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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0화

"네, 아버지. 그럼 일찍 주무세요, 전 이만 가볼게요."

도범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방을 떠났다.

"잘됐다, 잘됐어. 내 아들이 이렇게 잘 커서 철도 들었다니. 자용보다도 훨씬 철이 들었는걸."

도범이 떠난 후, 도남천이 침대에 누워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얼굴에는 기쁨과 뿌듯함으로 가득했다.

이튿날 아침, 남아서 하룻밤을 묵었던 분가 사람들은 그제야 하나둘씩 본가를 떠났다.

모든 것이 그렇게 자연스러울 수가 없었다.

그리고 도량천은 홀로 일찍 도범이 사는 정원 쪽으로 향했다.

다만 누구도 생각지 못했던 건, 한 정자 안에서 두 도씨 가문의 소녀와 잡담을 나누고 있던 도후가 멀리서 도범이 사는 곳으로 향하는 도량천을 발견했다는 것이다.

"이상하다? 도량천이 왜 도범의 거처 쪽으로 가는 거지? 다른 분가 사람들 모두 떠났는데 왜 저 사람만 가지 않고 도범 그 녀석을 찾아가는 걸까?"

도량천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도후가 미간을 찌푸린 채 의심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어제는 도후의 체면이 제대로 구겨진 셈이었다. 도범을 죽이려 했는데 의외로 상대방의 근처에 가지도 못하고 바로 탈락했으니.

그는 자신이야말로 우승을 하고 가주의 후계자로 될 수 있는 유력 후보라고 생각했었다.

"허, 누가 알겠어? 아마 도범의 비위에 맞추려고 저러는 거겠지. 아무래도 도범이 지금 가주 후계자잖아. 게다가 가주가 괴질에 걸려 오래 살지 못할 거라는 걸 다들 알고 있고. 그때가 되면 도범이 진정한 가문의 도련님이 되는 건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의 비위에 맞추려 하겠어."

보라색 치마를 입은 한 여인이 질투가 묻은 어투로 말했다. 그러더니 "어쩔 수 없지 뭐. 분가 사람들의 신분이 더욱 비천하니 틀림없이 도범의 비위에 맞춰 그들 분가 생활이 조금이라도 좋아졌으면 하는 거겠지."라고 덧붙이기까지 했다.

이에 도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렇네. 지금은 그 녀석이 가주 후계자로 되었으니 앞으로 우리도 가능한 그에게 미움을 사지 않는 것이 좋겠어. 만약 그가 나중에 정말로 도씨 가문의 가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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