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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화

Author: 은광수
last update Last Updated: 2024-06-12 18:22:50
“애교 누나, 저... 하! 역시 이 입이 문제야. 누나, 저 때리세요.”

설명할수록 점점 더 엉망이 되어버린다는 생각에 나는 차라리 설명하지 않기로 했다.

‘형수님처럼 사람 마음을 쥐락펴락할 수 있는 것도 아니면서 뭐 여자를 꼬신다고 나대?’

‘그러니까 일을 망쳤지.’

나는 내 자신이 미워 죽을 지경이었다.

그런데 애교 누나가 나를 보며 갑자기 피식 웃었다.

하지만 마음이 놓이지는 않았다.

애교 누나가 대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르니까.

나는 확신이 없어 어색함을 무릅쓰고 물었다.

“왜 웃어요?”

“아니에요, 그냥 수호 씨가 좀 귀여워서요. 수호 씨 형수는 어찌 보면 참 교활하고, 형도 엄청 능력자인데, 수호 씨는 참 올곧네요. 그런데 또 올곧다고 하자니 그런 짓을 벌였고.”

애교 누나가 얼굴을 붉히며 부끄러운 듯 말하자 나는 얼른 누나한테 바싹 다가가 속삭였다.

“누나, 남자가 올곧은 거랑 그런 일을 하는 거랑 상관없어요. 욕구는 풀어야 하니까요. 그건 화장실 가는 거랑 똑같다고요. 안 그러면 불편하니까.”

애교 누나는 나를 흘끗거렸다.

“못 믿겠어요. 분명 변태면서.”

나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낮게 속삭였다.

“그건 누나가 남자를 몰라서 그렇겠죠. 형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던데.”

“뭐라고요?”

“네? 아무것도 아니에요. 물건은 다 샀어요? 다 샀으면 얼른 계산하러 가요.”

나는 얼른 말을 돌렸다.

그러자 애교 누나가 대답했다.

“아직 못 샀어요. 수호 씨가 먼저 가서 계산해요.”

“얼른 사요. 기다릴게요. 같이 계산해요.”

그때, 애교 누나는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나랑 붙어 있지 마. 여기 오는 사람들 다 동네 사람들이야. 내가 유부녀인 걸 아는데 너랑 같이 있는 걸 보면 뒤에서 수군댈 거야.”

그 말에 순간 실망감이 몰려왔다.

‘애교 누나는 너무 보수적이야. 같이 걷는 것도 싫어하다니.’

이렇게 하다가 절대로 애교 누나를 공략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건을 사 들고 풀이 죽어 집으로 돌아오니 형수가 마침 화장실에서 나왔다. 그것도 금방 샤워했는지 머리가 축축해 있었다.

이제 막 물에서 나온 듯한 모습은 아름답기 그지없었다.

하지만 감상할 기분은 아니었다.

그때 내 기분을 헤아린 형수가 얼른 다가와 물었다.

“왜 그래요? 무슨 일인데 그렇게 풀이 죽었어요?”

나는 마트에서 애교 누나를 만나 꼬시려다가 거절당했다는 걸 솔직히 털어놓았다.

“형수님, 애교 누나는 평판에 엄청 신경 쓰는 것 같았어요. 그러니 절대 남편한테 미안한 짓은 하지 않을 거예요.”

형수는 의자 하나를 끌어와 내 앞에 앉으며 피식 웃었다.

“고작 이런 일 갖고 뭘. 난 또 뭐라고. 수호 씨는 어떤 여자를 공략하기 쉽다고 생각해요? 나 같은 여자요?”

나는 고개를 끄덕이다가 다급히 저었다.

“형수님, 저는 그냥 형수님이 개방적이라고 말하려던 것뿐이에요. 절대 가볍다고 생각한 게 아니에요.”

나는 형수가 오해할까 봐 얼른 설명했다.

하지만 형수는 상관없다는 듯 말을 이었다.

“나도 알아요. 설령 그렇다 해도 신경 안 써요. 남자들은 솔직히 여자를 하나도 몰라요. 여자가 개방적이고 주동적이면 그 여자가 가볍고 쉽다고 생각하고 보수적이면 또 고고한 척한다고 생각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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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사람은 내 말이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그제야 분위기도 약간 풀어졌다.“그래. 그만 울자고. 다 큰 어른이 울기나 하고 쪽팔리지도 않나?”이 선생님이 먼저 웃음을 터뜨리며 정 사장님 눈물을 닦아주었다.이 선생님은 정 사장님을 마치 아들 대하듯 대했다.우리가 한창 얘기를 하고 있을 때 두 줄기의 그림자가 급히 안으로 뛰어 들어왔다.두 사람은 화려한 옷차림에 약 50대 정도 돼 보였는데, 병실에 들어오자마자 정 사장님 침대 쪽으로 달려갔다.“호섭아, 어때? 많이 아파?”먼저 말을 꺼낸 여성분은 눈물을 떨구고 있었다.이윽고 뒤에서 유미 사모님이 헐레벌떡 달려 들어왔다.“아빠, 엄마...”유미 사모님은 참지 못하고 흐느꼈다.두 사람은 유미 사모님 부모님이었다. 동시에 정 사장님 장인 장모이자 양부모이기도 했다.두 분은 정 사장님을 친아들 대하듯 아꼈다.솔직히 정 사장님도 그렇게 사랑을 받을 자격이 충분했다.나는 이렇게 다정한 남자를 본 적이 없다. 가족을 대할 때도, 주변 사람을 대할 때도, 그리고 낯선 사람을 대할 때도.정 사장님은 따뜻한 햇살 같은 분이라 함께 있는 사람이 아무리 차가운 사람이라도 결국에는 사르르 녹아버린다.하지만 그렇게 좋은 사람이 하필 간암에 걸렸다니. 유미 사모님의 어머니는 펑펑 울었고, 아버지 역시 정 사장님이 걱정되는 듯 어디 아픈지 계속 물어봤다.정호섭은 처음으로 이렇게 많은 사람의 관심을 받는 것도 마음 아픈 일이라고 생각했다.병실 안 분위기는 점차 침울해졌다. 이러다가 모든 사람이 너무 울어 눈이 팅팅 부을지도 몰랐다.나도 그런 감정에 물 들어 점차 자신감이 사라졌다. 결국 나는 바람 쐬러 병실에서 나왔다.예전에는 죽음에 대해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다. 항상 내가 젊다고 자부했고 아직 살 날이 많다고 거만하게 생각했으니까.하지만 짧은 몇 시간 동안 나는 죽음이 우리 가까이에 있다는 걸 깨달았다.특히 내 주변인에게 이런 일이 일어나니 그 감각은 배가 되어 다가왔다.나는 가슴이 뭉클해 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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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애써 참으려고 했다.어쨌든 여자 아이가 이 선생님을 따라온 걸 보면 선생님 딸일 수 있었으니까.나와 이 선생님은 사이가 좋은데, 내가 여자 아이를 꾸짖으면 여자 아이 체면도 깎일 뿐만 아니라 이 선생님도 난처해진다.하지만 여자아이는 점점 더 심해졌다. 심지어 게임을 놀면서 언성을 높였다.“가운데, 가운데라잖아... 젠장. 게임 할 줄도 몰라? 등신...”목소리만 크면 모를까, 욕설까지 섞여 있었다.그 순간 정 사장님 얼굴에 그늘이 졌다.정 사장님은 점잖고 신사적인 분이라 한 번도 욕을 입에 담은 적이 없다.그런데 지금 사장님 상황이 이 지경인데, 여자아이가 욕지거리를 내뱉으며 예의 없이 구는 건 너무했다.내가 뭐라고 말하려고 할 때, 이 선생님이 먼저 입을 열었다.“이다연, 당장 나가! 호섭 오빠 아픈 거 안 보여? 이런 상황에서 게임을 하고 있다니, 양심이 있기는 해?”이다연은 동의할 수 없다는 듯 말했다.“내가 몇 마디 위로한다고 병이 낫는 것도 아니잖아요? 쳇.”이 선생님은 화가 나서 손을 휘두르며 여자 아이에게 걸어갔다.그러자 선생님 아내분이 얼른 막아섰다.“여보, 여기 병원이야. 그러지 마. 다연아, 넌 그만 나가 봐.”이 선생님 아내분은 난감한 듯 말했다.그러자 이다연은 콧방귀를 뀌며 나가버렸다.그 모습에 화가 난 이 선생님은 눈시울이 붉어졌다.“나는 그래도 평생 정직하게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어떻게 저런 걸 나았는지 모르겠다.”말하면 말할수록 이 선생님 눈은 점점 더 붉어졌다.그러자 이 선생님 아내분이 얼른 그를 위로했다.나 역시 이 선생님께 다가가 위로했다.“이 선생님, 화 푸세요. 사장님도 계시잖아요.”이 선생님은 사장님의 건강 상태를 고려해 황급히 미소를 쥐어 짜냈다.“호섭아, 미안하다. 애가 참 철이 없어. 그러니 너무 마음에 담아두지 마.”정 사장님은 싱긋 미소 지었다.“괜찮아요. 게임 싫어하는 애가 몇이나 돼요? 스승님도 앞으로 다연이를 너무 나무라지 마요. 의학을 배우기 싫어하면 너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749화

    ‘하!’“수호 씨.”한창 감개무량해하고 있을 때, 사장님이 갑자기 불러 나는 얼른 병상 앞으로 다가갔다.“수호 씨, 앉아 봐. 나 할 얘기 있어.”나는 얼른 의자를 끌어와 자리에 앉았다.“사장님, 할 말 있으면 하세요. 제가 꼭 최선을 다해 들어드릴게요.”사장님은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그렇게 심각한 거 아니야. 그냥 수다나 좀 떨까 해서 그래. 이런 병에 걸리고 나서도 사실 항상 좋게 생각했었어. 내가 기쁜 마음을 유지하면 병마도 이겨낼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그런데 병들어 쓰러지면 모든 게 무너진다고, 정말 쓰러지니까 내가 이제 곧 죽겠구나 실감이 오더라.”“나 어릴 때부터 고아였어. 장인어른이 나를 입양해서 키워주다시피 했지. 나랑 우리 아내도 어릴 때부터 함께 자라서 사이가 늘 좋았어.”나는 조용히 사장님의 말을 귀담아들었다.“난 어릴 때부터 하느님이 나한테 참 후다고 생각했어. 장인어르신네 가족을 만나고 따뜻한 집을 얻었으니까. 내 아내도 어릴 때부터 나한테 잘해줬는데, 크고 나서 결국 부부의 연을 맺게 됐지.”“만약 내가 계속 이렇게 행복했다면 난 아마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남자였을 거야. 그런데 어릴 때 행운을 다 써버리는 바람에 지금 액운이 닥쳤는지 모르겠어. 하늘은 참 공평하더라고. 모든 걸 다 주지는 않아.”“그래서 난 한 번도 내가 왜 이런 병에 걸렸을까 원망한 적 없어. 곧 죽는다 해도 자연스러운 거라고 생각했어. 사람은 언젠가 죽게 되니까. 하지만 아까 의식을 잃고나서 많은 걸 생각했는데, 내가 떠나면 내 아내는 어쩌지 하는 걱정이 맨 처음 들더라고.”“수호 씨, 나 갑자기 죽기 싫어졌어. 살고 싶어. 아직 내 아내랑 아이를 낳지 못한 게 내 인생에서 가장 큰 한이야. 난 아내와 백년해로하고, 아이도 많이 낳고 싶어.”사장님은 말하다가 끝내 눈물을 흘렸다.그 모습을 보니 나도 마음이 편치 않았다.역시나 죽음을 태연하게 맞이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세상에 태어난 이상, 걱정되는 사람과 일이 없을 리 없다.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748화

    사모님은 앞으로 나가고 싶었지만 그럴 엄두를 내지 못했다.사모님이 지금 겁먹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나는 먼저 앞으로 걸어 나갔다.“의사 선생님, 환자분 상태는 어떤가요?”“다행히 병세는 진정된 상태입니다.”의사의 말에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사모님은 너무 기쁜 나머지 입을 막고 엉엉 울었다.방금 전까지 잘 참고 있는 듯했는데, 긴장이 풀리니 감정을 주체할 수 없는 모양이었다.애처롭고 가련하게 우는 사모님을 보니 왠지 안쓰러워났다.얼마 뒤, 정 사장님은 응급실 밖으로 밀려 나왔다.사모님은 단숨에 그 앞으로 달려갔다.“호섭 씨, 호섭 씨...”“사모님, 사장님은 아직 혼수상태태예요. 이따가 정심 차릴 테니까 우리 먼저 병실로 가요.”사장님과 사모님을 병원에 모시고 난 뒤, 나는 다른 직원들을 먼저 가게로 돌려보냈다. 그러고나서 사모님과 함께 사장님이 깨어나기를 기다렸다.그로부터 얼마나 지났을까? 정 사장님은 겨우 눈꺼풀을 들었다.“호섭 씨, 겨우 깨어났네요. 정말 놀랐잖아요.”사모님은 정 사장님의 손을 꼭 잡고 눈물을 뚝뚝 흘렸다.이에 정 사장님은 싱긋 웃었다.“이번에 이렇게 갑자기 발병할 줄 몰랐네. 그래도 여러분 덕에 저승사자 만나는 건 면했어.”사모님은 울면서 툴툴거렸다.“당신 하마터면 깨어나지 못할 뻔했어. 지금 농담이 나와?”사장님은 여전히 사람 좋은 미소를 지었지만 얼굴색은 창백하기 그지 업었다.“웃지 않으면 어떡해? 울수록 기분만 나쁠 텐데. 기분 나쁘면 병은 악화할 거고.”나도 그 말에 동의했다.“사장님 말씀 맞아요. 사모님도 낙관적인 마음을 가져야 해요.”내가 물론 이렇게 위로했지만 사모님은 그러지 못했다.늙어 죽거나 병들어 죽거나, 죽음 앞에서 사람은 참 무기력해진다.그래서인지 사모님은 사장님처럼 좋은 마음가짐으로 덤덤하게 대하지 못했다.“됐어. 울보네. 수호 씨도 있는데 그만 울어. 화장 다 번지겠어.”사모님은 그제야 티슈를 뽑아 눈가를 닦았다.하지만 너무 울어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747화

    “그런데 놀 배짱도 없고, 즐길 줄 모른다면 분명 우리 무리에서 도태될 거야. 이 무리는 내 정치적 이익과 관련이 있어. 그런데 내가 어떻게 공을 세우는 동시에 깨끗하게 발을 뺄 수 있겠어?”나는 비록 이해하지 못했지만 이 가운데 있는 관계망이 거미줄처럼 복잡하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하나를 움직이면 나머지가 모두 영향받을만큼.남주 누나가 이러지 않으면 정치상의 업적이 없을 거고, 그렇게 되면 조만간 자리에서 밀려나게 될 거다.그런데 남주 누나는 얌전히 집에서 남편을 내조할 유형이 아니다.그렇게 생각하니 이건 참으로 악순환이 아닐 수 없었다.나는 머리가 너무 복잡해 고민에 잠겼다. 그때 남주 누나가 갑자기 옷을 벗기 시작했다.그 행동에 나는 깜짝 놀랐다.“남주 누나, 지금...”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남주 누나는 내 입술을 덮쳤다.벌써 며칠 동안 참았던 탓에, 갑자기 따뜻한 입술이 덮쳐 오자 나는 저도 모르게 온몸이 달아올랐다.곧이어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그저 우리 둘 다 냉정을 되찾았을 때, 벌어질 일은 이미 벌어지고 난 뒤였다.“하!”나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 상황에 무슨 말을 해야 할지도 몰랐다.남주 누나는 옷을 챙겨 입고는 내 얼굴을 감싸 쥔 채 이마에 입을 맞췄다.“한숨 쉬지 마. 사람은 현재를 보고 살아가야 해. 지금 기쁘다면 다른 건 생각할 필요 없어. 만약 현재 기쁘지 않아 면 미래를 생각해서 뭐 해?”“그리고 정말 대단하네. 어떻게 한 손으로 그렇게 어려운 동작도 할 수 있어?”남주 누나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누나를 보내고 난 뒤 나는 머리가 터질 듯 복잡했다.‘어쩌다 이렇게 됐지? 성욕을 금하겠다며?’하지만 계속 참고 있는 것도 솔직히 힘들었다.방금 쌓여 있던 성욕을 풀고 나니 온몸의 맥이 뻥 뚫린 것처럼 몸이 가벼웠다.‘됐어. 그만 생각하자.’남주 누나 말대로 많이 생각해도 소용없다.‘될 대로 되라지.’나는 카운터로 돌아가 다시 약을 지었다.그런데 갑자기 정 사장님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746화

    “남주 누나, 저기...”남주 누나는 팔짱을 낀 채 나를 바라봤다.“내가 왜? 난 네 손님 아니야? 아니면 손님을 거절하겠다는 거야?”나는 고개를 저었다.“아니요. 저 지금 불편해요. 누나도 봤다시피 저 팔에 깁스하고 있잖아요.”“다른 손으로 할 수 없어?”남주 누나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나는 계속 거절하려 했지만, 남주 누나는 갑자기 다가와 내 멱살을 잡아당겼다.“핑계 댈 생각하지 마. 난 오늘 너를 지명할 테니까.”남주 누나는 협박을 하며 나를 마사지룸으로 끌고 갔다. 그러다가 룸에 도착하자 아예 문을 안에서 잠궈버렸다.그 순간 나는 당황스럽고 불안했다.“남주 누나, 뭐 하는 거예요?”남주 누나는 갑자기 나를 덮치더니 내 입술에 진하게 키스했다.나는 순간 어안이벙벙했다.‘이게 대체 무슨 상황이지?’나는 얼른 남주 누나를 밀쳐냈다.“누나 미쳤어요? 지금 조사받는 중이라는 거 잊었어요?”남주 누나는 삐진 듯 투덜거렸다.“안 미쳤어! 그런데 내가 이러지 않으면 그 여편네들이 나를 비웃는단 말이야. 글쎄, 나더러 이제 늙어서 매력이 없대. 나처럼 나이든 여자는 집에서 내조만 해야 한대. 내가 왜 집에서 내조만 해야 하는데? 나 이제 고작 35이라고. 한창 잘 나갈 나이인데, 누구더러 늙었다는 건지. 늙은 건 그 여편네들이겠지!”남주 누나가 무슨 이유로 이렇게 원망이 가득한지는 모르겠으나, 지금 이 순간 나는 누나와 거리를 유지해야 했다.“누나, 우선 화부터 가라앉혀요.”남주 누나는 아랑곳하지 않고 핸드폰을 꺼내더니 내 볼에 뽀뽀하는 사진을 냅다 찍어댔다.“누나, 지금 뭐 하는 거예요? 왜 사진을 찍어요?”‘이건 또 뭐지?’“이 사진 단체방에 올려서 그 아줌마들한테 보여줄 거야. 내가 아직 얼마나 매력 있는지.”남주 누나의 말을 듣자마자 나는 얼른 핸드폰을 빼앗았다.“안 돼요. 그러면 안 돼요. 조사 받은지 얼마 지니지도 않았는데 또 고발당하면 그때는 정말 일자리 잃을 수도 있어요. 그리고 그날 집에 가보니까 누나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745화

    “참, 너 내일 시간 있어?”“별일 없는데. 아마 또 가게에서 잔심부름이나 할걸. 무슨 일인데? 말해.”“설아 때문에 그래. 내가 전에 설아를 데리고 병원에 가보겠다고 했잖아. 그런데 일 때문에 바빠서 아직도 못 갔거든. 네가 시간 있다면 대신 좀 데려가줄 수 있어? 점검이라도 받아보게.”이 일을... 나는 승낙할 수 없었다.물론 내가 민우와 친하다고는 하지만, 임설아는 민우의 여자 친구인데, 남의 여자 친구를 데리고 산부인과에 검사하러 간다는 건 말이 안 된다.때문에 나는 단번에 거절했다.그러자 민우가 내 팔을 잡아당겼다.“수호야. 나 좀 도와줘. 나 정말 일 때문에 시간 안 나서 그래. 하루 휴가 내면 몇 만 원을 손해보는데. 아까워서 그래.”“앞으로 시간도 많은데 급할 거 뭐 있어? 네 여자 친구는 네가 돌봐야지, 나더러 대신 돌봐달라는 건 대체 무슨 생각인 거야?”나는 이번 일은 절대 승낙할 수 없다고 속으로 다짐했다.하지만 민우가 갑자기 내 팔을 잡아당기며 말했다.“네가 가면 설아 엄마도 따라 갈 거야. 그날 내가 임설아 집에 따라 갔다가 설아 엄마한테 병에 대해 물어봤거든. 그런데 설아 엄마가 이를 악물면서 꼭 너를 만나고 싶다더라.”“헐, 그런 건 왜 물어?”나는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 그도 그럴 게, 나는 그날 나와 대화한 사람이 임설아 엄마가 아니라 임설아라는 걸 알고 있으니까.“미래 장모님이 될 분을 처음 만나는데, 잘 보여야 하지 않겠냐? 미래 사위가 얼마나 능력자인지 보여줘야지.”나는 순간 할 말을 잃었다.이윽고 나는 머리를 마구 저었다.“그럼 더 갈 수 없어. 네 여자 친구 엄마가 나와 그렇게 사적인 얘기를 주고받았는데, 내가 갈 것 같냐? 만나면 우리 모두 쥐구멍에 들어가야 돼.”“아닐 거야. 내 미래 장모님은 말이 엄청 잘 통해.”“누구를 속여? 아까 이를 악물며 말했다면서?”민우는 제 말에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그래, 내가 말실수했네. 그래도 너를 꼭 보고싶다고 했어. 우리 여기에 직접 올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744화

    어느 한 별장 안.소여정은 등 뒤에 서 있는 정태곤을 바라봤다.“예뻐?”정태곤의 눈빛은 약간 부자연스러웠다.“소여정 씨, 저 일부러 본 거 아닙니다. 임 회장님이 저더러 감시하라고 한 겁니다.”“알아. 내가 예쁘냐고?”소여정은 정태곤을 향해 눈을 깜빡였다.그 순간 정태곤은 얼른 시선을 돌렸다.소여정은 키득키득 웃었다.“참, 지금 꼴이 어떤 줄 알아? 다른 사람 앞에서는 카리스마 있더니 왜 내 앞에서는 바보처럼 굴어?”소여정은 자리에서 일어나 욕실로 걸어 갔다.“내 가운 가져와. 나 샤워할 거야. 오후에 바로 강북으로 넘어갈 거거든.”소여정은 앞으로 걸어가다가 욕실 문 앞에서 우뚝 멈춰 섰다. 그러더니 고개를 돌려 정태곤을 향해 싱긋 웃으며 말했다.“설마 너도?”소여정 뒤에 있는 욕실을 본 순간, 무뚝뚝하기만 하던 정태곤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소여정 씨, 그런 농담하지 마세요. 소여정 씨는 임 회장님 여자인데, 제가 어떻게 같이 씻을 수 있겠어요?”“무슨 생각 하는 거야? 너도 강북 같이 갈 거냐고.”정태곤은 순간 난처한 표정을 짓더니 다급히 해명했다.“당연하죠. 임 회장님 명령입니다.”“넌 가만 보면 실력은 꽤 쓸만한데 공감력과 지능이 좀 딸리더라.”소여정은 말하면서 정태곤 앞에서 옷을 훌훌 벗어버렸다. 일순 그녀의 가녀린 몸매가 여과 없이 드러나자 정태곤은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소여정은 욕실로 들어가며 느긋하게 말했다.“임 회장님이 너더러 나를 보호하라고 한 게 핑계라는 거 알아. 진짜 목적은 감시겠지.”“하지만 그렇게 티를 내면 안 되지. 임 회장님 같은 사람과 일하려면 실력만으로는 안 돼. 머리가 있어야지. 머리를 좀 더 단련해. 안 그러면 언젠가 임 회장님한테 밉보일 거야.”정태곤은 놀라운 표정으로 소여정을 바라봤다.“소여정 씨, 설마 지금 저를 위해 말씀하시는 거예요?”소여정은 매혹적인 미소를 날렸다.“그러게? 뭘까? 얼른 가서 가운 안 가져오고 뭐 해?”정태곤은 헐레벌떡 침실로 달려가 가운을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743화

    오민혁은 내 공격 적인 말투에 나를 사납게 노려보더니, 그 뒤로는 아예 나와 말도 섞지 않았다.오전은 아주 빠르게 흘러갔다.점심 시간, 나는 혼자 식당에서 밥을 먹었다.예전에는 항상 모태진과 함께였는데 갑자기 혼자가 되니 너무 외로웠다. 하지만 한편으로 좋았다. 적어도 사람들의 오해를 사지 않을 테니까.식사하는 내내 나는 핸드폰을 보지 않았다. 고민거리를 생각하느라고.그러다 밥을 다 먹은 뒤에야 핸드폰을 꺼내 확인했다.읽지 않은 카톡 몇 개가 있어 일일이 확인했더니, 그 중에는 친구 신청 알람도 있었다. 비고에는 소여정이라고 적혀 있었다.전에 소여정 때문에 정태곤한테 죽을 뻔한 뒤로 나는 소여정의 연락처를 지워버렸다. 앞으로 그녀와 더 왕래하지 않겠다는 생각으로.그때 소여정은 다시 나를 추가하지 않았는데, 며칠이 지난 지금 갑자기 친구 신청을 하는 게 대체 무슨 속셈인지 알 수 없었다.나는 한참 생각하다가 거절을 눌렀다.그러자 곧바로 소여정한테서 문자가 날아왔다.[한 번만 더 거절해 봐. 강북으로 찾아갈 테니까.]협박 섞인 문자에 나는 겁을 먹었다.‘또 강북으로 오겠다고? 임천호가 이번엔 나를 죽이려고 할 텐데.’나는 얼른 친구 신청을 수락하고 문자를 보냈다.[절대 오지 마요. 임천호의 경호원이 너무 무서워요. 내가 그쪽과 엮여 있다는 걸 알면 분명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나를 죽일 거라고요.][죽는 게 그렇게 두려워?][뭘 당연한 소리예요? 죽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어요?][난 두렵지 않아. 난 자유만 주어진다면 죽어도 좋아.][쳇, 그런 헛소리를 누가 믿어요? 그나저나 여기로 오겠다면 임천호가 동의해요?][당연하지.][무슨 방법으로 동의를 받아냈는데요?][아이를 낳아주겠다고 했어.]‘헐. 이게 뭔 요구람?’[그런데 내 몸 상태가 좀 특이해서 당분간은 임신할 수 없어. 그래서 강북에 가서 수호 씨한테 치료받으려는 거지.]그 말에 나는 얼른 답장했다.[다른 사람 알아봐요. 난 소여정 씨 병을 못 고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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