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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6화

Penulis: 은광수
‘내가 잘못 들었나? 왜 문소리가 들리지? 설마 남주 누나가 밖에 숨었나?’

하지만 곧이어 화장실 쪽에서 쨍그랑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다급히 방향을 틀어 화장실 쪽으로 가느라 방금 들린 문소리는 무시했다.

안대를 쓴 탓에 더듬거리며 찾다 보니 곧바로 부드러운 촉감이 손에 잡혔다.

나는 당연히 그게 남주 누나라고 생각하고 품에 끌어당겼다.

“남주 누나, 겨우 잡혔네요. 이제 도망 못 가겠죠?”

나는 말하면서 남주 누나의 가슴을 주물렀다.

하지만 그 순간 이상하다는 걸 느꼈다. 남주 누나는 분명 시스루 란제리를 입고 있어 피부 촉감이 느껴져야 하는데, 이건 분명 블라우스의 촉감이었다.

그렇다는 건 내가 방금 만진 게 남주 누나가 아니라는 뜻이다.

나는 너무 놀라 다급히 안대를 벗어 던졌다. 아니나 다를까 다음 순간 내 눈에 낯선 여자가 들어왔다.

여자는 이상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심지어 조금은 즐기는 듯한 표정이었다.

나는 너무 놀라서 여자를 밀어내며 물었다.

“누구세요?”

말하면서 문 쪽을 바라봤더니 아까 방문이 열리는 듯한 소리가 들린 게 착각이 아니었다.

‘그런데 발소리가 너무 낮은 거 아닌가? 내 곁으로 오는 동안 소리도 못 들었네.’

여자를 자세히 살폈더니 나이는 어려 보였고 예쁘장하니 몸매도 좋았다.

‘그런데 어떻게 들어왔지? 어떻게 애교 누나 집 열쇠를 갖고 있지?’

그때 남주 누나가 인기척을 듣고 화장실에서 달려왔다.

“선영아, 네가 여긴 어쩐 일이야?”

남주 누나는 이 낯선 여자애를 알고 있는 눈치였다.

여자애는 남주 누나의 옷차림을 보더니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언니, 옷차림이 그게 뭐예요?”

남주 누나는 시스루 란제리를 입고 아래는 아무것도 입지 않아 속살이 다 비쳤다.

그러니 여자애가 부끄러워하는 것도 어느 정도 이해된다.

남주 누나는 자기 옷차림을 보더니 아무렇지 않은 듯 피식 웃었다.

“이게 뭐 어때서? 방금 딱 준비하고 있었는데 네가 갑자기 쳐들어온 거야.”

“남주 언니!”

여자애는 남주 누나의 말에 얼굴이 홍당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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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이렇게 질투하는 것 같죠?”나는 일부러 윤지은을 자극했다. 그랬더니 윤지은은 바로 부인했다.“내가 질투한다고? 웃기시네. 내가 왜 질투해?”“그러면 왜 애교 누나를 언급하자마자 화를 내는데요?”“네가 너무 앞뒤가 달라서 그런 거잖아. 입으로는 맨날 애교 누나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하지만 맨날 제 형수를 넘보기나 하고. 정수호, 네가 너무 바람기 많고 책임감 없다고 생각하지 않아? 네가 결혼하고 싶은 사람이 대체 누군데?”윤지은의 말투는 점점 더 날카로워졌다.나는 아주 진지하게 대답했다.“내가 결혼하고 싶은 사람은 항상 애교 누나예요. 그건 한 번도 변한 적 없어요. 형수한테 잘해주는 건 미안해서 그래요. 내가 아니었다면 형수가 저렇게 되지 않았을 테니까요.”‘형수한테만 미안해? 나한테 미안한 건 없고?’윤지은은 이 말이 하마터면 입 밖으로 튀어나올 뻔했지만 결국 참았다.이 순간 이런 말을 내뱉으면 자기가 질투한다는 걸 증명하는 셈이니까.어쩌면, 정말 어쩌면 윤지은은 조금 질투가 난 건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어찌 됐든 나와 맨 처음 몸을 섞은 사람은 윤지은이었으니까. 소유욕을 좀 드러내는 건 당연한 거 아닌가?윤지은은 그걸 나한테 들키고도 인정하고도 싶지 않아 스스로 억누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대로 억울하게 당하기 싫어 모든 화를 나한테 풀었다.“형수와 결혼할 생각이 애초부터 없었다면 형과 형수의 결혼생활에 끼어들면 안 되지. 네가 이러는 거 사람들이 볼 때는 이 여자 저 여자 다 자기가 차지하려는 욕심 많은 사람으로밖에 안 보여.”“그 말을 형수가 했다면 난 아무 변명도 하지 않았을 거예요. 하지만 형수도 괜찮다는데 지은 씨가 왜 신경 써요?”나는 냉정하게 반문했다.그 말에 윤지은은 말문이 턱 막혔다.“난 네가 이러는 게 꼴 보기 싫었을 뿐이야.”윤지은은 애써 설명했다.이에 나는 계속해서 질문했다.“내 일에 관심 없다면서 왜 내가 어떤 사람인지 신경 써요? 왜 지은 씨 병원 다른 남자 의사는 신경 쓰지 않아요?”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009화

    아무것도 모르는 나는 순간 어리둥절했다.“왜요? 제 솜씨가 별로예요? 아팠어요?”윤지은의 말투는 또다시 날카로워졌다.“지금 출근 시간이야. 나 일해야 해.”‘내가 아까 주물러 줄 때는 뭐 출근 시간 아니었나?’나는 이해가 가지 않아 속으로 중얼거렸다.‘역시 여자는 날씨보다 변덕이 심하다니까.’하지만 나도 예전처럼 숙맥은 아니었기에 아무것도 모를 리는 없었다.윤지은은 내가 애교 누나를 언급하기 전까지는 괜찮았다가 애교 누나를 언급하자마자 화를 냈다. 그렇다는 건 윤지은이 화를 낸 게 애교 누나와 관련이 있다는 뜻이었다.그 순간 윤미화가 전에 했던 말도 안 되는 가설이 다시금 머릿속을 비집고 들어왔다.“정말 나 좋아하는 거 아니죠?”나는 또다시 그때와 같은 질문을 했다.윤지은은 그 순간 나를 매섭게 노려봤다.“내가 왜 너를 좋아해? 네가 뭔데? 네가 뭐 대단한 사람이라도 돼? 모든 여자가 너를 얻으려고 싸우고 빼앗게?”“너무 예민하게 반응하는 거 아니에요?”머리를 식히고 관찰하니 확실히 윤지은이 점점 이상하다고 느껴졌다.“그. 그건 너무 어이없는 말을 들어서 그렇잖아. 사람이 뻔뻔한 것도 정도가 있지. 자기를 너무 과대평가하는 거 아니야? 내가 전에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지. 그런데 또 이런 질문을 하다니 자기애가 너무 넘쳐나는 거 아니야?”“그래요. 맞아요. 나 자기애가 넘치는 사람이에요. 나도 내 생각이 틀렸으면 좋겠네요. 윤지은 씨는 재벌가의 귀한 아가씨고 나는 아무것도 아니니 어떻게 감히 지은 씨를 넘보겠어요?”“그동안 우리한테 있었던 일은 우연의 일치와 실수가 동반했던 경우가 많으니 피차 오해하지 맙시다. 지난 일은 나도 더 이상 언급하고 싶지 않으니 그냥 좋은 추억으로만 남기자고요.”내 말은 내가 윤지은한테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고 나도 내 주제를 잘 알고 있기에 귀찮게 하지 않을 테니 안심하라는 뜻이었다.하지만 윤지은은 오히려 의외의 반응을 보였다. 그냐는 내 말이 끝나자마자 갑자기 내 어깨를 콱 물었다.“아!”“지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008화

    나는 궁금하고 의아한 데다 인턴들이 모두 떠나자 겨우 눈을 떴다.“다 갔어요?”나는 믿기지 않는 눈으로 윤지은을 보며 물었다.“응.”윤지은은 여전히 냉담한 표정으로 덤덤하게 대답했다.나는 윤지은이 나에게 화가 났다는 걸 알고 있었다. 때문에 시간 끌지 않고 이내 바지를 입은 뒤 윤지은 앞으로 다가갔다.“그걸 해야 한다면서요?”“필요 없어. 교육 영상을 찾아줬으니까.”윤지은은 여전히 쌀쌀맞게 굴었다.“아직도 화났어요? 미안해요. 방금 한 말에 대해 사과할게요.”“네 말 맞아.”윤지은의 말은 너무 애매모호해 홧김에 한 말인지 정말 내가 잘못한 게 없다고 생각하는지 알 수 없었다.나는 웃으면서 다가가 윤지은의 어깨를 주물렀다.하지만 윤지은은 조건반사적으로 몸을 뒤로 움츠렸다.“뭐 하는 거야?”“인턴들 가르치느라 고생했어요. 방금 말 많이 해서 목마르죠? 내가 물 따라 줄게요.”“필요 없어. 내가 손이 없는 것도 아니고. 내가 알아서 할게.”윤지은이 뭐라고 하든 나는 두말없이 물을 따라 웃으며 건넸다.웃는 사람 얼굴에 침 못 뱉는다고 내가 살갑게 다가가면 화를 내지는 않을 거라고 확인했으니까.“거기 놔. 이따 먹을 테니까.”아니나 다를까 윤지은의 태도는 많이 누그러졌다.나는 얼른 물컵을 윤지은 앞에 내려놓았다.“어깨 주물러 줄게요. 피곤하죠? 이러면 피로가 좀 풀릴 거예요.”“정수호. 지금 나한테 잘 보이려는 거야?”윤지은은 끝내 단도직입적으로 내 의도를 까발렸다. 이에 나는 생글생글 웃으며 말했다.“당연한 거 아니에요? 내가 잘못했잖아요.”“이렇게 순순히 인정하는 거 너답지 않은데?”“나 답지 않다니요. 나도 남자인데 설마 여자하테 하루 종일 꽁해 있겠어요?”“그 말은 그러면 나는 속 좁은 여자라는 뜻이겠네?”“아니, 그런 뜻이 아니에요. 내 말은 남자라면 넓은 아량과 기백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뜻이에요. 나도 반성해요. 난 그런 기백이 없는 사람이에요. 그래서 고치고 배울 거예요. 그렇게 작은 일까지 다 따진다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007화

    하지만 나는 그 당시 윤지은은 내가 자기를 비방하는 말을 했기 때문에 화를 낸다고 생각했다.내 마음속의 윤지은은 항상 그런 이미지였으니까. 본인은 다른 사람을 욕해도 되지만 다른 사람이 자기를 욕하는 건 용납하지 못하는 그런 사람.나는 심지어 윤지은이 가식적이고 위선적이며 자존심만 강한 여자라고 생각했다. 때문에 더욱 심한 말도 서슴없이 내뱉었다.윤지은은 짝, 하고 내 뺨을 후려갈겼다.그 찰진 소리는 단번에 정적을 불러왔다. 그와 동시에 내 흥분도 점점 가라앉았다.다시 돌이켜 보니 내가 확실히 너무 심했다는 생각이 들었다.어찌 됐든 윤지은이 나를 많이 도와준 건 사실이다. 도움은 도움대로 받고 오히려 계산적이라고 말하는 건 옳지 못했다.윤지은은 내 뺨을 때리자마자 떠나려고 했다. 그 순간 나는 다급히 윤지은의 팔을 움켜잡았다.“미안해요. 아까 그렇게 말하면 안 됐는데.”“잘못하고 미안했다고 사과한다고 일이 다 해결되면 경찰은 해서 뭐해?”윤지은은 내 팔을 뿌리쳤다.“내가 말이 심했어요. 나도 왜 그랬는지 모르겠어요. 더 이상 변명하지 않을 테니 한 번만 실수를 만회할 기회를 줘요.”“필요 없어! 정수호 앞으로, 아니, 지금부터 영원히 네 놈은 찾지 않을게.”윤지은은 패기 있는 여자라 내가 했던 심한 말을 모두 마음속에 새겼다.‘내가 계산적이고 목적을 갖고 자기한테 접근했다고? 그럼 가까이하지 않으면 그만이야. 앞으로 네 일을 상관하나 봐라.’내가 호의도 모르는 사람이라면 윤지은도 더 이상 선심을 쓸 필요가 없었다.말을 마친 윤지은은 홱 뒤돌아섰다.나는 자신한테 너무 화가 나 스스로 뺨을 갈겼다.‘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그런 심한 말을 할 수 있지?’나는 방금 그렇게 말해서는 안 됐다.윤지은이 나한테 화가 나 내 말을 귓등으로도 듣지 않는 건 백번 이해할 수 있었다. 때문에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묵묵히 윤지은 뒤를 따라갔다.인턴들은 모두 강의 들을 준비를 마쳤지만 생체 표본인 나한테 문제가 생기는 바람에 윤지은은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006화

    “음, 보기에는 정상처럼 보이지만 한 가지 요구 사항이 더 있어.”“더 있다고요? 뭔데요?”나는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이따가 내가 애들 앞에서 설명 끝나면 네가 나를 협조해서 뭘 좀 만들어내야 해.”그 말을 들은 나는 그 자리에 굳어버렸다.“지금 장난해요? 나더러 그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뭐요? 차라리 죽이지 그래요.”그거라면 나는 죽어도 동의할 수 없다. 그건 너무 무리한 요구였다.윤지은은 평온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다.“일반인에게는 당연히 부끄러운 일이겠지만 남자 의사한테는 흔한 일 아닌가? 너도 의사라서 알 거잖아.”나는 그 말에 너무 화가 나서 반박했다.“요즘 학생들을 너무 과소평가하는 거 아니에요? 요즘 애들은 지은 씨보다도 경험이 많을 수 있어요. 솔직히 말해요. 내가 사람들 앞에서 망신당했으면 좋겠죠?”“내가 왜 네가 망신당하는 걸 보고 싶어 한다고 생각해?”윤지은이 되물었다.나는 너무 화가 나서 다른 건 전혀 생각할 겨를이 없이 무의식적으로 반박했다.“아니라고 할 수 있어요? 안 그러면 왜 사람들 앞에서 그런 짓을 시켜요? 난 사람이지 동물이 아니에요. 그런 짓을 하고 앞으로 어떻게 살라고요?”나는 말할수록 화가 났다.“정수호, 난 너한테만 이러는 거 아니야. 우리 병원에 인턴이 올 때마다 계속 이래. 처음 하는 것도 아니면서...”윤지은이 설명했지만 나는 그녀의 말을 이내 잘라버렸다.“그럼 전에는 누가 했는데요? 아무튼 저는 못 하니까 앞으로도 부탁하지 마요.”“생체 표본은 절대 반복된 적 없어. 믿지 못하겠으면 비뇨기과 의사들한테 물어봐.”윤지은은 의외로 차분히 설명했다.하지만 나는 그 말조차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나는 그저 윤지은이 무리하고 비인간적인 요구를 제기했다는 생각이 들었다.“난 안 가요. 동의한 걸 후회하니 마음대로 하던가요.”내 태도에 윤지은은 끝내 화를 참지 못했다.윤지은도 이런 일을 입 밖에 꺼내기 어렵다는 걸 알기에 인내심 있게 설명한 거였는데 내가 듣는 체도 하지 않고 이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005화

    “만약 우리 언니가 이혼하고 다시 재혼하지 않는다면 두 사람 계속 이런 관계를 지속해. 난 결혼하든 말든 전혀 신경 안 쓰는 사람이거든, 그저 인생을 행복하게 사는 게 인생 모토인 지라. 그렇게 해줄 수 있지?”나는 고아연이 이런 말을 꺼낸 건 나더러 형수를 책임지게 하려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고아연은 의외로 마지막에 생각지도 못한 말을 내뱉았다.나는 한참 넋을 놓고 있다가 겨우 고아연의 말을 이해했다. 그녀는 아마 내가 형수한테 진심으로 잘해준 걸 보고 내가 평생 형수를 행복하게 해주기를 바라는 모양이었다.때문에 나는 한순간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어찌 됐든 저는 형수한테 계속 잘해줄 거예요.”“그렇다면 안심해도 되겠네.”고아연은 자리에서 일어나 조용히 떠나갔다.그로부터 얼마 뒤 고수연이 병실에 도착했다. 고수연이 온 뒤 나는 이내 윤지은을 찾아갔다.비록 생체 표본이 되겠다고 약속했지만 수많은 인턴들을 보니 여전히 부끄러움은 면할 수 없었다.나는 윤지은을 옆으로 끌어와 말을 번복했다.“안 되겠어요. 사람이 너무 많아 불편해요.”“나한테 빚진 걸 갚지 않을 생각이야?”“갚지 않겠다는 게 아니라 이건 너무...”‘쪽팔리다고!’윤지은은 팔짱을 두른 채 오묘한 표정으로 나를 봤다.“왜? 부끄러워? 내가 천이라고 가져와 얼굴을 가려줄까?”“다들 방금 제 얼굴을 봤는데 지금 가린다고 뭔 소용 있어요?”이건 뭐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것도 아니고 의미가 없었다.내가 원하는 건 이곳에서 빨리 도망치는 거였다.하지만 윤지은이 갑자기 내 팔을 붙잡으며 말했다.“경고하는데 지금 후회해도 늦었어. 이미 인턴들을 모두 불러왔는데 생체 표본이 없으면 나더러 강의를 어떻게 하라는 거야? 그리고 내가 내 차도 몰게 하고 그 여자도 해결해 줬으니 나한테 빚진 거 아니야?”윤지은은 나한테 차를 빌려줄 때부터 이런 꿍꿍이를 꾸미고 있었던 모양이다.‘나 원 참. 나는 그래도 정말 나를 생각해서 베푼 호의라고 생각했는데. 내가 너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004화

    나는 순간 심장이 철렁 내려앉아 벅찬 마음을 이루 말할 수 없었다.“형수, 형수...”나는 다급히 형수를 바라보며 불러댔다.그 모습을 본 윤지은이 내 쪽으로 다가왔다.“왜 그래?”나는 형수가 움찔거리는 걸 본 것 같다고 사실대로 털어 놓았다.“방금 형수 몸을 닦으려고 할 때 형수가 움찔거린 것 같아요.”“정말이야? 내가 얼른 가 여 닥터 불러올게.”윤지은은 밖으로 달려 나가 여진수를 불러왔다.여진수는 형수 상태를 꼼꼼히 확인했지만 결론은 여전히 예전과 다를 바 없었다.“바이털은 예전과 다를 게 없어요. 뚜렷한 개선은 보이지 않고 있어요.”여진수의 진단 결과를 들으니 희망으로 부풀었던 내 마음은 단숨에 나락으로 떨어졌다.하지만 나는 방금 형수가 움찔거린 게 맞다고 확인했다.‘내가 한 행동 때문에 형수가 생리적 반응을 한 건 아닐까?’나는 포기할 수 없어 또다시 수건을 들고 걸어갔다.다만 이번에 이불을 걷지 않았다. 어쨌든 옆에 여진수도 서 있었기에 형수의 체면을 고려해야 했으니까.나는 손만 이불속으로 넣어 방금 전처럼 형수의 몸을 살살 닦았다. 하지만 아쉽게도 한참을 닦았지만 형수는 아무 반응도 없었다.상황이 이렇게 되니 나는 내가 헛것을 보기라도 했나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내 모습을 본 윤지은은 나에게 다가와 위로했다.“정수호, 형수가 깨어나기를 바라는 거 알아. 우리 모두 태연 씨가 빨리 깨어나기를 바라. 하지만 너무 실망하지는 마.”나는 너무 속상했지만 현실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깊이 잠든 것 같은 형수를 보면서 나는 다시 마음을 가다듬었다.“알아요. 형수 몸 다 닦아주고 바로 찾아갈게요.”“바로 기분 전환할 수 있다면 다행이고. 하지만 징조가 있다면 바로 여 닥터한테 말해.”“네.”나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정확히 말하면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윤지은과 여진수가 떠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고아연이 병실에 들어왔다.“이따가 둘째 언니가 온대.”“네.”나는 고아연이 다른 용건은 없어 보이니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003화

    몸을 돌려 성큼성큼 걸어가는 윤지은의 모습에 나는 얼른 뒤따랐다.“괜히 엉덩이 자랑하고 다니지 좀 마. 요즘 사회에 여자 변태가 얼마나 많은데.”“그래요. 알았어요. 아까 도와준 건 고마워요. 이건 지은 씨 주려고 산 아침이니 먹어요.”윤지은은 내가 산 아침을 받아 들었다.곧이어 우리는 함께 형수를 보러 병실로 향했다.벌써 48시간이 흘렀지만 형수는 여전히 깨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상황을 보아하니 깨어날 희망이 묘연했다.나는 고아연에게도 아침 일인 분을 건넸다. 그러자 그녀는 하품을 하며 아침을 먹기 시작했다. 보아하니 밤새도록 한숨도 못 잔 모양이었다.밤새 병간호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건 나도 잘 안다. 나는 무거운 마음으로 병상에 누워 있는 형수를 바라봤다.“벌써 48시간이 흘렀는데 형수는 여전히 깨어나지 않네요.”윤지은은 내가 형수의 안위를 걱정한다는 걸 알았는지 모처럼 시비를 걸지 않았다.“그렇다고 못 깨어난다고 확정 지을 순 없어. 임상 사례에 48시간 안에 깨어나지 못했다가 한 달 뒤에 깨어난 환자도 있었으니까.”“나도 알아요. 난 절대 형수 포기 안 해요.”나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형수를 도와 손을 닦아줬다.형수는 항상 깨끗한 걸 좋아했기에 자기 몸이 더러워지는 걸 원하지 않을 테니까.내가 형수의 몸을 닦아주고 있을 때, 등 뒤에서 윤지은이 문득 물었다.“정수호, 만약 내가 이렇게 되면 형수를 대하는 것처럼 나도 이렇게 세심하게 대해줄 수 있어?”“네?”한창 형수를 닦아주는 데 집중한 나는 윤지은이 무슨 말을 했는지 제대로 듣지 못했다.“뭐라고요? 제대로 못 들었어요.”윤지은은 긴장한 듯 고래를 돌렸다.“아무것도 아니야. 참, 부탁할 일이 있어.”“뭔데요? 뭐든 말해요.”윤지은이 그동안 나한테 적지 않은 도움을 줬기에 나는 어렵게 찾아온 기회에 제대로 보답할 생각이었다.하지만 윤지은의 입에서 놀라운 말이 튀어나왔다.“남성 비뇨기과에 새로운 인턴들이 와서 생체 표본이 필요한데 네가 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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