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도가 씩씩거리며 말했다."그리고 내 딸도!"이명 역시 이를 갈며 도범을 노려보았다.하지만 옆에 있던 연상재가 얼굴색이 어두워져서는 왕도와 유문 두 사람을 향해 물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입니까? 사람이 왜 이렇게 많아요? 분명 사람이 별로 없다고 했잖아요. 보아하니 다른 세력의 사람들도 있는 것 같은데.""젠장, 왜 전신님들도 있는 거야?"어떤 이들은 바로 한우현 등을 알아보고는 하나같이 얼굴색이 어두워졌다.비록 그들 쪽에 인원수는 많지만, 진정 전신의 실력에 비견되는 위신경 강자는 네다섯 명밖에 되지 않았다.하지만 전신들은 진정한 위신경의 강자일뿐만아니라 더우기는 위신경의 후기 또는 중기에 달했고, 풍부한 전투경험도 갖고있었다.이런 상황에서 그들 중의 최강자도 전신의 적수가 아닐 수도 있다.게다가 지금 상대방 쪽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있는데 그들의 전투력이 어떤지도 모르고.처음엔 이곳에 기껏해야 100~200명 정도만 있을 줄 알았는데 지금 보니 500~ 600명은 되는 것 같았다.장진은 도범의 신분이 드러난 후 더는 걱정할 게 없어 일찍이 가면을 벗어버렸다.왕도가 장진을 한참 자세히 보더니 드디어 상대방을 알아보고는 놀라서 소리쳤다. "여 전신 장진이라니..."그는 화가 나서 하마터면 피를 토할 뻔했다. 이제서야 자신이 도대체 어떤 사람들의 미움을 샀는지 알게 되었다."죽여!"도범은 차갑게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마침 잘 왔네. 언제 당신들을 찾으러 갈지 생각하고 있었거든. 그런데 너희들이 직접 이렇게 집까지 찾아왔으니 사양하지 않을게. 나도 이 일을 해결해야만 장현을 위해 치료법을 찾으러 갈 수 있으니까.""슝슝슝!"순간 한우현과 양진 등이 하나같이 하늘을 날아오르더니 다른 방향으로 날아가 상대방을 포위했다, 그들이 도망가기라도 할까 봐."젠장. 왕도, 유문! 도범 저 녀석만 위신경 초기에 달한 외에 종사의 수련 경지에 달한 사람이 몇 명 없다며?"상황을 눈치 챈 이명은 화가 나서 하마터면 피를 토할뻔 했다. 오
"그럴 수가? 도, 도범이 이렇게 젊었는데, 장군이라고?"왕도의 얼굴에도 역시 믿기 어려운 기색이 역력했다. 그는 끊임없이 고개를 저으며 믿을수 없다는 듯 말했다.하지만 앞에 서 있는 전신들은 예전에 이미 얼굴을 공개한 적이 있어 다들 낯익긴 했다.그러니 전신들이 그들을 속일 리가 없는 거고. 그럼 도범이 정말 장군이고 그들의 사부님이라는 건가?"우, 우리가 건드린 사람이 장군이라니?"유문도 마찬가지로 멍해졌다. 도범이 장군이었다는 것을 알았더라면 그는 애초에 절대 그의 부모님을 왕씨 가문의 복수를 도우러 가지 못하게 했을 것이다.하지만 지금은 모든 것이 늦었다."죽여버려."도범은 전혀 인정사정을 봐주지 않고 손을 흔들어 명을 내렸다.그는 이 두 가족이 모두 대가문이고, 오늘 온 자들이 전부 가문 중의 진정한 강자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러니 오늘에 그들을 죽이지 않는다면 나중에 오히려 우환이 될 게 뻔했다.이 사람들을 죽이고 나면 두 가문의 세력은 기본적으로 다시 강대해질 수 없을 것이다. 위신경의 강자도, 고품급 종사 강자도 없으니 남은 사람들로는 반항할 힘도 없을 거고."슝슝슝!"위신경의 전신 강자 여덟 명은 하나같이 속도가 엄청 빨랐다. 그렇게 눈 깜빡할 사이에 연속 뿜어져 나온 몇 줄기의 검기와 함께 백 명에 가까운 사람이 참살되었다."슝슝!"연씨 가문의 위신경 강자 한 명이 상황을 보더니 하늘을 날아올라 도망치려 했다.하지만 곧 미간을 찌푸렸다. 비할 데 없이 강한 에너지 파동을 느꼈던 것이다. 그리고 그 파동이 엄청 빠른 속도로 그의 등을 향해 날아오고 있었다.연씨 가문의 강자가 바로 고개를 돌렸고, 순간 놀라서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3미터 되는 영기가 순간 그의 면전까지 날아왔다."안돼!"노인은 비명소리와 함께 순간 그 무서운 영기에 맞아 폭발되었다. 한 덩이 한 덩이의 고기 조각이 공중에서 떨어졌다."이럴 수가! 영기 이체 공격? 저, 저건 진신경에 달한 강자만이 쓸 수 있는 거잖아?"다른 위신경의 고수
연도가 갑자기 고함을 지르더니 큰 칼을 들고 도범을 향해 돌진했다.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는 도범의 근처에 가지도 못하고 옆에 있던 한우현의 검기에 그대로 참살당했다.천여 명의 강자들은 10분도 안 되는 사이에 전부 참살되었다.반대로 도범 쪽은 몇 명만 목숨을 잃고, 십여 명만 부상을 당한 상황에서 전면적인 승리를 거두었다."하하, 통쾌하네요. 오랜만에 이렇게 제대로 싸워봐요!"한 무성 일류 세가의 노인이 하하 웃으며 말했다."시간도 늦었는데 일단 저 사람들 몸에 지니고 있는 전리품들부터 빼앗아 내시죠. 괜찮은 무기들도 있는 것 같던데. 전리품을 점검하고 나누어 가지고 난 다음 바로 점심 먹으러 가요."도범이 시간을 보고나서 말했다.다들 도범의 말을 듣더니 하나같이 흥분되었다. 죽은 자들은 모두 큰 세력의 고위 인사들이니 몸에 지니고 있는 돈이나 무기 등이 엄청 많을 게 분명했다. 그런 전리품들이라면 많은 사람이 부러워하고도 남을 것이다.그렇게 시신을 처리하고 현장을 깨끗이 청소하고 나서 그들은 차를 몰고 7성급 호텔로 갔다.같은 시각 도씨 가문, 아홉번째 호법 도해용은 다시 큰 사모님 루희의 앞에 나타났다."어떻게 됐어? 이미 여러 날이나 지났는데, 도범 그들을 아직도 못 찾았어? 아직도 그들을 죽일 방법을 생각해 내지 못한 거야?"도범과 서정의 소식이 없는 한 루희의 마음은 안정될 수가 없었다그의 아들 도자용은 지금까지 찾지 못했다. 죽었는지 살았는지도 모르고. 계속 이렇게 지체했다간, 서정이 정말로 도범을 데리고 돌아오기라도 하면 도씨 가문 가주의 자리는 틀림없이 도범에게 물려질 것이다.게다가 현재 도남천의 병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어 가문 내에서도 가주 후계자를 빨리 내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이에 도해용도 한숨을 쉬었다. "전에 도범 등이 이미 중주를 떠났다는 소식을 듣고 제가 바로 사람을 파견하여 도씨 가문으로 오는 길에서 잠복하게 했거든요. 그들을 보면 바로 죽이라고!"그러다 도해용이 잠시 멈추더니 다시
도해용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아주 잘 알고 있었다. 도자용이 살아서 돌아와 순조롭게 가문의 후계자가 되지 않는 한 루희는 절대 안심하지 않을 거라는 걸.물론 그도 도범을 찾아내 죽이고 싶었다. 안 그러면 예전의 일은 무조건 폭로될 거고, 그에게는 아무런 좋은 점도 없을 게 분명했다.필경 지금 도씨 가문의 사람들은 여전히 도남천을 매우 존경하고 있고 그의 말에 대해서도 잘 따르고 있었으니.도해용이 떠난 후 도씨 가문의 셋째 장로 도무적이 이내 루희의 방으로 왔다."아이고, 아직도 자용 그들을 못 찾았어!"도무적은 방에 들어서자마자 루희를 보며 자리에 앉더니 한숨을 쉬었다.그는 루희와 밀회하러 올 때마다 자신의 두 제자더러 정원 밖에서 지키게 했다. 그게 제일 안전한 방법이었고 여직껏 그와 루희 사이의 감정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게다가 애초에 루희와 도남천 두 사람이 직접 그더러 도자용 등을 찾는 일을 전담하게 했으니 그가 종종 이쪽으로 와서 루희에게 상황을 보고하는 것도 말이 되는 일이었다."에휴!"루희가 그 말을 듣더니 덩달아 한숨을 쉬었다. 얼굴색이 많이 좋지 않았다."자기야, 걱정마. 내가 이미 다 생각해놓았다고. 도남천이 길어봤자 두 달을 못 넘길 것 같거든? 만약 그때까지 자용이 돌아오지 않는다면 우리는 도범을 찾아내서 죽여버리는 거야. 만약 도범이 돌아오기 전에 도남천이 먼저 죽게 되면, 도남천이 죽기 전에 큰 장로를 기습하여 그를 죽이고."셋째 장로가 흉악한 웃음을 드러내며 말했다. "아무래도 현재 도씨 가문에서 수련의 경지가 가장 높고 가장 대단한 사람이 바로 큰 장로이니, 그를 죽이기만 하면 누가 감히 나를 거역하겠어? 그때 가서 내가 도씨 가문의 가주 자리에 앉으면 되는 거잖아.""당신이?"루희의 안색이 순간 어두워졌다. 예전에 셋째 장로가 그녀를 먼저 찾아와 그녀더러 몰래 도남천에게 독을 타라고 제의했었다. 도남천이 죽고 나면 그녀의 아들이 가문의 가주가 될 수 있다면서.그리고 그때의 도남천이 이미 도범과
도무적은 말하면서 루희의 등을 만지기 시작했다."당신도 참, 어딜 만지는 거야?"이에 루희가 매혹적인 얼굴로 도무적을 한 번 노려보더니 곧 상대방과 키스했다.다음 날 아침, 도해용은 바로 부하들을 전부 철수시켰다.이때의 그들은 도범이 이미 짐을 싸고 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사부님, 선배 체내 생명의 기운이 또 많이 유실되었어요. 적어서 5일, 많아서 6일을 넘기지 못할 것 같습니다."한우현이 초장현의 몸을 다시 한 번 살펴본 후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도범을 바라보며 말했다.도범이 고개를 끄덕이며 "도씨 가문에 대대로 전해 온 보물이 있는데 사람의 생명을 이어갈 수 있거든요. 그 보물만 있으면 장현의 목숨을 어느 정도 유지할 수는 있을 겁니다! 그러니 바로 출발하죠!"라고 말했다."나도 갈래!"이때 나봉희가 입을 열었다."너희 도씨 가문이 은세 대가문이라며? 전설 속의 수련 세가이니 틀림없이 보물이 엄청 많을 거 아니야? 장수할 수 있는 보물도 있을 거고. 게다가 네가 도씨 가문의 도련님이니 나에게 보물을 몇 개 준다고 해서 문제가 되지는 않겠지?"도범이 도씨 가문에 대해 나봉희와 박영호에게 알려주고 나서부터 나봉희는 흥분을 걷잡을 수가 없었다.그녀는 도범이 장군일 뿐만 아니라 심지어 그런 강대한 배경도 갖고 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도범의 가문은 전설 속의 은세 대가문으로 속세의 그 어떤 대세력도 능가하는 강대한 존재였으니 나봉희는 당연히 도범이 가문으로 돌아가는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따라갔다가 진짜 보물이라도 얻게 된다면 대박 나는 거니까.박영호도 참지 못하고 머리를 긁적이며 도범을 향해 "도범아, 난 네 장모님같은 세속적인 인간이 아니야. 난 단지 너희들처럼 수련해서 하늘을 날고 싶어. 하늘을 날 수 있다는게 얼마나 좋아!"라고 말했다.두 사람의 말에 도범은 속으로 식은땀을 흘렸다.그는 쓴웃음을 지으며 박영호에게 말했다."장인어른, 수련은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닙니다. 시율의 나이라면 방법을 찾아 몸을 정화하고, 무
"하하, 좋아. 이런 결심만 있으면 돼!"박해일의 대답에 도범이 큰소리로 웃었다. 그러다 잠시 생각하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비록 수련이 사람의 수명을 연장시킬 수 있다는 말은 들어보지 못했지만, 몸을 더 강하게 만들고, 피부를 하얗고 뽀얗게 만드는 건 사실이거든. 몸에 남다른 영성이 생기기도 하고. 하지만 무사의 수련 경지에 달한 사람들한테는 그렇게 뚜렷하지 않아. 위신경에 도달해야만 뚜렷해지거든.""그럼 이번에 누가 너랑 함께 갈 수 있는 거야?"나봉희가 도범에게 물었다.이에 도범이 한참 생각하더니 "시율, 해일, 영아, 장진씨, 한우현씨, 남무성씨 그리고 엄마, 이렇게 몇 명이서만 함께 갈 생각입니다. 사람이 너무 많아도 좋지 않을 것 같고."라며 대답했다."하지만 여보, 그 루희라는 사람이 당신을 겨냥하고 있다며? 지난번에 사람을 보내 당신을 죽이려까지 했는데, 우리 그냥 이렇게 돌아가면 위험하지 않을까?"박시율이 걱정 되어서 물었다.이에 도범이 담담하게 웃으며 "걱정마. 남무성씨와 한우현씨 그리고 장진씨도 우리와 함께 가잖아. 우리 쪽에 고수가 네 명이나 있는데 충분할 거야. 저 세 사람만 있어도 당신들을 보호할 수 있어. 그리고 이번에 당신과 해일이도 같이 데리고 가겠다는 건 도씨 가문에서 연체의 자원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야. 그것이 있어야 당신과 해일이 좀 더 빨리 무사로 될 수 있거든."이라고 말했다.박시율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다시 물었다."그럼 우리 무사가 되면 수련의 문틈에 발을 들여놓은 것과 같은 거야?"도범이 듣더니 쓴웃음을 지으며 "정확히 말하면 무사의 경지에 돌파한 거지. 일반인들보다는 훨씬 대단해지겠지만 진정 수련의 문틈에 들어서려면 적어도 종사 강자가 되어야 해. 종사의 수련 경지에 도달해야 체내에 한 가닥의 영기라도 생기게 되는 거고 그 운용 방법을 수련해야만 정식으로 수련의 길을 걸을 수 있는 거거든."이라고 해석했다.박해일이 듣더니 바로 "뭐라고요? 종사가 되어야만 수련의 문틈에 발을 들여놓는 셈
도해용이 루희에게 손을 내밀어 감사를 표한 후 "아닙니다, 큰 사모님. 큰 사모님을 도울 수 있는 건 제 영광인 걸요. 게다가 저도 도련님의 천부적인 재능을 엄청 기대하고 있습니다. 자용 도련님이 하루빨리 도씨 가문의 가주가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라고 말했다."하하, 걱정말게. 네가 나를 위해 일을 한다는 건 우리 루씨 가문을 위해 일하는 것과 같은 거니까, 난 절대 너를 박대하지 않을 거야. 이제 내 아들을 찾아내고, 그 아이가 나중에 도씨 가문의 가주가 되고 나면 너한테 아주 쏠쏠한 보상을 줄 거야. 그러니 너도 열심히 수련하면서 수련 경지를 한층 더 돌파해. 그래야 앞으로 장로로 승진시킬 수 있으니까."루희가 웃으며 말했다.아홉번째 호법이 그 말을 듣더니 기뻐해하며 즉시 무릎을 꿇고 "큰 사모님, 감사합니다. 저 반드시 열심히 수련해 큰 사모님의 기대에 저버리지 않겠습니다!"라고 말했다.아홉번째 호법은 루희의 거처에서 얼마 머물지 않고 바로 나왔다.그러고는 한 정자 안으로 들어갔다.정자는 벼랑 끝에 우뚝 솟아 있었고, 한 50대 노인이 그 안에 서서 두 손을 등에 집고 산 아래의 작은 마을을 바라보고 있었다."셋째 장로님!"아홉번째 호법이 셋째 장로의 뒤로 다가가서 공손하게 인사를 했다."그래."셋째 장로가 고개를 끄덕이면서 천천히 몸을 돌렸다."루희가 왜 널 불렀는데?"아홉번째 호법 도해용이 웃으며 "도범 등의 행방을 묻고, 일손을 좀 더 파견하여 그녀의 아들을 찾아라고 분부하는 것 밖에 더 있겠습니까?"라고 대답했다.도무적이 듣더니 차갑게 웃었다."허, 그 여인의 아들은 이미 실종된 지 3개월이나 다 되어 가는데 아직 시체도 찾지 못했으니, 틀림없이 이미 죽었을 거야!"그러면서 도무적이 잠시 뜸을 들이더니 다시 "하지만 우리의 계획은 여전히 그대로야. 만약 정말 도자용 그 녀석을 찾게 된다면 바로 죽여버려. 절대 살아 돌아오게 해서는 안 돼!"라며 말했다.이에 도해용도 따라서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걱정마세요, 셋째
이때 방에 누워있던 도남천이 다시 한번 피를 토했다. 그의 얼굴색이 이전보다 좀 더 창백해진 게 기운도 많이 떨어져 보였다."이렇게 오래 지났는데 도범은 왜 아직도 오지 않는 거지? 설마, 정말 올 생각이 없는건가?"도범을 생각하니 도남천의 마음은 순간 괴로워났다."다 내 탓이야. 내가 예전에 너무 무능해서 그 아이가 커가는 걸 지켜보지 못했어. 틀림없이 엄청 고생을 했을 거야. 그러니 나를 미워해도 어쩔 수가 없지......"도씨 가문의 집사 도훈이 옆에서 듣더니 위로했다."가주님, 걱정마세요. 전 도범이 효심이 있는 아이라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가주님께서 그들 모자를 관심하지 않았던 것도 아니잖습니까. 매년 아홉번째 호법더러 도범에게 돈과 수련 자원을 가져다주라고 했는데 아홉번째 호법이 매번 그들이 잘 지내고 있다고 거짓말을 했던 거잖아요."말하면서 도훈은 주먹을 쥐고 분개해서는 "도범이 7,8품 무사에 돌파했다고 거짓말을 하고 가주님께서 보낸 수련 자원들을 그 놈이 혼자서 꿀꺽한게 분명합니다!”라고 말했다."젠장!"도남천도 주먹을 꽉 쥐고 이를 악물었다."이 일을 대장로에게 말했어? 다른 사람들에겐 일단 말하지 마. 지금 내가 믿을 수 있는 건 대장로와 둘째 장로뿐이야. 셋째 장로는 평소에 히죽거리며 아주 적극적으로 자용을 찾고 있지만 난 왠지 그 사람의 충성심이 느껴지지가 않아."이에 도훈이 고개를 끄덕이며 "가주님, 사실 전에 저도 셋째 장로가 아주 좋은 사람인 줄 알았거든요? 도씨 가문을 위해 공헌도 많이 했고. 하지만 얼마 전에 가주님께서 셋째 장로가 그렇게 간단한 사람이 아니라고 한 다음부터 제가 유심히 지켜봤는데 왠지 진짜 좋은 사람은 아닌 것 같았어요."라고 말했다.그러다 잠시 뜸을 들이고는 다시 입을 열었다."셋째 장로가 의외로 아홉번째 호법과 엄청 가깝게 다니는 거에요. 자주 함께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소위 유유상종이라고 하잖아요. 그러니 그 셋째 장로한테도 문제가 있을 겁니다."하지만 이때 옆에 있던 도소정이
“풍린수의 가장 큰 약점은 지능이 낮다는 거야. 이들은 그렇게 많은 꾀를 부리지 않기 때문에 무사들이 조금만 머리를 쓰면, 버티기만 해도 풍린수를 처치할 수 있지.”삼각눈의 남자는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혹시 구록종이 무슨 종문인지조차 모르는 건 아니겠지? 방금 구록종을 언급했을 때, 네 표정이 어찌나 비웃음이 깃든지 말이야. 중주에 어떤 강력한 종문들이 있는지조차 모르는 거 아니야? 넌 정말 중주 출신이 맞긴 한 거냐?”이 일련의 의심에 삼각눈을 가진 남자는 점점 오수경을 변두리에서 나온 우물 안 개구리라 여겼다. 그렇지 않다면 그런 말을 할 리 없었다. 오수경은 무심코 입꼬리가 바들바들 떨렸다. 이제야 도범이 왜 침묵을 즐기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이들과 다투는 것은 시간 낭비일 뿐이었다. 애초에 오수경은 이들과 말다툼을 할 생각조차 없었지만, 이제는 이들이 오수경을 끝없이 몰아붙이고 있었다.오수경은 인상을 찌푸린채 말했다.“물론 구록종은 중주 7품 종문 중 하나로, 그중에서도 손꼽히는 강자라는 것을 잘 알고 있지.”그러자 삼각눈을 가진 남자는 오수경의 말을 듣고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그런데 왜 내가 구록종을 언급했을 때, 네 얼굴에는 비웃음이 서린 거냐?”오수경은 미간을 찌푸린채 되묻고 싶었다.‘네가 어떻게 내 얼굴 표정을 그렇게 자세히 본 거야? 난 내 얼굴에 어떤 표정이 있는지도 몰라.’이 삼각눈을 가진 남자는 모든 걸 알고 있는 듯했다.오수경은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목소리를 높여 이들과 싸우려는 순간, 도범이 오수경을 막았다. 그러자 도범이 일부러 목소리를 낮추지 않고 말했다.“이 사람들과 싸워서 뭐하겠어? 저들과 싸우는 건 네 시간만 낭비하는 거야. 이들은 네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이야.”이 말에 주위는 순간 조용해졌다. 도범은 지금까지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아 사람들이 도범을 허세 부리지 않는 사람으로 생각했으나, 도범의 말은 그들의 예상과는 완전히 달랐다.오수경도 이미 충분히 오만했지만
“역시 숲이 크면 별의별 새가 다 있는 법이지. 거울이라도 보고,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알아봐야 할 텐데, 감히 그런 말을 하다니.”그 중 한 명이 손가락으로 앞쪽에 서 있는 흰 옷을 입은 사람을 가리키며 말했다.“저기 흰옷 입은 사람 보이지? 저 사람은 구록종 출신으로 친전 제자야. 그런데도 30분이 되서야 겨우 수정구를 파란색으로 바꿨다구! 방금 그렇게 큰소리쳤으니, 네 옆에 있는 이 친구가 첫 번째 관문을 통과해서 보라색 수정구를 파란색으로 바꾸는 데 얼마나 걸리는지 한 번 볼까?”다른 사람도 거들며 말했다.“그래, 말 좀해봐. 네가 그렇게 치켜세운 저 친구가 보라색에서 파란색으로 바꾸는 데 얼마나 걸릴 것 같아?”주변 사람들은 이 상황을 재미있어하며 오수경을 계속 몰아세웠다. 그들은 오수경에게 도범이 첫 번째 관문을 통과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말하라고 강요하며, 주변 사람들이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렸는지까지 구체적으로 언급했다.이들 대부분은 6품 종문이나 자유 무사 출신으로, 첫 번째 관문을 통과하는 데 최소 4시간이 걸렸다. 출신이 뛰어난 천재들과는 비교조차 되지 않았다.처음에는 오수경이 이들과 대화할 생각이 전혀 없어서 입을 꾹 다물고 인상을 쓰며 침묵을 지켰다. 그러나 이들은 끈질기게 질문을 던지며 진실을 밝히지 않으면 물러서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오수경은 도범에게 도움을 구하는 눈빛을 보냈지만, 도범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네가 만든 일이니 네가 해결해.”도범은 오수경이 이미 여러 번 경솔하게 발언해 문제를 일으킨 적이 있기 때문에, 매번 오수경의 뒤처리를 해줄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오수경은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쉬고, 계속되는 질문에 결국 고개를 들어 크게 말했다.“저 사람들이 30분이 걸린다면, 도범 오빠는 15분이면 충분해!”오수경은 어차피 모든 것을 걸고 말하기로 했다. 이 사람들은 정말 짜증나는 존재들이었기 때문이다. 오수경의 말이 끝나자마자, 주위 사람들은 오수경의 말에 반
두 마리의 풍린수를 처치하면 수정구는 파란색에서 청색으로 변하게 된다. 그때 무사는 몇 배나 강력해진 풍린수와 마주하게 되며, 이 마지막 풍린수를 처치해야만 4층을 통과하여 5층에 진입할 자격을 얻게 된다.도범의 설명을 들은 오수경은 미간을 찌푸린채 되물었다.“그러니까 4층은 사실 세 단계로 나뉜다는 말이지? 수정구의 색이 변할 때마다 단계를 하나씩 통과하는 거야. 총 세 가지 색이 있는 셈이니까, 5층으로 가려면 세 번을 모두 통과해야 하네.”도범은 고개를 끄덕였고, 오수경은 손가락을 꼽아가며 말했다.“즉, 네 마리의 풍린수를 상대해야 한다는 거지. 첫 번째 풍린수는 상대적으로 약하고, 두 번째와 세 번째 풍린수는 좀 더 강해지지만, 가장 강력한 풍린수는 마지막 한 마리라는 거군. 이 마지막 풍린수를 처치해야 비로소 통과가 완료되는 거네.”도범은 다시 한번 고개를 끄덕였다. 오수경의 정리가 꽤나 명확했다. 오수경은 5층으로 순조롭게 진입하려면 이 절차를 그대로 따라야 한다. 네 마리의 풍린수를 모두 처치해야만 5층으로 올라갈 수 있었다.오수경은 웃으며 말했다.“4층은 도범 오빠에게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겠네. 그 무슨 풍린수라는 것도 결국 선천 후기에 불과하니까 말이야.”이 말을 끝내기도 전에, 도범이 답하기도 전에 주위의 사람들이 참지 못하고 들고 일어섰다. 그들이 일부러 사람이 적은 곳을 선택하긴 했지만, 그래도 많은 사람이 모여 있는 곳이었다. 그리고 오수경의 말이 크게 들리자 주변 사람들이 주의를 기울이게 된 것이다.이때, 눈이 삼각형 모양인 한 사내가 오수경의 말을 듣고 냉소를 터뜨렸다.“너는 저 녀석의 부속인이겠지? 어디서 그런 배짱을 얻었길래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거냐? 마치 4층이 이 어린 녀석에게는 쉬운 일인 것처럼.”그러자 삼각눈 사내 옆에 서 있던 백색 옷을 입은 남자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저 사람은 말이 너무 과장된 것 같아. 풍린수가 얼마나 상대하기 어려운 상대인지 전혀 모르는 것 같은데, 그냥 입만 뻐끔했
도범은 한숨을 내쉰 후 다시 입을 열었다.“네가 오양수와 대결할 때, 나는 곽치홍이 너희 두 사람의 싸움을 계속 지켜보는 것을 발견했어. 그래서 곽치홍을 주시하고 있었는데, 나중에 곽치홍도 내가 본인을 보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지. 하지만 내가 너무 멀리 있어서 곽치홍의 표정을 자세히 볼 수 없었어. 그런데 곽치홍이 나를 쳐다볼 때, 마치 독사에게 주시당하는 느낌이 들었어. 네가 전에 말했던 게 맞아, 곽치홍은 분명 우리에게 적대감을 품고 있어.”도범은 고개를 끄덕였다. 곽치홍이 등장한 이후로, 온갖 의문들이 곽치홍의 마음속에 떠올랐다. 이전에 장로들이 했던 말은 전부 믿을 수 없었고, 이 안에 더 큰 비밀이 숨어 있을 게 틀림없었다.도범이 숨을 고르고 막 입을 열려던 순간, 오수경이 먼저 말했다.“네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아. 나를 위로하려고 하지 마, 이제 다 이해했어. 내가 전에 했던 충동적인 행동들이 너에게 폐를 끼쳤다는 걸 알아. 앞으로는 항상 이 점을 명심하고, 더 이상 너에게 폐를 끼치지 않을 거야.”오수경의 이 말을 듣고 나니 도범은 한결 마음이 놓였다. 오수경은 단순한 순진한 바보였고, 팔 다리는 튼튼하지만 머리는 물에 잠긴 것 같아 항상 충동에 휘둘렸다. 하지만 이번 일을 겪고 나서 오수경도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그렇게 말하고 나서 오수경은 마치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듯 편안해졌다. 두 사람은 함께 4층으로 발을 내디뎠다.그곳은 희미한 빛으로 덮인 광활한 초원이었다. 초원 위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는데, 대부분은 풀밭 위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 손에 든 수정구를 받쳐 들고 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눈을 감고 명상하는 것처럼 보였고, 소수의 사람들은 낮은 목소리로 무엇인가를 이야기하고 있었다.분위기는 침묵과 압박감이 공존했다. 누군가가 이야기를 한다 해도 일부러 목소리를 낮췄다. 여기가 바로 천엽7현탑의 4층이었으며, 겉보기에는 환상 세계와도 같았다.오수경은 눈을 깜빡이며 도범의 손에 들린 보라색 수정구를 한 번
이 말을 들은 오수경은 고개를 저으며 완강히 거부했다.“나는 3층에 남고 싶지 않아. 도범 오빠가 4층을 돌파하면, 분명히 5층도 갈 거잖아. 천엽 7현대는 총 7층인데, 도범 오빠가 7층까지 돌파할 수도 있잖아? 그럼 도범 오빠는 다른 곳으로 바로 전송될지도 모르는데, 그러면 나 혼자 3층에 남게 되잖아. 그땐 난 어떻게 해야 하지?”도범은 오수경의 말을 듣고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오수경의 걱정도 일리가 있었다. 만약 도범이 정말 7층까지 한 번에 돌파한다면, 천엽 7현대는 자신을 완벽한 도전자로 간주할 가능성이 높았고, 보상을 주고 다른 곳으로 전송할 수도 있었다.그렇게 되면 오수경을 홀로 남겨두게 되는데, 도범과 다시 만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었다. 여러 가지로 생각한 끝에, 도범은 여전히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한편, 오수경은 도범이 망설이는 모습을 보고 조급해졌다. 오수경은 도범의 팔을 잡으며 간절히 말했다.“난 도범 오빠의 인맥으로 천엽성에 들어온 거야. 인맥으로 들어온 만큼, 나는 어떠한 도전도 직면하지 않을 거고, 그저 도범 오빠만 따라가면 계속 위로 올라갈 수 있어. 어떤 위험이 닥치더라도, 나는 절대 혼자서 떠나지 않을 거야. 정말 운 나쁘게 여기서 죽더라도, 제가 감수해야 할 일이니까.”오수경의 이 말은 진심이었다. 도범을 처음 만난 이후, 오수경은 자신의 인생이 위험과 맞물려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그건 자신이 바꿀 수 없는 일이었다.다른 것은 판단할 수 없었지만, 한 가지는 확실했다. 도범은 매우 신뢰할 만한 사람이었고, 그 뒤를 따라가야만 생존의 가능성을 얻을 수 있었다. 오수경은 이곳에서의 2년을 버텨내어 바라문 세계를 떠나, 자금단방으로 돌아가 다시는 나오지 않기를 바랐다.도범은 오수경의 결심을 확인하자, 마침내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은 함께 걸음을 옮겨 4층의 입구에 도착했다. 그곳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고, 모두가 다소 망설이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미래의 운명을 예측할 수 없기에 그들
도범은 냉소를 띠며 말했다.“전 당신과 싸울 생각 없어요. 다만 한 가지 중요한 일을 잊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나게 해주러 왔을 뿐이죠.”도범의 말에 민경운은 순간 얼어붙었다. 민경운은 잠시 고민하며 무슨 의미인지 되새겼고, 이내 도범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깨달았다. 바로 얼마 전 자신과 도범 사이에 벌어진 내기 때문이었다.그 순간, 민경운의 가슴은 마치 여러 개의 큰 돌이 짓누르는 듯 답답해졌다. 그러나 민경운은 이를 갈며 분노를 삼켰다. 애초에 민경운은 도범이 절대로 이번 대결에서 이길 수 없을 것이라 확신하고 내기를 걸었던 것이다.민경운은 도범이 처참하게 패배할 것이라 생각했고, 자신의 손에 들어올 19만 영정을 기대했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하게 결과는 정반대였다. 도범이 승리한 것이다.이때, 도범은 손을 내밀며 말했다.“빨리 돈을 내세요. 저도 할 일이 있거든요. 그러니 제 시간 뺏지 마세요. 원래 9만 개의 영정으로 내기를 시작했는데, 본인이 10만 개를 더 얹어 19만 개의 영정으로 만든 거잖아요. 그러니 빨리 결제해요.”도범의 이 말에 민경운은 가슴이 터질 듯했다. 상황은 정말로 도범이 말한 대로였다. 도범은 9만 개의 영정으로 내기를 제안했고, 민경운은 도범이 분명히 패배할 것이라 생각하여 곧바로 10만 개를 더해 19만 개로 올렸다. 하지만 결국 자신의 발등을 찍고 말았다.지금 민경운은 자기 뺨을 세게 때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9만 개의 영정은 민경운에게 꽤나 큰 금액이지만, 19만 개의 영정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였다. 그러나 두 사람은 이미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에 민경운이 이를 되돌릴 방법은 없었다. 만약 민경운이 결제하지 않으면 계약이 곧바로 발동하여, 결국에는 영혼의 역반작용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이후의 일은 의외로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오양수는 원건종의 제자들을 들것에 실어 나갔고, 도범은 마침내 세 번째 영패를 손에 넣었다. 이번 영패는 조금 특이하여 입탑 영패가 아닌 출성 영패로 바뀌어 있었다.이
관중석에는 각양각색의 무사들이 섞여 있었고, 불량배들도 많았다. 평소에 거리에서 욕을 퍼붓기 좋아하는 이들은 이제야 자신들의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기회를 찾은 듯, 원건종의 제자들에게 온갖 욕설을 퍼부었다.일부 사람들은 진원을 목에 운용하여 의도적으로 목소리를 크게 했다. 다른 사람들이 듣지 못할까 봐 걱정이라도 되는 듯, 그들은 더욱 큰 소리로 온갖 더러운 말을 쏟아냈다. 이로 인해 도범의 귀는 무척이나 시끄러웠고, 고통스러울 정도였다.도범은 자신과 원건종의 제자들 사이에 오간 몇 마디 대화가 이렇게 사람들을 폭발시키게 될 줄은 몰랐다. 또한, 도범은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쉬며 이런 싸움은 결국 아무런 결론도 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몸싸움을 할 수도 없고, 계속 말다툼만 이어질 뿐이었다.그래서 도범은 더 이상 들으려 하지 않고, 대련 무대의 한쪽 가장자리로 가서 조용히 서 있기로 했다. 도범은 아직 오양수를 죽일 생각이 없었다. 오양수가 자신에게 했던 그 약속, 즉 죽음보다 더한 고통을 그대로 돌려주고 싶었기 때문이다.시간은 조금씩 흘러갔고, 싸움 소리는 계속해서 끊이지 않았다. 마침내 오양수의 몸부림이 점점 약해지고, 장벽이 완전히 해제되자 원건종의 제자들이 한꺼번에 몰려가서 오양수를 부축했다.한편, 진태산은 눈살을 찌푸린 채 오양수의 코에 손을 대 그의 호흡을 확인했다. 비록 오양수는 아직 숨을 쉬고 있었지만, 그 호흡은 매우 미약했다.민경운은 급하게 자신의 보관 반지에서 여러 개의 단약을 꺼내 오양수의 입에 넣었다. 그러나 이 단약들은 오양수의 현재 상태를 치료하기에는 전혀 효과가 없었다. 방금 도범이 사용한 참멸현공이 오양수의 영혼을 완전히 찢어놓았기 때문이다.영혼이 찢어진 상태에서 내상을 치료하는 단약이 효과가 있을 리 없었다. 따라서 민경운이 오양수에게 많은 단약을 먹였지만, 오양수의 상태는 전혀 나아지지 않은 것이다. 민경운은 점점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만약 오양수가 정말로 이 사건으로 인해 죽는다면, 그들 모두 책임을
“맞아! 당장 우리 오양수 선배를 풀어줘! 양수 선배에게 무슨 일이 생기기라도 하면, 너는 천번 만번 죽임을 당할 거야! 오양수 선배는 도민수 선배가 아니야. 네가 도민수 선배를 죽음 직전까지 몰고 갔을 때는 우리도 나서서 협상할 여지가 있었어.그러나 네가 오양수 선배를 진짜로 죽음 직전까지 몰고 간다면, 염라대왕이라도 너를 보호할 수 없을 거야! 바라문 세계를 벗어나는 순간, 너는 원건종의 끝없는 추격을 받게 될 거야!”바깥에서 들려오는 원건종 제자들의 고함과 욕설은 도범의 귀에 전부 들렸다. 이는 이미 예상된 일이었기에 도범은 일말의 두려움도 느끼지 않았다.원건종은 일반적인 자유 무사들에게 충분한 위압감을 줄 수 있지만, 도범에게는 그렇게 중요한 상대가 아니었다. 원건종이 무엇이건, 자신의 힘이 충분히 강하다면 더 강력한 종문에 가담할 수 있을 테니, 원건종이 손해를 본다고 해도 도범으로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다.게다가 이번 일은 처음부터 끝까지 원건종이 문제를 일으킨 것이었다. 도범은 결코 선을 넘는 행동을 하지 않았고 원건종 쪽에서 여러 번 도발하지 않았다면, 도범 역시 이들과 싸울 이유가 없었을 것이다.잠시 후, 도범은 차가운 웃음을 지으며 원건종의 제자들을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일부러 목소리를 높여 말했다.“원건종 제자들, 잘 들어! 8품 종문 출신이라는 이유로 제멋대로 행동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마. 처음부터 끝까지 문제를 일으킨 건 너희들이었잖아. 그런데 패배하고 나니 이제와서 나를 협박하는 거야?만약 너희들이 먼저 건드리지 않았다면, 나 역시 너희들과 엮일 생각이 전혀 없었을 거야. 즉, 너희들은 본인들의 강력한 종문을 배경을 믿고 제멋대로 행동해도 된다고 착각하는 거야. 하지만 나는 너희들의 그런 행태를 전혀 묵인할 생각 없어!”도범의 이 말은 관중석에서 큰 박수갈채를 일으켰다. 관중들은 도범이 그들 마음속에 담아둔 말을 대신 말해준 것 같아 고무되었다. 이들 고급 종문의 제자들은 항상 약한 무사들 앞에서만 무력을 과시하며, 이
“오양수는 원건종의 친전 제자 아닌가요? 그런데 어떻게 이렇게 약할 수 있죠?”“당신 바보 아니에요? 이건 오양수이 약한 게 아니라 도범이 너무 강한 거에요! 아까도 말했잖아요? 빙봉천리는 지급 상급 무기에요. 여기 있는 사람들 중에 몇이나 지급 상등 무기를 수련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도범이 빙봉천리를 부순다는 건, 도범의 무기가 오양수의 무기보다 강하다는 걸 의미해요!”“설마 도범이 천급 무기를 수련한 건가요?”이 말이 나오자마자, 주변의 거의 모든 이들이 단번에 부정했다.“미쳤어요? 무슨 말이든 막하네요. 천급 무기가 어떤 개념인지 알고나 하는 소리에요? 수련 경지가 고신경에 도달했거나, 혹은 특별한 재능을 지닌 영천 경지 후기에 이르러야만 천급 무기를 수련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기는 거에요.그리고 여기 있는 사람들은 모두 바라문 세계의 규칙을 지켜야만 이곳에 들어올 수 있고요. 나이도 60세를 넘지 않아야 하죠. 그렇다면 60세가 넘지 않은 사람이 천급 무기를 수련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그렇네요! 아마도 지급 상급 무기를 수련한 거겠죠. 도범이 오양수를 이길 수 있었던 이유는 도범이 지급 하급 무기를 대원만 단계까지 수련했기 때문일 거에요.”“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도범의 재능은 정말 두려운 수준이네요. 8품 종문의 친전 제자조차 도범의 상대가 될 수 없다는 거잖아요!”“이번에 바라문 세계에 온 보람은 있네요. 이렇게 많은 천재들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다니.”오양수와 관련 없는 관중들은 이런 논의를 흥미롭게 이어갔다. 이전에 도범을 비하하던 사람들도 이제는 도범을 칭찬하며, 도범을 백 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천재라고 말하기 시작했다.8품 종문의 친전 제자들도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원건종의 제자들은 차분할 수가 없었다. 처음에는 관중석에서 편안하게 앉아있던 그들은, 도범이 빙봉천리를 단칼에 베어내는 모습을 보고는 그만 입을 다물고 경악을 감추지 못했다.지금 오양수가 이렇게 극심한 고통을 겪는 걸 보니, 분명 도범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