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동네? 그것도 200미터도 안 되는 거리?’‘그렇다면 같은 건물일 가능성이 높잖아!’그럴 가능성을 생각하니 나는 순간 가슴이 두근거렸다.그도 그럴 게, 나는 여자와 한 번만이라도 해보고 싶었으니까.이에 나는 대담하게 문자를 보냈다.[그쪽은 몇 동인데요?]여자는 바로 답장했다.[1단지 8동 1505호.]‘그렇다면 우리 위층이잖아.’‘헐 이렇게 가깝다고?’그렇다는 건 내가 지금 올라가면 제대로 성욕을 풀 수 있다는 거다.이 유혹은 내게 너무나도 컸다.나는 마음이 동했지만 상대가 사기치는 것일까 봐 한편으로 두려웠다.[그런데 왜 원나잇 하려는 건데요? 말투 보니까 화난 것 같은데, 혹시 남자 친구와 싸웠어요?][그놈이 밖에서 여기저기 붙어먹고 다니니까 나도 집에서 다른 남자랑 붙어먹으려고요.]‘그런 거였구나.’보아하니 남자든 여자든 배우자의 배신을 용납할 수 없는 건 똑같나 보다.내가 속으로 생각하고 있을 때 상대방 여자한테서 또 답장이 왔다.[그래서 올 거예요 말 거예요? 안 오면 다른 사람 부를 거예요.]‘이런 좋은 일을 내가 왜 거절하겠어? 내가 안 가도 다른 남자가 갈 텐데.’[그래요, 갈게요. 지금 바로 찾으러 갈게요.]나는 신속히 침대에서 내려 형수의 의심을 살까 봐 미리 인사했다.“형수, 저 물건 좀 사러 갈게요.”“뭘 사는데요?”“약재요.”나는 일부러 집에 없는 물건을 말했다.그랬더니 형수는 별생각 없이 답했다.“그럼 일찍 다녀와요.”“네.”나는 집에서 나오자마자 엘리베이터를 타고 15층으로 향했다.이제 곧 벌어질 일을 생각하니 내 기분은 날아갈 것만 같았다.‘나도 겨우 한번 여자를 맛보겠구나.’나는 너무 기뻤다.15층은 눈 깜짝할 새에 도착했다.1505호 앞에 도착하자 나는 가슴이 두근거렸다.‘아직 그 여자가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르는데 관계를 가진다고?’‘만약 공룡처럼 생기면 어떡하지?’내가 아무리 굶주려 있다고 해도 처음을 공룡 같은 여자랑 하고 싶지는 않았다.‘됐어, 그냥
나른하고 부드러운 여자의 허리를 만지니 내 마음은 따라서 두근거렸다.“나랑 하려고 불렀다면서요? 시작해요.”나는 머릿속에 온통 그 생각뿐이었다.그랬더니 여자가 손에 든 술병을 던져버리고 나를 덮쳐왔다.“맞아요. 나도 바람피울래요. 오빠, 오늘 밤, 계 탄 줄 알아요.”여자는 말을 마치자마자 내 입술을 덮쳐왔다.우리는 전희도 없이 본론으로 들어갔다.그도 그럴 게, 그 여자가 남자 친구에게 복수하는 데 급급해 내 바지를 벗기고는 바로 위에 앉았기 때문이다.처음으로 여자와 나누는 정사에 나는 날아갈 것만 같았다.하지만 너무 오래 참은 탓에 얼마 지나지 않아 사정했다.여가는 그대로 나를 놓아주지 않고 다시 세워주고는 그 위에 앉아 욕설을 퍼부었다.“여준휘, 이 개자식, 감히 밖에서 바람을 피워? 그럼 나도 집에서 바람피울 거야. 누가 이기나 해보자고. 네가 한 번 피우면 나는 열 번 피울 거야!”나는 그런 걸 상관할 겨를이 없이 그저 이 순간을 즐기고 싶었다.그러다가 상대를 내 아래에 두고 내가 원하는 대로 하고 싶었지만, 상대가 아래가 싫다면서 고집을 부리는 바람에 결국 그 여자에게 주도권을 양보하고 말았다.저녁 9시부터 1시까지, 우리는 총 4,5번을 했다. 그 여자가 지쳐 쓰러질 때까지.여자는 소파에 누워 눈물을 흘리며 이따금씩 욕설을 내뱉었다.나는 그런 여자를 묵묵히 지켜보며 속으로 웃고 있었다.그도 그럴 게, 내 처음을 이렇게 예쁜 여자한테 줬으니 여한이 없었다.나는 담요를 가져와 여자에게 덮어주고 집을 청소해 주고 떠나려고 했다.하지만 때마침 여자가 내 손을 잡으며 중얼거렸다.“가지 마. 나랑 같이 있어 줘. 나 너무 외롭고 무서워.”나는 너무 마음이 아파 그 여자의 손을 꼭 잡으며 말했다.“그래요. 안 갈게요. 같이 있어 줄게요.”나는 소파 앞에 앉아 여자가 잠들 때까지 기다려 주었다.여자가 잠들고 나서 시간을 봤더니, 때는 벌써 새벽 2시였다.너무 피곤한 나머지 나는 조심스럽게 여자의 집을 나가 내 방으로 돌
“아!”애교 누나는 나 때문에 너무 놀라 핸드폰을 떨어뜨렸다.이윽고 내가 온 것을 확인하고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어디서 나타난 거예요?”나는 싱긋 웃으며 손을 이불 속으로 밀어 넣어 애교 누나의 가슴을 움켜잡았다.“집에 마음대로 와도 된다고 열쇠 줬잖아요. 그래서 몰래 문 열고 들어왔죠.”“참 못됐어! 한참 동안 답장 안 와서 오기 싫어하는 줄 알았잖아요”나는 이불 속으로 들어가 애교 누나의 허리를 감싸안았다.“그럴 리가요. 누나가 어쩌다가 나 보고 싶다고 했는데, 태평양이든 대서양이든 건너와야 하는 거 아니겠어요?”애교 누나는 그 말에 싱긋 웃으며 내 품에 기댔다.“역시 수호 씨밖에 없네요.”“그런데 누나 남편은 대체 무슨 상황이에요?”나는 일부러 애교 누나를 인도하려고 뻔히 알면서 물었다.그러자 애교 누나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모르겠어요. 급한 일이라 지체하면 안 된대요.”“그 말을 믿어요?”“예전 같으면 당연히 믿었겠지만 지금은... 하지만 남편이 나한테 미안한 짓 했다고 믿고 싶지 않아요.”“진실이 어떻든 솔직해져야 해요. 절대 본인 해치는 선택하지 마요.”15층에 있는 여자를 생각하니 나는 애교 누나도 걱정이 됐다.여자는 감성적인 동물이기에 특히 남녀 사이의 감정에서 상처받으면 헤어 나오기 어렵다.때문에 애교 누나가 본인을 해치는 선택을 하기를 원하지 않는다.애교 누나는 고개를 들어 나를 바라봤다.“만약 남편이 정말 나한테 미안한 짓 하면 나 이혼할 거예요. 그러면 그때 수호 씨가 나랑 결혼할래요?”나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말했다.“당연하죠. 저 누나한테 항상 진심이었어요.”나는 거짓말하지 않았다. 이건 모두 진심이다.나는 정말 애교 누나가 좋다고 생각한다.만약 이런 여자와 결혼한다면 그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애교 누나는 내 대답에 피식 웃었다.“그냥 물어본 거예요. 우리는 불가능해요.”“왜요?”“우선 내가 수호 씨보다 너무 나이가 많아 수호 씨 집안에서 반대할 거예요. 그리고 내가 남편
애교 누나는 갑자기 나를 밀어 내면서 매서운 눈초리로 째려봤다.“그래서 수호 씨가 나한테 접근한 것도 나를 좋아해서가 아니라 내 남편이 준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서였어요?”그 말을 들은 순간 나는 가슴이 바늘에 쿡쿡 찔리는 듯 아파 다급히 설명했다.“아니에요, 누나가 생각하는 그런 거 아니에요. 저는 누나를 처음 본 순간부터 좋아헸어요. 누나처럼 부드럽고 착하고 예쁜 여자를 누나 남편은 왜 버렸는지 이해가 안 됐어요.”“저는 누나를 아껴주고 싶어요, 상처 주고 싶지 않아요. 제가 누나한테 잘해줬던 건 다 진심이었어요.”내 말을 듣던 누나는 엉엉 소리 내며 울기 시작했다.이에 당황한 나는 도무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허둥댔다.“애교 누나, 울지 마요. 누나가 울면 제가 마음 아파요.”“가요! 저리 가요! 남자들은 다 똑같아!”애교 누나는 너무 상심하고 슬퍼했다.그 때문에 나까지 화를 입고 말았다.나도 일이 이렇게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하지만 끝까지 가지 않았다. 이대로 애교 누나를 혼자 두는 게 마음이 놓이지 않았으니까.“왜 안 갔어요?”애교 누나는 울면서 물었다.“제가 가면 누나가 바보짓 할까 봐요.”“여기 있으면 내가 때리고 욕할 텐데도요?”“때리고 싶으면 때리고 욕하고 싶으면 욕해요. 제가 먼저 잘못한 거니까 당연해요.”애교는 수호를 보면 볼수록 수호가 바보 같다고 생각했다.나쁜 심보도 없고 마음 아플 정도로 정직하다고.“이리 와요.”애교 누나의 말에 나는 다급히 누나 앞으로 다가갔다.그러자 애교 누나는 나를 보더니 화가 난 듯 말했다.“나랑 하고 싶어 했잖아요. 지금 그 기회를 줄게요.”“네?”“네는 무슨 네예요? 얼른 와요.”애교 누나는 말하면서 내 손을 제 가슴 위에 얹으며 당장 저를 잡아먹어 달라는 듯 굴었다.하지만 나는 애교 누나의 옷을 여며 주었다.“누나, 이러지 마요.”애교 누나는 의아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봤다.“왜요? 왕정민이 나 방금 안아서 싫어요?”나는 다급히 고개를 저었다.“아
“양심은 있네. 만약 걔도 수호 씨 형처럼 본인 이익만 챙긴다면 절교할 거예요. 수호 씨, 혹시 더 아는 거 있어요? 나한테 말해봐요.”나는 그날 호텔에서 왕정민이 내게 했던 말도 사실대로 말했다.“왕정민 눈에 누나는 그저 도구인 것 같았어요. 지금껏 누나한테 잘해준 것도 누나 마음대로 다루기 위해서고. 왕정민이 그랬는데, 여자를 따먹을 기회가 있는데도 안 따먹으면 바보라고.”“게다가 누나는 얼굴도 예쁘고 몸매도 좋으니 누나랑 하는 건 일종의 즐거움이라고...”“됐어요. 그만해요.”애교 누나는 더 이상 듣기 싫었는지 화가 난 듯 내 말을 끊었다.애교는 그날 저녁 자기가 왕정민에게 잘 보이려고 일부러 섹시한 속옷을 입었는데, 왕정민 눈에 본인은 그냥 몸 파는 여자처럼 보였을 걸 생각하면 치가 떨렸다.‘어쩐지 오늘도 그렇게 거칠게 온갖 자세를 다 시도 하더라니. 그냥 성적 욕구를 풀려는 거였네.’애교는 생각할수록 구역질 나고 괴로워 당장이라도 왕정민을 갈기갈기 찢어버리고 싶었다.그러다 끝내 자리에서 일어나 침대 머리 맡에 있는 웨딩사진을 깨부쉈다.“왕정민 이 개자식! 사람도 아닌 나쁜 놈!”애교 누나가 괴로워하는 걸 보니 나는 마음이 아파 등 뒤에서 애교 누나를 꼭 끌어안았다.“누나, 이러지 마요. 제가 있잖아요.”그제야 애교 누나는 뒤로 돌아서더니 나를 꼭 껴안았다.“맞아요. 아직 수호 씨가 있었죠. 수호 씨가 아니었다면 나 정말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을 거예요. 수호 씨가 있어서 힘이 돼요. 나 이제 화 안 내요. 사실 나도 수호 씨 사랑해요, 하고 싶어요.”애교 누나는 나를 끌어안더니 거칠게 입을 맞췄다.애교 누나가 어쩌다가 먼저 나한테 안겨 오는데 나는 당연히 모른 척할 수 없었다. 그러면 나한테 너무 미안하니까.하지만 내가 애교 누나를 덮치려 할 때, 핸드폰이 갑자기 울렸다.이 야밤에 대체 누가 전화 왔냐고 속으로 중얼거리며 확인하니 다름 아닌 형수였다.“애교 누나, 형수한테서 온 전화예요.”애교 누나는 이미 정신이 혼
나는 마음을 추스르고 형수의 전화를 받았다.그랬더니 형수는 아니나 다를까 나에게 물었다.“수호 씨, 어디 있어요? 왜 이렇게 늦었는데 아직도 안 돌아와요?”나는 아까 준비했던 대로 형수한테 말했다.그랬더니 형수는 나를 의심조차 하지 않았다.“그럼 얼른 와요. 이제 곧 3시예요.”“네.”내가 전화를 끊자 애교 누나가 다시 나에게 달라붙었다.“수호 씨 가는 거 정말 싫네요.”나는 애교 누나가 이토록 사람에게 잘 달라붙을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하지만 이런 변화에 나는 기분이 좋았다.어찌 됐든 사랑하는 사람이 나한테 달라붙는다는 건 나를 그만큼 신경 쓴다는 거니까.나는 애교 누나의 이마에 입을 맞췄다.“내일 저녁 일찍 올게요.”“그래요.”애교 누나는 아쉬운 듯 나를 문 앞까지 마중했다.이윽고 나는 옷을 정리하고 나서야 형수 집 문을 두드렸다.얼마 지나지 않아 형수가 나와 문을 열어주자 나는 조심스럽게 안으로 들어갔다.“얼른 쉬어요. 지금 몇 시인지 알아요?”“네, 형수.”나는 대답하기 바쁘게 다급히 내 방으로 돌아갔다.베개에 누우니 머리가 무거워 났다.하지만 기쁜 일이 너무 많았다.특히 그 낯선 여자와 관계를 가진 걸 생각하니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하지만 너무 피곤한 나머지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잠들어 버렸다.그 잠은 이튿날 10시까지 이어졌다. 내가 깨어났을 때 집에는 아무도 없었다.형수가 남긴 메모를 보니 장 보러 간다고, 음식은 다 덥혔으니 챙겨 먹으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나는 먼저 밥을 먹는 대신 핸드폰부터 확인했다.그랬더니 역시나 애교 누나가 보낸 메시지 몇 개가 와 있었다.대부분 보고 싶다거나 지금 뭐 하는지 묻는 문자들이었다.나는 이내 답장을 보냈다.[저도 보고 싶어요. 형수가 장 보러 가서 밥 먹고 찾으러 갈게요.][오지 마요. 내가 갈게요.][그래요.]나는 잔뜩 신이 나서 문을 열고 애교 누나가 오기를 기다렸다.그렇게 얼마 지나지 않아 애교 누나가 도착했다.애교 누나는 붉은
형수는 마침 그때 들어왔다.그러더니 다리를 훤히 드러낸 채 소파에 앉아 바지를 저 멀리 던져버린 나를 보더니 다급히 문을 닫았다.“수호 씨, 아침부터 뭐 하는 거예요?”나는 너무 당황해 심장이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형수, 저, 그게...”“해결하려면 방에서 하거나 화장실에서 하면 되지 왜 거실에 앉아 있어요? 만약 내가 친구라도 데려와 이 모습을 봤으면 얼마나 난처했겠어요?”나는 형수가 오히려 내가 방금 자위했다고 오해한 걸 다행으로 여겨 다급히 대답했다.“한참 뒤에 올 줄 알고 그랬어요.”“쿠션 비켜요. 어디 봐 봐요.”형수가 갑자기 말을 돌리자 나는 너무 놀라 순간 멍해졌다.“네?”지금 이 상황이 나에게는 너무 난감했다.하지만 형수는 오히려 아무렇지 않은 듯 말했다.“네는 뭐 네예요? 내가 못 본 것도 아니고. 그냥 한 번만 보려고 그래요.”‘이게 뭐 볼 게 있다고.’나는 속으로 의아했지만 형수의 말을 거절할 수 없어 천천히 베개를 치웠다. 그랬더니 높게 솟은 그곳이 형수 앞에 적나라하게 드러났다.형수는 그곳을 보며 참지 못하고 침을 꼴깍 삼켰다.“어쩜 이렇게 크지?”형수, 저 이제 바지 입어도 돼요?”나는 너무 난감해 얼굴을 붉혔다.형수는 손을 휘휘 저으며 대답했다.“그래요.”그러고는 아예 내 곁에 털썩 앉았다.갑작스러운 상황에 나는 몸이 뻣뻣하게 굳어 바지조차 제대로 입지 못했다.그때 형수가 갑자기 내 팬티를 잡으며 말했다.“이 팬티, 수호 씨 거 아닌 것 같은데?”“네?”‘너무 대단한 거 아닌가? 이것도 발견한다고?’나는 다급히 말했다.“이거 제 거 맞아요. 어제저녁에 산 거예요.”“아, 어쩐지. 이런 거 빨아준 적 없다 했어요. 수호 씨, 왕정민이 어제 수호 씨 형한테 전화해서 진도 좀 앞당기라고 했대요. 애교 마음 빨리 휘어잡아요.”“왕정민은 왜 갑자기 그렇게 서두른대요?”“누가 알아요? 아마 그 내연녀가 또 닦달했나 보죠. 왕정민이 오늘 수호 씨와 단둘이 식사하고 싶대요. 이건 절대 애교
“그래요. 누나 집 가요.”우리는 한시도 지체하지 않고 애교 누나의 집으로 향했고, 집에 도착하자마자 애교 누나는 다급히 내 벨트를 풀었다.하지만 하필이면 내 벨트가 그대로 걸려버리는 바람에 아무리 애를 써도 도저히 풀리지 않았다.그러자 한참 동안 내 벨트를 풀던 애교 누나는 갑자기 울음을 터뜨렸다.“누나 왜 갑자기 울어요?”애교 누나는 흐느끼며 대답했다.“우리가 몇 번이나 하려고 했는데, 매번 할 때마다 방해받잖아요. 하느님도 우리 이런 일 못하게 막는 거 아니에요?”“하느님은 무슨. 전 그런 거 안 믿어요. 가서 가위 좀 가져다 줘요. 이딴 벨트 잘라버리면 그만이니까.”그 말에 애교 누나는 피식 웃었다.“그래요.”곧이어 애교 누나는 가위 하나를 가져왔고, 나는 아예 벨트를 잘라버렸다.“봐요. 이러면 됐잖아요.”애교 누나는 내 바지를 벌려 안으로 손을 밀어 넣었다.다음 순간, 나는 날아갈 것만 같았다.이윽고 애교 누나는 내 바지를 벗기더니 놀란 표정으로 나를 보며 말했다.“나 이제야 겨우 마음의 부담 없이 이 짓을 할 수 있게 됐네요. 수호 씨, 정말 우리 남편에 비하면 놀랍네요. 우리 남편은 이거 절반도 안 되고 생긴 것도 못생겼는데.”나는 피식 웃으며 비꼬았다.“애교 누나, 왕정민이 밖에서 만나는 애인은 대체 왕정민 어디가 마음에 들었을까요?”그러자 애교 누나도 피식 웃었다.“누가 알겠어요? 가정 형편이 안 좋은 집 여자겠죠. 그런 여자는 보통 남자 돈 보고 만나잖아요.”“그런데 정말 그렇다면 누나 발끝에도 미치지 못할 텐데 왕정민은 그러는 이유가 뭐래요?”“스릴을 원해서겠죠. 남자는 아무리 예쁜 여자라도 오래 보면 질리거든요. 나는 왕정민이랑 결혼한 지 7년도 넘었으니 진작 질렸을 테고.”“정말 인간도 아니에요.”나는 화가 나서 욕지거리를 퍼부었다.그랬더니 애교 누나가 내 목을 끌어안으며 말했다.“됐어요. 왕정민 얘기는 그만하고 우리가 할 일이나 해요. 수호 씨, 나도 내가 여자라는 걸 느껴보고 싶어요. 그래
“나는 이 사장을 따를 생각이 없지만, 정 사장 생각이 너무 허황한 건 사실이에요. 우리가 장사하는 목적이 돈 벌기 위해서인 건 맞잖아요. 그런데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걸 왜 하지 않으려 하죠?”민건희의 말을 들은 순간 나는 그의 의도를 파악했다.민건희는 겉으로는 정 사장님 뜻에 따르는 척했지만 사실 진작 마음이 변했다.테이블에 거의 엎드리다시피 몸을 앞으로 기울였던 나는 민건희의 말을 듣는 순간 몸을 뒤로 빼 의자에 기댔다.“민 사장님은 어떻게 하실 생각인가요?”민건희는 여전히 웃는 얼굴로 말했다.“솔직히 우리끼리 협력할 수 있어요. 강북 약재 시장 자원 대부분 정 사장이 쥐고 있으니 우리는 원가대로 다른 사장한테 팔면 그만이잖아요. 그러면 수호 씨도 정 사장한테 결과를 보여드릴 수 있고요.”“다만 서윤기한테만큼은 약재 가격을 좀 더 쳐줘서 그자가 우리를 도와 더 큰 이익 공간을 만들어줄 수 있게 하면 돼요.”나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어떻게 쳐줄 건데요? 진짜 약재를 사용하면 서윤기가 제공하는 가격이 이미 최저 가격이에요. 민 사장님 말대로 하려면 약재를 바꾸는 수밖에 없어요.”민건희은 얼른 자기 생각을 말했다.“약재를 바꾸는 게 안 될 것도 없죠. 그저 품질이 좀 떨어지는 거로 바꿀 생각이지 가짜 약재로 숫자를 채우자는 게 아니잖아요.”나는 속내를 꿰뚫어 볼 것처럼 민건희를 빤히 바라봤다.적어도 민건희는 이규민이나 전광진과 다르다고 생각했는데, 민건희는 그저 다른 방식으로 제 욕심을 채우려 하는 것뿐이었다.나는 싱긋 웃으며 말을 아꼈다.“민 사장님, 오늘 만나지 않았던 거로 해요. 저는 이만 가볼게요.”내가 떠나려고 하자 민건희는 다급하게 일어섰다.“왜요? 싫어요? 내가 말한 방법은 우리 두 사람한테 모두 이로운 방법일 텐데 왜 싫다는 거죠?”“이건 정 사장님이 원하는 게 아니에요.”민건희는 대뜸 물었다.“정 사장 생각은 너무 현실성 없다고 생각하지 않나요? 백성들한테 좋은 일을 하자니, 그게 장사꾼이 할 수 있는 발상
그날 저녁 나는 형수 옆에 누워 형수를 꼭 안은 채 잠이 들었다.형수의 감각이 아직 남아있다는 걸 알았기에 나는 이런 방식으로라도 형수가 빨리 깨어나기를 바란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다.그 시각, 형수는 확실히 의식이 있었다. 다만 의식이 뭔가에 속박된 것처럼 마지막 한 층을 뚫고 나올 수 없었다.나와 백연우가 자기 앞에서 꽁냥거릴 때 형수는 솔직히 화가 나 당장이라도 일어나고 싶었다. 하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눈이 떠지지 않았다. 그러다 나중에 너무 화가 나서 아예 나를 무시해 버렸다.그 뒤, 내가 자기 손을 잡고 방금 전 그랬던 게 자기를 자극하려고 연기를 한거라고 하니 형수의 마음은 또다시 따뜻해졌고 내가 자기 옆에 누워 잠이 들자 서서히 평온을 되찾았다.형수도 내가 자기를 진심으로 걱정하고 신경 쓴다는 걸 알았기에 매우 행복했다.다음 날 아침. 나는 이 좋은 소식을 고아연에게 알려주었다. 그러자 고아연도 매우 기뻐했다.“정말? 그럼 우리 언니가 또 움직이게 할 수 있어?”“그건 좀 어려울 것 같아요. 형수가 반응하는 건 가끔 있는 일이라 자극을 받을 때마다 반응하는 건 아니에요. 하지만 그래도 형수가 아직 의식이 있으니 외부의 충격에 반응하는 거예요. 얼마 지나지 않으면 정신을 차릴 것 같아요.”“정말 그렇다면 다행인데. 언니, 얼른 눈 떠. 나 언니한테 할 말 있어.”고아연은 형수의 손을 잡고 진심을 털어 놓았다.그 뒤로 며칠 동안 나는 도관과 화인당 그리고 병원을 전전하며 하루하루를 보내며 점점 그런 생활에 적응했다.그리던 오늘 민건희 사장이 강북에 돌아왔다며 전화를 걸어왔다. 우리는 찻집에서 만나기로 약속했다.나는 오늘 민건희 사장을 처음 본다. 민건희는 키가 그리 크지 않았지만 얼굴이 서글서글해 보였다.나는 현재 상회의 상황을 민건희에게 설명했다. 그러자 민건희가 말했다.“서윤기는 약재 가격을 올리고 싶어 해요. 이 사장도 똑같은 생각이고요. 약재 가격이 오르면 약재상이 얻을 수 있는 이윤도 증가한다는 뜻이니까요.”“하지만
백연우는 그제야 이상함을 느꼈다.“뭐야? 정말 네 형수 앞에서 하려고?”나는 백연우의 입을 막으며 작은 소리로 형수의 눈을 보라고 눈짓했다.내가 가리키는 대로 눈알을 데구루루 굴린 백연우는 이내 눈이 휘둥그레졌다.“정말 반응하잖아?”나는 미친 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계속해서 작은 소리로 말했다.“우리가 스킨십할 때마다 형수가 반응해요. 아마 우리가 한 말이 들리는 것 같아요. 이런 방식으로 자극하면 깨어날지 확인해 보고 싶어요.”“이게 진짜. 그러니까 지금까지 나를 이용했다는 거네?”나는 다급히 설명했다.“이용이라니요. 나도 너무 갑작스러워 설명할 시간이 없어요.”“그럼 어떡해? 나더러 계속 너한테 협조하라고?”나는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백연우는 그제야 목청을 가다듬고 톤을 한껏 높였다.“정수호, 네 입술 키스하기 너무 좋다. 더 할래.”나도 일부로 목소리를 높였다.“저쪽에 빈 침대가 있는데 그쪽으로 가요.”“아주 나빴어. 정말 여기서 하려고? 몰라.”백연우는 배우 하지 않은 게 아까울 정도로 연기를 잘했다. 목소리는 유혹적이었고 표정은 역시 농염했다.나는 계속해서 형수를 관찰했다. 하지만 처음에는 흥분한 듯 속눈썹을 파르르 떨던 형수가 갑자기 움직이지 않았다.“우리가 너무 지나쳤던 건 아니겠죠?”나는 백연우를 보며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내가 그럴 어떻게 알아. 난 너한테 협조해 주기만 했어.”백연우는 이내 자기는 책임 없다는 듯 선을 그었다.나는 다급히 형수 앞으로 다가갔다. 하지만 형수는 확실히 아무 반응도 하지 않았다.그 순간 나는 의아함이 생겼다. 하지만 형수가 우리 대화를 들었다는 건 확신할 수 있었다. 이건 좋은 현상이다.형수가 우리 대화를 들었다면 의식이 있다는 뜻이었으니 적당하게 자극하기만 하면 조만간 깨어날 수 있을 거다.그걸 생각하니 나는 여전히 기뻤다.나는 백연우를 끌고 병실 밖으로 나갔다.“오늘 고마웠어요.”“우리 사이에 뭘 고맙긴. 나중에 태연이 깨어나면 나 만나러 학교로 와. 우리
“지금이 어느 때인데 그런 농담을 해요?”나는 조금도 웃기지 않았다.하지만 백연우가 내 가슴을 꼬집으며 말했다.“내가 누구를 위해서 이러는 건데? 호의를 무시하지 마.”“알았어요. 백 쌤 말 대로 됐으면 좋겠네요.”그러던 그때 백연우가 갑자기 내 품에 안겼다.“그동안 나 보고 싶지 않았어?”“저기, 백 쌤. 형수가 옆에 누워 있는데 좀 이러지 않으면 안 돼요?”“내가 보고 싶었냐고 물어본 것뿐이잖아. 내가 뭘 한 것도 아닌데 왜 겁을 먹고 그래?”“형수 앞에서 이러고 싶지 않아요.”“얼씨구. 지난번에 나 찾아왔을 때는 여자를 본 적 없는 남자처럼 달려들더니.”그 말에 나는 일순 난처했다.현재 형수가 의식이 없어 듣지 못하니 망정이지 안 그랬으면 분명 화부터 냈을 거다.나는 백연우를 내 다리 위에서 내려보내고는 무의식적으로 형수를 바라봤다. 그때 형수의 속눈썹이 미세하게 떨리는 게 눈에 들어왔다.나는 너무 기뻐 다급히 형수의 손을 잡았다.“형수, 형수. 내 말 들리는 거죠?”백연우도 놀란 듯 눈이 휘둥그레졌다.“뭐야? 반응했어?”백연우는 말하면서 고개를 숙여 형수를 살폈다.“아니잖아.”“제가 분명 봤어요. 형수의 속눈썹이 떨렸어요.”“잘못 본 거 아니야?”“아니에요. 잘못 볼 리 없어요. 똑똑히 봤어요.”이번만큼 나는 형수의 속눈썹이 떨리는 걸 분명히 봤다.백연우는 팔짱을 낀 채 나를 꿰뚫어 볼 듯 노려봤다.“정수호, 아주 소설을 써라.”“거짓말 아니라니까요. 진짜예요.”“헛것을 봤겠지. 그동안 너무 바쁜 데다 욕구가 쌓여 잘못 본 게 틀림없어. 내가 욕구 좀 풀어줄게. 어때?”백연우는 생글생글 웃으며 내 목을 끌어안았다.그 순간 나는 놀랍게도 형수의 손가락이 움직이는 걸 발견했다.나는 그제야 형수가 우리의 대화를 듣고 충격을 받아 반응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그렇다면 내가 이런 방식으로 형수한테 자극을 주면 형수가 깨어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나는 설명할 새도 없이 백연우의 허리를 꽉 끌어안았다.
임유미는 그동안 밤이 깊어 날이 어두워지면 외로움이 스멀스멀 고개를 들어 누군가에게 보살핌받고 싶다는 생각에 지배되곤 했었다. 하지만 자신이 얼마나 사람 받고 싶고 관심받고 싶은지 남편이 알게 하고 싶지 않았다. 남편한테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았으니까.임유미는 정호섭이 자기한테 미안해 이혼할 생각까지 했다는 걸 알고 있다. 때문에 정호섭이 자기 마음을 알면 또 그런 생각을 할까 봐 두려웠다.그 순간 든 생각은 현재 주변에 아무도 없으니 몰래 해결해도 아무도 모르겠지 하는 생각이었다.임유미는 집에 들어가 화장실에서 몰래 욕구를 해결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정호섭이 도중에 자기를 부르면 흥이 깨질까 봐 걱정되었다.그에 반해 복도는 오히려 사람이 아무도 없어 마음껏 욕구를 해소할 수 있었다.생각이 여기까지 미친 임유미는 몰래 비상계단으로 향했다. 그 순간 그녀의 마음은 더 없이 벅차올랐다.지금껏 임유미는 이런 짓을 해본 적이 없었기에 너무 짜릿하고 두근거렸다.하지만 친구들을 떠올리니 자기도 이제는 좀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여자는 자기 욕구를 너무 억누르면 안 된다. 그랬다가는 병이 올 수 있으니까.최근 들어 소여정과 백연우처럼 자유롭고 멋지게 사는 게 부럽다는 생각이 종종 들었기에 임유미도 자기를 바꿔보고 싶었다. 결국 그녀는 떨리는 손으로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임유미의 핸드폰은 주인처럼 깨끗하다. 그동안 지저분한 사이트는 한 번도 들어간 적이 없으니까. 때문에 한순간 어떤 사이트에서 영상을 찾아야 할지 막막했다.그러다가 문득 소여정한테서 받았던 노골적인 사진이 떠올라 그걸 찾아냈다. 그 사진은 너무 노골적이라 예전에는 너무 부끄러워 제대로 보지도 못했었다.임유미는 눈을 지그시 감으며 자기와 남편이 예전에 잠자리를 가지던 모습을 떠올랐다. 그렇듯 점점 옛 추억에 빠지는 느낌은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다웠다....한편 나는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을 줄은 꿈에도 모른 채 사모님 집에서 나오자마자 택시를 타고 병원으로 향했다.나는 고수연을 집에
하지만 사모님이 소파에서 일어나 막 내려왔을 때 나도 마침 사장님 침실에서 걸어 나왔다. 그 때문에 사모님 치마가 흠뻑 젖은 걸 보지 않으려야 않을 수 없었다.나는 순간 흠칫 놀랐다.하지만 경험 많은 내가 그 축축한 곳이 어디인지를 모를 리가 없었다.나는 사모님이 마사지 받은 거로 이렇게 될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다만 사모님 성격이 워낙 내성적이고 예민한지라 대놓고 뭐라 얘기할 수 없었다.나는 결국 아무것도 보지 못한 듯 고개를 돌렸다.그 순간 사모님은 얼굴이 빨개지면서 쥐구멍에라도 들어갈 것처럼 허둥댔다. 이 모습만큼은 절대로 나한테 들키고 싶지 않았는데 하필 내가 그걸 봐버린 것이다.내가 떠나려 하자 사모님은 갑자기 나를 불러 세웠다.“수호 씨, 잠깐만요.”“사모님, 사장님은 이미 주무셨어요. 사모님도 일찍 주무세요. 저는 이만 가볼게요.”나는 흠뻑 젖은 사모님의 치마에 자꾸 시선이 가 더 이상 이 곳에 남아 있을 수 없었다. 나는 한시 빨리 이곳을 벗어나고 싶었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도 다시 안정을 찾을 수 있을 테니까.내가 허둥지둥 도망치려 하자 사모님은 더욱 조마조마했다.내가 당황한다는 건 봤다는 걸 설명하니까.사모님은 내가 자기를 나쁜 여자라고 오해할까 봐 더욱 불안했다. 때문에 그 길로 나를 쫓아 나왔다.나는 얼른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렀다. 다만 사모님 집은 20층인데 엘리베이터가 1층에서 올라오려면 시간이 한참 걸린다.그때 뒤에서 쫓아 나오는 사모님이 눈에 보이자 내 마음은 더욱 조마조마했다.‘왜 쫓아 나오는 거지?’‘설마 앞으로 오지 말라고 또 욕하려고 그러나?’나는 그런 상황이 너무 싫었다.“수호 씨, 난 수호 씨가 생각한 그런 여자 아니에요. 절대 날 오해하지 말아요. 난 그저... 너무 오랫동안 남편과 가까워지지 않아 몸이 예민했던 것뿐이에요.”사모님은 나를 나무라기는커녕 인내심 있게 설명했다.그 모습은 너무나도 의외였다. 그와 동시에 사모님이 조금 안쓰럽게 느껴졌다.나는 다급히 말했다.“사모
사모님은 바삐 움직이면서 가끔 어깨와 허리를 주물러댔다. 그 모습만 봐도 그동안 힘들었을 거라는 걸 알 수 있었다.때문에 사장님이 다시 사모님을 설득할 때 나는 반대 의견을 내놓지 않고 협조하며 말했다.“사모님, 보아하니 허리가 불편한 것 같은데. 제가 주물러 드릴게요.”“아, 아니에요.”“유미야. 내 말 좀 들어 봐. 정 싫으면 내가 주물러줄게.”사장님은 마음이 아픈 듯 말했다.하지만 사모님 역시 사장님을 안쓰러워했다.“어떻게 그래? 자기 몸 아직 다 나은 것도 아닌데. 무리야.”사모님은 말하면서 나를 보더니 결국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그럼 수호 씨가 주물러 줘요. 하지만 난 우리 남편 말고 다른 이성이 나한테 닿는 게 싫으니 이따가 담요 덮고 해줘요.”“물론이죠.”나는 흔쾌히 대답했다.사모님은 내가 함부로 하는 걸 막기 위해 일부러 사장님 옆에 있는 소파에 엎드렸다.사장님 앞에서 마사지를 받으면 내가 저를 함부로 대하지 못할 거라고 확신한 모양이다.사실 나도 사모님한테 뭔 짓을 하려는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그저 사모님이 너무 고생하는 것 같아 피로를 풀어줄 생각이었다.나는 내 마음이 매우 순수하다고 맹세하라면 할 수도 있었다.하지만 내 손이 사모님 허리에 닿았을 때, 뻣뻣하게 굳은 사모님 몸이 손끝에서 느껴지자 심장이 두근대기 시작했다.내 손은 크고도 두꺼운 데다 힘이 있었다.때문에 가볍게 사모님 허리를 주무르는 순간, 사모님은 남성의 파워를 단번에 느꼈다.그래서인지 너무 오랫동안 남자의 손길을 받아본 적 없는 사모님은 이내 몸에 변화가 일어났다.이에 사모님은 매우 부끄러워했다. 자기 남편이 있는 앞에서 어떻게 이럴 수 있나 하는 죄책감마저 들었다.하지만 허튼 생각 하지 않으려고 애써 노력했지만 내가 마사지하면 할수록 사모님은 점점 편안한 느낌에 매료되었다. 심지어는 은근히 내 손이 등을 타고 올라올 것을 기대했다.그 생각이 뇌리를 스치는 순간 사모님은 깜짝 놀랐다.‘내가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지? 너무
나는 사장님의 생각이 이토록 깊고 이렇게 멀리까지 내다보실 줄은 몰랐다. 그 사실이 너무 놀랍고 존경스러울 따름이었다.나는 사장님 같은 혜안을 가지라면 멀었는데 말이다.나는 아직 평범한 사람이라 아직은 내 한 몸 건사하기 위해 바삐 움직이고 있는 신세다. 하지만 정 사장님의 사상은 이미 내가 도달할 수 없는 높은 경지에 이르렀다. 평생 노력해도 닿을 수 없을 만큼 높은 곳에.이 순간 정 사장님에 대한 존경심은 더 깊어졌다.“수호 씨, 하고 싶은 일 마음 편히 해. 걱정할 거 없어. 사람이 걱정이 너무 많으면 이것저것 발목을 잡을 거고 겁을 먹어 결국엔 마음껏 뜻을 펼치지 못할 거야. 큰일을 하려면 반드시 무서울 게 없다는 패기로 덤벼야 해. 그래야 원하는 걸 이룰 수 있고 용감하게 전진할 수 있어.”나는 정 사징님이 전수해 준 교훈을 마음 깊이 새겼다. 그때, 사모님이 깨끗이 씻은 과일을 들고나왔다.“수호 씨, 과일 먹어요.”사모님의 새하얗고 늘씬한 다리를 보니 나는 순간 또 그날 본 춤추는 나비가 떠올라 얼른 시선을 피했다.그날 용천 호텔에서 몸을 섞은 상대가 사모님이 옳든 아니든 나는 반드시 사모님과 거리를 유지해야 했다.사모님은 부드럽고 다정하며 강남시 여자들한테만 있는 온화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심지어는 향긋하고 달콤한 밀크티 같아 기분이 우울할 때면 맛보고 싶어질 정도다.비록 사모님을 상대로 무례한 생각을 하면 안 된다는 걸 알고 있지만 내 몸과 마음은 자꾸만 저도 모르게 사모님께 끌려 나도 너무 곤혹이었다.“수호 씨, 우리 아내가 그동안 나 돌보느라 고생해서 이따 수호 씨가 마사지 좀 해줘.”“싫어!”사모님은 놀란 토끼처럼 예민하게 반응하며 본능적으로 거절했다.나도 썩 내키지 않았는데 사모님 반응이 이토록 클 주은 생각지 못했다.그 모습을 본 사장님은 허허 웃으며 말했다.“여보, 수호 씨는 남 아니야. 우리 친동생이나 다름없다고.”“그, 그래도 안 돼. 내가 이성과 접촉하는 걸 싫어한다는 거 알잖아.”나도 얼른 끼
민우가 되물었다.“수호가 그럴 자격이 왜 없는데요? 얼마 전에 가게에 일이 터졌을 때 가장 먼저 나선 게 누군데요? 위험을 무릅쓰고 가게를 위기에서 구출한 건 또 누군데요? 본인이 그렇게 대단하다면 그때 왜 맨 앞에 나서지 않았어요? 왜 그 사람들과 싸우지 않았는데요?”“맞아요. 수호 씨가 아니면 화인당이 다시 평화를 되찾지 못했을 거예요. 우리는 착실히 일하고 싶고 일자리를 잃고 싶지 않은 것뿐이에요.”“수호 씨가 가게 규칙을 어겼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여자들은 모두 주동적으로 수호 씨를 찾아온 거예요. 준희 씨처럼 특수 서비스니 뭐니 하면서 고객을 꼬신 적 없다고요.”“수호 씨는 정 사장님 목숨도 구해줬어요. 그런데 수호 씨가 가게 이인자가 되는 게 뭐 문제 있어요?”“진짜 문제 있는 건 준희 씨겠죠. 준희 씨는 수호 씨가 부럽고 질투 나는 거잖아요. 그래서 수호 씨가 잘나가는 꼴이 보기 싫은 거잖아요. 하지만 너무 비겁한 거 아니에요?”안준희는 가게 식구들이 모두 내 편을 들 거라고 생각지도 못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니 정말 잘못한 사람이 오직 본인이 된 것만 같았다.안준희는 뭐라고 더 변명하려 했지만 민우가 때마침 달려들었다.“당장 나가요. 여긴 당신 반기지 않으니까.”모태진과 오민혁을 포함한 다른 직원들도 한꺼번에 달려들어 안준희를 쫓아냈다. 그러고는 모두 나한테 다가와 너무 마음에 두지 말라고 위로했다.그 순간 나는 밀려오는 감동을 참을 수 없었다.비록 너무 오글거려 말은 하지 못했지만 모두가 나를 어떻게 도와줬는지만은 마음속에 깊이 새겼다.그날 저녁 나는 사모님 댁에 갔다.이번에는 사장님께 드릴 말씀이 있어 찾아간 거였기에 나는 윤지은의 당부를 신경 쓰지 않았다.내가 오지 않은 동안 사장님의 안색은 많이 좋아졌고 이제는 일어서서 걸을 수 있게 되었다.사모님은 사장님을 조심스럽게 부축해 걷기 연습을 하고 있었다. 다만 조금 걷다 지친 사장님은 소파에 앉아 휴식을 취했다.“수호 씨, 얼른 와서 앉아. 여기 앉아.”사장님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