흔적도 없었다. 그런데 오늘따라 조문우의 얼굴은 유난히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도박장으로 걸어 올라간 후, 조문우는 귀찮은 표정으로 주머니에서 종이 한 장을 꺼내어 펼쳐 읽기 시작했다.도범
소문혁은 이승혁 쪽으로 고개를 살짝 숙여, 몸짓으로 그를 가리키며 낮은 목소리로 무언가를 말했다.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던 조문우는 이승혁에게 눈짓하였고, 이승혁은 그 신호를 받고 대결 플랫폼으로 천천히 올라섰다. 두 사람은 사전에 이미 교류를 했던 것처럼 보였다. 서로를 바라보며 플랫폼 양쪽에 선 그들 앞에서 조문우의 목소리가 다시 한번 공간을 메웠다.“외문 제자 소문혁, 순위 187위. 외문 제자 이승혁, 순위 143위. 두 사람의 베팅은 총 150개의 종문 공헌 포인트입니다. 만약 소문혁이 승리한다면, 두 사람의 순위가 서로 바뀌게 됩니다. 이승혁이 승리한다면, 이승혁의 순위는 그대로 유지됩니다.”말을 마친 후, 조문우는 도박장에서 신속하게 물러나 영정으로 대결 플랫폼 주변의 진법을 활성화시켰다. 각 도박장 위에는 전투 중에 발생할 수 있는 충격파가 관람 중인 제자들에게 영향을 주지 않도록 독립된 진법이 설정되어 있었다.소문혁과 이승혁은 서로를 바라보며 대치했다. 이승혁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전투 전에 무언가 심한 말은 하고 싶지 않은 듯했다. 반면, 소문혁은 이승혁을 바라보지 않고 대신 관람석에 앉아있는 도범을 바라보았다.소문혁의 이러한 행동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의 시선이 도범에게 꽂혔다. 그러자 도범은 어이없다는 듯 씩 웃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이때 소문혁이 목을 빳빳이 세우며 말했다. “곧 있을 내 전투를 보고나서 도망치거나 울어서는 안 돼. 울어봤자 아무 소용없으니까. 약속한 건 행동으로 옮겨야지, 그렇지 않으면 누구도 너를 존중하지 않을 거야.”이 말을 들은 모든 사람들은 소문혁의 말이 이승혁을 향한 것이 아니라 관람석에 앉아 있는 도범을 향한 것임을 알아차렸다. 이윽고 사람들은 조롱 섞인 웃음을 터뜨렸고, 모두가 도범을 재밌다는 눈빛으로 바라보았다.그들은 모두 기대하고 있었다. 곧 소문혁이 자신의 진짜 실력을 보여줄 때, 도범이가 어떤 표정을 지을지, 여전히 지금처럼 태연할 수 있을지를 말이다.그러나 도범은 약간의
검은 별빛을 반짝이며 은하수가 떨어지듯 아름답게 빛나고 있었다. 도범은 이 장검의 무게를 직접 느껴보진 않았지만, 소문혁이 이 검을 쥐는 손길로 미뤄볼 때, 이 장검이 결코 가볍지 않음을 알 수 있었다.이승혁의 표정에는 한층 진중함이 스쳐 갔다. 이승혁 역시 보관 반지에서 자신의 무기를 꺼냈는데, 놀랍게도 두 개의 단검이었다. 이 두 단검은 붉은색 무늬로 감싸여 있어, 기이하면서도 사악한 느낌을 주었다.두 사람의 무기를 바라보며 도범은 무의식적으로 미간을 찌푸렸다. 이 세계에 온 후로 맞춤형 무기를 갖출 필요성을 느껴본 적이 없었다. 무기가 전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건 맞지만 도범이가 수련하는 참멸현공은 영혼 속성의 무기라, 도범과 어울리는 무기를 찾기란 쉽지 않았다.이승혁은 붉은색 단검을 양손에 꽉 쥔 채, 마치 포탄이 발사되듯 발끝으로 급소를 찌르며 돌진했다. 그의 움직임은 번개처럼 빨라 일반인의 눈으로는 포착하기 어려웠다. 한편, 붉은 빛이 단검 위에서 반짝였지만 소문혁은 차갑게 비웃으며 이승혁을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소문혁은 자신의 손에 들린 장검을 휘두르며 이승혁이 바로 앞까지 다가올 때 치명적인 한 방을 날렸다.이 한 방은 마치 유성이 대지에 떨어지듯, 별빛을 머금고 있었다. 비범한 기세를 내뿜으며 붉은 빛과 은색 검광이 격렬하게 충돌했다. 이승혁은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리며 은색 광망에 의해 붉은 빛이 산산이 부서져 사라지는 것을 보았다. 그러나 이내 공중에서 남은 은색 검광의 공격을 능숙하게 피했다. 이 모든 것은 순식간에 일어났고, 거대한 소리와 함께 남은 은색 검광이 도박장 바닥을 강타했다. 플랫폼의 바닥은 특별한 재료로 만들어져 쉽게 깨지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얕은 자국이 남았다. 이 광경을 목격한 많은 사람들은 입이 딱 벌어지도록 놀랐으며, 몇몇은 이러쿵저러쿵 평가를 시작했다. “이건 무기 칠성 유운이군요. 현급 중급에 속하는 무기라고 들었는데, 칠성 유 운을 어느 정도 경지까지 수련한 것 같네요!”주변
그들 두 사람이 쉼 없이 싸우는 동안, 도범은 공양과 진지하게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아마 첫 번째 단계까지 수련 헸겠죠?”공양은 도범의 말을 듣고 머리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 하는 표정으로, 본래는 바르게 앉아 도범의 말을 경청하던 공양이, 도범의 말이 끝나자마자 체면도 아랑곳하지 않고 몸을 옆으로 돌리고는 말했다.“무슨 첫 번째 단계라는 거예요? 무기나 공법은 단계로 나누어 평가하지 않는다는 걸 모르는 거예요?”도범은 입을 꾹 다물었다. 이 세계의 일부 규칙에 대해 모르는 것이 도범에게는 당연한 일이었다. 또한 도범이가 얻은 영혼 조각은 현연대륙의 강자로부터 온 것이 아니니까. 그러니 현연대륙의 세세한 구분에 대해 잘 모르는 것은 당연했고, 공양도 도범의 그런 표정을 보고 바로 알 수 있었다. 공양은 어쩔 수 없다는 듯 말했다. “혹시 깊은 산속에서 살다 온 거예요? 어떻게 이런 기본적인 것도 모를 수가 있죠?”도범은 가볍게 기침하며 변명거리를 찾았다. “맞아요. 제가 예전에 산속에서 생활하는 바람에 이런 기본 지식을 잘 몰라요. 알려주는 사람도 없었고요. 그런데 세 사람이 함께 걸으면 그 중에 반드시 내 스승이 있다고 하잖아요? 전 공양 선배님이 바로 저의 스승 같은데요.”이 말을 들은 공양은 꽤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도범에게 설명하기 시작했다.“공법이든 무기든, 세 단계로 나뉘어 수련할 수 있어요. 초보, 숙련 그리고 마지막으로 완성 단계죠. 지금 도범 씨가 보는 소문혁의 칠성 유운은 초보와 숙련 사이에 있네요. 즉, 소문혁이 이미 초보 단계에 도달했지만 아직 숙련 단계를 넘지는 못한 걸로 보이네요. 만약 소문혁이 칠성 유운을 숙련 단계에 이른다면, 이승혁은 소문혁의 한 방에 무너질 거예요.”도범은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이 수련하는 참멸현공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아마 초보 단계에도 도달하지 못했을 것이다.참멸현공의 초보 단계에 이르려면 적어도 열 개의 영혼의 검을 응집시키고, 이 10개의 영혼의 검을 자유자재로 조종할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