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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화

“애교 누나 옷 사이 두고 보면 혈 자리가 안 보이는데 옷 좀 벗을 수 없어요?”

왠지 애교 누나의 몸을 본 뒤로 이렇게 옷을 사이 두고 만지니 자꾸만 뭔가 모자란 기분이 들었다.

때문에 나는 계속해서 애교 누나를 속였다.

그제야 애교 누나는 이상한 점을 눈치채고 투덜댔다.

“뭐예요? 내가 그렇게 믿었는데, 지금 나를 속였어요?”

나는 하하 웃으며 애교 누나의 품에 파고들었다.

애교 누나도 그런 내 모습이 재밌었는지 한참 동안 소리 내어 웃었다.

하지만 우리가 한참 시시덕거릴 때, 애교 누나의 핸드폰이 갑자기 울렸고, 애교 누나는 얼른 손가락을 입에 갖다 대며 조용히 하라는 제스처를 취했다.

“쉿, 목소리 낮춰요. 우리 남편이에요.”

그 말을 들은 순간 나는 기분이 언짢았다.

심지어 이 순간 왕정민이 우리의 관계를 방해한 제삼자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음 같아서는 왕정민이 영원히 애교 누나의 세상에서 사라졌으면 좋겠다.

하지만 애교 누나는 왕정민의 전화에 무척 기뻐했다.

“여보, 투자자 쪽은 어때? 화내지 않으셨어?”

애교 누나는 걱정스러운 듯 물었다.

그런 애교 누나를 보니 내 마음은 더 불편해져 곧바로 침대에서 내려 베란다에서 내 반바지를 챙겨 입었다.

애교 누나는 그런 나를 보자 손가락으로 옷도 안 말랐는데 어디 가냐고 물었다.

나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은 채 묵묵히 바지를 입었다.

그러자 애교 누나도 더 이상 마를 관계하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게, 왕정민이 전화에서 오늘 밤 돌아온다고 했으니까.

사실 애교는 이 말에 기뻐해야 하지만 왠지 모르게 왕정민이 돌아오지 말았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여보, 왜 그래? 지금 내 말 듣고 있어?”

“아, 듣고 있어. 나 지금 빨래 널고 있느라 핸즈프리 모두로 하고 있거든. 방금 뭐라고 했어? 오늘 저녁 돌아온다고? 진짜야?”

왕정민은 헤실 웃었다.

“당연히 진짜지. 낮에 원래 자기랑 호텔에서 진하게 한판 하려고 했는데 공급업체 전화 때문에 방해받는 바람에 못 했잖아. 오늘 저녁 돌아가서 내가 보상해 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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