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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화

애교 누나가 긴장해하는 모습을 보자 나는 싱긋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저도 알아요. 저는 그저 누나한테 인사하고 싶었을 뿐이에요. 그런데 계속 저를 무시하니까 마음이 급해서 그만.”

애교 누나는 어색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봤다.

“내가 수호 씨를 무시하든 말든 그게 중요한가요?”

“당연히 중요하죠.”

나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

그랬더니 애교 누나가 어색하면서도 수줍은 눈빛으로 나를 바라봤다.

그 모습은 너무 매혹적이었다.

그러다 순간 형수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여자를 꼬시려면 너무 양반처럼 굴면 안 돼요. 가끔 대답하게 행동할 필요가 있어요.’

애교 누나는 지금 화나거나 분노한 것이 아니라 분명 부끄러워하고 있는 거다.

그러니 오전의 일로 나를 싫어하는 게 아니라 그저 낯선 사람이 그런 짓을 하는 걸 보고 쑥스러워하는 게 틀림없다.

“애교 누나는 나한테 특별한 사람이거든요.”

이 한마디를 내뱉고 나니 내 심장은 또 두근댔다.

애교 누나한테 이런 수작이 먹힐지 몰라서 더 불안했다.

“무슨 소리 하는 거예요? 우리 이제 한 번밖에 안 봤는데, 특별하다니요?”

애교 누나는 화를 내지 않았다. 오히려 새까만 눈동자에 호기심이 섞여 있었다.

희망이 있다는 걸 인지한 순간 나는 웃음이 났다.

“특별해요. 정확히 어디가 특별한지는 말할 수 없지만 달라요. 그러니까 저 무시하지 마요. 네?”

“알았으니까 그만해요. 사람들도 많은데 듣기라도 하면 어쩌려고요.”

애교 누나는 얼굴을 붉히며 마치 잘못이라도 저지른 것처럼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나는 너무 기뻐 다급히 말했다.

“알았어요. 그만할게요. 그런데 저녁 준비하려고 장 보는 거예요?”

“네.”

“평소 혼자 밥해 먹어요?”

“그렇죠.”

“너무 외롭겠다. 왜 형수님 집에 놀러 오지 않아요?”

“태연이가 맨날 남편과 애 만드느라 바쁜데, 어떻게 가요? 그러다가 난감한 장면이라도 마주치면 어떡하라고요.”

하긴.

형수는 개방적이라 남녀 사이의 일을 입에 달고 산다지만 애교 누나는 내성적인 데다 부끄럼도 많이 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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