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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화

작가: 은광수
“절대로 이 일 형한테 말하지 마요.”

형수는 나를 도와 바지를 올려주며 말했다.

“당연하죠. 그런데 방금 잘했어요. 내 앞에서만 이러지 말고 애교 앞에서도 이래요. 여자를 밝히는 남자일수록 여자가 더 환장하거든요. 그리고 필요할 때면 대담하게 행동으로 옮겨요.”

순간 실망감이 밀려왔다.

“혹시 내 마음을 열려고 이렇게까지 하는 거예요?”

“당연하죠. 설마 내가 수호 씨랑 뭐라도 하려고 이러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 말에 내 마음은 나락으로 떨어져 맥없이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이런 일에 실망하면 안 된다는 걸 아는데 이런 내 마음을 어떻게 할 수 없었다.

특히 형수님이 아무렇지 않게 내 바지를 입혀주고 옷을 정리해 주면서도 아무 반응 없는 걸 보니 역시나 나를 어린애라고 생각하는 게 틀림없었다.

나는 이런 느낌이 싫었다.

분명 다 큰 성인이고, 욕구도 많은데, 형수는 왜 보지 못하는 건지.

‘정말 나한테 아무런 느낌도 없나?’

그 순간 형수가 방금 했던 말이 떠올랐다.

‘여자를 밝히는 남자일수록 여자가 더 환장하거든요.’

‘그럼 내가 형수한테 변태 짓을 하면 형수가 나에 대한 생각을 바꿀까?’

나는 어디서 용기가 났는지 형수를 와락 안았다.

그 순간 형수의 입 사이로 낮은 신음이 흘러나오더니 새하얀 피부가 빨갛게 달아올랐다.

“수호 씨, 지, 지금 뭐 하는 거예요?”

형수가 당황하는 모습을 보니 나는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아졌다.

심지어 이번에는 형수를 건드려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형수님, 얼굴은 왜 빨개져요?”

“내가 언제요?”

수호에게 꽉 안겨 있던 태연은 순간 이상함을 느끼고 무척 당황해 하며 무의식적으로 발버둥쳤다.

하지만 움직인 순간 뭔가 느껴져 곧바로 얼어붙었다.

그 사이, 나는 고개를 숙인 채 형수의 머리카락 냄새를 맡으며 입을 열었다.

“아니긴요. 분명 얼굴이 빨개지고 가슴도 빨리 뛰면서. 형수님도 원해요? 그렇다면 내가 만족시켜 줄 수 있는데.”

물론 형수한테 장난치려고 이런 말을 한 거였지만, 코끝을 간지럽히는 형수의 냄새와 몸에 느껴지는 형수의 풍만한 가슴에 나는 숨결이 거칠어졌다.

형수의 호흡도 따라서 흐트러졌다.

“수호 씨, 우리는 안 돼요. 수호 씨 형한테 미안한 짓 하면 안 돼요.”

“상관없어요. 난 하고 싶어요.”

나는 말하면서 형수를 더 꽉 끌어안았다.

그 순간 형수의 몸은 나른해졌고, 나도 점점 괴로워졌다.

이러다가는 정말 참을 수 없을까 봐 나는 싱긋 웃으며 말했다.

“형수님, 방금 어땠어요? 변태 같았어요?”

나는 아쉬워하며 형수를 놓아주었다.

“네? 아, 네, 좋았어요.”

더듬거리며 대답하는 형수의 안색은 매우 부자연스러웠다.

그러면서 속으로는 나를 욕했다.

‘감히 나를 희롱해?’

그에 반해 나는 형수를 한번 희롱했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았다.

내가 은근히 으쓱해 할 때, 형수가 눈웃음을 치며 나를 바라봤다.

“기분이 아주 좋아 보이네요?”

“아, 아니에요. 방금 간장 사오라고 했죠? 바로 사 올게요.”

나는 다급히 고개를 저으며 곧바로 도망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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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애교 누나 말대로 이 말썽이 심한 곳을 떠나려고 했으나 누나의 어머니가 누나를 욕하는 말을 듣고 차마 떠날 수 없었다.결국 나는 다시 방문을 두드렸다.고혜란은 씩씩거리며 나와 문을 열더니 나를 보자마자 버럭 소리쳤다.“가라고 했잖아! 또 여기는 뭐 하러 왔지?”“어머님, 저를 욕할 테면 마음껏 욕하세요. 화풀이하려거든 저한테 하시고 애교 누나한테 하는 욕설은 멈춰주세요. 아무리 그래도 누나는 어머님 딸이잖아요.”“내가 내 딸 교육 좀 하겠다는데 자네랑 무슨 상관인지?”전에 애교 누나한테서 들은 적이 있는데 누나의 어머니는 모 대학교 교수였는데 지금은 퇴직했다고 했다.그런데 교수라던 사람이 이토록 교양 없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하지만 나는 애써 화를 눌러 참았다.“어머님, 저는 그저 누나를 지켜주고 싶은 것뿐이에요. 누나가 상처받지 않게...”“그 입 다물라고 했지! 다시 한번 말하는데 당장 내 눈앞에서 사라져! 안 그러면 가만있지 않을 테니까. 듣자 하니 아직 졸업장도 못 받았다던데. 내가 그 학교 총장과 사이가 꽤 괜찮은데, 내가 총장한테 전화하게 하지 마.”나는 지금껏 상냥한 얼굴로 누나를 지켜주고 싶다는 마음을 표현했지만 고혜란은 내가 뭘 말하든 전혀 듣지 않고 오히려 졸업장으로 나를 협박했다.그 순간 나는 단단히 화가 났다.나는 결구 참지 못하고 하고 싶었던 얘기를 토하듯 쏟아부었다.“애교 누나처럼 착하고 다정한 사람한테 어떻게 어머님처럼 독단적인 어머니가 계신지 모르겠네요.”“뭐라고? 다시 말해 봐!”애교 누나는 얼른 달려와 제 어머니 앞을 막아섰다.“수호 씨, 얼른 가요. 그만 말해요.”고해란은 어찌나 화가 났는지 나에게 손찌검까지 하려고 했다.결국 나는 마지못해 뒤돌아 떠났다. 하지만 내 화는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이대로 애교 누나를 버려두고 가면 누나한테 또 어떤 후폭풍이 있을지 심히 걱정되었다.나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태웅이 충분히 상대하기 까다롭다고 생각했는데, 애교 누나의 어머니가 더 까다로울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089화

    “그럼 제가 먼저 4백만 원을 보내드릴게요. 나중에 수수료는 위자료를 많이 받을수록 많이 드릴게요.”전화를 끊은 뒤 고수연은 나를 바라봤다.“나한테 돈이 없어서 그러는데 수호 씨가 먼저 4백만 원 대줄 수 있어요? 나중에 돈이 생기면 갚을게요.”“그래요.”나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연재혁에게 4백만 원을 이체했다.고수연을 도와 진용진 문제를 해결하면 고수연도 더 이상 이 일에 신경 쓸 필요가 없을 거고 가게 일에 전념할 수 있다.남을 돕는 게 나를 돕는 거나 다름없는데, 안 할 이유가 뭐가 있을까?고수연은 말을 마치자마자 방으로 들어가 증거를 정리했다.나와 애교 누나는 형수의 몸을 닦아준 뒤 함께 누나네 집으로 향했다.양춘미가 이제부터 형수네 집에서 지내야 하기에 집에 더 이상 남은 방이 없었다. 때문에 나는 애교 누나 집에서 지낼 수밖에 없었다.내가 누나를 안고 입을 맞추려 할 때, 갑자기 초인종이 울렸다.우리는 당연히 고수연일 거라고 생각해 아무 생각 없이 문을 열었다. 하지만 문밖에 있는 사람을 본 순간 애교 누나는 눈이 휘둥그레졌다.“엄마, 여긴 어쩐 일이에요?”고혜란의 차가운 눈빛이 나에게 떨어진 순간 나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으며 온몸이 불편했다.“네 아빠가 너 걱정된다면서 나보고 와보라고 했어. 난 그래도 좋은 말 좀 해줄까 하고 왔는데...”“엄마, 제 말 들어봐요.”애교 누나는 매우 초조해 보였다. 나는 누나가 제대로 설명하지 못할까 봐 먼저 나서서 말했다.“어머님, 이건 어머님이 생각하시는 그런 상황이 아니에요. 제가 오늘 가사 도우미를 고용해서 한 번 들른 것뿐인데, 마침 지낼 방이 없어서 애교 누나 집에 온 거예요.”고혜란은 나를 위아래로 훑어봤다.“그래서? 야심한 시각에 여기서 지내려던 건 아니고?”그 말에 나는 할 말을 잃었다.고혜란의 싸늘한 시선은 이내 애교 누나에게로 옮겨겼다. 심지어 한심하다는 눈빛으로 애교 누나를 바라봤다.“너도 참 애가 맹해. 한번 상처받았으면서 아직도 저신 못 차렸어?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088화

    “이러면 이혼하기 전에 하루도 마음 편히 지낼 수 없어요. 차라리 이렇게 해요. 만약 그 자식이 또 찾아와서 괴롭히면 여기서 지내요. 아이는 진용진 친자식이니 설마 아이한테 해코지하지는 않겠죠.”고수연은 이미 소송을 제기했지만 이혼 소송 과정은 아주 기나긴 싸움이다.그동안 진용진이 시시때때로 와서 괴롭히고 있고.고수연은 결국 억울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그런데 계속 이렇게 피해 다니는 것도 방법은 아니잖아요. 엄마가 요즘 나 대신 아이들을 돌봐주고 있는데 그 자식이 엄마 앞에서 무슨 말을 할지도 몰라요.”계속 이러는 게 확실히 좋은 방법은 아니다.때문에 얼른 이혼해 진용진의 손아귀에서 벗어나야 한다.“이따가 내가 실력 있는 변호사가 있는지 알아봐 줄게요. 되도록 단번에 이혼할 수 있게.”고수연을 진정시킨 뒤 나는 어른 윤미화에게 전화해 고수연의 상황을 말했따.[수호 씨 가게에서 일하는 그 회계사 말이야? 수호 씨 형수 동생이라는 사람? 이제는 하다 하다 형수 동생 일까지 신경 써? 정수호, 아주 짐승이네. 형수를 따먹고 형수 동생까지 따먹으려고?]나는 그 말에 눈을 까뒤집었다.“우리는 그냥 지인이에요. 그런데 눈앞에서 그런 쓰레기한테 괴롭힘당하는 걸 보고도 어떻게 가만히 있어요? 도울 거예요? 말 거예요? 도와주기 싫으면 됐어요.”윤미화가 또 이상한 생각을 할까 봐 나는 일부러 튕겼다.그런데 윤미화한테는 이런 방법이 먹히지 않았다.[안 도와주면 어쩔 건데? 전화 끊으려고? 그럼 끊어 보던가.]“윤 사장님, 잘못했어요. 한 번만 도와줘요.”사내대장부라면 굽힐 때 굽힐 줄도 알아야 하는 법. 이것저것 따질 것도 없었다.[꼬락서니 하고는. 실력 있는 변호사라면 나도 많이 알고 있어. 하지만 미리 말해두는데, 이혼 소송은 쉽지 않아. 유명세 좀 있다 하는 변호사들은 이런 사건 안 받아.]“알아요 알아. 하지만 대단한 변호사가 같이 싸워주면 변호사 없이 싸우는 것보다야 낫잖아요?”나도 최선을 다하고 싶었다. [내가 변호사 한 명 소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087화

    상의가 끝난 뒤 놈들은 다 함께 나에게 덤벼들었다.하지만 나는 전혀 두렵지 않았다.얼마 전에 연습한 게 헛되지 않은 모양이었다. 안성태같이 덩치 큰 사내놈도 내 안중에 없었는데 이런 일반인들이 무서울 리가 없었다.몇 분도 안 되는 사이에 나는 나머지 상대를 모두 쓰러뜨렸다.내가 손을 툭툭 털어내며 조천석에게 걸어가자 조천석은 겁에 질린 듯 연신 뒷걸음쳤다.“그 의서는 나한테 없어.”조천석이 그 의서를 산 뒤 그 책이 고대 의학서적이라는 걸 발견했다. 게다가 마침 약재상이 그 책을 마음에 들어 하는 바람에 비싼 값을 받고 다시 되팔았다.나는 이런 결과는 생각지도 못해 버럭 화를 냈다.“누구한테 팔았어요?”“서, 서윤기라는 G시 약재상.”그 이름을 들은 순간 나는 멍해졌다. ‘세상에 이런 우연이 있다고?’“이름이 한자로 뭔데요?”“천천히 할 때 서, 윤택할 윤, 일어날 기.”보아하니 내가 아는 서윤기가 맞았다.나는 그 책이 돌고 돌아 서윤기 손에 갔을 줄은 몰랐다.나는 조천석을 밀어버리고 경진당을 나섰다. 그러다가 차에 앉아 한참 고민하다가 서윤기에게 전화하기로 했다.그건 의학서적이라 상대가 돈을 더 부르면 부르는 대로 값을 쳐주면 그만이었다.나는 단지 할아버지가 남겨 주신 물건을 돌려받고 싶은 생각뿐이었다.떼문에 곧장 서윤기에게 전화했다.“서 사장님, 혹시 아직 강북에 계시나요?”서윤기는 G시 특유의 말투로 말했다.“요즘은 거기 없는데. 무슨 일인데 수호 씨가 나를 다 찾아요?”“확실히 드릴 말씀이 있거든요. 혹시 언제 강북에 오면 만나서 얘기해요.”“이틀 뒤에 가니까 그때 전화할게요.”“네.”서윤기와는 그나마 대화가 잘 통했다. 때문에 나는 이틀 뒤 서윤기가 강북에 오면 그때 다시 의서에 환해 말해보기로 했다.오후가 되어서야 나는 천수당으로 갔다. 그러고 나서 민우와 현성과 함께 밤늦게까지 바삐 일했다.임설아는 요즘 들어 민우를 부쩍 많이 찾아왔고 음식과 과일을 항상 가져왔다.하지만 전에 카톡으로 나와 대화했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086화

    이 일은 내가 진동성과 여러 번 확인해 봤기에 틀릴 리 없다.게다가 가게 이름과 사장님 이름 모두 맞아떨어졌다. 그렇다면 한 가지 가능 성밖에 없었다. 조천석은 그 의학서적을 구매한 뒤 내가 다시 찾으러 올까 봐 잡아떼는 거였다.나는 내 쪽으로 다가오는 직원을 밀쳐내고 차가운 표정으로 조천석을 바라봤다.“그 의학서적은 우리 정씨 가문에서 대대로 내려오는 건데 진동성이 도둑질해서 팔아버린 거예요. 그러니 좋은 말로 할 때 돌려주세요. 안 그러면 나도 참지 않을 거예요.”“흥! 애송이 같은 녀석. 나이는 어린데 말하는 게 거침이 없네. 감히 내 구역에 와서 소란을 피우고 참지 않겠다고?”조천석은 냉소를 흘리더니 가게에 있는 사람들을 모두 불러냈다.경진당은 그리 크지 않아 직원이 고작 5명이었다. 때문에 나는 쓰게 보지 않았다.나는 차가운 눈빛으로 조천석을 향해 말했다.“일을 크게 벌이겠다는 뜻인가요?”“일을 크게 벌이는 게 누군데? 네 놈이 찾아와서 행패 부렸잖아. 나한테 의서가 없다는데도 계속 물어봤잖아.”“그 의서는 우리 정씨 가문에서 대대로 내려온 건데 진동성이 훔쳐 가서 사장님께 판 거예요. 인정하지 않으면 경찰에 신고하는 수밖에 없어요. 진동성이 여기에 다녀갔는지는 경찰이 와서 조사해 보면 알겠죠.”“제가 좋은 말로 얘기하는 건 그 의서를 사고 싶어서 그래요. 하지만 계속 제 호의를 무시하면 어디 두고 보자고요.”“잘 들어. 내 손에 들어온 건 빼앗아 갈 생각 하지 마!”조천석은 으름장을 놓았다.역시 이런 사람과 제대로 얘기해서 말이 통하지 않을 줄 알았다.“네, 좋아요. 그럼 경찰에 신고하는 수밖에요.”나는 경찰에 신고하려고 핸드폰을 꺼냈다.하지만 그때 조천석이 갑자기 핸드폰을 든 내 손을 쳐내는 바람에 핸드폰이 바닥에 떨어졌다.그 행동은 내 분노에 끝내 불을 붙였다.“3초 줄 테니 내 핸드폰 당장 주워요.”나는 조천석을 보며 명령조로 말했다.하지만 조천석은 기승을 부리는 얼굴로 나를 보며 이죽거렸다.“줍기는 무슨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085화

    나는 다급히 애교 누나를 품에 안았다.“아니에요. 전 누나를 버릴 생각 한 적 없어요. 제가 최선을 다해 노력하면서 한 일은 모두 누나랑 결혼하기 위해서예요.”애교 누나는 눈물을 흘리며 가볍게 말했다.“그래서 내가 수호 씨더러 다른 여자들을 만나보라고 한 거예요. 수호 씨가 아직 사회의 매운 맛을 못 보고 결혼이 뭔지 모르니까요. 하지만 난 그렇게 말한 걸 후회하지 않아요. 난 결혼하고 나서 후회하고 싶지 않아요.”나는 매우 단호하게 말했다.“애교 누나, 전 누나 말 듣고 후회한 적 없어요. 제가 요즘 너무 바빠서 누나랑 대화가 줄었지만 천수당이 안정되면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거예요.”“정말 그럴까요?”“그럴 거예요. 저를 믿어줘요.”나는 확신에 찬 말투로 말했다. 마치 그 말을 나에게 하는 것처럼.그와 동시에 나는 스스로 절대 애교 누나를 저버리면 안 된다고 귀띔했다.애교 누나는 나를 꼭 끌어안았다.“내가 너무 한가해서 쓸데없는 생각이 많았나 봐요. 나도 얼른 시험 봐서 일자리를 찾을 거예요. 그러면 이런 헛된 생각도 안 할 거니까요.”“그래요. 형수 쪽은 제가 도우미를 알아볼게요. 그럼 우리도 우리 일을 할 수 있을 테니까요.”사람은 누구나 바쁜데 나는 애교 누나를 집에 가둬놓고 형수를 돌봐 주라고 강요할 수 없고 누나에게 모든 걸 떠넘길 수 없었다.그렇지 않으면 누나는 분명 심리적으로 문제가 생길 거다.이건 내가 그동안 너무 바빠 애교 누나의 기분 변화에 관심을 주지 못한 탓도 있었다.나는 집에 남아 애교 누나 곁에 더 있으려고 했지만 누나는 한사코 거절했다.“됐어요. 이제 괜찮아졌으니 가서 일 봐요.”애교 누나도 자기가 요즘 감정 기복이 너무 심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이건 좋은 징조가 아니었다.애교 누나도 사랑을 갈망하고 행복한 결혼을 갈망하지만 이미 결혼에 실패한 경험이 있기에 모든 희망을 남자와 결혼에 두고 싶지 않았다.여자는 독립적이어야 더 잘 살 수 있다.내가 떠난 뒤 애교 누나는 마음을 추스르고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084화

    “애교 누나, 왜 그래요? 애교 누나는 형수 집에 있었기에 나는 얼른 안으로 뛰어 들어가 무슨 일인지 여쭈었다.“혹시 형수가 깨어났어요?”나는 말하면서 침실로 들어가 확인하려고 했다.그때 애교 누나가 불안한 듯 말했다.“아니에요. 태연이 일이 아니라 내 일이에요.”이미 침실 문 앞에 도착한 나는 안을 들여다봤더니 형수는 확실히 아직 누워 있었다.형수가 깨어나지 않았다는 걸 확인한 순간 나는 실망했다.하지만 애교 누나한테 일이 생겼다고 하니 다시 긴장했다. 나는 얼른 애교 누나 쪽으로 몸을 돌렸다.“왜 그래요? 혹시 어디 아파요?”애교 누나는 고개를 저었다.“그럼 무슨 일인데요?”애교 누나는 입을 오므리더니 작은 소리로 말했다.“나 이번 달에 생리가 안 왔어요.”“요즘 형수 돌보느라 힘들어서 미뤄진 거예요?”내 첫 번째 반응은 이거였다.하지만 애교 누나는 여전히 고개를 저었다.“항상 정확한 날짜에 왔어요. 이렇게 미뤄진 건 처음이에요.”애교 누나의 부자연스러운 표정에 순간 안 좋은 가능성이 떠올랐다. 나는 얼른 애교 누나 손목을 잡아당겨 맥을 짚어봤다. 하지만 맥으로 볼 때 아무 이상도 없었다.“임신은 아니에요. 놀랐잖아요.”나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애교 누나는 내 표정을 보더니 실망했다.“수호 씨는 내가 임신하는 게 싫나 보네요?”“우리가 결혼했다면 저야 당연히 우리 아이가 태어나기를 바라겠죠. 하지만 지금은 누나 아버지도 저를 인정하지 않았는데, 제가 이 타이밍에 누나를 임신시키면 아버님은 저를 더 미워할 거예요.”나는 솔직한 내 심정을 말했다.그러자 애교 누나가 내 손을 덥석 잡았다.“그런데 수호 씨, 나 요즘 왠지 너무 불안해요. 자꾸만 우리가 끝까지 함께할 수 없을 것 같아요.”“혹시 내 여자관계 때문에 그래요?”애교 누나는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아니요. 그 여자들과는 상관없어요. 애초에 내가 먼저 수호 씨더러 다른 여자들을 만나보라고 했으니까. 수호 씨가 경험을 쌓고 어떤 스타일이 본인한테 가장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083화

    이다연은 내 말에 놀랐는지 얼굴이 창백해졌다.“나중에 생각이 바뀌면 언제든 찾아와. 오늘 일찍 자.”나는 말을 마치고 방을 나갔다.이 선생님과 이 사모님은 거실 소파에 앉아 기다리고 있다가 내가 나오자 얼른 다가와 물었다.“어때? 저 계집애가 얘기하려고 들어?”“이 선생님, 이 사모님, 우선 앉으세요. 천천히 말씀드릴게요.”이다연의 상황은 조금 심각하기에 나는 반드시 자세히 설명해 줘야 했다.“선생님, 다연이가 지금 우울증 경향이 있어요. 게다가 오랜 시간 밤을 새우고 식사를 걸러 호르몬 분비가 불규칙적이에요. 이건 악순환이에요. 먹지도 자지도 못하고 기분이 항상 불안하고 초조하면 그 때문에 또 잘 먹지도 잘 자지도 못할 거고. 결국에는 무너지고 말 거예요.”“방금 왜 이렇게 됐는지 물어보려고 했는데 끝까지 말을 안 하더라고요. 이건 두 분이 노력해 주셔야 해요. 되도록 일찍 자게 하고 밥도 잘 챙겨 먹게 해서 몸 건강부터 회복하게 해야 해요.”내 말을 들은 이 사모님은 그 자리에서 눈물을 흘렸다.“그렇게 심각해요? 그럼 어떡해요? 생명에 지장 있는 거 아니에요?”이 선생님도 마음이 아픈 표정이었다. 그동안 딸이 반항하고 말을 듣지 않는다고만 생각했지 우울증일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으니까.더 슬픈 건 본인도 한의사면서 그걸 지금껏 몰랐다는 거다.이 선생님은 후회하며 제 뺨을 때렸다.나는 다급히 이 선생님을 막았다.“이 선생님, 그러지 마세요. 앞으로 꾸짖기보다는 소통으로 해결하세요. 선생님도 한의사이니 분명 방법이 있을 거예요. 그러니 우선 다연이 몸조리부터 해주세요.”“우선 다연이 몸 건강부터 챙기고 마음의 병은 천천히 치료해요. 너무 심각한 상황은 아니니 희망이 있어요.”이 선생님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고맙네. 정말 고마워. 수호 씨가 아니었다면 우리 딸이 우울증 때문에 그랬다는 걸 몰랐을 거야. 난 정말 아빠 자격도 없어. 너무 부끄러워...”이 선생님은 자책하면서 후회했다.나는 두 분 마음이 괴롭다는 걸 알았지만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082화

    “한 번 더 해요. 한 번 더...”이다연은 신이 나서 점점 게임에 몰입했다.하지만 나는 바로 핸드폰을 주머니에 넣었다.“늦었어. 이제 자.”“아직 12시도 안 됐는데 뭐가 그렇게 급해요?”“너 생활 패턴이 너무 불규칙적이야. 계속 이러면 호르몬 분비에 영향 줄 거야.”나는 말하면서 이다연의 맥을 짚었다.“이것 봐, 속에 열이 많잖아. 어쩐지 얼굴에 여드름이 많고 성격이 급하다 했네.”이다연은 내 손을 탁 쳐냈다.“오빠도 왜 우리 아빠랑 똑같아요? 잔소리 대마왕, 짜증 나!”나는 이제야 이다연의 문제가 무엇인지 알 것 같았다. 이다연은 몸에 화가 많아 다른 사람이 저를 귀찮게 하는 걸 싫어하고 조금만 잔소리해도 화내고 짜증 낸다.“이거 병이야. 알아 몰라?”이 다연은 매섭게 나를 노려봤다.“병 있는 건 오빠겠죠. 우리 아빠도 의사거든요. 내가 병이 있는지 없는지 아빠가 모르겠어요?”“네가 이 선생님과 말도 안 섞으려 하는데 선생님이 어떻게 알아? 네가 그럴 기회를 줬어?”이다연은 할 말이 없었는지 조용해졌다.나는 이내 말투를 누그러뜨렸다.“하나만 묻자. 너 이런 증상 몇 년이야?”“이런 증상이라니요?”“화가 많고 인내심이 없고 자꾸만 짜증 내고, 사람을 만났다 하면 싸우고 소통하기 싫어하는 거 말이야. 너 예전에는 이러지 않았지?”이다연은 눈을 땡그랗게 뜨고 나를 봤다.“어떻게 알았어요? 아빠한테서 들었어요?”“이 선생님은 그런 말씀 없으셨어. 이건 네 맥을 짚어보고 안 거야.”“못 믿겠어요. 지금 내 문제를 알아낸 건 둘째 치고 예전에 어땠는지까지 안다고요?”이다연은 눈을 부라렸다.나는 참을성 있게 설명했다.“네가 예전에 어땠는지 난 확실히 몰라. 하지만 네 부모님이 저렇게 좋은 분들이신데, 네가 두 분 자식이니 인성이 나쁘지는 않겠다 생각한 거지.”“게다가 네 맥을 짚어봤는데, 너 몸에 문제 많아. 지금 네가 이러는 것도 그것 때문이고.”이다연은 말 못 할 사정이 있는지 한숨을 푹 쉬었다.그 모습에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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