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란제리 룩은 남주 누나의 섹시함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게다가 안이 언뜻언뜻 비치는 시스루 안에 아무것도 입고 있지 않았다.그 때문에 누나의 가슴을 그대로 드러나 하마터면 코피를 흘릴 뻔했다.“남주 누나, 왜 그렇게 입고 있어요?”남주 누나는 싱긋 웃으며 물었다.“이렇게 입은 거 섹시하지 않아? 안 예뻐? 특별히 너 보여주려고 샀는데, 어때? 꼴리지 않아? 흥분되지 않아?”‘꼴려요, 그것도 엄청.’이 옷차림은 내가 봤던 야동 배우도 저리 가라 할 정도다.‘역시 최고의 스승은 항상 생활 속에 있다더니.’영상은 필경 보기만 할 수 있고 만질 수 없기에 뭔가 모자란 기분이 들었다.“남주 누나, 기다려요. 바로 갈게요.”나는 너무 흥분되어 당장이라도 남주 누나를 품에 안고 싶었다.이에 얼른 신발을 갈아 신고 옆집으로 향했다.애교 누나가 사전에 열쇠를 준 덕에 나는 노크 대신 직접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그리고는 들어서자마자 남주 누나를 찾기 시작했다.하지만 거실에도, 침실에도 남주 누나의 그림자는 보이지 않았다.‘뭐야? 어디 있지?’그 순간 남주 누나가 방금 영상 통화할 때 배경이 베란다였다는 게 떠올랐다.‘그렇다는 건 누나가 지금 베란다에 숨어 있다는 건가?’살금살금 베란다로 걸어갔더니 아니나 다를까 커튼 뒤에 아름다운 여자의 실루엣이 보였다.남주 누나는 역시나 이곳에 숨어 있었다.‘나를 놀라게 하려고? 이미 다 들켰어요.’나는 살금살금 다가가 남주 누나의 눈을 피해 누나와 커튼을 한꺼번에 안았다.“어머, 푸들, 내가 여기 있는 건 어떻게 알았어?”남주 누나는 내 품에 안겨 교태를 부렸다.나는 누나의 물음에 대답할 새도 없이 슬그머니 손을 누나의 가슴에 얹었다.‘대박, 엄청 크잖아.’나는 바로 커튼을 열지 않았다. 이 상황이 더 짜릿했다.게다가 커튼에 살짝 가려져 몽롱한 게 더 예뻤다.“남주 누나 저 왔어요...”나는 숨을 헐떡이며 말했다.온몸의 피가 끓어오르는 기분이었다.그때 남주 누나가 입을 열었다
‘내가 잘못 들었나? 왜 문소리가 들리지? 설마 남주 누나가 밖에 숨었나?’하지만 곧이어 화장실 쪽에서 쨍그랑하는 소리가 들려왔다.나는 다급히 방향을 틀어 화장실 쪽으로 가느라 방금 들린 문소리는 무시했다.안대를 쓴 탓에 더듬거리며 찾다 보니 곧바로 부드러운 촉감이 손에 잡혔다.나는 당연히 그게 남주 누나라고 생각하고 품에 끌어당겼다.“남주 누나, 겨우 잡혔네요. 이제 도망 못 가겠죠?”나는 말하면서 남주 누나의 가슴을 주물렀다.하지만 그 순간 이상하다는 걸 느꼈다. 남주 누나는 분명 시스루 란제리를 입고 있어 피부 촉감이 느껴져야 하는데, 이건 분명 블라우스의 촉감이었다.그렇다는 건 내가 방금 만진 게 남주 누나가 아니라는 뜻이다.나는 너무 놀라 다급히 안대를 벗어 던졌다. 아니나 다를까 다음 순간 내 눈에 낯선 여자가 들어왔다.여자는 이상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심지어 조금은 즐기는 듯한 표정이었다.나는 너무 놀라서 여자를 밀어내며 물었다.“누구세요?”말하면서 문 쪽을 바라봤더니 아까 방문이 열리는 듯한 소리가 들린 게 착각이 아니었다.‘그런데 발소리가 너무 낮은 거 아닌가? 내 곁으로 오는 동안 소리도 못 들었네.’여자를 자세히 살폈더니 나이는 어려 보였고 예쁘장하니 몸매도 좋았다.‘그런데 어떻게 들어왔지? 어떻게 애교 누나 집 열쇠를 갖고 있지?’그때 남주 누나가 인기척을 듣고 화장실에서 달려왔다.“선영아, 네가 여긴 어쩐 일이야?”남주 누나는 이 낯선 여자애를 알고 있는 눈치였다.여자애는 남주 누나의 옷차림을 보더니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언니, 옷차림이 그게 뭐예요?”남주 누나는 시스루 란제리를 입고 아래는 아무것도 입지 않아 속살이 다 비쳤다.그러니 여자애가 부끄러워하는 것도 어느 정도 이해된다.남주 누나는 자기 옷차림을 보더니 아무렇지 않은 듯 피식 웃었다.“이게 뭐 어때서? 방금 딱 준비하고 있었는데 네가 갑자기 쳐들어온 거야.”“남주 언니!”여자애는 남주 누나의 말에 얼굴이 홍당무가
게다가 방금 분위기도 깨져 여자애가 떠난다 해도 그럴 기분이 나지 않을 것 같았다.차라리 포기하고 말지.하지만 남주 누나가 반박했다.“그만두긴 뭘 그만둬? 내가 내일이면 갈 텐데, 오늘 말고 기회가 있을 것 같아? 선영이 타이밍을 못 잡은 걸 탓해야지.”그 말에 선영이라는 여자애는 순간 난감한 듯 얼굴을 붉히며 다급히 밖으로 나갔다.“그럼 볼일 봐요. 난 이따가 올게요.”선영이 다급히 떠나는 뒷모습을 보니 나는 왠지 너무 민망했다.“남주 누나, 저 여자애는 누구예요? 꽤 친해 보이네요.”“당연하지, 네 애교 누나 사촌 여동생이야. 주선영이라고. 강북 의과대학 2학년 학생이야. 그러고 보니 네 후배네?”‘그렇구나.’내가 속으로 생각하고 있을 때, 남주 누나가 갑자기 다가와 나한테 바싹 붙었다.“이제 사람도 갔겠다, 계속해도 되지?”‘이 상황에 어떻게?’나는 순간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했다.아무리 시도해도 왠지 이상하기만 했다.“그만둘까요? 아까 여자애가 또 올지도 모르잖아요.”“두려워할 거 뭐 있어? 그렇게 걱정하는 게 많으면 어떻게 놀래?”남주 누나는 말하면서 내 옷을 잡아당기더니 나를 소파 쪽으로 밀어버렸다.그 힘에 못 이겨 내가 소파 위에 털썩 주저앉자 남주 누나는 두 손으로 내 가슴을 내리누르며 싱긋 눈웃음쳤다.“푸들, 누나가 이날을 얼마나 기다렸는지 알아? 오늘 겨우 소원 이루겠네. 이따가 누나를 마음대로 해도 돼. 나도 좀 젊은 네 덕에 제대로 즐겨보게.”남주 누나는 욕망을 그대로 드러냈다.그 모습이 너무나 매력적이라 내 욕망도 단번에 끓어올랐다.나는 얼른 일어나 앉고는 남주 누나의 입술을 탐했다.너무 적극적으로 달려드는 누나 대문에 나는 숨이 막혔다.하지만 다른 건 생각할 여유도 없이 오로지 당장 하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하지만 그때, 밖에서 갑자기 들려오는 노크 소리에 나는 깜짝 놀랐다.“뭐에요? 설마 왕정민이 돌아온 건 아니겠죠?”“그럴 리가. 왕정민이 돌아오면 바로 문 따고 들어오지
선영이 놀라 까무러치는 모습을 보고 나는 안쓰러운 생각이 들어 말했다.“괜찮아요, 천천히 해요. 여긴 선영 씨 사촌 언니네 집이니까 불편해할 것 없어요.”나의 말을 듣고 선영은 그제야 고개를 끄덕였다.그러고는 가방을 가지러 걸어갔다.가방을 가지고 나온 선영은 곧바로 떠나려고 했지만 어찌 된 일인지 발을 삐고 말았다.“아, 발이 너무 아파요.” 선영은 바닥에 주저앉더니 어찌나 아픈지 울음을 터뜨렸다.콜레스테롤을 가득한 탱탱한 얼굴에는 맑은 진주 같은 눈물방울이 대롱대롱 걸려있었다. 그 모습은 너무나 청순가련했다.나는 다급히 걸어가 선영의 발목을 살펴보았다.“아파요?”“아파요, 그만...”주선영은 너무 아픈 나머지 소리를 질렀다.“상황이 안 좋은데요? 인대가 늘어난 것 같아요. 일단 부축해 줄 테니 소파로 가요. 소파에서 마사지 해줄게요.”난 선영의 의견을 먼저 물어봐야 했다.내가 부축해서 소파까지 가려면 스킨쉽은 피면할 수 없는 일이다.하지만 선영은 고작 20대의 어린 여자애인지라 그냥 무턱대고 부축할 수가 없었다.선영은 너무 아파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었는지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다.“알겠어요.”난 선영의 팔목을 잡았다.선영의 팔목은 엄청 가늘었지만 또 나름 통통하기도 했다.보아하니 천성적으로 뼈대가 얇은 여자애였다.그래서 조금은 살이 있어도 다른 사람들 눈에는 엄청 말라 보이는 것이다.게다가 몸에서 은은한 체향이 풍겨 나왔다.난 저도 모르고 숨을 들이마셨다.이 청춘의 향기가 너무 좋았다.선영을 부축해 소파 쪽으로 왔더니 남주 누나가 사나운 눈빛으로 나를 째려보고 있었다.난 순간 내가 너무 오바했다는 걸 인식했다.남주 누나가 삐친 게 틀림없었다.그도 그럴 게, 내가 이러면 계속해서 아까 일을 마저 이어 나갈 수 없었으니까.하지만 난 알고 있었다. 남주 누나도 나쁜 사람은 아니라는 것을.그래서 웃으면서 말했다.“남주 누나, 갑자기 발생한 일인데. 보고도 도와주지 않을 수 없잖아요?”남주 누나는 팔짱을 끼
‘남자 친구는 저 여자애의 아름다운 몸도 맛볼 수 있겠지?’갑자기 발견한 건데 내가 점점 더 변태가 되어 가는 듯하다.머릿속에 온통 잠자리 생각만 가득하니 말이다.난 고개를 저으며 화제를 돌렸다.“혹시 사촌 언니네 집 자주 와요?”선영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자주는 아니고요. 휴가가 길면, 와서 이틀 밤 자고 가요.”“휴가가 많을 땐 남자 친구랑 놀러 안 가요?”난 이 기회에 묻고 싶은 것을 물었다.그러자 선영은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저 남자 친구 없어요.”‘이렇게 예쁜 여자애가 남자 친구가 없다니?’‘너무 말도 안 되는데?’난 강북 의과대학에 다녔기 때문에 거기 분위기는 아주 잘 알고 있다.그곳은 남자가 여자보다 절대적으로 많은 곳이다.‘조금 이쁘게 생긴 여자애들은 절대 굶주린 늑대들의 울타리를 벗어날 수가 없을 텐데.’ 너무 궁금한 나머지 나는 또다시 물었다.“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요? 선영 씨처럼 예쁜 여자애는 따라다니는 남자애들이 많을 텐데?”“따라다니는 사람은 많은데요, 저희 사촌 언니가 학교 다닐 때는 연애하지 말고 공부만 열심히 하라고 해서요.”‘애교 누나가 그렇게 가르쳤구나, 애교 누나답네!’난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선영 씨 사촌 언니가 한 말 맞아요. 선영 씨처럼 예쁜 여자애들한텐 늑대 같은 남자들이 엄청 달려들 거예요. 만약 좋은 사람인지 나쁜 사람인지 구분 못 하면 선영 씨만 손해 봐요.”“그러니까 지금은 모든 정력을 공부에만 쏟아부어요. 열심히 공부하고 나중에 사회로 나와서 경험이 생기다 보면 남자 보는 기준과 안목이 더 좋아질 거예요.”사실 내가 이렇게 말하는 데는 사심이 조금 섞여 있었다.이렇게 이쁜 여자애가 굶주린 늑대들한테 먹힌다고 생각하면 너무 안타까웠으니까.물론 내가 선영과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겠지만, 선영이 나쁜 놈들한테 당하는 건 바라지 않는다.선영이 나를 향해 웃었다. 그 순간 귀여운 덧니 두 개가 보였다.‘웃을 때 이렇게 귀여웠구나.’‘이렇게 귀여운 여자애는
난 속으로 남주 누나가 왜 이러나 싶었다.이렇게 삐딱하게 물어서 여자애가 놀랐을까 봐 걱정되었다.“남주 누나...”난 누나한테 조금 좋은 태도로 말하라고 하려 했다.그런데 남주 누나가 나의 귀를 잡아당기면서 말했다.“왜? 내 태도가 안 좋다고 하려고 그러지? 수호야, 너 지금 양다리를 걸치려는 거야?”난 누나를 향해 손이 발이 되도록 빌었다.“제가 언제요? 전 그냥 애가 겁이 많은 것 같은데 누나 목소리가 너무 커서, 애가 놀랠 것 같아서 그랬어요.”“그러니까 네 말은 내가 호랑이 같다는 거야?”남주 누나는 더욱 화를 내면서 귀를 찢을 듯이 잡아당겼다.난 하는 수 없이 일어섰다.남주 누나가 놔줄 생각이 없어 보여 이 방법을 쓸 수밖에 없었다.난 누나의 허리를 확 끌어당겨 누나가 나의 품에 쏙 들어올 수 있게 안아 버렸다.그러고는 세게 입 맞췄다.“누가 누나더러 호랑이래요? 누나는 요물이에요. 그 누구도 누나한테 게임이 안 돼요.”남주 누나는 웃으면서 나를 쳐다보았다.그러고는 나의 그곳을 덥석 잡았다.순간 피가 달아올라 온몸이 불타오르듯 뜨거워졌다.선영이 옆에 앉아 있지만 않았어도 이 요물을 당장 확 덮쳤을 것이다.난 누나의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그만해요. 애교 누나의 사촌 여동생이 저기 앉아 있잖아요. 남자 친구도 안 만나본 애인데. 우리 이런 모습 보여주면 안 돼요.”남주 누나도 나의 귓가에 대고 일부러 나를 유혹하는 듯 속삭였다.“근데 어떡하지. 난 이미 젖었는데?”‘정말?’나의 눈길은 자기도 모르게 남주 누나의 아래로 향했다. ‘누나는 속옷도 안 입었는데 만약 젖었다면 물이 흘러내리는 거 아니야?’난 몸으로 선영의 시선을 가로막고 그 틈을 타 누나의 그곳을 쓱 만져봤다.‘진짜네?’그 순간 나는 더 흥분됐다.심지어 그 녀석마저 잔뜩 화가 나 있었다.“이 요물. 일부러 이러는 거죠? 저 지금 너무 참기 힘들어요. 어떡할 거예요?”남주 누나는 일부러 약 올리는 듯 말했다.“뭘 어떡해, 참아야지!”그러
“대답해. 나 때문에 흥분한 거야? 아니면 저 꼬맹이 때문에 흥분한 거야?”“당연히 누나 때문이죠. 무슨 생각 하는 거예요? 누나가 방금 저를 꼬셔서 지금 너무 괴로워요.”나는 너무 어이없었다. 남주 누나는 이게 어떻게 주선영 때문이라고 생각하는지.남주 누나는 순간 야릇한 눈빛을 보내왔다.“정말이야? 누나의 매력이 그렇게 커?”“네, 누나는 요정이에요. 누나를 볼 때마다 괴로워 미치겠어요.”“그럼 내가 지금 만족시켜 주면 받아줄 거야?”남주 누나는 나한테 꼭 붙어 몸을 배배 꼬면서 또 나를 유혹했다.하지만 나는 조금 망설여졌다.“이건 좀 아니지 않나요? 선영 씨도 밖에 앉아 있잖아요.”“상관할 거 뭐 있어? 걔는 그냥 어린 꼬맹이잖아.”남주 누나는 정말 흥분했는지 내 손을 잡아당겨 자기 가슴에 얹었다.그 순간 느껴지는 부드럽고 탱탱한 촉감에 나는 숨이 가빠지고 아드레날린이 치솟기 시작했다. 그러다 결국 참지 못하고 남주 누나에게 힘껏 입을 맞췄다.곧이어 남주 누나는 내 옷을 벗기기 시작했고 나 역시 남주 누나의 옷을 벗겼다.“이리 와, 푸들. 네가 얼마나 센지 누나도 한번 느껴보자고.”남주 누나의 적극적인 태도에 나는 흥분했지만 아직 이성을 잃지는 않았다.“남주 누나, 우리 정말 여기서 해요? 누나 신음소리 내기 좋아하잖아요. 이따가 소리라도 내면 어떡하려고 그래요?”“어떡하긴 뭘 어떡해? 선영한테 공짜로 가르쳐주는 건데.”“그래도 이건 좀 아닌 것 같아요. 우리가 방탕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어떡해요?”“뭐 하러 쓸데없는 생각을 하고 그래? 설마 선영을 좋아해?”“그럴 리가요. 우리 이제 한 번 밖에 못 봤는데, 좋아하다니요?”“좋아하는 게 아니면 왜 그렇게 신경 써?”‘그건 그렇네.’하지만 나는 왠지 모르게 마음이 불편했다.내가 여색을 밝히는 건 맞지만,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아무리 여색을 밝혀도 변태처럼 선영이 우리의 소리를 듣든 말든 상관하지 않을 수는 없었으니까.“남주 누나, 아니면
“나를 도와?”남주 누나는 드디어 화를 풀고 호기심 어린 눈으로 나를 봤다.이에 나는 얼른 남주 누나의 귀에 속삭였다. 그걸 들은 누나는 이내 만족하는 듯 싱긋 웃었다.“약속한 거다?”“네, 약속했어요.”내 말에 남주 누나는 겨우 나를 용서해 주었다.“그래, 이번 한 번은 봐주겠어.”남주 누나가 이내 옷을 입자, 나는 너무 아쉬워 누나의 허리를 끌어안았다.“남주 누나, 애교 누나가 말해주던데, 내일 떠난다면서요??”“휴가가 끝났으니 당연히 출근하러 돌아가야지.”“아쉬워요. 누나가 가면 많이 보고 싶을 거예요.”“정말 그렇게 내가 보고 싶으면 시청에 나 보러 찾아와.나는 누나가 이런 말을 할 거라고 생각지도 못해 놀라서 물었다.“정말 그래도 돼요? 동료한테 들킬까 봐 걱정되지 않아요?”“우리 과에 있는 주무관과 서기관들도 모두 밖에 애인을 두고 있어. 그러니까 너를 봐도 아무 말도 안 할 거야.”“그럼 누나를 질투하거나 부러워하거나, 미워하는 사람은 없어요?”나는 이런 질문은 반드시 물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내가 물론 정계에 발 들여본 적 없지만, 공무원이 남한테 약점 잡힐 일을 하면 번거로워진다는 것쯤은 알고 있다.그때 남주 누나가 내 양 볼을 잡으며 싱긋 웃었다.“정계에서 일하는데 적수가 없는 게 이상하잖아? 그러니 나를 찾으러 올 때 무조건 신분 들키지 마. 내 사촌 동생 신분으로 찾아와.”나는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어요.”“키스해 줘. 이따가 가야 하니까.”남주 누나가 간다고 하니 나는 순간 아쉬워 누나를 더욱 꽉 끌어안고 세게 입 맞췄다.“남주 누나, 저 괴로운데 혹시 손으로...”내가 애교 부리며 말하자 남주 누나는 내 코를 살짝 꼬집었다.“안돼, 혼자 알아서 해결해.”말을 마친 남주 누나는 내 손을 쳐내고는 몸을 배배 꼬며 떠나버렸다.‘하, 방법 없네. 결국 혼자 해결해야 하네. 안 그러면 나갈 수 없으니까.’10분 뒤, 내가 화장실에서 나왔을 때 남주 누나는 이미 떠났다.그 대신 선영이 얼굴이
윤미화가 소리 지르려 할 때 나는 재빠르게 그녀의 입을 막았다.“윤 사장님이 제 방에 들어온 거예요. 게다가 분명 먼저 저를 키스했잖아요. 전 꿈이라고 착각했어요. 이건 제 탓 아니라고요. 소리도 치지 마요. 한밤중에 소리 지르면 사모님이 올 텐데, 이 상황 어떻게 설명할 거예요?”나는 한꺼번에 말을 내뱉었다.‘젠장, 누가 잘 자고 있는데 이 여자가 갑자기 내 이불 속으로 들어올 줄 알았겠냐고?’게다가 나는 진짜 꿈에서 애교 누나를 만난 줄 알았다. 사귀는 사이에 이런 짓을 하는 건 정상 아닌가? 그런데 상대가 윤미화일 줄이야. 진짜 귀신 곡할 노릇이다.윤미화는 얼른 옷을 정리하고는 씩씩거리며 내 등을 찰싹찰싹 때렸다.나는 상대가 더 이상 소리 지르지 않을 거라는 확신이 서고 나서야 손을 풀었다.그랬더니 윤미화가 나를 째려봤다.“아주 땡잡았겠네? 오늘 일 절대 입 밖에 내지 마.”“내가 미치지 않고서야 이걸 왜 말하겠어요? 그리고 왜 갑자기 제 방에 들어와서 이불 속으로 팍 들었는데요? 그것도 모자라 키스까지. 혹시 예전부터 저랑 자고 싶었던 거 아니에요?”윤미화는 어이없다는 듯 콧방귀를 뀌었다.“내 남편이 수호 씨보다 훨씬 잘생기고 돈도 많은데, 내가 왜 수호 씨를 좋아하겠어? 잠결에 내 집인 줄 알아서 그랬지. 게다가 수호 씨가 내 남편인 줄 알기도 했고...”그렇다면 참 난감해진다나는 상대가 애교 누나인 줄 알고, 상대는 내가 제 남편인 줄 알았다니.그래도 끝까지 가지 않은 게 다행이었다.하지만 왠지 모르게 내 머릿속에는 불을 켰을 때 봤던 윤미화의 나른하고 매혹적인 모습이 자꾸만 떠올랐다.특히 밖에 훤히 드러난 가슴이 유독 매력적이었다.아마도 내가 자기 전에 너무 참아서 그런지 이 순간 윤미화의 이런 모습을 보니 너무 매력적으로 느껴졌다.심지어 아무 생각도 없이 이대로 윤미화를 덮쳐 그녀의 아름다운 몸매를 제대로 감상하고 싶었다.윤미화는 저를 빤히 쳐다보는 내 눈빛에 너무 당황해했다. 그동안 남편 외의 다른 이성과 이런
나는 영상 하나를 찾아 빨리 내 안의 욕구를 풀 생각이었다.하지만 내가 한창 욕구 해소에 정신이 팔렸을 때, 갑자기 밖에서 들리는 노크 소리에 하마터면 간 떨어질 뻔했다.나는 얼른 영상을 끄고 바지를 올리고는 전전긍긍하며 물었다.“누구세요?”“수호 씨, 나예요.”사모님이었다.‘사장님이랑 끝났나?’나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나서 문을 열었다.하지만 사모님은 약간 넋이 나간 모습인 데다 기분이 가라앉은 듯했다.“왜 그러세요?”나는 걱정스러워 물었다.‘사모님이 왜 갑자기 기분이 안 좋아지셨지? 표정은 왜 이렇고?’“약욕 시간 다 됐어요. 나랑 같이 호섭 씨 침대에 좀 옮겨요.”사모님은 말을 마치자마자 뒤돌아섰다.사모님은 아무리 봐도 무슨 일이 있는 듯했는데, 먼저 말하지 않으니 나도 물어볼 수 없었다.나는 헐렁한 외투를 걸치고 밖으로 나갔다. 그렇게 하면 부풀어 올라 민망한 내 그곳을 가릴 수 있었으니까.나와 사모님이 욕실로 들어가자 사장님은 난감한 표정으로 사모님을 바라봤다.“유미야, 나...”사장님은 뭔가 말하고 싶은 듯했으나 사모님이 말을 잘랐다.“다 알아. 그러니까 말하지 마. 우선 몸조리부터 잘해.”사장님은 깊은 한숨을 쉬었다.‘두 분 왜 이러지? 설마 사장님이 아까 실패해서 미안해하는 건가?’가끔 어떤 일은 사실을 간파하고 있어도 말하지 않는 게 서로에게 좋다.나는 사모님을 도와 사장님을 방에 옮겼다. 사장님은 침대에 누운 채 시선을 사모님한테서 떼지 못했다.“수호 씨, 오늘 고마웠어. 오늘 더 이상 아무 일 없으니까 가서 쉬어.”“네.”나는 짤막하게 대답하고 객실로 돌아갔다. 하지만 마음속으로는 여전히 방금 전 일을 생각했다.사모님은 만족하지 못한 게 틀림없다. 그렇지 않으면 그렇게 실망한 표정을 할 리 없다. 사장님은 지금 몸 건강이 안 좋아 사모님을 만족하게 하는 게 어려울 거다.‘하, 사장님이 얼른 나아서 두 분 백년해로해야 할 텐데.’사모님이 예쁘고 몸매도 좋은 데다 농염하고 관능적이기까지 하다.
나는 애교 누나에 대한 생각을 오래 하지 않았다. 지금은 신경 써야 할 일이 너무 많았으니까.양동준은 나에게 열흘이라는 기한을 줬고, 민우와 함께 따로 나가서 사업해 보려던 계획도 계속 진행해야 하고, 또 사장님 치료도 신경 써야 했다이 중에 중요하지 않은 일은 없었다.특히 열흘 기한 중에 벌써 이틀이나 지났는데 나는 아무것도 한 게 없다. 하지만 이번 기회를 놓치면 나한테 영영 기회가 오지 않을 수 있었다.내가 한창 이런저런 생각에 잠겨 있을 때 욕실 쪽에서 나지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유미야, 이러지 마. 수호 씨 아직 집에 있어...”그건 분명 사장님 목소리였다. 사장님은 내가 듣지 못하게 하려고 일부러 목소리를 내리 깔았다.곧이어 사모님 목소리도 들렸다.“수호 씨는 지금 방에 있어 못 들을 거야. 호섭 씨, 우리 한동안 안 했었잖아. 내가 뭐 다른 거 하자는 게 아니잖아. 그냥 같이 목욕하자.”사모님 목소리는 약간 안달 나 있었다.순간 내 머릿속에 욕실 속 장면이 그려졌다.풍만한 몸매가 얇은 천에 가려졌지만 사모님의 고혹적인 느낌은 가리지 못했다.그 모습을 상상하니 아랫배가 갑자기 뜨거워졌다.그때 사장님은 여전히 거절했다.“안돼. 수호 씨가 들어오면 얼마나 어색해.”“문 잠그면 되지. 호섭 씨, 나 거절하지 마. 나도 정상적인 여자야. 나도 욕구가 있다고. 내가 다른 거 바라는 거 아니잖아. 그냥 나 좀 만져주고 안아주고 키스해 주면 돼.”사모님의 말에 나는 피가 들끓었다.마음 같아서는 내가 나서서 사모님의 욕구를 채워주고 싶었다. 하지만 사장님은 여전히 거절했다.“유미야, 그만 벗어. 계속 이러면 나도 못 참아...”사모님은 약간 넋이 나간 듯 말했다.“못 참겠으면 하고 싶은 대로 하면 되잖아... 호섭 씨, 나 하고 싶어...”나는 사모님이 이렇게 적나라한 말을 할 거라고 생각지도 못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 아래는 이미 부풀어 올랐다.욕실 안에서는 어느새 말소리가 끊기더니 희미하게 가쁜 숨소리가 들리는 듯했
그랬더니 민우는 고개를 마구 저었다.“난 싸우는 건 괜찮지만 분석하는 건 됐어. 머리는 네가 나보다 더 잘 돌아가잖아.”나는 피식 웃었다. 그렇게 놓고 보면 나와 민우는 서로의 부족한 점을 채워주는 사이다. 민우는 싸움 실력이 뛰어나지만 냉정하지 못해 머리가 잘 돌아가지 않고. 나는 싸움 실력이 달리지만 민우보다 머리가 잘 돌아간다.그 때문에 우리는 함께 협조할 때 호흡이 잘 맞는 거다.“주해진이 무슨 꿍꿍이가 있든 절대 방심하면 안 돼. 1800만 원은 이미 우리 손에 넘어왔으니 도로 가져갈 생각 못 하게 해야지.”이 돈은 우리의 사업 자금이기에 나는 절대 주해진이 도로 빼앗아 가게 둘 생각이 없었다.게다가 이 차가 이렇게 됐는데도 주해진한테서 보상금을 받은 뒤로 마음이 덜 아픈 것 같았다. 나중에 페인트칠 조금 하면 사실 별문제 없으니까.전에 내가 그렇게 흥분한 건 사실 너무 가난해서였다.어렵게 돈 벌어 차를 장만했는데, 할부도 채 갚지 못했는데 엉망이 되면 누구라도 마음이 아플 거다.역시 사람은 돈에 목숨을 건다는 선조들의 말이 맞나 보다.나는 민우를 집에 데려다주고 나서 사모님 댁에 갔다.사모님은 왜 이렇게 늦게 왔냐고 물었지만, 나는 두 분을 걱정하게 하지 않으려고 주해진이 찾아온 일은 말하지 않고 개인적인 일 때문에 지체되었다고만 했다.그러자 사모님도 더 이상 묻지 않았다.“수호 씨, 호섭 씨가 약욕해야 하는데 좀 도와줘요.”“네.”나는 두말없이 사모님을 도왔다.사모님 집 욕실에는 커다란 욕조가 있었는데 마침 약욕을 하기 알맞춤했다.나와 사모님은 헐떡대며 한참을 바삐 돌아친 끝에 겨우 목욕물을 준비했다.뜨거운 물이 증발하면서 욕실 안에 열기가 오른 데다 힘을 썼더니, 나는 어느새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그러다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들어 봤더니 얇은 실크 슬립을 입고 있던 사모님 역시 옷이 수증기에 젖어 몸에 찰싹 달라붙었다. 얇은 옷감에 속이 보일락말락 하는 모습은 너무나도 아름다웠다.매번 느끼는 거지만 사모님
나는 미간을 찌푸린 채 주해진을 바라봤다.“왜 이렇게 쉽게 돈을 주는 거지?”주해진이 오늘 이 사달을 벌이느라 분명 적지 않은 돈을 썼을 텐데, 나한테 2천만 원 가까이 되는 돈까지 배상하니 또 무슨 꿍꿍이가 있는 건 아닌지 심히 의심됐다.“이 전에는 이대로 넘어가는 게 도저히 용납이 안 댔는데, 두 사람 실력을 보니 승복했거든. 두 사람 말대로 나도 젊을 때는 이 바닥에서 몇 년을 굴렀는데, 한 번도 두 사람처럼 죽기 살기로 싸우는 사람을 못 봤거든.”사실 주해진은 말을 아꼈다. 그가 가장 두려운 건 우리의 믿기지 않는 전투력이 아니라 궁지에 몰렸으면서 상황을 역전한 거였다. 그거야말로 가장 두려운 거였으니까.주해진은 우리를 맹수라고 느꼈다. 그것도 싸울수록 더 미쳐 날뛰는 맹수. 심지어 궁지로 몰아넣으면 넣을수록 우리는 오히려 피에 굶주린 모습을 드러냈다.주해진은 제 체면을 회복하고 싶어 그동안 승복하지 않은 거였는데, 우리가 절대 건드리면 안 되는 존재라는 걸 알았으니 더 이상 저항할 필요가 없었다. 어쨌든 그는 이미 손을 씻었고, 이제는 그저 장사를 하며 지내기에 어렵게 얻은 걸 망치고 싶지 않았다.나는 여전히 반신반의했지만 민우는 나더러 먼저 돈을 받으라고 계속 눈을 깜박거렸다.나도 민우의 뜻을 알고 있었다. 이걸 나중에 우리의 사업 자금에 보태자는 뜻이었다. 1800만 원이나 되는 돈을 보니 나도 확실히 마음이 동해 결국은 말없이 받았다. 주해진은 김진호와 안명훈더러 우리에게 사과하게 했고, 두 사람은 찍소리 못하고 순순히 사과했다.떠나갈 때 주해진은 제 차를 나에게 주면서 몰고 가라고 했다.그 순간 나는 오히려 경계심이 곤두섰다.“돈도 배상했으면서 차는 왜 주는 거야? 설마 또 해코지하려고?”주해진은 호탕하게 웃었다.“경계심 너무 많은 거 아니야? 그냥 친구 삼고 싶어서 주는 거야.”“그런데 난 그쪽이랑 친구하기 싫은데.”나는 고민도 없이 거절했다.주해진은 여전히 너털웃음을 터뜨렸다.“너무 빡빡하게 굴지 말고. 친
김진호는 속이 좁고 질투심이 강하지만 실력은 별로 없다. 특히 일이 터지면 항상 겁을 먹고 뒤로 물러난다.그런데 주해진이 자기를 내밀자 안명훈보다 더 겁을 먹었다.“싫어요... 안 돼요... 해진 형, 저 자식 차를 망가뜨리라고 한 건 형이잖아요. 저더러 형 대신 뒤집어쓰게 하면 안 되죠.”이 지경이 되었는데도 김진호는 제가 한 짓에 책임지지 못하고 주해진의 체면을 바닥에 짓밟았다.주해진은 너무 쪽팔려서 김진호의 뺨을 내리치면서 버럭 소리쳤다.“사과하라면 해. 어디서 말이 그렇게 많아? 젠장. 내가 널 돕지 않았다면 수호 동생한테 미움 살 일이 있었겠어?”한창 화를 내고 있던 나는 그 말에 순간 멍해졌다.‘수호 동생? 지금 나를 말하나?’‘젠장, 내가 언제 제 동생이 됐다는 거야?’“어디서 친한 척이야? 너희 셋 다 내려와.”나는 차를 또다시 쾅쾅 내리쳤다.민우 역시 차 위에서 나를 협조해 주었다.승합차가 우리 때문에 완전히 뒤집힐 지경이 되자 주해진은 우리와 연맹을 맺으려는 듯 은근슬쩍 나를 회유했다.“수호 동생, 그만해. 내려갈게. 우리 사이에는 원한이 없잖아. 수호 동생이랑 원한 있는 건 김진호잖아. 그리고 안명훈 저 자식도 자기 여자 친구더러 동생 친구 꼬시라고 했어. 저 둘 중에 좋은 놈 하나 없어. 내가 지금 바로 이 두 놈 내려 보내겠으니까 마음대로 처리해.”주해진은 말을 마치자마자 정말로 김진호와 안명훈을 끌어내 앞에 내팽개쳤다.내 분노는 사실 김진호와 안명훈 때문이라고 할 수는 없다. 가장 큰 원인은 내 차가 박살 난 것 때문이다. 그리고 주범은 바로 주해진이다.때문에 나는 화가 잔뜩 나서 주해진을 향해 파이프를 휘둘렀다.“이 자식들 빚은 내가 천천히 받을 거야. 하지만 내 차를 망가뜨린 건 어쩔 건데?”주해진은 고개를 돌려 내 차를 흘긋 보더니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아마도 배상할 수 있는 저렴한 차라 안도한 듯했다.“수호 동생, 저 차는 1600만 정도 하지? 내가 나중에 새 차 하나 뽑아줄게.”주해진이
사실 오늘 안명훈은 이곳에 오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주해진이 기어코 자기 위엄을 보여주겠다고 불러냈다.그런데 주해진의 위엄은 못 보고 오히려 나와 민우의 미친 모습만 보게 된 거다. 그러니 혼비백산이 되지 않을 리가 있나?안명훈은 필사적으로 차 문을 흔들었다.“나 내릴래. 내려줘...”주해진은 안명훈의 뺨을 후려갈기더니 씩씩거리며 욕설을 퍼부었다.“사내자식이 내리긴 어딜 내려? 네가 문을 내리면 저놈들이 올라올 거잖아. 문 열면 안 돼. 얌전히 앉아 있어. 설마 저 자식이 문을 부수겠어?”펑!나는 승합차를 향해 쇠 파이프를 세게 휘둘렀다.그러면서 속으로는 방금 전의 울분을 토해냈다.‘내 자식 같은 새 차, 아직 할부도 안 끝나 얼마나 애지중지했는데. 네놈들 때문에 고물이 됐잖아.’나는 승합차를 내리치면서 욕설을 퍼부었다.“나와. 차 안에 숨어 있는 게 겁쟁이랑 뭐가 달라?”차 안 세 사람 눈에 나는 충혈되어 시뻘게진 눈을 가진 분노한 맹수나 다름없었을 거다.안명훈은 완전히 겁을 먹어 나한테 끊임없이 간청했다.“오늘 밤 일은 나랑 상관없어... 제발 살려줘. 제발...”주해진도 솔직히 속으로는 무서웠지만 안명훈이 저 하나 살려고 자신을 배신한 걸 보자 화가 나서 그를 발로 차버렸다.안명훈은 그 힘에 못 이겨 옆으로 벌러덩 굴러 넘어졌다.그때, 마침 유리창을 깨뜨린 나는 쇠 파이프로 주해진을 가리키며 소리쳤다.“셋 셀게, 당장 내려. 안 그러면 죽이는 수가 있어.”주해진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였다.“그럴 필요까지 있어? 내가 사람을 불러 모으긴 했지만 무기는 안 들었잖아. 게다가 저놈들은 겁을 먹고 이미 도망쳤어. 너희 둘도 크게 다치지 않았으먼서 꼭 미친 짐승처럼 나를 그렇게 끝까지 물고 늘어져야겠어?”나는 이를 악물었다.“난 짐승처럼 네 놈을 물고 늘어지는 거로 안 끝나. 아주 뼈도 안 남기고 씹어 먹을 거야. 내가 얼마나 어렵게 산 차인데, 평소 아까워서 조심조심 다뤘는데, 네 놈 때문에 폐차하게 생겼잖아. 내 차 물어
나는 여전히 손에 든 쇠 파이프를 필사적으로 휘둘렀다. 분명 이길 수 없다는 걸 알았지만 그렇다고 기죽을 수도 없었다.민우가 말한 적이 있는데, 싸울 때 가장 무서운 건 싸우기 전부터 겁을 먹는 것이라고 했다.하지만 한참 싸우다 보니 나는 점점 힘에 부쳤다. 놈들 인원수가 너무 많아 도저히 상대가 되지 않았다.그렇다고 이대로 쓰러질 수는 없었다.인체에는 자극을 받으면 잠재력을 자극하는 혈 자리가 있는데, 그 혈 자리가 자극을 받으면 잠재력이 폭발했다가 나중에 한동안은 몸이 나른해진다.하지만 이 상화에서 다른 걸 신경 쓸 겨를이 없었기에 나는 고민 없이 혈 자리를 눌렀다. 그 순간 온몸에 힘이 솟아나면서 내가 마치 거인이 된 느낌이었다.“야! 다 죽었어!”나는 고함을 지르는 동시에 쇠 파이프를 휘두르면서 달려갔다.나를 에워싸고 있던 놈들은 내가 더 이상 전투력이 없다는 걸 보고 모두 긴장을 푼 상태였다. 하지만 나는 갑자기 미친 것처럼 놈들의 코뼈를 하나씩 부러뜨렸다. 심지어 손이 무척 매웠다.나는 피가 들끓어 끊임없는 힘이 솟구치는 느낌이었다. 게다가 매번 파이프를 휘두를 때마다 젖 먹던 힘까지 짜냈다. 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들렸는데도 무섭지 않았다. 오히려 나도 한방에 놈들 뼈를 부러뜨릴 수 있다는 것에 흥분됐다.‘만약 동준 형님이 이 모습을 본다면 나에게 재능이 있다고 여기지 않을까?’싸울수록 피가 끓고 힘이 솟아났다. 놈들은 심지어 나를 보자 연신 뒷걸음쳤다.옆에 있던 민우마저 나를 보면서 가쁜 숨을 몰아 쉬며 물었다.“수호야, 너 대체 어떻게 한 거야? 난 지금 힘들어 죽겠는데...”나는 혈 자리를 가리켰다.그러자 민우는 바로 눈치챘다.민우 역시 의학을 전공한 지라 말하지 않아도 바로 알 수 있었다. 곧이어 민우 역시 스스로 한 대 치더니 갑자기 피가 솟구치는 것처럼 흥분했다.“하하하, 나도 다시 회복했어. 너희들 죽었어.”우리는 서로 협조하면서 놈들한테 달려가 퍽퍽, 주먹을 날렸다.우리를 끝장내버리겠다고 큰소리치던 놈
전에는 누가 와서 소란을 피울까 봐 민우더러 나와 함께 가게에서 지내자고 했지만, 지금 사장님 댁에 머물고 있는데 민우까지 데려올 수는 없었다. 때문에 뭐든 나 혼자 해결해야 했다.민우를 집에 데려다 두는 길에 그는 나에게 함께 사장님 댁에 있어 달라냐며 물었다. 그러면 서로 보살필 사람이 있다면서.하지만 나는 고개를 저었다.“나도 그걸 생각해 보지 않은 적 없어. 하지만 사장님을 돌보려고 그 집에서 지내고 있는데 너까지 데려가면 이상하잖아.”“난 그 개자식들이 또 너한테 무슨 짓 할까 봐 그러지.”“나도 무서워. 하지만 이미 준비해 뒀어.”나는 의자 밑에서 도구 몇 개를 꺼냈다.민우는 그 도구들을 손에 들고 무게를 가늠해 보더니 말했다.“이 도구들은 조금 도움이 될 뿐이야. 그래도 내가 너한테 가르쳐준 방법을 사용해.”민우는 말하면서 손을 움켜쥐는 동작을 했다.그 동작에 나는 풉, 하고 웃음이 터져 버렸다.“그 방법 확실히 좋더라...”우리가 한창 얘기하고 있을 때 백미러에 언뜻거리는 차 한 대가 비쳤다.무의식적으로 뒤에 따라붙은 사람이 운전할 줄 모른다며 투덜거리던 나는 갑자기 이상한 낌새를 챘다. 그도 그럴 게, 뒤에서 달려오는 차는 속도가 아주 빨랐는데 마치 나를 강제로 세울 것처럼 굴었으니까.“잘 앉아.”나는 불안한 예감에 다급히 액셀을 밟아 속도를 냈다.다만 내 차의 유일한 단점은 속도를 너무 빨리 낼 수 없다는 거다. 결국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는 뒤 차에 따라잡혔다.놈들은 내 차를 강제로 멈추게 할 작정인 듯했다. 하지만 나는 멈추고 싶지 않았다. 상대방 차량은 승합차였는데, 그런 승합차는 용량이 커 적어도 열댓 명을 태울 수 있었다.만약 차에서 열 몇 명이 우르르 내리면 나와 민우 둘이 대처할 수 없는 노릇이었다.때문에 나는 액셀을 밟았다. 하지만 승합차 두 대는 좌우에서 협공하며 내 차를 가운데 몰아 끼긱끼긱, 하며 긁히는 소리가 났다. 분명 차가 내는 소리였지만 내 살점이 뜯겨나가는 기분이었다.아직 차 할