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 태연은 수호가 떠나가는 뒷모습을 보며 얼굴을 붉혔다.그러면서 방금 수호에게 안겼던 느낌을 회상했다.수호의 넓은 품에 안겼을 때 힘 있는 팔과 탄탄한 근육이 고스란히 느껴졌다.그 상황을 회상하니 저도 모르게 호흡이 가빠졌고 저녁을 할 생각조차 사라졌다.태연은 수호의 침대에 앉아 수호가 누워 있던 곳을 손으로 문질렀다.침대에는 아직 수호의 온기가 느껴졌다.그렇게 한참 문질러대던 태연은 끝내 참지 못하고 그 자리에 누웠다.마침 수호의 품에 안겼을 때처럼.태연은 지금껏 남자의 품이 얼마나 그리웠는지 모른다.때문에 방금 전 느낌이 못내 그리웠다.곧이어 수호가 덮었던 이불을 덮자 이상한 느낌이 태연을 덮쳤다.그리고 잠시 뒤, 태연은 손을 제 옷 안에 넣으며 낮은 신음을 내기 시작했다....분명 형수를 잠깐 놀려주려고 한 것뿐인데, 오히려 내가 이렇게 도망치는 신세가 되어 버렸다.역시 배짱이 부족한 게 틀림없다.하지만 형수를 희롱한다 해도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다시금 뇌리를 스쳐 나는 앞으로 다시는 이러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했다.그렇지 않으면 고생하는 건 결국 나니까.계단을 내려오자마자 나는 곧장 마트로 가려고 했지만 아래가 너무 불편해 미칠 지경이었다.게다가 이렇게 밖에 나가면 최소 변태로 몰릴 게 분명했다.때문에 나는 동네 근처에 있는 공원에서 손으로 해결하고 나서 마트로 향했다.형수는 간장 심부름만 시켰지만 나는 간장 외에도 과일을 더 구매했다.그도 그럴 게, 매일 출근하는 것도 힘든데 애까지 만들어야 하는 동성 형이 안쓰러워서였다.게다가 매번 실패할수록 형의 부담이 더 커지고 괴로울 게 뻔했다.아직 일자리도 없고 돈도 못 버는 나로서는 형을 이렇게 도울 수밖에 없었다.과일 코너에서 과일을 이것저것 고르고 계산하려고 고개를 들었을 때, 내 눈에 익숙한 실루엣이 들어왔다.애교 누나.애교 누나도 과일 코너에서 과일을 고르고 있었는데, 마침 바나나를 고르고 있었다. 심지어 어느 게 더 큰지 비교하면서 말이다.그
애교 누나가 긴장해하는 모습을 보자 나는 싱긋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저도 알아요. 저는 그저 누나한테 인사하고 싶었을 뿐이에요. 그런데 계속 저를 무시하니까 마음이 급해서 그만.”애교 누나는 어색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봤다.“내가 수호 씨를 무시하든 말든 그게 중요한가요?”“당연히 중요하죠.”나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 그랬더니 애교 누나가 어색하면서도 수줍은 눈빛으로 나를 바라봤다.그 모습은 너무 매혹적이었다.그러다 순간 형수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여자를 꼬시려면 너무 양반처럼 굴면 안 돼요. 가끔 대답하게 행동할 필요가 있어요.’애교 누나는 지금 화나거나 분노한 것이 아니라 분명 부끄러워하고 있는 거다.그러니 오전의 일로 나를 싫어하는 게 아니라 그저 낯선 사람이 그런 짓을 하는 걸 보고 쑥스러워하는 게 틀림없다.“애교 누나는 나한테 특별한 사람이거든요.”이 한마디를 내뱉고 나니 내 심장은 또 두근댔다.애교 누나한테 이런 수작이 먹힐지 몰라서 더 불안했다.“무슨 소리 하는 거예요? 우리 이제 한 번밖에 안 봤는데, 특별하다니요?”애교 누나는 화를 내지 않았다. 오히려 새까만 눈동자에 호기심이 섞여 있었다.희망이 있다는 걸 인지한 순간 나는 웃음이 났다.“특별해요. 정확히 어디가 특별한지는 말할 수 없지만 달라요. 그러니까 저 무시하지 마요. 네?”“알았으니까 그만해요. 사람들도 많은데 듣기라도 하면 어쩌려고요.”애교 누나는 얼굴을 붉히며 마치 잘못이라도 저지른 것처럼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나는 너무 기뻐 다급히 말했다.“알았어요. 그만할게요. 그런데 저녁 준비하려고 장 보는 거예요?”“네.”“평소 혼자 밥해 먹어요?”“그렇죠.”“너무 외롭겠다. 왜 형수님 집에 놀러 오지 않아요?”“태연이가 맨날 남편과 애 만드느라 바쁜데, 어떻게 가요? 그러다가 난감한 장면이라도 마주치면 어떡하라고요.”하긴.형수는 개방적이라 남녀 사이의 일을 입에 달고 산다지만 애교 누나는 내성적인 데다 부끄럼도 많이 탄다
“애교 누나, 저... 하! 역시 이 입이 문제야. 누나, 저 때리세요.”설명할수록 점점 더 엉망이 되어버린다는 생각에 나는 차라리 설명하지 않기로 했다.‘형수님처럼 사람 마음을 쥐락펴락할 수 있는 것도 아니면서 뭐 여자를 꼬신다고 나대?’‘그러니까 일을 망쳤지.’나는 내 자신이 미워 죽을 지경이었다.그런데 애교 누나가 나를 보며 갑자기 피식 웃었다.하지만 마음이 놓이지는 않았다.애교 누나가 대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르니까.나는 확신이 없어 어색함을 무릅쓰고 물었다.“왜 웃어요?”“아니에요, 그냥 수호 씨가 좀 귀여워서요. 수호 씨 형수는 어찌 보면 참 교활하고, 형도 엄청 능력자인데, 수호 씨는 참 올곧네요. 그런데 또 올곧다고 하자니 그런 짓을 벌였고.”애교 누나가 얼굴을 붉히며 부끄러운 듯 말하자 나는 얼른 누나한테 바싹 다가가 속삭였다.“누나, 남자가 올곧은 거랑 그런 일을 하는 거랑 상관없어요. 욕구는 풀어야 하니까요. 그건 화장실 가는 거랑 똑같다고요. 안 그러면 불편하니까.”애교 누나는 나를 흘끗거렸다.“못 믿겠어요. 분명 변태면서.”나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낮게 속삭였다.“그건 누나가 남자를 몰라서 그렇겠죠. 형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던데.”“뭐라고요?”“네? 아무것도 아니에요. 물건은 다 샀어요? 다 샀으면 얼른 계산하러 가요.”나는 얼른 말을 돌렸다.그러자 애교 누나가 대답했다.“아직 못 샀어요. 수호 씨가 먼저 가서 계산해요.”“얼른 사요. 기다릴게요. 같이 계산해요.”그때, 애교 누나는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나랑 붙어 있지 마. 여기 오는 사람들 다 동네 사람들이야. 내가 유부녀인 걸 아는데 너랑 같이 있는 걸 보면 뒤에서 수군댈 거야.”그 말에 순간 실망감이 몰려왔다.‘애교 누나는 너무 보수적이야. 같이 걷는 것도 싫어하다니.’이렇게 하다가 절대로 애교 누나를 공략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물건을 사 들고 풀이 죽어 집으로 돌아오니 형수가 마침
“형수님, 저는 한 번도 그렇게 생각한 적 없어요.”내가 다급히 내 의견을 밝히자 형수는 싱긋 웃었다.“알아요. 수호 씨는 그런 남자들과 달라요. 수호 씨가 성실하고 착해서 내 친구를 유혹하라고 한 거예요. 왕정민은 사람도 아니거든요. 밖에 내연녀가 있으니 비겁한 방법으로 애교와 이혼하려 하잖아요.”“그런데 만약 우리를 찾아온 게 아니라 밖에서 다른 사람을 찾아갔다고 생각해 봐요, 애교가 어떤 꼴 날지. 왕정민이 이러는 것도 이게 깔끔하게 이혼할 방법이라서 그래요. 그놈도 알고 있거든요, 본인 아내가 얼마나 남자에 목 말라 있는지.”형수의 말을 들으니 나는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다.“그러니까 그 말은 애교 누나가 저를 싫어하는 게 아니라 평판과 성격 때문에 쉽게 저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뿐이라는 뜻이에요?”형수는 고개를 끄덕였다.“아니면 내가 왜 수호 씨더러 애교 마음을 열라고 하겠어요? 내가 확신하는데, 늦은 밤마다 애교도 수없이 혼자 해결했을 거예요. 믿기 힘들면 오늘 밤 베란다로 훔쳐보던가요.”그 말에 나는 흥분을 감출 수 없었다.“여기 베란다에서 애교 누나네 집이 보여요?”내가 조심스럽게 묻자 형수는 눈웃음을 치며 대답했다.“당연하죠. 우리 집은 바로 이어져 있어 베란다도 붙어 있어요. 왕정민도 동성 씨한테 수호 씨 같은 동생이 있는 걸 알고 우리한테 그런 부탁한 거예요. 심지어 수호 씨가 이제 막 졸업한 젊고 팔팔한 청년이라는 것도 알아요.”“그래서 분명 수호 씨가 나서면 애교가 얼마 못 가 수호 씨한테 스며들 거라고 생각했을 거예요.”그 말을 들으니 내 심장은 또 요동쳤다.그때 형수가 말을 이었다.“지금 뭘 걱정하는지 알아요. 오늘 밤 내가 말한 대로 해요, 그러면 분명 그런 걱정도 사라질 거예요.”내가 한창 넋을 잃고 듣고 있을 때, 형수가 눈을 내리깔며 내 아래를 흘끗거렸다.“수호 씨는 어쩜 정력이 이렇게 좋아요? 어떻게 아무 때나 서지?”그 말에 놀라 고개를 숙여 확인했더니 아래가 불룩 튀어나와 있었다.나는 순
나를 도와주겠다고 했으면서 결국 이렇게 마무리 짓는 형수 때문에 나는 마음이 간질거렸다.전에 형수가 그런 말을 하지 않았더라면 이렇게 될 리도 없었을 텐데 말이다.나는 형수를 보며 용기 내어 말했다.“형수님, 제가 씻는 거 도와줄래요?”“네? 내가요? 지금 무슨 생각 하는 거예요?”나는 솔직한 내 생각을 말했다.“나 대신 씻겨달라는 거 아니에요. 그냥 등만 밀어달라는 거지.”“그래도 안 돼요.”형수의 거절에 나는 너무 괴로웠지만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캐물었다.“왜요?”“다 큰 성인 남성이 나체로 내 앞에 서 있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요?”“내가 팬티만 입고 있었을 때도 다 봤으면서.”나는 이대로 포기하기 싫어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무슨 일이 있어도 형수와 함께 들어가고 싶었으니까.그런데 형수는 내 이마를 손가락으로 튕겼다.“수호 씨 말대로 아까는 팬티를 입고 있었잖아요. 이따가 샤워하려면 나체로 있어야 하는데, 그게 어디 같아요?”“다를 건 또 뭔데요?”나는 포기하지 않고 중얼거렸다.‘고작 천 쪼가리 한 장일 뿐인데, 볼 것도 이미 다 봤으면서.’형수는 내 말을 들었는지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왜요? 기분 안 좋아요?”“아니요.”“아니긴. 표정에서 다 티 나거든요.”형수를 보니 내 마음은 또 요동쳤다.하지만 결국 용기 내어 말했다.“형수님, 혹시 저랑 장난하는 거예요?”“왜 그렇게 말해요?”“저를 자꾸만 무시하잖아요. 괴로워하는 거 뻔히 알면서 야릇한 말만 하다가 도와달라고 하면 안 된다고 하고.”형수는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그것 때문에 화난 거예요? 그럼 하나만 물을게요. 내가 잠옷을 입고 집에서 돌아다니는 거랑 아무것도 안 걸치고 돌아다니는 게 같아요?”나는 다급히 고개를 저으며 형수의 눈치를 살폈다.형수는 방금 샤워하고 나와 잠옷을 입고 있었다.그래서인지 가슴에 더욱 눈길이 갔다.‘원래부터 큰 건 알고 있었는데, 이 정도일 줄이야.’가뜩이나 터질 것 같던 아래가 점점 더 괴로웠다.그때 형
욕실에 들어오자마자 나는 웃옷과 바지를 벗었고, 형수는 그런 나를 빤히 바라봤다.솔직히 이러고 있으니 우리가 마치 뭐라도 할 것처럼 부끄러웠다.그런데 형수마저 얇은 슬립 한 장 걸치고 있으니 입이 마르고 목이 탔다.얼마 지나지 않아 내 몸에는 팬티 한 장만 남았다. 그것도 불룩 튀어나온 채로.너무 부끄러워 형수를 볼 수 없어 물을 틀었더니 차가운 물이 내 몸 위에 쏟아졌다. 하지만 마음속을 지핀 불은 좀처럼 꺼지지 않았다.그 사이 형수는 어느새 때 밀이 수건을 손에 낀 채 내 등을 밀기 시작했다.“조금만 더 숙여요. 너무 커서 안 닿잖아요.”형수가 말하면서 갑자기 내 엉덩이를 때리는 바람에 나는 몸을 흠칫 떨었다.곧이어 몸이 달아올라 불안해지기 시작했다.나는 속으로 뒤에 있는 사람은 동성 형의 여자라는 걸 자꾸만 되뇌면서 절대 형수한테 품지 말아야 할 마음을 품어서는 안 된다고 나 자신을 설득했다.‘형수님이 내 등을 밀어주는 것만 해도 감지덕지해야지.’이렇게 생각하면서 허리를 숙이자 형수는 얼른 내 옆으로 다가와 내 등을 밀어주기 시작했다.형수의 동작에 슬립 치마가 따라서 하늘거렸다.고작 슬립 치마일 뿐이었지만 형수의 나른한 몸이 느껴져 이상한 감각이 피어올랐다.게다가 형수가 내 등을 밀어줄 때마다 가슴이 등에 닿는 느낌이 선명하게 느껴졌다.그런 느낌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황홀했다.나는 등에 닿는 감각을 느끼면서 곁눈질로 형수의 다리를 훔쳐보았다.형수의 다리는 매끈하고 새하얬다. 게다가 슬립 끝자락이 물에 젖어 투명한 색을 띠며 다리에 딱 달라붙으며 다리 사이의 광경이 내 눈에 고스란히 들어왔다.순간 가슴이 더 빨리 뛰기 시작하며 눈까지 빨개졌고 아래가 더 뻐근했다.하지만 형수가 나가 버리는 걸 원하지 않았기에 애써 내 상태를 숨겼다.겨우 설득해서 얻은 기회인데 이대로 놓칠 수는 없었으니까.“수호 씨 등 정말 탄탄하네요.”등을 밀어주던 형수가 갑자기 내 등을 살살 쓰다듬으며 감탄했다.순간 괴로움이 배가 되어 당
하지만 말캉한 입술이 느껴지기는커녕 아무런 느낌도 없었다.눈을 떠보니 형수는 어느새 욕실 문 앞에서 팔짱을 낀 채 나를 꿰뚫어 볼 것처럼 바라보고 있었다.“수호 씨, 방금 뭐한 거예요?”형수의 질문에 나는 가슴이 콕콕 찔렸다.나쁜 짓 좀 하려고 했더니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덜미만 잡히다니.너무 쪽팔렸다.게다가 더욱 중요한 건 어렵게 용기를 냈는데 형수가 그걸 망쳐버렸다는 거였다.나는 말을 더듬으며 황급히 형수의 눈을 피했다.“형수님, 잘못했어요. 앞으로 다시는 안 그럴게요.”“천천히 씻고 나와요. 나는 저녁 준비하러 갈 테니까.”형수는 이 말만 하고 밖으로 나가버렸다.그 순간 후회가 밀려왔다. ‘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런 말을 한 거야? 형수가 분명 나를 변태라고 생각할 텐데.’나는 내 얼굴을 세게 때렸다.“정수호! 너 어떻게 형수님한테 그런 말을 할 수 있어? 맞지 않은 것만 해도 감지덕지해.”심지어 넋이 나가 제대로 샤워할 수 없어 대충 씻고 나서 옷을 갈아입고 밖으로 나왔다.그 시각, 형수는 주방에서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나는 주방에 가서 형수를 보고 싶었지만 그럴 배짱이 없어 내 방으로 돌아갔다.“하!”깊은 한숨을 푹 내쉬며 나는 형수에게 사과라도 해야겠다고 다짐했다.‘형수가 나를 그렇게 도왔는데, 나는 형수를 상대로 그런 생각이나 하다니, 내가 생각해도 너무했다.’나는 속으로 구시렁대며 젖은 바지를 벗었다. 그러고는 깨끗한 바지로 갈아입으려 할 때 침대에 묻은 얼룩을 발견했다. 하지만 이미 말라 있었다.‘난 분명 침대에서 한 적 없는데, 이건 어디서 났지?’나는 이때까지 형수가 나 몰래 내 침대에서 부끄러운 짓을 했다는 걸 몰랐기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그러고는 곧바로 깨끗한 바지로 갈아입은 뒤 주방으로 향했다.형수가 주방에서 식사 준비를 하는 동안, 나는 마치 잘못을 저지른 어린애처럼 주방 입구에 서 있었다.“형수님, 죄송해요. 아까는 일부러 그런 게 아니에요.”형수는 그 말에 나를 힐끗 보더니 다시
“그런데 만약 능력이 없다면 신의 자리에 앉혀도 제대로 해낼 수 없고. 그리고 아직 젊으니 더 배우라고 했어요. 그러니 한의원을 가든 말든 상관없어요.”나는 진심을 말한 것뿐인데 형수는 나를 대견하다는 듯 바라봤다.“역시 착하네요, 앞으로 크게 되겠어요.”형수는 이 말을 하면서 시선을 내 아래로 옮기더니 깜짝 놀란 듯 말했다.“방금 전에 찬물로 샤워했는데 왜 또 이렇게 됐어요?”그건 나도 답답했다.“저도 모르겠어요. 욕실에서 나온 지 얼마 안 지나서 이렇게 됐어요.”“하, 이건 수호 씨가 그동안 여자를 만나지 못해 욕구가 쌓여서 그래요. 괴로운 건 알겠지만 절대 나를 어떻게 할 생각은 하지 마요. 난 수호 씨 형수예요.”“오늘 밤 내가 알려준 대로 몰래 베란다 넘어가 봐요. 애교가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되면 어떻게 꼬셔야 할지도 감이 잡힐 거예요.”나는 애써 욕구를 억제하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러면서 형수가 나를 더 이상 보지 않을까 봐 가지고 있던 마음을 포기했다.그 사이, 형수가 전화로 형이 오늘 야근 때문에 집에 늦게 들어온다는 걸 확인한 덕에 우리끼리 식사하게 되었다.식사를 마치자 날이 점점 어두워졌고, 형수는 나더러 얼른 베란다로 가라고 재촉했다.“네? 이렇게 빨리요? 이따가 가면 안 될까요?”‘아직 밖이 밝은데 너무 급한 거 아닌가?’‘아무리 그래도 애교 누나가 이 시간에 그런 짓을 할 리는 없잖아.’“수호 씨가 어떻게 알아요? 우선 넘어가서 쪼그리고 앉아 때를 기다려야죠.”형수의 끈질긴 설득 끝에 나는 결국 몰래 애교 누나네 집 베란다로 숨어들었다.역시나 침실에는 아직 사람이 없었다. 하지만 거실에서 티브이 소리가 들려왔다.‘거실에서 티브이 보고 있나 보네?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니?’나는 무료한 나머지 베란다를 둘러봤다.그랬더니 베란다에 널려 있는 속옷이 내 눈에 들어왔다. 그 속옷은 모두 애교 누나 거였다.‘그런데 바나나는 왜 걸려있지?’‘설마 그러려는 건 아니겠지?’이건 내 생각이 더럽다고 생각할 게 아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